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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과 반성적 회고

: 알렉산드르 게르첸 읽기

[ 양장 ] 대우학술총서-640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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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1월 31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528쪽 | 884g | 152*224*30mm
ISBN13 9788957338407
ISBN10 8957338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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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이처럼 놀라운 사례를 보여주는 것은 지성사나 정신사에서 언제나 ‘몇몇 되지 않는’ 사람들이다. 이 예외적 인간들은 자유의 가치를 내세우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이 자유를 지키고 누리기 위해 인간에게는 얼마나 노력과 희생이 필요한지, 그 자유의 필수 항목 앞에서 스스로 얼마나 무기력한 존재인지 절실하게 느낀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이 무기력 앞에 굴복하는 것이 아니라, 다름 아닌 그 자신의 자서전을 쓰는 가운데, 이 자서전적 글쓰기 속에서 이뤄지는 ‘자기와의 친구 되기’에서 그 같은 절망을 어떤 쓸모 있는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데로 나아간다.
---「서문: 놀라운 삶의 궤적」중에서

문학작품에는 글을 쓰는 주체 자신의 삶의 전체가 의식적이고도 무의식적으로 배어든다. 한 사람의 생애가 이런저런 느낌과 생각과 판단과 가치 기준으로 엮어진다면, 그렇게 그가 쓴 글이 그의 감성과 이성과 가치들로 침윤되는 것은 자명하다. 그리하여 그의 생애는, 마치 그의 행동이나 생활에서 읽어낼 수 있듯이, 그의 작품에서도 읽어낼 수 있다. 더욱이 글은 그 어떤 활동보다도 언어에 결부되어 있고, 이 언어는 고도의 추상화 작업이니만큼 관념의 여과과정을 거친다. 그러므로 글쓰기란 경험의 언어적 여과과정이다. 이런 여과과정 속에서 그것은 이런저런 의미를 빚어낸다. 그러니 글쓰기는 의미의 결정화(結晶化) 과정이다. 특히 자서전은, 그것이 자기 자신에 대한 반성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자기의식의 가장 직접적인 반영이요, 산물이다.
---「1.1.2. 모든 문학은 자서전적이다」중에서

“술은 사람을 멍하게 만든다. 그것은 자신을 잊게 만들고, 그를 자극하며 꾸며낸 즐거움을 일으킨다. 이런 마비와 자극은, 그가 덜 계발되거나 좁고 공허한 삶에 더 묶여 있으면, 더 수긍할 만하다. (…) 영국 노동자의 야만적 만취 상태는 정확히 똑같은 방식으로 설명될 수 있다. 이들은 배고픔이나 가난과의 무기력하고 불평등한 갈등 때문에 망가져 있다. 그러나 아무리 열심히 노력한다고 해도 그들은 곳곳에서 자신들을 일상의 어두운 심연으로 내동댕이치는, 그래서 마음과 육체를 똑같이 먹어치우는, 아무런 목적 없이 끝날 줄 모르고 이어지는 노역을 받도록 저주하는 무거운 법전과 가혹한 저항을 만날 뿐이다. 그러니 어떤 사람이 지렛대로, 톱니로, 용수철로, 나사로 일주일에 6일을 보내다가 토요일 오후에 공장 노동의 형벌 같은 노예 상태에서 사납게 풀려나서 반 시간도 안 되어 어리석게 술을 마시는, 그리고 더욱이 그의 피로가 아무것도 더 이상 참아낼 수 없어서 더욱 그렇게 한다면, 그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2.4. 삶의 조건에 대한 성찰」중에서

이 언덕에서 시내를 바라보면, 모스크바시의 전체 정경이, 『나의 과거와 사상』에 따르면, “시선이 가 닿는 곳 너머까지” 펼쳐진다. 싱그러운 바람이 얼굴을 스치자, 그는 오가료프와 얼싸안으며 “우리가 선택한 싸움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노라”라고 맹세한다. 그 맹세는 인간 권리를 위한 싸움을 향한 것이었다. 게르첸과 그 친구들은, 마치 데카브리스트 당원들이 입헌군주정을 위해 싸우다가 죽은 것처럼, 자신들도 숭고한 대의(大義)를 위해 몸 바치겠다고 다짐했던 것이다.
---「3.1. 참새 언덕에서의 맹세」중에서

러시아 관료주의에 대해 게르첸은 적는다. “인위적이고 배고프고 교양 없는 이 계급은 ‘모시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할 줄 몰랐고, 공식적 형식 외에 아무것도 몰랐으므로, 그것은 일종의 민간 성직자를 이루었다. 그들은 법정이나 경찰서에서 신성한 봉사를 거행하였고, 수천 개의 더럽고 탐욕스러운 입으로 인민의 피를 빨았다. 고골은 커튼의 한구석을 들어 올려 러시아 관료 집단의 모든 더러움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하지만 고골은 우리를 웃음으로 달래주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엄청난 희극적 재능은 그의 분노를 압도한다. 더욱이 러시아 검열의 족쇄 아래 그는 러시아 인민의 끔찍한 운명이 만들어지는 더러운 지하 세계의 음울한 측면을 건드릴 수 없었을 것이다.”
---「4.1. 관료 계급 비판」중에서

‘자유의 필요’나 ‘자유의 당위성’에 대한 사람들 사이의 강조는 수도 없이 많다. 그러나 ‘자유의 무능’에 대한 언급은 드물다. 인간의 실상은, 게르첸이 지적하고 있듯이, 자유에 유능하다기보다는 무능한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사실 인간 본성의 진짜 모습 ─ 실상(實相)에 더 가깝지 않나 여겨진다. 그 점에서 흥미롭다. 인간이 자유에 무능하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인간이 언제나 “새로운 우상”을 갈구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는 버릇처럼 거대한 추상물을 내세운다. 거대한 이념, 거대한 도덕 그리고 장기적 구상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 이전에 전제되어야 할 것은 현실 감각이다. 이념은 현실 감각 속에서 내실화되기 때문이다. 이 현실 감각은 ‘차이에 대한 감각’에서 생겨난다. 어떤 차이인가? 말하자면 사실과 진리, 언어와 실체, 이념과 실재, 그리고 나와 너 등등의 사이에서 자리하는 차이 말이다. 이 같은 차이는 곳곳에, 영역과 성질을 달리하면서 정도의 차이는 있는 채로 널려 있다.
---「5.4. 자유에의 무능」중에서

이처럼 납득하기 힘든 불합리 상태에 대해서는 오언 같은 현자 같은 사회 운동가도 도움을 주지 못한다. 그래서 게르첸은 쓴다. “언제쯤 인간은 정신을 차릴 수 있는가?” 그러니 인간의 삶은, 그가 지적하듯이, “시각적 환상과 인위적 필요 그리고 상상적 만족의 시리즈로서 나아간다”고 해야 할 것이다. 아마도 인간의 삶에서 항구적인 것은 이처럼 불합리한 것들일지도 모른다. 이 불합리한 것들 때문에 그의 고통은 끝없이 이어지고 전해지며 퍼져나간다.
---「6.7.1. 인간의 불합리성」중에서

이때 통속화(vulgarization)란 다른 말로 비속화(卑俗化)이고 천박화다. 통속화란 무엇보다 사람들이 ‘무리 지어’ 다니는 데서 나온다. 군중(crowd)은 이렇게 무리 지은 사람들을 지칭한다. 사람이 무리 짓는 것은 옛날에도 있었지만, 이렇게 무리 지은 채 사회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게 되는 것은 근대에 들어와 생긴 새로운 현상이다. 이를테면 프랑스 혁명은 일반 군중이 지배계층을 전복시킨 하나의 역사적 사건이었다. 그 주도세력을 부르주아라고 한다면, 부르주아 역시 그처럼 무리 지어진 대중의 하나다. 그리하여 근대와 부르주아, 군중의 무리와 천박화 그리고 통속화는 넓게 보면 같은 틀 안에서 움직이는 의미론적으로 상통하는 친족 같은 단어들이다. 이런 점에서 삶의 통속화 비판은 곧 군중 비판이고 부르주아 비판이며, 나아가 대중 비판이기도 하다.
---「7.2. 모든 것의 통속화: 근대 비판」중에서

그러므로 좋은 사회란 개개인에게 표현과 사고와 선택의 자유뿐만 아니라, 이 선택의 실수 가능성까지도 허용하는 사회다. 그래서 어느 정도의 비효용과 방심(放心), 일탈과 게으름도 너그럽게 받아들인다. 물론 이때의 ‘어느 정도’라는 말이 정말 어느 정도 되어야 하는지 우리는 더 자세히 물어보아야 한다. 확실한 것은 어떤 공동체가 인간적이기 위해서는 일정한 규범이나 원칙만으로 안 된다는 것, 거기에는 느슨한(loose) 무엇이 일종의 통풍구로, 제도적으로나 관습적으로, 뿌리내리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8.1.1.4. 느슨함과 비효율의 허용」중에서

이 생애적 비극 앞에서 게르첸은 아마도 ‘개인’ 혹은 ‘개인적인 것’이 무엇이고, ‘개인적 삶’의 행복과 절망이 무엇인가를 오랫동안 고민했을 것이다. 그때까지 그가 지녔던 혁명적 사회주의 이념에 거품처럼 끼어 있던 크고 작은 환상들이 조금씩 빠져나가면서 더 현실적일 뿐만 아니라 더 체험적이고 내밀하며 실존적인 요소들이 들어서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환을 유럽에서 죽어가던 부르주아 민주주의의 개혁 노선과 아직 만개하지 못한 프롤레타리아 혁명주의 사이에서 ‘어설프게’ 포박된 결과라고 평하는 논자들도 있다. 어떻든 그가 글쓰기 작업에 더 맹렬해진 것도 이 무렵이다.
---「9.1. 개인적·실존적 위기」중에서

그리하여 게르첸은 단순히 그들 러시아 귀족을 책망하거나, 이들에게 싸움을 호소하는 게 아니라 “형제애적 조언”으로 말한다. “노예라는 것은 슬프고 부끄러운 것이지만, 훨씬 더 슬프고 부끄러운 것은 우리의 농노제가 필요하고, 그것이 사물의 질서 속에 있으며, 그것이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여기는 것이다. 우리의 영혼에는 거대한 죄악이 있다. 우리는 그것을 물려받았고, 그래서 죄가 없지만, 그러나 우리는 그 유산에 잘못 매달려 있고, 그것이 우리를 마치 무거운 돌처럼 밑바닥까지 끌어내리고 있다 … 우리가 농노인 것은 우리의 조상이 비인간적 인권을 위해 그들의 인간적 위엄을 팔았기 때문이고, 우리는 이 권리를 즐긴다.” 심각한 자기비판이고 자기 직시가 아닐 수 없다.
---「10.1.2. 농노 해방」중에서

위 인용문에서 핵심은 러시아 사상사에 자리하는 “자유롭게 사고하는 반권위주의적 경향”이다. 그것은 더 간단히 “자유를 사랑하는 유산”이다. 이것을 벌린은 18세기 이래 이어지는 ‘계몽주의의 휴머니즘’에서 찾았고, 이 이념을 구현한 이가 바로 게르첸이었다. 그는 러시아의 지적 유산 가운데 자유주의적 계몽주의 휴머니즘을 대표하는 인물이었던 것이다.
---「11.1. 좌파적 열망을 지닌 모스크바 자유주의자」중에서

게르첸에 대한 나의 경외심은 결국 그 글의 유연성과 포괄성에서 온다. 깊이란 이 유연성과 포괄성의 결과다. 이 깊이란 어떤 깊이인가? 그것은 사유의 깊이다. 사유의 깊이는 곧 관념의 깊이다. 그러나 깊은 사유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사유 자체가 아니라 정직성일 것이다. 이 정직성은 그 주체가 삶에 다가간 데서, 이렇게 다가가 자신의 개인적 삶과 동시대의 공동체적 현실에 충실한 데서 온다. 그러므로 삶의 정직성이 글의 정직성을 이루고, 이 정직한 글이 사유의 깊이를 이루며, 이 깊은 사유는 다시 돌아와 그의 삶을 충만하게 만든다. 아마 그 글에서 우리가 ‘스타일’을 느낄 수 있다면, 그 스타일이란 그의 삶의 정직성과 충실 그리고 양심에서 올 것이다. 양심의 목소리와 삶의 충실은 스타일 속에서 별개가 결코 아닌 것이다.
---「12장 서글픈 유산: 결론」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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