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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민음사 2022.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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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1부 국문 시

꽃나무 12
이런시 15
1933, 6, 1 18
거울 21
보통기념 26
운동 32

오감도
시제1호 36
시제2호 46
시제3호 52
시제4호 56
시제5호 63
시제6호 69
시제7호 74
시제8호 81
시제9호 88
시제10호 93
시제11호 99
시제12호 105
시제13호 111
시제14호 116
시제15호 122

소·영·위·제· 136
정식 143
지비 153
지비-어디갔는지모르는아내- 157

역단
화로 166
아침 171
가정 174
역단 177
행로 181
가외가전 186
명경 196
목장 202

위독
금제 208
추구 214
침몰 217
절벽 220
백화 223
문벌 226
위치 229
매춘 232
생애 237
내부 240
육친 243
자상 246

I WED A TOY BRIDE 252
파첩 257
무제 271
무제(기이) 275

2부 일본어 시

이상한가역반응 280
파편의경치 290
▽의유희 298
수염 306
BOITEUX?BOITEUSE 322
공복- 331

조감도
2인……1…… 340
2인……2…… 344
신경질적으로비만한삼각형 348
LE URINE 353
얼굴 364
운동 371
광녀의고백 376
흥행물천사 390

삼차각설계도
선에관한각서1 406
선에관한각서2 416
선에관한각서3 426
선에관한각서4 431
선에관한각서5 436
선에관한각서6 446
선에관한각서7 457

건축무한육면각체
AU MAGASIN DE NOUVEAUTES 468
열하약도 No.2 479
진단0:1 483
이십이년 489
출판법 496
차8씨의 출발 508
대낮-어느 ESQUISSE- 518

청령 526
한개의밤 531
척각 538
거리 541
수인이만든소정원 545
육친의장 549
내과 553
골편에관한무제 558
가구의추위 562
아침 566
최후 570

작품 해설 573
작가 연보 594
참고 문헌 602

저자 소개1

李箱, 김해경金海卿

본명은 김해경(金海卿)으로, 1910년 8월 20일에 태어났다. 경성고등공업학교 건축과(현재 서울대학교) 재학 중 학생 회람지 [난파선]의 편집을 주도하면서 시를 발표했고 건축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후 1929년 조선총독부의 건축기수가 되어 근무하던 중 12월에 건축학회지 [조선과 건축]의 표지도안 현상 모집에 1등과 3등으로 당선된다. 1928년 졸업 앨범에서 평생 동안 필명이 되는 이상(李箱)이라는 이름을 처음으로 사용했다. 그는 1930년 [조선]에 첫 소설 『12월 12일』 연재를 시작하며 등단했다. 이후 『이상한 가역반응』 『파편의 경치』 『건축무한육면각체』를 내며 활발한
본명은 김해경(金海卿)으로, 1910년 8월 20일에 태어났다. 경성고등공업학교 건축과(현재 서울대학교) 재학 중 학생 회람지 [난파선]의 편집을 주도하면서 시를 발표했고 건축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후 1929년 조선총독부의 건축기수가 되어 근무하던 중 12월에 건축학회지 [조선과 건축]의 표지도안 현상 모집에 1등과 3등으로 당선된다. 1928년 졸업 앨범에서 평생 동안 필명이 되는 이상(李箱)이라는 이름을 처음으로 사용했다. 그는 1930년 [조선]에 첫 소설 『12월 12일』 연재를 시작하며 등단했다. 이후 『이상한 가역반응』 『파편의 경치』 『건축무한육면각체』를 내며 활발한 문학 활동을 펼친다.

1934년에는 [조선중앙일보]에 『오감도』를 연재했는데, 난해하고 파괴적인 형식에 독자들의 항의를 받고 연재가 중단되기도 하였다. 「오감도 작가의 말」은 연재 중단 후 쓰여 해당 잡지에는 발표되지 않았다. 1936년「날개」를 발표하여 큰 화제를 일으켰다.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날개」는 이상의 대표 소설이다. 이듬해는 1937년 2월 사상불온 혐의로 일본 경찰에 유치되었고, 같은 해 4월 17일 도쿄대학교 부속병원에서 사망하였다.

현대시사를 논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시인이며, 1930년대에 있었던 20년대의 사실주의, 자연주의에 반발한 모더니즘 운동의 기수였다. 그는 건축가로 일하다가 작품을 발표하였으며, 전위적이고 해체적인 글쓰기로 한국의 모더니즘 문학사를 개척한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겉으로는 서울 중인 계층 출신으로 총독부 기사였던 평범한 사람이지만, 20세부터 죽을 때까지 폐병으로 인한 각혈과 지속적인 자살충동 등 평생을 죽음의 공포 속에서 살아야 했던 기이한 작가였다. 한국 역사상 가장 독창적인 시와 소설을 창작한 바탕에는 이런 공포가 늘 그의 삶에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1910년에 태어나 1912년 아들이 없던 백부 김연필(金演弼)의 집에 장손으로 입양되었고, 백부의 교육열에 힘입어 신명학교, 보성고등보통학교, 경성고등공업학교 건축과를 마쳤다. 손가락이 잘리고 빈궁하게 살았던 친아버지에 대한 콤플렉스와 자신을 입양한 백부에 대한 증오심으로 어린시절을 보냈다. 영민하여 학업 성적은 우수하였고, 어린 시절부터 그림에 재질이 있어 학창시절, 직장시절 내내 그림에 꿈을 품고 열중하였다. 또한 조선인인지 일본인인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의 유창한 일본어 실력이 있었고, 예술적 이상향으로 동경(도쿄)을 꼽았다고 한다. 스스로를 선각자이며, 천재, 모더니즘의 기수이자 전위예술의 선구자라고 자처했는데, 식민지 시대임에도 민족적인 자각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범세계적이고 현대적인 문명에 심취하였다. 따라서 그의 작품에서는 한국 고유의 색채를 찾아볼 수 없으며, 오히려 유럽이나 일본 문학계에 유행하던 모더니즘의 영향을 찾을 수 있다. 실제 생활은 나태하고 난잡, 무기력했다고 전해지며, 신경질적이고 예민한 성격이었다고 한다.

잡지 [조선(朝鮮)]의 1930년 2월호부터 12월호까지 9회에 걸쳐 그의 유일한 장편소설이기도 한 『12월12일(十二月十二日)』을 」이상」이라는 필명으로 연재하였고, 1931년 『이상한 가역반응』을 발표하며 문단활동을 시작했다. 『BOITEUX·BOITEUSE』 『오감도』 등을 [조선과 건축]에 발표했고, 1932년 단편소설 『지도의 암실』을 [조선]에 발표하면서 비구(比久)라는 익명을 사용했으며, 시 『건축무한육면각체』를 발표하였다. 이후 [구인회]에서 본격적인 문학 활동을 시작하였고, 시 『오감도』를 [조선중앙일보]에 연재한다. 미친수작, 정신병자의 잡문이라는 혹평을 받아 결국 30회로 예정되어 있었던 분량을 15회로 수정하여 연재가 중단되었지만 열화와 같은 찬반양론을 일으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소설 『지팡이 역사』 수필 『혈서삼태』와 『산책의 가을』 등을 발표하였고, 1935년에는 박태원의 소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이 연재되는 동안 삽화를 맡아 그리기도 하는 등 창작 활동은 계속하였다. 친구인 구본웅(具本雄)과는 신명(新明)학교 동기동창일때부터 각별히 친했으며, 대학입학시 그가 선물한 스케치박스(사구상)에서 필명인 이상이 나왔다는 설이 전해진다. 화가 구본웅이 인쇄소 창문사에 이상의 일자리를 주선하여 근무하면서 1936년, 구인회의 동인지인 [시와 소설]을 창간하고 편집해 발간하지만 1집만을 발간하고 그만둔다. 이후 [중앙]에 『지주회시』 [조광]에 『날개』 『동해』를 발표하였다.

백부에게서 유산을 물려받고 가족들과 함께 살았으나, 가족들의 무지와 가난에 곧 질려서 보름만에 나와버렸다. 1933년, 무질서한 생활로 폐병이 심해져 각혈까지 한 그는 총독부 기사직을 그만두고 구본웅과 함께 황해도 백천에서 요양 생활을 시작했다. 그 곳에서 그의 연인인 금홍을 만났다. 서울에 올라와서도 금홍을 못잊고 방황 하다가 제비 다방을 마련해 그녀를 마담자리에 앉혔다. 그는 금홍과의 만남 이후에도 여러 여급들과 사랑을 나누었는데, 이들을 무척 사랑하긴 했지만 그 행복이 오래간 적은 없었다. 다만 이들과의 관계에서 문학적 영감을 얻어 작품들을 집필하였다. 1933년부터 1937년까지, 그는 금홍과 권순희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가면 『봉별기』, 『날개』, 『지주회시』 그리고 『종생기』등과 전문시 음화시, 문명 비평류의 수필 등을 산더미처럼 쏟아내었다. 이 수많은 작품들이 술에 절어있던 한밤 중에 쓰여졌다는 사실은 ‘천재 이상’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다.

그러던 그는 이화여전 출신인 여류문인이자 친구 구본웅의 이복동생인 변동림(이상이 죽은 뒤 순화 김환기의 부인이 된 김향안 씨)과 결혼을 하였다. 그녀는 금홍과 달리 빈민굴에서 고생하는 그의 가족과 깊은 친분을 맺었다. 하지만 그녀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이었고, 결국 그녀는 카페의 여급으로 일하며 입에 풀칠을 하게 되었다. 건강악화와 어려운 경제적 여건 등, 국내에서의 비참한 현실과 마주친 이상은 도피하기 좋아하는 그의 성격탓인지, 가족과 아내를 남겨둔 채 1936년에 동경행을 선택했다. 동경에 대한 환상이 깨지면서 가난을 절절히 겪던 그는 『종생기』, 『환상기』, 『실락원』, 『실화』, 『동경』 등의 수많은 작품을 엮어냈고, 『봉별기』를 [여성]에 발표하였다.

그의 마지막 여자인 변동림은 『동해』 『단발』 구필 『행복』 『종생기』의 『선』 『실화』의 『연』 등에서 지금까지 살아 숨쉬고 있다.이듬해 2월, 극도로 악화된 건강을 간신히 부여잡고 있던 이상은 1937년 불량선인(사상불온) 혐의로 운 나쁘게도 일본 경찰에게 검거되어 옥살이를 치렀다. 건강이 악화되어 거의 시체나 다름없게 된 그는 보석을 허가받아 평소 동경제대의 부속병원에 입원했다. 항상 여자와 문학에 빠져 살던 이상은 결국 날지 못한 채 변동림이 구해온 레몬의 향기를 맡으며 짧은 생을 마감했다. 유해는 화장하여, 경성으로 돌아왔으며, 같은 해에 숨진 김유정과 합동영결식을 하여 미아리 공동묘지에 안치되었으나, 후에 유실되었다. 20세기 한국문학사에 내장된 최고의 형이상학적 스캔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탄생 100주년을 맞아 전집이 출간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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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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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13
9788937497278

출판사 리뷰

시 창작을 통해 모더니티의 초극 지향한 이단의 예술가 시인 이상(李箱)
실험적이고 창조적인 ‘시각시’, 거울 같은 두 자아 이상의 한국의 시와 일본어 시
문학평론가 권영민의 예리한 시선으로 풀어낸 「오감도」,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

■ 감각적이고 조형적인 ‘시각시’로 한국 문학의 현대성 창조해 낸 이상.
현대를 사는 우리는 이상의 시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거울속에는소리가없소
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없을것이오”
― 「거울」에서

한국문학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만큼 실험적이고 전의적인 문학적 조형 언어로 ‘시각시(보는 시)’의 가능성을 조망한 시인 이상의 시 전체를 모아 엮은 『이상 시 전집』이 세계문학전집 411번으로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문학평론가 권영민의 책임 편집으로 엮은 이번 시 전집은 생전 이상이 발표한 국문 시, 일본어 시 외에도 이상 사후 발표된 시 및 미발표 시가 수록되었다. 이상 시에 대한 상세한 주석 외에도 이상 시에 대한 오랜 연구 성과인 작품별 ‘해설’을 추가하여 이상 시 해석을 둘러싼 갑론을박에 명쾌한 혜안을 제시한다.

이상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까. 조선총독부에서 일한 건축기사, 특이한 행적과 여성 편력, 폐결핵 선고, 금홍과의 만남과 이별, 동경에서 맞이한 죽음 등 이상의 짧은 생애와 극적인 개인사로 인해, 그리고 천재, 광인, 모던 보이 등 외적 측면에 초점이 맞추어져 이상은 희대의 천재가 되거나 전위적인 실험주의자가 되기도 한다. 나아가 19세기를 거부한 반전통주의자가 되거나, 1920년대 이후 일본에서 일어난 신감각파 시 운동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거나…… 숱한 해석과 주석이 난무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이상의 시는 하나의 테두리 안에서 그 성격을 규정할 수 없음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이상 문학은 지금도 개인적으로 고립된 창조 활동의 영역에 갇혀 있을 뿐이다. 이상의 시를 우리는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이상은 사물에 대한 감각적 인식을 둘러싼 문화적 조건의 변화에 일찍 눈뜬 예술가다. 어린 시절부터 미술에 관심을 두며 근대 회화의 기본 원리를 터득했고, 경성고등공업학교에서 건축학을 공부하는 동안 근대적 기술 문명을 주도해 온 물리학과 기하학 등에 관한 깊은 이해를 얻는다. 그리고 새로운 예술 형태로 주목되기 시작한 영화에 유별난 취미를 키워 간다. 이상이 지니고 있었던 예술의 모든 영역에 대한 폭넓은 관심과 지식은 그가 남긴 문학의 구석구석에 잘 드러나 있다.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현대 과학 기술과 문명이 주로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이르는 동안 획기적인 발달과 변화를 겪었다는 사실이다. 에디슨이 ‘실용 탄소전기’를 발명했다든지, 뢴트겐이 X선이라 부르는 방사선을 발견한 것도, 영화가 만들어진 것도, 가솔린 자동차가 처음 등장한 것도, 라이트 형제가 비행기로 하늘을 난 것도 이 시기다. 이 모든 새로운 발명과 창조가 한꺼번에 이루어지면서 새로운 인간 삶의 물질적 기반이 형성된 것이다.

이상은 기존의 시작법을 거부하고 파격적인 기법과 진술로 새로운 시의 세계를 열어 놓는다. 이상은 사물에 대한 감각적 인식을 둘러싼 문화적 조건에 일찌감치 눈뜬 예술가다. 세기말에 등장한 프로이트의 정신 분석,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그리고 예술 분야에 등장한 입체파와 의식의 흐름 기법 등 이상은 과학 문명과 예술의 전환기적 상황을 감각적이고 조형적인 자신만의 시 언어에 녹여 낸다. 이러한 시적 기표들은 모두 추상적 속성을 지니며, ‘낯설게 하기’의 효과를 통해 텍스트의 내적 공간으로부터 독자들을 소외시킨다. 이상의 시에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특징은 모더니티의 시적 추구 작업이다. 감각적 언어와 파격적 기법으로 자의식을 탐구하고, 시의 세계 안에 이미지를 그리는 동시에 일상 경험을 묘사하는 이상의 천재적 기법은 낡은 예술에 저항하는 무기이자 길지 않은 생을 산 그 자신에 대한 증언이다.

■ 화가가 되고 싶은 건축기사, 시와 소설로 ‘날다’
이상 시의 출발이 된 일본어 시와 연작시


“두종류의존재의시간적영향성
(우리들은이것에관하여무관심하다)

직선은원을살해하였는가”
― 「이상한가역반응」에서

일제 강점기 이상은 조선건축회 기관지인 [조선과 건축]에 일본어로 쓴 스물여덟 편의 시 작품을 발표했다. 이 작품들은 1931년 7월 [조선과 건축]에 처음 발표된 「이상한가역반응」을 비롯한 여섯 편의 작품을 제외하고는 각각 「조감도」, 「삼차각설계도」, 「건축무한육면각체」라는 세 편의 연작시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연작 방법은 1934년 「오감도」로 이어지며 이상 시의 형식적 특징으로 자리 잡는다. 「삼차각설계도」라는 제목 속에 연작의 형태로 이어진 「선에관한각서 1-7」을 비롯하여, 「이상한가역반응」, 「운동」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들 작품에는 수학이나 물리학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들이 그대로 활용되고 있으며, 근대 과학으로서의 기하학의 발전이라든지 상대성 이론과 같은 새로운 이론의 등장에 관한 특이한 상념을 ‘기하학적 상상력’에 기초하여 새로이 형상화하고 있다. 이러한 조형 감각을 통해 이상은 사물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발견하고, 그 정체를 포착하는 동시에 주체의 변화까지 드러낼 수 있는 ‘삼차각’을 창조해 냈다.

이상의 일본어 시에는 육체의 물질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보여 주거나, 인간 육체의 물질성을 보여 주며 대상 세계를 낯설게 감각하는 시적 실험에 골몰한 흔적이 나타난다. 아울러 현대 문명에 대한 비판적 시선, 강제 검열이 만연하는 시대적 억압을 텍스트를 통해 나타내는데 대표적 시가 「출판법」이다. 이 시는 표면적으로 타이포그래피의 기술적 메커니즘을 통해 하나의 텍스트가 구축되는 과정을 보여 주지만 식민지 시대 정치 현실과 함께 신문 기사를 통제하는 일본 경찰의 검열 과정을 교묘하게 텍스트 안에 감추어 놓는다.

■ 이상 문학을 대표하는 연작시 「오감도」
병적 나르시시즘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나는왜드디어나와나의아버지와나의아버지의아버지와나의아버지의아버지의아버지노릇을한꺼번에하면서살아야하는건 것이”
― 「오감도 시제2호」

연작시 「오감도」는 1934년 [조선중앙일보]에 연재한 「오감도 시제1호」부터 「오감도 시제15호」까지로, 각 작품이 형식과 주제 면에서 독자성을 지니지만 ‘오감도’라는 커다란 제목 아래 묶여 있다. 「오감도」에 포함된 열다섯 편의 작품들은 다양한 시적 구성을 보여 준다. 시적 진술 자체는 고백적인 정조를 형성하고 있으며, 시적 심상의 구조와 그 짜임새는 매우 복합적이다. 각각의 작품들은 시적 지향 자체가 두 가지 계열로 크게 구분된다. 하나는 외적 세계를 시의 대상으로 삼아 사물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통해 인간의 삶과 현대 문명에 대한 불안 의식을 표현한다. 다른 하나는 자기 내적 세계를 시의 대상으로 삼아 자의식의 탐구에서부터 병에 대한 고뇌와 육체의 물질성에 대한 발견 등을 암시한다. 그리고 시적 자아의 범위를 넘어서서 가족과의 불화와 갈등에 이르기까지 그 인식의 방향을 확대한다. 「오감도」의 연작 형식은 이질적인 정서적 충동을 직접 드러낼 수 있도록 고안된 ‘병렬’의 수사와 그 미학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상은 구체적 설명이나 감각적 묘사 대신 한두 가지의 중심 명제를 관념화하여 이를 진술한다. 이 같은 특징 때문에 「오감도」에는 한국의 대표적인 난해시라는 표지가 붙어 있다.

이상의 「오감도」에는 폐결핵의 고통 속에서 자기 몰입의 성향을 강하게 드러내는 작품이 많으며 「오감도 시제4호」, 「오감도 시제5호」,「오감도 시제8호」, 「오감도 시제9호」, 「오감도 시제15호」 등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들 작품에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병적 나르시시즘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하는 것은 「오감도」의 성격을 규정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오감도」는 이상이 폐결핵으로 인해 조선총독부 건축기사를 퇴직한 후 병의 고통 속에서 만들어 낸 작품이기 때문이다. 프로이트는 나르시시즘이라는 말을 일종의 정신병리학적인 개념으로 사용하면서, 인간이 자신의 육체에 가해지는 어떤 고통의 실체를 발견하게 되었을 때 자기 자신에 대해 관심을 집중한다고 말한다. 육체의 상처나 병으로부터 고통받는 사람은 누구나 그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 그러므로 거의 강박처럼 자기 육체에 몰입하고 그 고통에 대해 좌절하고 더 큰 정신적 고통을 겪으면서 괴로워한다. 프로이트는 병에 의한 육체의 훼손과 고통이 곧바로 정신적으로 투여된 고통으로 바뀐다는 점을 지적한다. 말하자면 육체적인 고통을 통해 정신적 고통이 함께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육체적 고통은 언제나 육체적인 자기 발견의 전제 조건이 될 수밖에 없다. 이상의 시에서 발견하는 병의 고통과 그 기호적 표상은 이상 문학의 본질적 영역에 속하는 문제임을 알 수 있다.

이상의 시는 대상으로서의 사물을 보는 시각의 문제에 대한 새로운 도전을 보여 준다. 대상을 본다는 것은 단순히 눈앞에 존재하는 사물의 외적 형상을 인지하는 것만은 아니다. 사물을 관찰하는 과정과 함께 주체를 둘러싼 환경 속에서 관찰자로서의 주체까지 포함하는 여러 개의 장(場)을 함께 파악하는 일이다. 이상은 사물에 대한 물질적 감각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사물의 전체적인 형태나 중량감, 색채와 그 속성까지 설명할 수 있는 특이한 시선과 각도를 찾아낸다. 그는 20세기 초반 기계 문명 시대를 결정한 여러 가지 기초적인 이론에 대한 이해를 통해 광선, 사물의 역동성, 구조 역학, 기하학 등의 원리를 자신의 시적 텍스트의 구성에 동원했고, 서양 모더니즘 예술에서 특징적으로 드러났던 초현실주의 기법, 다다 운동과 입체파의 기법 등을 활용한 새로운 이미지들을 시를 통해 형상화했다. 끊임없이 발전해 가는 기술 문명의 세계를 놓고 그것의 정체를 포착하는 동시에 주체의 의식의 변화까지 드러내기 위해 상상해 낸 새로운 그림이 바로 화제작 「오감도」라고 할 수 있다.

■ 대상을 본다는 것, 사물을 본다는 것에 대한 문학적 도전
이상의 시는 모더니티의 시적 추구 작업


사과한알이떨어졌다. 지구는부서질그런정도로아팠다. 최후.
이미여하한정신도발아하지아니한다.

― 「최후」

이상은 사물에 대한 보다 직접적인 접근법을 채택함으로써 대상에 대한 인식뿐 아니라 사물을 대하는 주체의 시각을 새롭게 변형시킨다. 실제로 이상은 시의 양식에서 가능한 모든 언어적 진술과 기호의 공간적 배치를 통해 사물을 보는 새로운 시각의 가능성을 보여 준다. 이상의 시는 한국적 모더니즘 운동의 중심축에 자리 잡고 있다. 그의 시에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특징이 바로 모더니티의 시적 추구 작업이다. 언어적 감각과 기법의 파격성을 바탕으로 자의식의 시적 탐구, 이미지의 공간적 구성에 의한 일상적 경험의 동시적 구현, 도시 문명에 대한 비판적 인식 등을 드러내는 시의 경향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이상은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시적 창작을 통해 자신이 추구한 모더니티의 초극을 지향한다. 이상의 시는 텍스트의 표층에 그려진 경험적 자아의 병과 고통, 가족과의 갈등 문제를 그려 내면서도 인간의 존재 의미, 생명과 죽음의 문제, 현대 문명과 기술 문제와 같은 본질적인 관념적 주제로 심화시켜 시적 형상성을 획득하고 있다.

“이상의 시는 시적 정서를 희생시킨 대신 예술에 있어서 관념의 문제를 새롭게 제안한다. 이 특이한 시 형식을 반(反)예술적 충동으로 규정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것이 낡은 예술에 저항하는 무기였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아차린 사람이 별로 없다. 이상의 시는 기성적인 모든 것에 대한 거부이며, 인습처럼 굳어진 제도와 가치에 대한 저항이다. 새로운 예술적 실험과 창조적 도전을 말하고자 할 경우 이상의 「오감도」를 먼저 펼치게 되는 이유가 여기 있다.”
― 권영민, 「작품 해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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