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3년 05월 1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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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48쪽 | 486g | 135*200*30mm |
ISBN13 | 9791130699691 |
ISBN10 | 1130699692 |
발행일 | 2023년 05월 1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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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48쪽 | 486g | 135*200*30mm |
ISBN13 | 9791130699691 |
ISBN10 | 1130699692 |
MD 한마디
[우정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들] 유지혜 작가 신작 에세이. 전작들에서 특유의 감성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그는, 이제 삼십대의 단단함으로 돌아왔다. 자신을 흠뻑 적시고 더 넓은 세계로 연결해준 다양한 우정의 모습들을 데리고. 매번 연결되는 그 마음들은 차근히 쌓여 또 다른 내가 될 것임을 전하는 이야기. - 에세이 PD 이나영
1.고독과 산책 대체로 답장이 늦는 연인 015 고독은 아름다운 억울함 023 나는 시간을 보려고 이 시계를 산 것이 아니다 032 춤 없는 작가들 041 연필이 슬픈 사람들 050 Pink is serious 060 책과 거미줄 070 욕망 082 초대 093 두 번째 산책 096 2.대화와 새벽 모마 119 경험 없는 세대 125 버튼과 창문 141 메시지의 도시 153 슬픔이여 안녕 164 “이렇게, 이렇게” 174 서재 만들기 184 아이 194 말 없는 노래 201 첫 번째 로큰롤 206 NW8 210 우정 224 쌓이지 않는 눈이 내린다 233 3. 네가 되는 꿈 채식주의자 249 30대 여자들 256 아이들을 위한 방 하나 있어요 269 파이 알라 모드 281 특권1 298 특권2 309 정원의 무덤 321 뒷걸음질도 춤으로 보였다 336 |
우정에 도둑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가 호기심을 자극했다. 작가의 책은 처음이라 읽는 순간 마음이라도 털릴까 싶어 더 궁금해졌을지도.
자신에게 없는 것을 서로에게서 몰래 훔친다는, 그것이 우정이라니 이 얼마나 근사한 말인지 소름이 돋는다. 그리고 40년 지기 친구들이 떠오르고 살짝 얼굴이 달아 올랐다. 어쩌면 우린 서로의 마음을 훔친 우정 도둑이었을지도.
작가는 그의 일상과 시간과 공간과 사람 사이를 저공 비행하듯 넘나들며 관통하는 느낌이 들었다. 얼마나 낮게 나는지 음소거 된 슬로우 비디오처럼 느리고 조용하다. 그리고 약간의 우울감이 느껴져 편안해진다.
담담한 문체 속에 눈에 박히는 구절들이 많아도 너무 많다. 당신의 부재가 나를 관통하였다, 라든가 '아직도'가 아니라 '이제야' 찾은 삶일 텐데도, 그리고 쫄지 않는 태도에 대한 존경, 시집을 사는 건 정복할 수 없다는 찝찝함까지 함께 구매하는 것, 지식이 공감의 차원으로 전환되지 못하는 책들은 사람을 변화시킬 수 없다, 이해는 공감보다 한 발짝 먼 마음, 불행을 경험한 자들은 저마다의 버튼을 가지고 있다, 같은. 에이 적기도 지친다.
142쪽, 버튼과 창문
나는 가끔 드라마를 보다가 가슴을 여지없이 뒤흔드는 대사를 만날 때는, 저 작가는 뭘 어떻게 했길래 이런 숨 막히는 글을 쓰는 거지? 라는 통탄의 부러움을 드러내곤 한다. 한데 이 책에서 그런 구절을 셀 수 없이 만난다. 기운 좀 빠진다. 난 언제쯤 그럴 수 있을까.
만약, 쥐스킨트의 소설과 닮은 '그'가 그라면 그는 다시 명랑해지지 않았다. 그의 글은 가볍지 않고 웃음보단 무표정 혹은 미간에 살짝 주름을 짓게 만드는 그런 깊은 글이라서 살짝 감당이 안 된다는 느낌도 있다.
142쪽, 우정
우정은 실로 그가 말한 것처럼, 좋은 면을 응원해 주는 미덕보다 부족한 면을 비난하지 않는 덕목이 우정을 유지하는 데 더 중요할지 모른다. 그래서 우정은 서로 잘 참아 주는 일일지도 모르고. 이미 40년이나 친구로 남아 있다는 것은 그런 우정이 몽돌처럼 깎이고 깎여 둥글둥글 해진 걸지도 모르겠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 분명 그는 도둑이다. 내 마음을 훔쳤다.
#우정도둑 #유지혜 #놀 #서평 #산문 #일상에세이 #추천에세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
<우정 도둑>의 앞 페이지는
너무나도 심플해서 깜짝 놀랄 정도였다.
하지만 뒷면은 다채로운 색상을 지니고 있었다.
과연 작가가 가지고 있는 색은 어떤색일까?
이 책을 읽기 시작하자마자
나는 책을 덮어버렸다.
이건 이렇게 마구잡이로 읽어서는 안된다.
다시 마음을 가다듬은 후
차근차근 잘근잘근 읽기 시작했다.
92년생의 젊은 작가임에도
어쩜 한 문장 한 문장이 몽글거릴 수 있을까?
작가의 삶이 궁금해졌고,
다른 책들이 또한 궁금해졌다.
인스타그램에 들어가
작가의 삶을 조심히 열어보았다.
책에서의 느낌과 너무나도 다른 느낌에
처음엔 낯설었다.
그런데 곧 익숙해지고 말았다.
모든 첫 인연이 이렇게 시작되는것 아닐까?
낯섦과 두근거림과 반가움이 혼재되어있는.
작가만의 색채를 찾으려고 했던 내가 어리석었다.
그냥 푹 빠져서 책을 읽었고
읽는 내내 아까워서 죽는 줄 알았다.
오랜만에 겪어본 경험이었다.
<우정 도둑>을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버튼과 창문]의 문장이었다.
가족간의 아픈 기억들을 세세히 풀어두었지만
결국은 항상성으로 다시 모인다는 말.
가족만의 항상성이다. 약속이라도 한 듯 아무 말 없이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함께 살 수 없다. 그리고 추스르는 마음은 대체로 쑥쓰러우니까. 가족은 영원한 삐걱거림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포기하지 않으려 애쓰는 최초의 사랑이다. _ 148쪽
가족은 정말 그런 것 같다.
각자의 버튼을 눌리게 하는 언행들이 있겠지만
버튼이 눌려졌음에도 다시 돌아오게 하는 힘.
그리고 그냥 그렇게 식탁에 앉을 수 있는 힘.
가짜 무심함과 포기하고 싶은 마음 그 사이 어딘가에서, 우리는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 _ 152쪽
과거가 이랬다. 현재는 이렇다. 여전히 싸운다.
라는 문장들을 아름답게 표현했다.
예술이 이런거구나 싶다.
<우정 도둑>은
유지혜 작가의 팬이라면 누구에게나,
단어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싶은 분들,
아름다운 문장 속에 빠지고 싶은 분들
등 꼭 한번 읽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