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2년 12월 26일 |
---|---|
쪽수, 무게, 크기 | 260쪽 | 288g | 128*180*20mm |
ISBN13 | 9791192738031 |
ISBN10 | 1192738039 |
발행일 | 2022년 12월 2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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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60쪽 | 288g | 128*180*20mm |
ISBN13 | 9791192738031 |
ISBN10 | 1192738039 |
맛있는 밥 두 명의 꽃 도둑 깨끗한 물 혼자 살아가다 파도 소리와 바닷소리 상냥한 사람 3월의 아이 나의 꽃 아무것도 울리지 않는다 하늘을 달리다 에리얼의 왕국 바다를 주다 조사 기록 작가의 말 |
바다를 주다 [리뷰]
-딸을 키우며 세상이 외면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기록하다-
우에마 요코(上間陽子) 저/이정민 역
| 리드비(READbie) | 원제 : 海をあげる
일본 본토와 멀리 떨어진 오키나와는 말고 푸르른 바다와 연중 온화하고 쾌청한 날씨 그리고 태평양의 이국적인 풍광이 매력적인 곳으로 도시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훌쩍 여행을 떠나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한다. 그 오키나와로 여행을 떠나기 위해 자료를 정리하고 일정을 잡았지만 코로나로 인해 계획이 물거품이 된 지 어느덧 3년이 되었다. 여전히 마음속의 여행지로 남아 있는 오키나와이지만 오키나와 역사 이면에는 아픔이 있었고 현재도 여전히 그 상처는 아물지 않고 있다.
막연하게 깨끗한 환경을 지닌 아름다운 섬으로만 생각해왔던 오키나와의 아픈 역사와 이면의 상처에 대해서는 2020년 번역 발간된 신도준조(眞藤順丈)의 보물섬(영웅들의 섬,寶島 / 2018년 야마다 후타로상과 160회 나오키 산주고상을 수상작)이란 소설을 읽으며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오키나와에는 단지 일본제국주의의 허황된 욕망에서 비롯된 태평양전쟁의 상흔 외에도 많은 것들이 남아있고, 그 아픔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란 사실을 개략적으로 알게 되었다.
"푸른 바다가 붉게 물든 그날부터 눈앞에서 일어난 일을 멍하니 바라보곤 했습니다. 오키나와에서의 삶 하나하나, 말 하나하나가 꺼림칙한 권력에 짓밟히는 상황 속에서 글을 쓰다는 것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하고 머뭇거리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평소보다 더 부지런히 밥을 짓고, 딸에게 그림책을 많이 읽어주고, 어린이 집으로 이어지는 농로를 걸어 조사활동을 하러 나가고, 하루하루를 마음에 새기는 것에 충실한 그런 나날을 보냈습니다.“ (p.252)
오키나와 출생으로 교육학을 전공하고 류큐대학 교육학부 연구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 우메마요코는 오키나와 후텐마 미해병대 공군기지 인근에 거주하며 ‘위기 청소년 문제’와 성적으로 학대받고 상처를 안고 있는 십 대 여성을 조사하고 지원하는 활동을 해오고 있다. 어린 미혼모가 되어 밤거리의 유흥업소로 내몰리는 소외계층 여성들의 고통스러운 이야기를 들어주고 기록하며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돕기 위한 저자의 이야기는 오키나와가 처한 현실을 느끼게 해준다.
후텐마 공군기지의 전투기 이착륙으로 발생하는 참을 수 없는 폭음을 어린 딸과 함께 겪으며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저자는 미군주둔으로 인한 기지 주변의 토양오염이나 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새로운 환경문제와 피해에 직면하고 있는 오키나와의 실상과 기지 이전 반대를 위한 오키나와 주민들의 자발적인 연대와 투쟁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려움과 고통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보다 나은 세상을 향한 오키나와 사람들의 담담한 일상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희망을 느낄 수 있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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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에게 여자가 있었는데 다름 아닌 내 친구였다니.
두 사람은 이미 헤어졌고 그녀에게는 새 애인이 생겼다고 한다.
요컨대 지금 나에게 남은 선택은 남편을 용서하느냐, 하지 않느냐 그것밖에 없다." (18p)
드라마 <사랑과 전쟁>에 나올 법한 상황이라서, 잠시 소설로 착각했어요.
근데 이 책은 우에마 요코 작가님의 에세이예요. 불륜 사실은 남편의 고백으로 알게 됐고, 큰 충격을 받았지만 일 년이라는 준비 기간을 가진 뒤에 이혼했고, 지금은 어린 딸을 키우며 오키나와에서 십 대 여성을 조사하고 지원하는 활동을 하고 있어요. 저자는 "슬픔이라는 건 아마도 살아 있는 한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한결 작아진 상처는 나의 일부가 된다. 그리하여 나는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 일을 직업으로 삼았다." (30p)라고 말했어요. 《바다를 주다》 는 우에마 요코 작가님의 아픈 상처뿐 아니라 소외된 오키나와 여성들의 목소리를 담아낸 실화예요. 그 이야기는 꼭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어요. 저자는 "나는 조용한 방에서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건넨다. 나는 전철에서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넘긴다. 나는 강가에서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준다. 이 바다를 혼자 품는 것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당신에게, 바다를 준다." (246p)라고 말했어요. 슬픔과 고통, 절망은 나눌수록 작아질 거라고 믿으니까요. 이 책을 읽으면서 마종기 시인의 <우화의 강>이 생각났어요.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 한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 기뻐서 출렁이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 친구의 웃음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 ... / 큰 강의 시작과 끝은 어차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 물길을 항상 맑게 고집하는 사람과 친하고 싶다. / 내 혼이 잠잘 때 그대가 나를 지켜보아주고 / 그대를 생각할 때면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 시원하고 고운 사람을 친하고 싶다. " 요코라는 사람은 "언제나 싱싱한 강물이 보이는 시원하고 고운 사람"인 것 같아요. 솔직하고 사려 깊은 그녀를 보면서 참 좋은 사람, 닮고 싶은 사람이라고 느꼈어요. 무엇보다도 그녀가 건넨 바다로 인해 가슴이 일렁였어요. 혼자서는 할 수 없지만 함께라면... 철썩철썩 바위에 부딪히며 산산히 부서지는 파도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세상 모든 눈물이 바다에 모여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너는 어린 시절에 상처 하나 없는 인생과,
친절하게 대한 사람에게 마음이 너덜너덜해지도록 속기도 하지만
그래도 어른이 된 인생 중 어느 쪽이 좋아?"
"당연히 어른이 되는 편이 좋지. 너덜너덜해지든 어쨌든 간에.
다른 사람을 친절하게 대할 줄 아는 사람이 더 낫잖아." (28p)
많은 분들이 읽으며 공감하거나 생각해 봤으면 하는 그런 주제를 표현하고 있는 에세이북이다. 물론 우리의 역사나 전쟁을 떠올릴 수도 있고 일본 사회가 갖고 있는 문제점이나 모순, 그들이 행한 과거의 역사 등을 통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질 수도 있지만 이 책은 현실적인 부분과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거나 애써 외면하려 하는 그런 문제에 대해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울림과 교훈적 메시지가 강한 책으로 볼 수 있다. 사실 오키나와라는 섬과 지역이 갖는 이미지는 관광이나 여행 등에 치중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는 일본 정부의 원하는 의도로도 볼 수 있고, 시간이 지나면서 과거의 역사나 아픈 기억 등이 사라지거나 많이 희석된 느낌을 준다는 점에서도 이런 의미를 갖는 건, 당연한 수순인지 모른다.
<바다를 주다> 하지만 일본 제국주의가 행한 아픔의 역사는 곳곳에서 찾을 수 있고, 어떤 의미에서 오키나와는 우리의 제주도를 연상시킨다는 느낌도 들며, 책에서 말하는 중요한 사건이나 핵심가치가 무엇인지, 그리고 이런 본질을 왜 잊어서는 안되며 많은 이들이 관심과 참여를 통해 계승,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지도 책을 통해 접하며 함께 생각해 보게 된다. 또한 책에서는 전쟁과 학살, 여성문제와 그곳에서 살아가는 또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오키나와라는 섬이 낭만과 힐링의 의미 만을 갖고 있는 지역이 아니라는 점도 함께 체감해 보게 된다.
좁은 의미에서는 여성학 자체에 대한 접근과 이해, 어머니라는 모성애와 가족애를 함께 느낄 수 있으며, 넓은 의미에서 볼 경우 오키나라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났고, 책에서는 왜 미군기지나 전쟁, 학살, 그리고 일본 정부와 사회의 침묵, 일본 본토인들은 왜 오키나와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며 차별적 시선을 갖고 있는지도 함께 접하며 판단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바다를 주다> 또한 자연과 바다라는 의미를 통해 연결과 고립, 단절 등의 의미를 복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 책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북, 또는 소설적 기법도 드는 책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바다를 주다> 우리의 경우에도 비슷한 아픔과 역사를 갖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오키나와의 경우에는 묻혀진 느낌이 강하며, 일본 본토와는 전혀 다른 느낌을 받지만 또 다른 의미에서는 일본에 동화되어 살아가는 모습에서 그곳 사람들의 애환과 아픈 기억, 역사 등이 공존하는 느낌도 받게 된다. 어떤 접근이라도 무방하며 책을 통해 많은 이들이 공감하거나 저자는 어떤 의미를 표현하고자 했는지, 그 의미에 대해 관심을 갖고 접해봤으면 한다. 단면적으로 보여지는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해석과 의미를 제공한다는 점도 이 책이 갖는 특징으로 볼 수 있다. <바다를 주다> 책을 통해 접하며 판단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