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3년 08월 1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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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36쪽 | 442g | 128*188*22mm |
ISBN13 | 9791127464240 |
ISBN10 | 1127464248 |
발행일 | 2023년 08월 1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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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36쪽 | 442g | 128*188*22mm |
ISBN13 | 9791127464240 |
ISBN10 | 1127464248 |
프롤로그 제1장 넓은 하늘 아래 왕의 땅이 아닌 곳이 없다 ?-춘추 · 전국시대 천조와 중국 천하란? / 중국인에게 있어서의 천하 하에서 제화로 / 화하족의 동류의식 중국의 확대 / 중화의 탄생 융은 금수이다 / 중심과 주변 오복도가 말한다 / 포개진 모양의 천하 제2장 천조 체제의 구조 -진·한 교사와 종묘사 / 교묘 제도의 시작 유교의 국교화 / 황제 지배의 정당화 황제 육새 / 황제와 천자 사이의 본질적 모순 대동의 세 / 소강의 세 / 천하일가의 바뀐 해석 다양한 천하일가 관념 / 넓은 의미의 천하일가 관념 제3장 북쪽의 천하, 남쪽의 천하 -한·위진남북조(1) 화이를 구별하는 세 가지 유형 중국으로 나아가면 그것을 중국으로 여겼다 호와 한이 잡거하는 중국 우리 족류가 아니라면, 그 마음도 반드시 다르다 황제의 후예들 / 부견의 화이 관념 육합일가 / 부견이 꿈꾸었던 천하 북위의 화북 통일 / 국사의 옥 효문제의 화화 정책 / 화화와 한화의 사이 중화와 남하 / 남벌의 행방 제4장 천하와 천하 질서 -한·위진남북조(2) 천하와 구주 / 천하로서의 구주 관료제적 질서와 작제적 질서 외신의 책봉 / 왕작과 인수 왜노국은 왜국인가? / 관위와 작위의 수여 히미코의 책봉 / 외신에서 내신으로 번왕의 내신화 / 왜 오왕의 등장 제5장 중국의 대천하와 왜국의 소천하 -남조, 수, 당 치천하대왕 / 왜왕 무의 천하 한반도 여러 국가들의 천하 하늘의 동생, 해의 형 / 해가 뜨는 곳의 천자 번왕과 천자의 이중 잣대 / 동이의 소제국 천조를 칭했던 것 / 두 가지 소천하 제6장 동아시아의 천하 시스템 -당 천가한 / 기미주의 확대 / 천가한의 화이관 세 가지 층위의 천하 / 천조의 전성기 / 원회의례 군신 질서와 종법 질서 / 천하일가의 가시화 동아시아의 소천하 / 천하와 천하의 경합 천하 시스템의 완성 / 천조 체제와 천조의 논리 교역의 의례화 제7장 천조의 행방 -오대십국, 송, 요, 금 거란과 사타 / 군신의 예에서 가인의 예로 요의 중원 지배 / 후주의 세종과 송의 태조 전연의 맹 / 맹약의 시대 두 개의 천하, 두 개의 천조 / 송과 요의 화이관 요의 중국화 / 금과 남송 / 해릉왕의 야망 천도와 남벌 / 소요순의 세상 / 남북의 화이관 제8장 천하일가의 완성 -원 쿠빌라이의 한지 지배 / 원조사와 몽골사 중화 왕조라는 겉모습 / 원은 언제 성립했는가? 중화개통 / 하늘의 법칙 / 천조의 수도 크구나, 건원이여 / 대원의 천하 남북의 통일 / 무한대의 천하 홍건의 난 / 대원의 황혼 / 천하의 종언 제9장 천하일가에서 화이일가로 -명 원·명 혁명의 정당화 / 중화의 부흥 대명의 천하일가 / 공포정치 / 장성과 해금 화이의 군주이다 / 홍무에서 영락으로 화이일가를 목표로 / 쿠빌라이를 뛰어넘어 영락제의 전성기 / 화이일가의 실체화 화이일가의 붕괴 / 중국 침입 / 대천하의 위기 제10장 화이변태와 중외일가 -청 청의 흥기와 화이변태 / 중하의 주인 만한일가 / 만한일가에서 중외일가로 증정 사건 / 십전노인의 천하 황청의 중하 / 중화와 외이 조선의 소중화사상 / 일본형 화이 질서 남쪽의 중화 / 천조의 동요 제11장 중화민족의 대가정 -근현대 무술변법 / 화이의 구별과 대일통 신해혁명 / 중국과 중화민족 쑨원의 중화민족론 / 중외일가의 동요 중국공산당의 민족 정책 / 중화민족의 다원일체구조 천하관이 남긴 영향 / 새로운 천하의 창설 에필로그 참고문헌 옮긴이 후기 |
저자는 우선 최근 중국에서 일어난 몇 가지 상징적인 일을 언급하고 있다. 하나는 2005년 ‘정화의 서양 진출(또는 정화의 남해 원정)’ 600주년을 기념하여 7월 11일을 ‘항해일’로 지정한 일이다. 또 하나는 2013년 11월 동중국해 상공을 일방적으로 방공식별지역으로 설정한 일이다. 그밖에 ‘일대일로’라는 대외정책을 언급하고 있으며, 옮긴이는 ‘동북공정’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경계다.
질문은 이런 거다.
중국 명 제국에 관한 연구를 꾸준히 수행해온 단조 히로시는 이 질문에 중국사를 관통하고 있는 의식 구조를 천조(天朝)와 천하(天下)라는 답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관념 하에 화(華)와 이(夷)이 구분과 통합이 번갈아가며 나타난 것이 중국 역사이며, 이런 흐름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우선 개념적으로 천조와 천하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천조는 천자(天子), 즉 하늘의 자식이 통치하는 조정을 가리킨다. 그리고 천하는 천조 혹은 천자가 통치하는 공간을 말한다. 여기서 천자란 하늘의 위임을 받아서 천하를 통치하는 이를 가리키는데, 이는 황제와 겹치기도 하지만 개념적으로 다르다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의 왕조는 이를 통합하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써왔다. 천하의 개념도 이중적이다. 천자의 덕이 미치는 공간이 천하인데, 좁은 의미에서는 중국 왕조가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공간이지만, 넓게 봐서는 중국 왕조와 주변의 여러 국가 및 민족을 모두 포함하는 범위이다. 여기서 화(華)와 이(夷)의 개념이 등장한다. 아주 단순하게 말하자면, 한족을 화, 그밖의 민족을 이라고 할 수 있지만, 사실 한족이라는 개념부터 애매하기 때문에 이런 구분 자체가 역사적이고, 정치적인 것이었다.
이러한 기본 개념 아래 단조 히로시는 춘추 전국시대부터 청, 그리고 이후의 중화민국, 현대의 중국에 이르기까지를 분석하고 있다. 많은 국가, 혹은 세력으로 분열되었던 시대를 제외하자면 진 한, 수 당, 송, 요, 금, 원, 명, 청 등으로 중국(이 명칭은 근대에 이르러서야 등장하지만, 어째든 그 지역과 그 지역의 국가를 통합적으로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의 국가는 교체되어 왔다. 이 중에 우리가 진짜 한족이의 국가라고 보는 것은 한, 당, 송, 명 정도인데, 이 책에서는 당 역시 선비족의 국가라고 보기도 한다. 그러니까 순수한 한족이 중국 전역을 지배했던 시기는 그리 길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럼에도 한족은 문화적으로 헤게모니를 쥐고 있었고, 중국 대륙의 중심부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한족이 아닌 거란, 몽골, 여진 등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이후에도 화와 이의 문제, 즉 이를 통합해야 하는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되었던 것이다.
어느 시기에는 화와 이를 뚜렷하게 구분했던 시기도 있고, 또 이를 통합하고자 애를 썼던 시기도 있다. 외이(外夷)가 지배했던 시기 중에는 화의 개념을 넓게 해석하려고 애를 쓰기도 했다. 이 와중에 중국 대륙 자체에 포함되지 않았던 주변 국가와 관계도 시대에 따라 변해왔다. 저자는 한반도와 일본, 그리고 베트남 등에 대해서는 적지 않은 지면을 할애해서 중국이 이들 국가, 혹은 지역에 어떤 태도를 지녔는지, 그리고 또한 이들 지역은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이야기한다. 여기에는 한반도의 국가들이 중국과는 완전히 독립된 정치체제를 오랫동안 유지했다느니, 혹은 완전히 속국이니 하는 극단적인 해석은 없다. 다만 일본의 경우, 지역적인 상황으로 보다 헐거운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언급이 있을 뿐이다. 그렇지만 일본도 중국의 천하의 개념, 화이의 개념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었다는 것 역시 저자의 시각이다.
중국사를 이렇게 지배 민족의 교체를 시대 상황이나 인물 중심이 아니라 교체를 전제로 한 후, 그 교체에 따른 관념의 유지와 변화라는 측면에서 보고 있다. 흥미로울 뿐 아니라 현재의 중국을 이해하는 데도, 그리고 중국이 동아시아의 국가들에 대한 태도, 세계에 대한 태도를 이해하는 데도 중요한 참고문헌이 될 것이다.
천하(天下)와 천조(天朝)의 중국사
중국(가운데 있는 나라)은 역사 속에서 어떤 과정을 통해서 형성됐는지, 그 뿌리와 변용을 고대에서 현대까지 수천 년 동안의 역사를 왕조와 주축 세력(화이)를 추적을 통해 중국의 의미를 좇는다. 지은이 단조 해로시(교토여자대학의 명예교수)는 주로 명(明)나라의 정치, 제도 등을 연구해 온 연구자다. 그의 문제의식이 꽤 흥미롭다. 중국(中國)이 왜 중국인지, 중국의 바다를 중심에 두고 동쪽은 동양, 서쪽은 서양이다. 세계의 중심이 가운데 (中) 있는 나라다. 그래서 세상은 중국을 중심으로 돈다는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라 느낄 것인데,
언제부터 이런 사고가 생겼고, 움직일 수 없는 불가역의 진리(?)가 된 것일까, 천하와 천조의 의식은 어떤 논리인가?, 하늘에서 덕자에게 천하를 맡긴다는 천명의식과 천자의 조정이라는 천조, 즉 예치질서가 생겨난 것인데, 이 역시 예외없는 규칙이 없듯, 하늘의 뜻을 어긴 폭군이 출현하다면 어떻게 막을 것인가?, 여기에는 역성혁명으로...
바로 이런 천하, 천조를 중심으로 중국사를 바라보면서, 이런 사고는 지금 중국의 국제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또 어떻게 작동되고 있는가를 살펴본다. 이 책에 담긴 내용은 11장 체제이다. 중국이라는 말이 의미하는 장소와 그 지리적 범위는 시대에 따라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본래 중국이라는 것은 다양한 개념을 가지고 있는데, 왕조 그 자체와 중첩돼서는 안 된다.
천명관
넓은 하늘 아래(천하) 왕의 땅이 아닌 곳이 없다는 사고(마음속에 있는 하늘의 개념)가 형성된 춘추전국시대(1장)를 거쳐 천조, 즉 하늘이 내린 조정(천자의 조정)이라는 생각이 만들어진 진, 한 시대(2장)를 거쳐 남과 북의 천하 시대, 한, 위진남북조 시대가 3~4장, 그리고 중국의 대천하와 왜국의 소천하, 남조와 수, 당시대(5장), 그리고 동아시아의 천하 시스템 당 제국(6장), 혼란 속으로 빠져드는 중국의 천조의 행방, 오대십국, 송, 요, 금(7장), 그리고 천하일가를 완성한 원(8장), 천하일가에서 화이일가로 명(9장), 그리고 화이변태와 중외일가 청(10장), 중화민족의 대가정 근현대(11장), 시계열적으로 하늘 아래 왕의 땅이 아닌 곳이 없다에서 시작하여 현대의 중국까지를 톺아보고 있다.
이는 꽤 중요한데, 지금 중국은 G2의 경제력과 군사력, 일로일대 정책으로 중국의 힘을 외부로 국제관계 질서 재편을 노리기도 한데, 이런 움직임의 원동력이 되는 중국의 사고는 어디에서 유래하는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중국의 역사를 천하와 천조의 역사로 다시 바꿔서 본다.
중심과 주변, 화와 이(화이관) 그리고 중화의 탄생
하, 은(상), 주로 이어지는 왕조와 요순시대에서 시작되는 중국, 중국에서 이적은 제하(중국)의 바깥에 항상 위치하는 것으로 관념화돼 있었다. 본래 중원의 제하의 쪽에서는 보면, 오, 월, 초는 문화와 습속 등이 다른 바깥의 이적이었지만, 다시 중국이 확대되면 그 바깥에 있는 이민족이 새로운 이적이 되는 것이다. 즉 동심원을 그리면서 중국의 범위가 넓혀진다.
즉 오복도(五服圖), 중화의 천자가 가진 위덕이 미치는 지역(곧 천하)을 천자의 덕화가 미치는 정도에 대응하여 동심 방형의 모습으로 5단계로 묘사, 오복도의 복은 복속(服屬)을 뜻하는 것으로 천자에 대한 복속의 정도를 표시하는 개념도다. 이때부터 구별, 차별이 생겨났다고 본다.
덕치의 실체, 예(禮), 천조 체제
예는 질서를 위한 규범, 의식이나 제도를 의미한다. 예는 넓은 의미와 좁은 의미의 두 가지 천하를 포괄하고 천조의 휘하에서 세밀한 예치의 구조가 형성된다. 천조 중국은 예가 없으면 존재할 수 없게 돼 예치 국가 중국이 탄생한다. 예치체계의 근간은 군주가 집행하는 천제와 조상제사 두 가지 의례다. 하늘의 관념이 생긴 것은 서주 시대 초기 무렵이고, 하늘 관념 자체는 시대에 따라 변천하지만, 시종일관 중국인의 의식을 계속 규정한다. 천체의 운행에서부터 사계절의 순환, 방위와 방향 혹은 왕조의 교체에 이르기까지 만사, 만물, 만상은 모두 하늘에 의지에 기초하는 것이라 여겼다.
천명은 절대적, 하늘을 뜻을 거스리는 자에게서 새로이 그 뜻을 받은 자에게로, 역성혁명
이점이 핵심이다. 하늘의 최대 역할은 덕이 있는 자에게 천명을 내려서 천하를 통치하게 만드는 것이다. 즉 천자란 하늘을 대신해서 천하를 통치하는 존재이고 역대 왕조의 창설자들은 이러한 천명사상에 따라 자신의 왕조를 정당화하려고 시도했다. 이를 깨부수는 또 하나의 논리는 맹자가 주장하는 역성혁명, 즉 하늘이 내린 천명이 다하여 다른 성 씨에게로 하늘의 뜻이 옮겨가는 것인데, 이 역시 하늘에 의지라는 점에서 꽤 흥미롭다.
화이관(오랑캐에게 천명은 가당치 않다), 소중화(조선으)로 옮아간다
이러한 천하, 천명, 천조의식은 대천하와 소천하로 중국을 이외에 동남아시아의 여러 국가가 소천하를 주장하고 나섰는데, 한반도에 들어섰던 여러 국가, 베트남, 일본이 바로 자국 중심의 소천하를 설정했다. 조선의 경우에는 만주족의 국가인 청이 들어섰을 때, 자신들이 진정한 중화라고 주장하는 ‘소중화’라는 개념까지 사용했다.
이 책의 제목처럼 천하와 천조의 중국사는 천하, 천조, 중화, 화이 등의 개념, 동아시아 전체에서 국가의 정치적 정당화와 권위의 확립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각자의 상황에 따라 변용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꽤 흥미로운 책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태그#천하와천조의중국사#단조히로시#권용철#AK#중국사를관통하는천하와천조#대천하소천하#소중화#화이#책콩카페#책콩서평단
중화 제국의 DNA는 여전하다. 명 제국 시대의 정치와 제도를 연구한 일본 학자 단조 히로시는 전통적 중화 제국의 행동 원리가 '천하'와 '천조'이며, 이런 행동 원리는 현재의 중국 정부의 대외 정책과 국제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가령 '동북공정'이나 '문화전쟁' 같은 중국 중심의 대외팽창정책 배후에 작동하고 있는 암묵적 논리가 천하와 천조이며, 여기에 화이관, 중화사상 등이 포함되어 있다.
천조란 천명을 받아 천하를 통치하는 천자의 조정을 말한다. 그리고 천자란 하늘의 자식이라는 의미로, 황제와 동일한 개념이 아니다. 천자는 하늘의 덕을 받아서 천하를 정치하는 군주이며, 역대 왕조들은 그 덕을 증명하고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 저자는 춘추 전국시대부터 현대 중국에 이르는 중국사를 '천하'와 '천조'의 원리로 재조명하면서, 중화 제국의 행동은 천조의 논리에 따르기만 한다면 모두 정당화되었으며, 역대 왕조들은 그 논리를 현실 정치에 적용하고자 힘썼다고 주장한다.
천하는 천자가 통치하는 공간을 말한다. 천하의 의미는 크게 두 가지다. 좁은 의미에서는 중국 왕조가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영역을, 넓은 의미에서는 중국 왕조와 주변의 여러 국가와 민족을 모두 포함하는 범위를 말한다. 천조가 다스리는 천하의 영역은 천자가 덕을 갖춘 정도에 부응하여 저절로 변화하기 때문에 중화 제국의 영역이 확장된다면 그것은 천자의 덕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로 여겨졌다. 바로 여기서 '화이관', 즉 중화와 이적(오랑캐)의 구별이 등장한다. '화'란 중화 제국의 문화와 제도를 따르는 사람들을, '이'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가리킨다. 화이의 차이는 크게 민족의 차이, 지역의 차이, 문화의 차이인데, 제국의 격이 클수록 민족의 차이는 고려 대상이 되지 않고 예의의 문화 차이에 방점을 찍었다. 이러한 화이의 구별은 중화 왕조의 대외 정책을 일관하는 구조다.
중국의 천하관 혹은 천하 시스템은 이웃인 조선, 일본, 베트남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세 국가 모두 대천하 속에서 소천하를 구축했고, 대천하와의 균형을 계산하면서 국가의 체재를 정비해나갔다.
"조선은 자국의 천하를 숨기고 대천하에 가깝게 붙어있는 소중화에서 아이덴티티를 찾았다. 이에 반해 일본은 이중 잣대를 포기하고 결국에는 쇄국을 단행했고, 주관적이기는 하지만 일본을 중화로 여기는 완결된 소천하를 구축했다. 한편 베트남은 끝까지 이중 잣대를 견지하면서 소천하와 대천하를 구분해서 사용하는 것에 국가 존립의 토대를 두었다. 대천하에서는 이로서 공손한 태도로 중국에 접근했고, 소천하에서는 주변 여러 국가들에 중화로서 군림했던 것이다."(36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