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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프롤로그 첫 번째 보도 - 피아노 관 두 번째 보도 - 밀실이라는 미궁 세 번째 보도 - 앵거 테스트 네 번째 보도 - 레퀴엠 다섯 번째 보도 - 피아노의 파가니니 여섯 번째 보도 - 모닝콜 일곱 번째 보도 - 독순술 여덟 번째 보도 - 눈동자 아홉 번째 보도 - 마트료시카 열 번째 보도 - 초콜릿 살인 사건 열한 번째 보도 - 미싱링크 열두 번째 보도 - 괘종시계 열세 번째 보도 - 천국과 지옥 서곡 에필로그 |
글김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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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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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예술학교의 신축 다목적홀 지하 음악실에서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두 명의 사상자가 있었는데요, 한 명은 그랜드 피아노 안에서 사망한 채 발견되었고 다른 한 명은 혼수상태에 빠져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대한예술학교 피아노 전공 학생들인 두 피해자는 무려 30일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음악실에 갇혀 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지하 음악실은 완벽에 가까운 방음 설비를 갖추고 있었고, 학생들의 연습에 방해되지 않도록 통신과 인터넷도 연결되지 않았던 상태였기에 피해자들은 구조 요청도 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지하 음악실의 스타인웨이 피아노는 워낙 고가인지라 극히 제한된 학생만이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되었는데요, 음악실 사용 허가를 받은 것으로 보이는 두 학생은 안타깝게도 아끼던 피아노 곁에서 사고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 p.21~22 신난나 양과 기도도 양은 어떤 학생들이었나요? - 피아노 하나만은 지극정성으로 열심히 하던 학생들이었시유. 특히 난나 학생이 전학 올 때 모습이 잊히지 않구만유. 어땠는데요? - 유난히 눈빛이 맑은 학생이었어유. 무언가 넋이 나가 있다고나 할까? 한 군데에 집중하문 그렇게 눈이 맑아지는 걸까유. 도도는 누구한테두 지기 싫어하는 학생이었어유. 그런데 자기보다 피아노를 월등히 잘 치는 애가 들어왔으니 눈에 불이 난 것만 같았쥬. 밤에도 훨훨 타고 있었다니께유. --- p.29 |
재기발랄한 호러 방송국 앵커들의 흥미진진한 추리 드라마
낯선 서술 방식이 안겨 주는 생동감과 현장성 아주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호러 방송국의 라디오 방송은 아무나 들을 수 없는 방송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운이 좋았던 누군가가 이들의 주파수를 찾아내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시작했고 호러 방송국은 어느새 많은 청취자를 보유한 채널이 됩니다. 호러 방송국 앵커들은 어쩐지 인간이 아닌 듯한 기색을 풍기는데, 그 덕분에 사건을 더 수월하게 해결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예전에 유행하던 삼삼칠 박수를 좋아하는 호러 방송국의 주춧돌 올뺑, 툭툭거리면서도 열정적으로 수사에 임하는 독소상, 실제 현장에서 사람들을 만나 ‘앵거 테스트’를 활용하는 주 기자는 각각의 통통 튀는 매력으로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이끕니다. 『호러 방송국-초콜릿 살인 사건』은 호러 방송국 앵커들의 시점으로만 이야기가 전개되는 특이한 소설입니다. 앵커들끼리의 대화, 용의자나 관련인들과의 인터뷰, 그리고 상황 묘사까지 책의 모든 부분을 앵커들의 입으로 직접 펼쳐 냅니다. 따옴표 없이 번갈아 가며 말하는 장면들이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러한 서술 방식 덕분에 오히려 앵커들과 함께 현장에서 호흡하고 직접 범죄 현장을 관찰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어디엔가 실제로 존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끔 하기도 합니다. 어쩌면 정말로 방송을 진행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지요. 타고난 재능을 가진 난나와 난나의 등장 전에는 언제나 1등이었던 도도 그리고 아이들을 잘못된 길로 이끄는 어른들 이번 사건에서 사망한 난나는 천재적인 피아노 실력을 가진 대한예술학교 학생입니다. 난나가 전학을 오기 전까지 유일무이한 피아노 전공 유망주로 불렸던 도도는 아무리 연습을 해도 따라잡기 어려운 난나의 압도적인 실력 때문에 좌절을 거듭하고 난나에게 복합적인 감정을 느낍니다. 그럼에도 함께 열심히 연습하며 딱 붙어 다니던 두 아이는 죽음이 깃든 음악실에까지 함께 갇히고 맙니다. 그리고 30일 만에 음악실의 문이 열렸을 때 도도는 피아노 의자에 쓰러진 채, 난나는 피아노 위에 올라가 뚜껑을 몸 위에 덮은 채 발견됩니다. 마치 피아노와 한 몸이 되어버린 것처럼요. 도대체 누가 이 아이들을 이렇게 만든 것일까요? 학생들 간의 경쟁을 다루는 다른 작품들처럼, 이 작품에서도 학생들에게 자신의 욕망을 투영하는 어른들이 등장합니다. 아이들을 경쟁시켜 더 좋은 성과를 얻고자 하는 학교와 부모들은 아이들이 오직 피아노에만 집착하도록 하는 데 일조합니다. 그렇게 아이들은 일상의 기쁨과 행복을 잊은 채, 오로지 피아노를 위해서만 달려가는 폭주 기관차가 되었습니다. 누군가를 밟고 올라서야 하는 상황이 아니었더라면 그저 나란히 행복하게 피아노를 사랑하기만 할 수 있었을 난나와 도도의 비극을 보며 우리는 달큰한 초콜릿 향기와 그 끝의 씁쓸한 뒷맛을 모두 감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