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2년 04월 11일 |
---|---|
쪽수, 무게, 크기 | 320쪽 | 508g | 140*216*26mm |
ISBN13 | 9791156759454 |
ISBN10 | 1156759455 |
발행일 | 2022년 04월 1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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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20쪽 | 508g | 140*216*26mm |
ISBN13 | 9791156759454 |
ISBN10 | 1156759455 |
MD 한마디
추리소설 전문 서점을 운영하는 커쇼. 그가 소개한 가장 완벽에 가까운 살인을 그린 여덟 편의 소설을 따라 누군가 범행을 저지르고, 범인의 그림자는 점점 그에게 가까워진다. 촘촘하고 흡인력 강한 이야기와 고전 스릴러에 대한 흥미로운 오마주로 쾌감을 선사하는 책 -소설 MD 박형욱
피터 스완슨의 전작 『죽여 마땅한 사람들』을 읽어봤었기에 이번엔 또 어떤 이야기로 우리를 놀라게 할지 궁금했던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을 읽어보았다. 추리 소설 속 사건을 소재로 한 추리 소설이라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담은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로웠다.
보스턴에서 추리 소설 전문 서점을 운영하는 맬컴 커쇼에게 FBI 특수 요원 그웬 멀비가 찾아와 몇 건의 살인사건에 관해 자문을 구한다. 이 사건들은 몇 년 전 맬컴이 블로그에 작성한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에 소개된 소설 속 살인사건을 모방한 것으로 추측되었다. 그 리스트는 A.A. 밀른의 《붉은 저택의 비밀》, 앤서니 버클리 콕스의 《살의》, 애거서 크리스티의 《ABC 살인사건》, 제임스 M. 케인의 《이중 배상》,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열차 안의 낯선 자들》, 존 D. 맥도날드의 《익사자》, 아이라 레빈의 《죽음의 덫》, 도나 타트의 《비밀의 계절》이다. 이 중에 《이중 배상》과 《ABC 살인사건》을 모방한 것으로 추정되고 《죽음의 덫》과 관련 있다고 여겨지는 사건 피해자는 맬컴이 아는 사람이었다. 그웬 요원도 무언가를 숨기고 있음이 분명해 보이고 맬컴 또한 이 사건들과 관련해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다 밝히지 않는다. 최근 블로그 글에 범인으로 추측되는 사람이 댓글을 남기며 몇 년 전 부인 클레어의 사고사와 그녀의 약물중독과 관련된 인물이 살해당했던 미제 사건이 《열차 안의 낯선 자들》과 관련이 있음을 떠올린다. 범인이 분명 자신에게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살인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범인으로 추측되는 인물에 대해 전직 형사이며 서점의 단골인 마티 킹십에게 정보를 부탁하며 자신이 범인을 찾기로 결심한다. 하나하나씩 베일 속에 감춰진 진실들을 접하며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가장 최근 댓글은 채 24시간도 안 되는 어제 새벽 세 시에 닥터 셰퍼드라는 사람이 작성했다. 나는 댓글을 읽었다. "리스트의 절반까지 왔네. 《열차 안의 낯선 자들》 완료, 《ABC 살인사건》 마침내 끝. 《이중 배상》 격파. 《죽음의 덫》은 영화로 봤고, 리스트를 다 마치면 (오래 걸리지 않을 거야) 연락할게. 아니면 내가 누군지 벌써 알았을까?" (p.77~78)
이 사건의 범인은 누구인지? 범인은 맬컴에게 보내는 메시지의 의미는 무엇인지? 맬컴은 범인을 추적하면서도 두려워하지 않고 침착함을 유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거에 무언가를 묻어둔 맬컴이 죽은 부인의 기억을 떠올리며 풀어가는 이야기를 따라가며 밝혀지는 진실들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이 책을 읽게 될 독자들을 위해 소설의 초반부만 간략하게 언급할 수밖에 없다. 추리 소설 작가라 당연할 수도 있지만 다양한 추리 소설에 대한 작가의 각별한 애정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에 언급된 추리 소설들을 다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범인이 누구인지 궁금해 이 책의 결말을 알기 전까지 책을 내려놓을 수 없었고, 이런 완벽한 살인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은 현실에서가 아닌 허구의 이야기 속에서만 가능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덮을 수 있었다.
피터 스완슨의 작품은 처음이다.
보스턴의 추리소설 전문서점 올드데블스에서 일하는 맬컴 커쇼에게 FBI 요원 그웰 멀비가 찾아온다. 여러 살인 사건을 수사하던 중 맬컴 커쇼가 오래 전 서점 블로그에 올렸던 추리소설에 관한 글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을 발견하고 관련성을 찾고자 연락한 것이었다. 맬컴 커쇼는 5년 전 자동차 사고로 아내를 잃고 혼자 살아가고 있었다. 아내의 불륜과 마약 중독을 알아차렸지만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던 중이었다.
맬컴 커쇼는 그웬 멀비와 함께 자신이 만들었던 리스트의 추리소설들을 다시 읽으며 미해결 사건들과의 연관성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누가 보더라도 서점 운영자이자 추리소설 매니아(지금은 별로 그렇지 않다고 한다. 이것도 이유가 있다), 아내를 차 사고로 잃은 독신남 맬컴 커쇼가 연속으로 벌어진 사건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소설이 중반도 되기 전에 자신이 아내의 죽음에 원인을 제공한 마약 공급업자를 ‘교차 살인’을 통해 죽였다는 걸 알려주기까지 한다. ‘교차 살인’이니 그가 누군가를 직접 살인했다는 것도 밝히는 셈이다(그리고 그것 자체가 이 소설에서 중요하긴 하지만 전부는 아니란 걸 의미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고백(독자들에게만 하는 고백이긴 하지만) 그가 다른 살인 사건들과는 관련성이 없다는 항변이기도 하다. 하나의 살인 사건이 자신의 짓이란 걸 인정하면서 다른 건 아니라고 하는데 그건 믿어줘야지 않겠는가...
짐작할 수 있겠지만 이것 역시 하나의 추리소설 장치이며, 또 그 장치를 다시 역이용하는 것도 작가의 의도이자 능력이다. 어디까지가 맬컴 커쇼가 책임져야 하는 일인지가 불분명해질수록 추리소설은 흥미진진해지는 것이다.
이 소설의 또 하나의 재미는 주옥같은 추리소설의 고전들을 끌어와 소설 전개의 모티브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추리소설이 다른 추리소설의 수법을 노골적으로 모방하는 것은 치사한 짓이지만, 이렇게 인용해버리면 ‘오마주’가 되어버리낟.
인물들 간의 연결 고리가 조금 헐거운 것 같지만 모든 인연이, 사건이 필연적일 수만은 없다는 걸 인정하면 이 소설을 거부할 만큼의 흠은 아닐 것이다.
* 소설 속에서 읽은 문장 하나.
“책은 그 책을 쓴 시절로 우리를 데려갈 뿐 아니라 그 책을 읽던 내게로 데려간다.” (48쪽)
폭설이 예상되던 날. 보스턴의 추리 소설 전문 서점 ‘올드데블스’는 궂은 날씨에도 문을 열었다. 그러나 예상대로 서점은 조용하기만 했고, 서점 주인 ‘맬컴 커쇼’는 일찍 문을 닫으려던 차에 갑작스럽게 FBI 요원 ‘멀비’의 방문을 맞이하게 된다.
멀비 요원은 가방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 내밀며 자신이 찾아온 이유를 밝혔다. 그것은 맬컴이 오래전 올드데블스 서점 블로그에 올렸던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이라는 제목의 글로, 거기에는 그가 완벽한 살인이라고 생각하는 추리 소설 목록이 적혀 있었고, 멀비는 그동안 일어났던 범죄들이 이 소설들과 연관이 있다고 했다.
【 “누군가 내 리스트를 읽고 그 방법을 따라 하기로 했다는 겁니까? 그것도 죽어 마땅한 사람들을 죽이면서요? 그게 당신 가설인가요?”
멀비 요원이 입술을 쭉 내밀자 원래 창백했던 입술이 한층 더 창백해졌다. 그녀가 말했다. “터무니없는 말로 들리는 거 아는데······.”
“아니면 내가 그 리스트를 작성하고 직접 실행해보기로 했다고 생각합니까?” 】 (p. 33)
범인은 대체 왜 맬컴의 소설 목록을 활용하여 살인을 저지르고 있는 것일까? 맬컴은 이 사건들과 정말 아무 관련이 없을까? 그리고 FBI 요원 멀비는 이 사건들에 대해 어디까지 알고 있는 것일까? 이야기가 점점 무르익자 이 소설에 숨겨진 비밀과 반전을 캐내고 싶다는 마음이 강력히 들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내용에 더욱 집중하며 단서를 하나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읽어 나갔다.
소설은 맬컴의 시점에서 전개된다. 이미지가 매우 잘 그려지는 소설이고, 소설의 시작부터 갈등과 궁금증이 쏟아지기 때문에 금세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중반 이후부터는 진범이 어느 정도 짐작되긴 했지만, 어떠한 결말에 도달하게 될지는 예상하지 못했었다. 이 소설은 곳곳에 보이지 않는 커브길을 심어 두어 지루하지 않게 끌고 간다는 점이 장점이었다. 또한 소설의 결말도 캐릭터의 성격상 충분히 납득이 가도록 풀어냈고, 이것이 소설의 균형을 잡아 주어 만족스러웠다. 몰입도만 따지자면 저자의 이전 작품 <죽여 마땅한 사람들>이 좋았지만, 내 취향에는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이 훨씬 더 잘 맞았다. 나에게는 너무 불쾌하지 않게 묘사되는 장면들(잔인한 장면은 싫어함), 서점을 배경으로 했고 다양한 추리 소설이 언급된다는 점, 적당한 반전과 균형 잡힌 스토리가 매력 포인트였다.
이 소설에선 다양한 추리 소설 작품이 언급되고 작품 속 트릭이나 설정이 활용되기 때문에, 추리 소설 매니아라면 특히 더 재미있게 읽을 것 같다. 특히 애거서 크리스티의 팬이라면, 또는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열차 안의 낯선 자들>을 인상 깊게 읽은 이라면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 또한 꼭 읽어 보길 바란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소설 속에 등장하는 다른 작품들이 읽고 싶어진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스릴러 · 추리 소설을 찾고 있는 이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