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어가 새로운 사건에 관한 설명을 시작했다.
“우리 학교에 마거릿, 케냐, 올리비아라고 있거든? 걔네가 동아리를 만들어서 우리 집 뒤편에 있는 숲속 나무집에서 모이곤 하는데, 그 나무집에 유령이 있는 것 같대.”
“뭣 때문에 유령이 있는 것 같다고 느꼈대?”
카즈가 물었다.
“요즘 들어 이상한 일이 자꾸 일어난대. 어제는 문이 저절로 쾅 닫혔고, ‘나가아아아아!’라고 외치는 유령 소리도 들렸대.”
클레어는 유령 소리를 흉내 내려고 애썼지만 카즈와 존이 듣기에는 어림없었다.
“어젯밤에는 마거릿이 자려고 누웠다가 자기 방 창문 쪽을 쳐다봤는데 유령 같은 게 나무집 안에서 왔다 갔다 하는 게 보이더라는 거야. 약간 푸르스름했고…….”
--- p.13~14

케냐는 팔짱을 끼며 말했다.
“나는 나무집에 자꾸 나타나는 게 유령은 절대 아닌 것 같아.”
“그럼 뭐 같은데?”
클레어는 케냐의 말을 받아 적기 위해 주머니에서 수첩과 연필을 꺼냈다.
“저기 있는 저 남자애들.”
케냐는 모여 있던 남자애들을 턱으로 가리켰다.
“쟤네들도 동아리를 만들었거든. 우리를 겁줘서 내쫓고 나무집을 동아리 아지트로 쓰려는 걸 수도 있어.”
“하지만 내가 유령을 봤어! 둥둥 떠다녔고 나무집 창문 앞에서 위아래로 까딱거렸어.”
마거릿이 확신에 차서 말했다.
--- p.18

“우리는 지금도 사건을 해결하는 중이에요.”
존이 끼어들어 아빠에게 마거릿과 친구들의 비밀 동아리에 대해 설명했다.
“집 뒤쪽 숲속에 있는 나무집이 동아리 아지트인데, 그 집에 유령이 사는 것 같대요. 마거릿이 어젯밤에 유령을 봤다고 하더라고요.”
“나도 봤다.”
“아빠도요?”
카즈와 존이 깜짝 놀라 동시에 물었다.
아빠는 고개를 끄덕였다.
“제대로 보지는 못했지만 너희 엄마인 것 같았어. 내 쪽을 보게 하려고 빛을 여러 번 깜빡거렸는데, 너희 엄마는 전혀 빛을 내지 않더구나. 우리 유령들이 바람에 날아갈 걱정 없이 바깥세상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방법이 있어요. 클레어의 물병 안에 들어가면 돼요!”
--- p.31

“자, 얘들아. 학교 갈 시간이다.”
아침에 일어난 나무집 유령 소동은 마거릿의 아빠가 던진 한마디로 일단락되었다.
그리고 각자 학교와 회사에 갈 준비를 하러 뿔뿔이 흩어졌다.
그 순간 카즈는 헨리가 신발 한 켤레를 뒷문 옆에 있는 벤치 밑으로 차 넣는 모습을 목격했다. 그런 다음 헨리는 의자에 앉아 다른 신발을 신었다.
카즈는 벤치 밑을 들여다보았다. 헨리가 차 넣은 신발에 진흙이 묻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