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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가느다란 명주실로 짜낸

아주 가느다란 명주실로 짜낸

: 헨리 제임스 산문선

리뷰 총점9.0 리뷰 1건 | 판매지수 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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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3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316쪽 | 388g | 128*188*30mm
ISBN13 9791197912627
ISBN10 1197912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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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자크의 인물됨을 알아보려면 그것을 거의 전적으로 작품 속에서 찾아야 한다고 방금 말했지만, 사실 그의 작품에는 특이하도록 개인적인 면모가 드러나지 않는다. 정신에 대해 말해주는 것은 엄청나게 많지만 삶에 대해서 암시하는 바는 별로 없다. 그보다 덜 전기적인 작가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다. 그것이 그의 천재성의 어마어마한 범위, 무엇과도 비길 수 없이 생생한 상상력을 증명하는 것은 분명하다. 아는 것만큼이나 스스로 창조한 것도 그에게 실제적이었고, 말하자면 그의 경험에는 상상의 경험이 수천 겹 덮여 있다. 실제 인물은 되찾을 수 없을 만큼 예술가 속으로 모습을 감췄다.
---p.31~32

예술은 우리가 맘 편히 쉴 수 있는 삶의 한구석이다. 우리가 그곳을 찾는 이유를 정당화하기 위해 요구되는 것은 재현적 충동이 생기리라는 사실뿐이다. 다른 차원의 충동들은 여러 조건이 달리고 방해받는다. 이웃의 충동과 일치하는 만큼만 지닐 수 있을 뿐이다. 이웃의 편의와 안녕, 이웃의 확신과 편견, 이웃의 법칙과 규칙에 일치하는 만큼만. 예술은 그 모든 것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환히 빛나는 예술의 기준이 떠다니는 곳이라면 사과하거나 타협할 필요가 없다.
---p.138

이 소설을 구상하게 된 싹을 확인해보려 지금 돌이켜 보니, 확실히 ‘플롯’이라는 장치나, 이야기꾼을 위해 자체의 논리에 따라 즉각 움직이기 시작해 행진이나 달리기나 잰걸음으로 걷기 시작하는 특정한 ‘상황’에서 시작된 건 아니었다. 그게 아니라 오롯이 단 하나의 인물, 매력적인 특정한 젊은 여성이라는 인물과 면모에서 시작해서, 배경은 물론이고 ‘주제’의 통상적 요소들은 전부 나중에 덧붙여야 했다. 되풀이하자면, 내 상상 속에서 작품의 모티브를 변호하는 마음이 자라났던 전 과정에 이렇게 기억을 투사해보니 그것 역시 최고 상태의 젊은 여성만큼이나 흥미롭다. 잠재된 확장의 힘, 씨앗을 깨고 솟아나야 할 이 필요성, 마음속에서 굴려보던 구상이 가능한 한 크게 자라나겠다며 내보인 결심, 빛과 공기 속으로 쑥쑥 자라 흐드러지게 꽃을 피우겠다는 그 아름다운 결심, 그런 것들이야말로 이야기꾼의 예술이 지니는 매력이다.
---p.148~149

전반적으로는 상상력에게 한없이 말을 거는 장소가 상상력이 원하는 특정한 것을 그 순간에 주지 않는 건 어찌된 일일까? 아름다운 그곳에서 거듭 그런 의구심이 떠올랐던 기억이 난다. 사실을 말하자면, 그곳은 상상력이 간청하면 내어주기야 하겠지만 그저 너무 많이 내어준다. 다시 말해 당장의 특정한 상황에서 쓸 수 있는 이상으로 많이 내어준다는 것이다.
---p.149

한마디로 소설의 집에는 창문이 하나만이 아니라 수백만 개다. 차라리 셀 수 없이 많은 창문을 낼 수 있다고도 하겠다. 거대한 건물 전면의 창문은 모두 각자 상상력의 필요에 따라, 각자 의지의 힘으로 생겨난 것이고 앞으로도 계속 생길 것이다. 모양도 크기도 제각각이지만 인간 삶의 장면 위로 다 함께 자리를 잡은 구멍들이라, 그들이 전해주는 이야기에서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큰 동질성을 기대할 법도 하다. 기껏해야 창문이긴 하다. 드나들 수 없는 벽에 서로 연관도 없이 높이 자리 잡은 구멍일 뿐이라, 경첩 달린 문처럼 그것을 열고 삶으로 곧장 들어갈 수는 없다. 하지만 각 창문마다 두 눈을 지닌, 최소한 쌍안경을 가진 인물이 서 있고, 눈이나 쌍안경이 관찰을 위한 독특한 도구가 되어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자신만의 독특한 인상을 확실히 보장한다는 점이 이 창문들의 특성이다.
---p.156

인간세상은 어마어마하게 넓고 현실의 형태는 무수하다. 확실하게 단언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고작 어떤 소설의 꽃에서는 현실의 향기가 나고 다른 소설은 그렇지 않다는 것뿐이다. 꽃다발을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 미리 알려주는 것은 그와는 전혀 다른 문제다. 경험으로 써야 한다는 말도 마찬가지로 훌륭하지만 요령부득이다. 소설가로 성공하려는 사람이 그런 단언을 마주하면 우롱당하는 마음이 들 것이다. 어떤 종류의 경험을 말하는 것이며, 그 경험은 어디에서 시작하고 어디에서 끝나는가? 경험이란 결코 한정되지 않고 결코 완결될 수도 없다. 그것은 광대무변한 감수성이고, 의식의 방에 걸린 아주 가느다란 명주실로 짠 거대한 거미줄로, 부유하는 입자를 빠짐없이 잡아낸다.
---p.190~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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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은 자신의 비평이 시 창작 과정의 부산물이어서 그 한계가 분명하다며 이를 ‘작업실 비평(workshop criticism)’이라 부른 적이 있지만, 소설 쪽에서 긍정적 의미의 작업실 비평을 떠올려 보면 제임스의 「소설이라는 예술」이나 「『한 여인의 초상』 뉴욕판 서문」만큼 영향력 있는 글도 드물다는 생각이다. 너무 늦은 번역이지만(덕분에 적임자를 만나 원문의 섬세함이 보존됐다), 이제라도 나와서 반갑다. 소설도 예술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증명하기 위한 이토록 정교한 수고가 당시에만 필요했다면 다행이겠으나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왜 어떤 소설만이 예술이며 다른 것은 아닌지를 분별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권위적인 일이라고 믿는 동시대인들이 적지 않다. 제임스에 따르면 소설에선 (플롯이 아니라) 인물이 먼저이고, (도덕이 아니라) 진실이 중요하다. 인간의 내면으로 미끄러지듯 들어가, 인생의 진실 쪽으로 부서지듯 나오는 소설. 나는 이 기준을, 인류가 지켜야 할 불씨처럼, 백 수십 년 전의 제임스에게서 건네받는다.
- 신형철 (평론가)
헨리 제임스 같은 작가는 전형적인 골칫거리다. 안 읽고 넘어가기엔 고전이고 읽기엔 시간과 노력이 든다. 백 년 전에 죽은 상류층 백인 남성 소설가의 작품을 고전이라는 이유만으로 다시 읽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산문을 읽는 것이다. 그런데 산문을 읽기 시작하면 깨닫게 된다. 소설이 그 어떤 예술보다 진지한 예술이라는 사실을. 최소한 헨리 제임스는 그렇게 믿었다. 삶의 총체성을 담아낼 수 있는 유일한 장르가 소설이라 믿었고 자신의 믿음을 전하기 위해 필사적이었다. 그러니 우리는 소설 앞에서 진지해야 한다. 소설 앞에서 진지하다는 것은 곧 삶을 진지하게 대한다는 의미이므로, 간혹 우스꽝스럽게 보이는 이 진지함이 실은 혼란스럽기 그지없는 삶에서 중심을 잡을 유일한 방법이므로. 그렇게 헨리 제임스의 산문을 읽는 것은 우리가 삶을 대하는 가장 진지한 방법 중 하나가 된다.
- 정지돈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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