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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의 거짓말 : 감각은 당신을 어떻게 속이는가

: 저명 신경과 의사가 감각 이상에서 발견한 삶의 진실

리뷰 총점9.6 리뷰 14건 | 판매지수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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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35쪽 | 714g | 152*225*30mm
ISBN13 9788965403500
ISBN10 8965403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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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인사를 하고 떠나면서 그게 라헬과의 마지막 만남일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그리고 몇 달 후, 예상했던 대로 라헬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라헬이 떠난 날은 그녀의 생일 하루 뒤였다. 61년 그리고 하루. ‘좋은 이닝’이었다고 그녀는 말했지만 짧은 이닝이기도 했고, 지난 6년 동안은 신경계의 교란과 감각의 배신으로 속을 썩기도 했다. 우리는 대부분 고유수용성감각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것은 매일매일, 심지어 몇 년씩이나 우리의 뇌리에 꽉 들어차는 통증감각과는 극명한 대척점에 있다. 고유수용성감각은 라헬과 마찬가지로 조용하고 겸손하며, 그저 자기 할 일을 묵묵히 해나가고 있어서 부재할 때가 되어서야 그 흔적을 느끼게 된다.
--- pp.58~59

하지만 조금만 더 스스로에게 정직해지면, 우리는 종종 인생은 무작위, 예측 불가능한 것, 주사위 던지기일 뿐임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나는 던과 지난 몇 년 동안 봐왔던 사람들을, 무작위로 선택되어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삶이 망가지고 단축된 이들을 떠올린다. (...) 하지만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 이상, 우리 대부분은 이런 삶의 측면으로부터 보호받으면서 건강과 질병의 자의적인 본성을 인식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특히 현대 의학 기술이 잘 갖춰진 나라에서 운 좋게 운명을 통제하며 지낼 수 있다면 더욱 그렇다.
--- p.169

마크와 켈리의 이야기는 우리의 감각, 더 나아가 삶 자체의 취약성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뼈가 아주 조금 가늘어지거나 체액이 약간만 과다하게 생성되어도 그것만으로 우리는 듣지 못하고, 사회생활이 불가능해지며, 똑바로 걸을 수도, 중력에 맞서 똑바로 일어설 수도 없게 된다. 해부학의 작은 결점들, 몇 년 전만 해도 주목받지 않았던 아주 작은 결함들이 소리, 자세, 위상 그리고 움직임의 인식에 영향을 미쳐 삶을 통째로 뒤바꿔 버리기도 한다. 이런 이야기들은 (심지어 미처 인지하지 못하는 감각들까지 포함해) 우리의 감각이 우리와 외부 세계 간의 관계, 우리가 살고 있는 물리적, 심리적, 사회적 환경에서 담당하는 근본적인 역할에 대해 말해준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감각들은 우리가 부재할 때가 되어서야 겨우 그 존재를 알아차리는, 우리 삶의 한 측면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 p.254

프랜시스 골턴과 아담 제만이 보여주었듯, 아판타시아는 인류의 스펙트럼에 확고히 자리 잡고 있다. 소수의 사람들은 정상 두뇌를 가지고 있음에도 마음의 눈이 없다. 사실, 마음의 눈 자체가 가진 힘은 천차만별이다. 어떤 사람들은 비범한 시각화 능력을 가진 반면, 어떤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외부 세계 그리고 내부 세계를 해석하는 능력은 우리 모두 조금씩 다르다. 다시 말해 아판타시아는 우리의 내부 현실이 질병의 결과뿐 아니라, 정상 범위의 일부로서도 서로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다.
--- p.305

세계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감각에 확고히 뿌리를 두고 있지만, 이런 감각들은 틀릴 수 있고, 일관성이 없으며, 개인 간의 차이와 질병에 취약하다. 그렇다고 이것이 멍청한 행동을 위한 변명이 되어주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왜 우리가 각자 다른 세상을 보고 다른 의미로 알아듣는지에 대한 일종의 설명은 된다. 세계의 절대적 진리에 대한 자신의 신념과 지식을 확신하는 일은 매우 위험하다. 반드시 그에 대한 의문 제기나 반대 증거의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어쩌면 자신의 감각에 대한 믿음도 잘못된 것일 수 있다. 우리 신경계는 마치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커튼 뒤에 숨은 사람처럼, 레버를 당기고 버튼을 눌러 마법을 일으킨다. 그렇다. 우리는 무시하고 있지만, 현실의 기초는 위태롭기 짝이 없다.
--- p.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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