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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토럴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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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3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328g | 140*210*15mm
ISBN13 9788954692007
ISBN10 8954692001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이 결핍과 도전의 시기에 누군가는 아마도 없어져야 하겠지만 그래도 좋은 점은 누군가는 그대로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어쩌면 그게 당신일 수도 있다는 거요. 그게 ‘진짜로’ 당신이기를 바랍시다,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기를. 하지만 아니, 앞서도 말했지만, 그렇게 되지는 않소, 그건 불가능해.
--- p.29

“우리는 아름다운 세계, 아름다운 도전과 꽃과 새와 최고의 사람들이 가득한 세계에 살고 있지만 여기에는 동시에 안타까운 썩은 사과, 그 수상쩍은 재닛 같은 사람도 있소. 내가 그 여자를 미워하느냐? 내가 그 여자가 죽임을 당하기를 바라느냐? 아이구, 아니오, 나는 재닛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그 여자가 뜨거운 오일 마사지를 받으면서 찬양받기를 바라오. 그 여자는 아주 훌륭한 자질이 몇 가지 있소. 하지만 생각해보시오, 나는 훌륭한 자질을 가지라고 재닛에게 돈을 주는 게 아니오, 일관되게 일을 잘하라고 돈을 주는 거요.”
--- p.36

물론 문제를 곰곰이 생각한다고 그게 해결되지는 않지만. 또 한편으로, 문제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해도 그게 해결되지는 않지만. 하지만 그러면 그래도 긍정적인 기분은 들 수 있고, 그게 알다시피 힘을 준다, 또는 주어야 한다. 그리고 힘은 좋은 거다. 이 시점에서 힘은 필요하다. 이 시점에서는 내가 알다시피 돌이 될 필요가 있다. 내가 지금 기억할 필요가 있는 건 내가 세상의 문제들을 해결할 필요는 없다는 거다.
--- p.53

“아냐, 아냐, 아냐. 그럴 필요 없어. 그게 내 얘기의 핵심이야. 착해지기 위해 부자가 될 필요는 없다고.”
“하지만 도움이 되지?”
“아냐. 차이가 없어. 그거하고는 관계가 없어.”
“도움이 되는 것 같아. 그럼 신발이 찢어지는 걸 걱정할 필요가 없으니까.”
--- p.58

“살다보면 진짜로 사람들이 다가와서 늘 여러분 오트밀에 똥을 싸─친구가, 동료가, 사랑하는 사람이, 심지어 여러분 자식이, 특히 여러분 자식이 말이야!─그런데 여러분은 바로 그렇게 한다는 거야. 여러분은 이런다고, ‘너무나 감사합니다!’ 또 이런다고, ‘왕창 싸주세요!’”
--- p.98

“둘은 일을 하지 않고, 하나는 벌거벗고 스트립쇼를 해? 나는 그걸 시도라고 생각하지 않아. 꼬마들 너희는 불법 거주를 하고 있어. 따라서 위험한 쓰레기 구덩이에 사는 거야. 그러면 위험한 쓰레기 구덩이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냐? 나쁘고 비극적인 똥 같은 일이 벌어지지. 빌어먹을 미국식은 이런 거야─위험한 쓰레기 구덩이에서 출발해서 언젠가 약간 덜 위험한 쓰레기 구덩이로 올라갈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라는 거. 그러다 마침내 저택이 생길 수도 있고. 하지만 이런 속도라면 너희는 약간 덜 위험한 쓰레기 구덩이까지도 못 가.”
--- pp.140~141

“야, 사람들한테 네 좆을 보여줘. 그게 두 점을 잇는 가장 짧은 선이야. 세상은 좋은 인생을 거저 주지 않아. 너 신탁 펀드 있어? 너 천재야? 네 좆을 보여줘. 그게 네가 가진 거야.”
--- p.160

흙을 토닥이고 짧게 기도한다. 이모가 돌아온 게 잘못이라면 이모를 용서해주세요, 이모는 이생에서 한 번도 욕을 먹은 적이 없습니다, 게다가 이모는 우리를 도와주려고 한 거예요.
차에서 나는 기도가 또 떠오른다. 하지만 제발 이모가 다시 오지는 않게 해주세요.
--- p.162

“왜 어떤 사람은 모든 걸 갖고 나는 아무것도 못 가졌을까?” 이모가 말한다. “왜? 왜 그럴까?”
매번 나도 모르겠다고 말한다.
진짜로 모른다.
--- p.164

이발사는 일찍 도착했다. 그는 일찍 가는 것을 좋아했다. 일찍 가는 게 예의라고 생각했다. 지각할 때를 제외하면. 그럴 때는 일찍 가는 게 지나치게 꼼꼼하게 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 p.204

가끔 자신이 어떤 부류의 미치광이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완전히 부정하기는 힘들지만, 변태는 확실히 아니다. 그건 확실하다. 아니 상대적으로 확실하다. 그는 상대적으로 확신했다, 확실하다고 지나치게 믿는 것이, 결국 사람을 미치광이로 만든다고.
--- p.227

이런 오 이런, 인생은 고문이 될 수도 있다. 인생은 사람을 이상하고 어두운 장소로 밀어넣을 수 있고 그는 그곳에서 자기도 모르게 자신이 사랑하는 첫아이를 중상하는 것과 같은 볼품없고 용서받을 수 없는 짓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 p.235

내가 모스가 아니라서 다행이야, 회사원 바지를 입은 채 쌓여가는 옥토(沃土) 안의 헐벗은 개구쟁이들을 향해 터덜터덜 집으로 걸어가고 있는 멍청이. 그가 속한 부류가 다 그러듯이 진흙으로 만든 두 발을 관습성의 아가리에 들이민 채 태어나 소멸 직전의 작은 공간 안에서 레밍처럼 명랑하게 일하면서 지겨운 잔디깎이 사이사이에 주식과 채권을 비교하는 데 만족하고, 그런 뒤에 젖먹이 개구쟁이들을 닌텐도의 젖가슴에 안겨주면서 깔깔거리고.
--- p.238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오늘 나는 여러분에게 조지 손더스 식으로 조지 손더스의 소설을 소개하려고 한다. 이 소설 폼이 미쳤다. 거침없이 지껄이고, 괴상한 걸 망상하고, 제멋대로 선을 넘고, 가끔은 돌아오지도 않는다. “이런 오 이런,” 읽다가 여러 번 놀랄 것이다. 거기다 번역도 정말 미쳤다. 끝내준다. 제안하자면, 책상에 앉아서 딱딱한 자세로 이 책을 읽지 말길, 진짜 그러지 말고, 소리 내어 읽고, 노래 부르고, 불쾌한 문장을 욕하면서 머리를 들이밀고 소설 속 세계를 통과하길. “가끔 자신이 어떤 부류의 미치광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가? “인생은 사람을 이상하고 어두운 장소로 밀어넣”는 개뼈다귀 같은 거라고 생각하는가? 그럼 이 책을 좋아하게 될 거다. 당신 몸을 쥐어짜서 비틀린 채로 이 세계를 체험하고 나면, 아마도 세상이 조금 다르게 보일 것이다.
- 김중혁 (소설가)
조지 손더스의 소설에는 다음의 것이 없다. 1. 뻔한 전개 2. 뻔한 단어 (또는 단어의 배치) 3. 편협한 관점. 그는 상투성을 피하기 위해 분투하는 작가다. 그래서 소설의 초반부에서는 “이게 뭔 소리지?” 당황할 수 있지만 곧 놀라움과 함께 우리의 읽기 경험이 확장된다. 그는 또한 친절한 작가이기도 해서 소설을 다 읽을 즈음에는 모든 것이 이해가 가고 어느덧 울고 있다. 『패스토럴리아』가 그리는 세계는 우스꽝스러운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극도로 잔인하다. 그 세계에 사는 인간들은 어리석고 못됐고 천사이며 심오하다. 한마디로 우리를 닮았다. 그래서 그의 소설을 읽을 때마다 눈물이 나나보다. 두 번 읽어도 울고 세 번 읽어도 운다. 최고의 단편소설 작가들이 그러하듯 조지 손더스도 궁극의 미니멀리스트다. 일 톤짜리 이야기를 소박한 한줌의 짧은 소설로 압축하는 수줍은 완벽주의자. 나는 그의 한 문장이 훌륭한 단편소설 너덧 편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그의 최고작 중 하나인 「시오크」는 웬만한 장편소설은 다 바른다.
- 이미상 (소설가)
지금 시기를 헤쳐나가기 위해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를 놀랍도록 날카롭게 그려냈다.
- 토머스 핀천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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