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0년 09월 0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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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76쪽 | 350g | 135*210*17mm |
ISBN13 | 9788934990307 |
ISBN10 | 8934990309 |
발행일 | 2020년 09월 0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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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76쪽 | 350g | 135*210*17mm |
ISBN13 | 9788934990307 |
ISBN10 | 8934990309 |
MD 한마디
『랩 걸』 저자의 신작. 저자는 유년시절과 지구의 변화를 생명, 식량, 에너지, 생태계로 나누어 한편의 다큐멘터리처럼 보여준다. 우리가 풍요로워진만큼 지구는 희생 당했고, 그로 인해 어떤 위험이 생길지 경고한다. “덜 소비하고 더 나누라.”라는 부탁을 부디 잊지 마시길. - 김유리 자연과학 MD
한국어판 서문 1부. 생명 1. 우리의 이야기가 시작되다 2. 우리는 누구인가 3. 우리는 어떻게 존재하는가 4.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가 2부. 식량 5. 곡식 기르기 6. 가축 키우기 7. 물고기 잡기 8. 설탕 만들기 9. 모두 던져버리기 3부. 에너지 10. 전등 켜놓기 11. 움직여 다니기 12. 우리가 태워버린 식물들 13. 우리가 돌리는 바퀴들 4부. 지구 14. 변해버린 대기 15. 따뜻해진 날씨 16. 녹아내리는 빙하 17. 높아지는 수위 18. 가혹한 작별 인사 19. 또 다른 페이지 부록. 지구의 풍요를 위하여 Ⅰ. 당신이 취해야 할 행동 Ⅱ. 당신이 만들어내는 차이 Ⅲ. 환경 교리문답 Ⅳ. 출처와 더 읽을거리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
무엇이 되었든, 좀 미리미리 준비 하고 대비하면 훨씬 미래가 나을 텐데, 나와 같이 평범한 인간은 게으르고 어리석어서 그 “미리미리”를 잘 하지 못한다.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루었다가 꼭 마감이 닥치면 그제 서야 허둥거리며 일을 마무리 짓는다. 학창시절 시험 준비도 그렇고, 이제 나이도 들만큼 들었건만, 책 한권 읽기도 마감이 없으면 완독이 쉽지 않다.
그런데, 나와 같은 인간이 한둘이 아닌 듯... 이 지구에 살고 있는 인류는 지구의 마지막이 다가오도록 제 할일을 미루고 또 미룬 채, 현재의 풍요와 편리함만을 누리고 있다.
환경에 관한 대부분의 책은 읽는 이에게 지나친 공포와 죄책감을 불러 일으키거나, 내가 이렇게 하는 게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하는 허무에 빠지게 만들어 사실, 꼭 읽어야 하는 도서임에도 선뜻 집어 들지 않게 된다. 두려움 때문에 직시해야할 현실에서 고개를 돌려버린다고 해야 할까
그런데 Hope Jaren은 우리가 더 풍요 로와 지면서 점점 지구를 "학살"에 가깝게 소비 하게 된 현실을 우리의 실생활에 적절하게 비유하면서, 너무 절망적이지도, 그렇다고 무조건적인 낙관적이지도 않게, 그녀의 이름처럼 적절한 "Hope"을 갖고 지구를 회복시키기 위한 보다 근본적인 행동 지침 같은 것을 알려준다.
그녀는 본인이 태어난 해인 1969년을 시작으로 그 후 50년 동안 지구의 자연 변화에 대한 사실들을 하나둘 소개하며 이 수치가 무엇을 의미하고 그로인해 지구가 겪고 있는 곤란들을 논리적으로 차근차근 설명해 준다. 자신의 구체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다 보니, 특히, 그녀와 같은 성장기를 거친 세대로서 “아~ 맞다. 예전엔 그랬었지!”라며 공감하게 되면서, 저자의 주장에 동의하게 된다. 그리고, 독자를 움직이게 만든다. 이게 중요한 point가 아닐까 생각한다.
책은 인구문제에서 시작해서 폭발적인 인구 증가에 따른 식량문제, 에너지 문제, 그로인해 변해버린 지구의 현재모습을 다루었다. 그리고 부록에서는 지구를 위해 아니 인류가 지구에서 더 오래 살아남기 위해 해야 할 행동과 앞에서 설명한 본문을 정리한 “환경 교리문답”이 실려 있다.
일단은 70억이 넘는 현재 지구위의 인류를 유지 또는 억제해야 하는데, 그 방법으로 1부의 “생명”에서, 인구 증가를 억제 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으로 여성의 사회적 지위에 대해 언급한 부분이 눈에 띈다.
분명한 것은 성별 격차가 작은 사회의 여성은 성별 격차가 큰 사회의 여성이 출산하는 자녀수의 절반 정도만 낳는다는 점이다. ‘격차가 큰’ 나라의 여성 당 자녀수는 네 명에 가깝고, ‘격차가 작은’ 나라의 경우는 두 명 미만이다. 인구 증가를 억제하는 가장 효율적이고 지속적인 메커니즘은 성별 불평등의 폐지와 관련이 있다고 이해할 수 있겠다. p29
70억이 넘는 인류를 먹여 살리기 위한 2부 "식량"의 문제에서는 대량 생산을 위해 사라지는 나무들 뿐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뿌려지는 살충제, 항생제, 그리고 개량 품종의 생산이라는 미명하에 행해지는 유전자 조작의 식물들, 가축을 키우기 위해 소비되는 담수량 등의 문제점이 다뤄진다.
3부 "에너지"에서는 인류가 에너지를 얻기 위해 사용하는 다양한 방법은 알고 보면 친환경적인 것은 거의 없다는 사실을 설명한다. 어떤 형태의 동력이든 에너지로 변환되기까지 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에너지의 사용에 따라 나라간 빈부격차가 발생하는데, 아이러니한 것은 지난 50년 동안 지구상 사람들이 매년 수행하는 노동의 최종 생산물 가치는 4배나 증가 했지만 빈곤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고 한다.
30년 전 다섯 명중 한 명은 깨끗한 물을 사용하지 못했고 세 명 중한 명은 위생적인 하수 처리 시설 없이 살았다. 오늘날에도 이 수치는 똑같다. p125
결국, 이 책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만일 오늘날 사용되는 모든 연료와 전기를 지구상 70억 넘는 인구에게 공평하게 재분배한다면, 각 사람의 에너지 사용량은 1960년대 스위스 사람들의 평균 에너지 사용량과 거의 비슷할 것이다... 이 세상의 모든 결핍과 고통, 그 모든 문제는 지구가 필요한 만큼을 생산하지 못하는 무능이 아니라 우리가 누어 쓰지 못하는 무능에서 발생한다...
덜 소비하고 더 많이 나누라. 소비를 줄이는 것이 21세기의 궁극적인 실험이 될 것이다. p127
그 동안 더 많은 생산량으로 인류를 먹여 살리는 것이 화두였다면, 이제는 인구수를 유지 하면서 어떻게 배분 하는 가가 화두가 되어야 할 것이다. 만약, 이것을 지키지 못하고 지금과 같이 인류가 계속 폭주하게 된다면, 그야말로 우리에게 마지막은 멀지 않아 보인다.
획기적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고,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려면, 아무래도 개인 보다는 기업, 사회, 그리고 국가가 움직여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아예 없을까? 그렇지 않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저자가 나열한 많은 문제 가운데 나의 가치관과 가장 일치하는 주제를 정해 기꺼이 희생을 감내 하고라도 집중 할 수 있도록 하고, 나의 습관들과 갖고 있는 물건들을 조사해 보고, 실행 할 수 있는 변화를 하나만 골라본다. 나의 가치관에 맞게 개인 투자를 할 수도 있고, 내가 속한 기관을 변화 시킬 수도 있다.
그렇게 하나하나 변화 해 가다보면, 눈에 띄는 성과가 반드시 나올 것이라 믿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뿐더러 지구는 더욱 더 좋지 않은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을 소개하며, 인류가 지구에서 좀 더 오래도록 살아 남기를 바래본다. 그게 꼭 지구에게 도움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보이지 않는 신은 경배하고 눈에 보이는 자연은 학살해버린다. 우리가 학살하는 자연이 사실은 우리가 경배하는 보이지 않는 신인 것을 모르고. p271
다만 아쉬운 점은 번역된 제목이 너무 길고 어려웠다는 것...
식물학자인 호프 자런은 일전에 [랩걸]로 만났다. 자신의 일과 사랑을 나무에 비유하며 담담하게 써내려간 그 책을 읽으면서, 한 여성과학자가 자신이 살아온 삶의 이야기를 산문처럼 쓸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는 생각을 했지 싶다. 그래서 그녀의 신작이 나왔다는 소식에 일찌감치 구매해놓았지만 차일피일하다 보니 이제야 읽게 되었다.
이 책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에서 저자는 우리의 삶이 지난 50년간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말하고 있다. 삶은 더 안전하고 더 편리해졌으며 더 많은 사람이 과거에 비해 모든 면에서 혜택을 누리며 풍요롭게 살고 있다. 물론 현재에도 그런 풍요에서 소외된 많은 사람들이 있고, 풍요롭게 산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행복한 삶인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그러나 우리가 그런 풍요를 누리며 생활할 때 우리가 살고 있는 행성 지구는 많이 달라졌고, 그로 인해 우리가 맞이해야 할 미래는 위험과 두려움에 직면해있다. 1969년생인 저자는 자신이 살아온 지난 50년 동안의 변화를 많은 통계와 숫자를 통해 살펴보며, 어떻게 하면 우리가 누리는 풍요를 유지하면서도 지구 환경의 지속성을 유지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지난 50년 동안 전 세계 인구가 두 배로 증가하고 식량 생산은 세 배로 증가했으며 에너지 소비는 네 배가 되었다. 한국의 경우 이 비율은 훨씬 더 극적이다. 지난 50년 동안 인구는 60퍼센트 증가했고 에너지 소비는 열 배, 화석 연료 사용은 아홉 배 증가했다.’(7쪽, 한국어판 서문 中) 이 책의 구성은 크게 식량과 에너지로 나누어 세상이 얼마나 풍요로워졌는지를 통계수치를 통해 확인하고, 그것이 지구생태계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를 살펴본다.
먼저 식량에서 곡류는 현재 연간 30억 톤이 생산되고 있다고 한다. 농지면적은 단 10퍼센트 증가에 그쳤지만 생산량이 세 배가 된 것은 수확량의 증가에 있다. 단일작물 재배를 위해 만들어진 농지에서 수확량을 늘리기 위해 잡초와 해충을 박멸하기 위한 제초제와 살충제도 그만큼 많이 살포되었다. 그 결과 잡초와 해충은 내성을 갖게 되었고 인간은 암 유발물질에 시달리게 되었다. 가축 또한 예전보다 더 잘 먹이고, 더 잘 보호하며 동물자체를 더 낫게 개선한 결과 빠른 성장과 높은 번식력, 낮은 신진대사로 인해 예전보다는 비교할 수 없는 많은 양의 고기를 우리에게 제공한다. 하지만 육류를 생산하기 위해 사용한 항생제는 동물들의 배설물에 섞여 방출되면서 지하수로 흘러들어 미생물에게 내성연습 훈련기회를 제공했고, 동물의 먹이로 소비되는 곡물은 인간이 먹는 곡물의 양과 거의 같은 10억 톤에 이른다. 해산물의 상황 역시 비슷하다. 50년 전 6000만 톤이던 야생해산물의 전 세계 포획양은 30년 전 1억 톤으로 늘었고, 지금은 다시 그것의 두 배가 생산되고 있지만 바다에서 잡은 물고기의 양은 변함이 없다고 한다. 다시 말해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해산물의 절반이상이 양식장에서 키운 것이라는 의미이다. 양식장에서 연어 1킬로그램을 얻기 위해서는 3킬로그램의 연어먹이가 필요하고, 연어먹이 1킬로그램을 얻기 위해서는 5킬로그램에 이르는 작은 물고기를 갈아야 한다. 지금 바다에서 잡히는 물고기의 1/3가량이 분쇄되어 양식장 물고기의 먹이로 사용된다고 한다. 이들 먹이가 되는 작은 물고기들은 바다의 먹이사슬 가장 아래쪽에 위치하기에 점점 더 많이 양식장으로 향한다는 것은 바다 생물들의 먹이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류는 아프리카에서 처음 탄생한 이래 먹을 것을 찾아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지금도 식량은 인간의 삶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이 곡물이든, 육류든, 해산물이든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풍요를 누리고 있다. 그리고 그런 음식물의 40퍼센트는 쓰레기로 버려지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배를 곯고 있다.
‘OECD 국가들이 매주 하루만 고기 없는 날을 정해 지킨다면, 올 한 해 배곯는 사람들을 모두 먹일 수 있는 1억2000만 톤의 식량용 곡물이 여분으로 생기게 된다.’(77쪽)
‘음식물을 쓰레기 매립지에 던져 넣을 때 우리는 그냥 칼로리 덩어리를 던져 넣는 것이 결코 아니다. 다른 사람의 생명을 던져 없애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풍요에 대한 무자비한 추구에 이끌린 결과, 우리가 공허하고 소모적이고 명백한 빈곤의 한가운데로 향하고 있음을 극명하게 드러낸다.’(113쪽)
‘굶주림은 지구의 공급능력 때문이 아니라, 생산한 것을 제대로 나누지 못하는 우리의 실패로 등장한 문제다.’(77쪽)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전기와 자동차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그런 삶은 상상조차도 되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인류는 한곳에 정착하여 도시를 이루고 살아오는 대부분의 시간을 그것들이 없이 살아왔다. 물론 지금도 그러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지구상에서 사용되는 에너지의 90퍼센트는 화석연료를 태워 얻는다. 식물과 동물의 사체가 쌓여 수천만 년이 넘는 세월동안 뜨거운 열과 압력을 통해 만들어진 화석연료는 그것의 생성에 장구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재생불가능한 연료로 불린다. 또한 화석연료는 생산지와 소비지의 불일치, 매장량의 유한으로 인하여 전쟁을 야기하고, 바이오연료 개발을 촉진시키기도 한다. 바이오연료는 수확한 농작물의 일부분을 가져다 잘라 발효시킨 후 불을 붙여 태워버리는 방식으로 소비되며, 이렇게 사라지는 곡류는 지구상에서 생산되는 곡류의 20퍼센트에 이른다. 그런가하면 인도와 사하라사막 남쪽에 사는 사람들은 전 세계 인구의 1/3을 차지하지만 전 세계 전기량의 10퍼센트를 채 사용하지 못한다. 그에 반해 OECD국가들, 전 세계 인구의 15퍼센트 사람들은 전 세계 전기생산량의 거의 절반을 사용하고 전 세계 연료의 40퍼센트를 사용한다.
‘지난 50년간은 더 많은 차, 더 잦은 운전, 더 많은 전기, 더 많은 생산으로 대표되는 풍요의 시대였다. 그렇기에 더 많은 화석연료를 사용한 시기라 해도 놀랄 일은 아니다. 50년 동안, 전 세계의 화석연료 사용량은 세 배나 증가했다.’(146쪽)
‘우리 자신으로부터 스스로를 구하도록 해주는 마법 같은 기술은 없다. 소비를 줄이는 것이 21세기의 궁극적인 실험이 될 것이다. 덜 소비하고 더 많이 나누는 것은 우리 세대에게 던져진 가장 커다란 과제다.’(127쪽)
우리는 과거에 비해 이렇게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우리를 이런 편한 방식으로 살게 만드는 모든 것은 지난 50년 동안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 풍요 덕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우리가 풍요를 추구하는 동안 지구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인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 증가는 지구온난화를 불러오고 있다. 우리가 어렸을 때 해보았던 연못에서 스케이트 타기를 지금의 아이들은 할 수 없으며, 대신 봄날 꽃가루로 재채기 하는 날이 더 길어졌다. 대규모 태풍의 빈도가 잦아졌고 그 강도는 더욱 세졌다. 지구상 존재하는 담수는 극히 일부분이며 그것도 얼음의 형태로 되어있다. 그런 빙하가 녹아내리고 해수면의 상승과 그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또한 오늘날 넓은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생물종의 감소는 서식지 파괴와 함께 기후변화가 그 원인이다. 여섯 번째 대멸종의 시기는 다가오는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그 안에서 인류는 살아남는다고 장담하지 못할 것이다.
‘풍요의 궤적을 고려할 때, 나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가 예상한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로 나타나는 것을 피할 수 없을 거라는 슬픈 결론을 내리게 된다.’(190쪽)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유일한 대상인 지구는 정치적 공방의 볼모가 되고 말았으며, 기후변화는 양쪽에서 내던지는 무기가 되었다. 특히 과학자들이 보기에는, 정치적 불화와 양극화 때문에 우리가 구하려 애쓰는 이 지구가 심각한 해를 입고 있다.’(232쪽)
그렇다면 앞으로의 지구는, 인류는 어떻게 될까?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가 누려왔던 것들과 누릴 수 있는 것들을 하나하나 짚어보고 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생태위기를 개선할 수 있는지를 말한다. ‘우리에게는 오직 네 가지 자원만 주어져있다. 땅과 바다, 하늘 그리고 우리 서로다.’(31쪽)라고 말하는 그녀는, 우리 자신이라는 자원으로 위기를 개선할 수 있다고 믿는다.
‘오늘날 우리가 확인하는 이 세상의 결핍과 고통은 필요한 만큼 만들어내지 못하는 지구의 무능함 때문이 아니라 나눌 줄 모르는 인간의 무능함 때문이다. (…) 많은 사람이 필요 이상으로 소비하는 바람에 더 많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아무 것도 남지 않게 되었다.’(31쪽)
‘우리 각자는 언제 어디서 더 많이 소비할까 대신 어떻게 덜 소비할 수 있을지 스스로 질문해야 한다. 세상의 모든 비즈니스와 산업계가 우리를 대신해 이런 질문을 던질 일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232쪽)
그래서 그녀는 지구의 풍요를 위하여 우리가 취해야 할 행동에 대해서 다섯 단계로 나누어 말한다. ‘좀 더 밝은 미래를 지닌 공정한 세상에서 살고 싶다’면 우선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나가자는 말 일게다.
1. 나의 가치관을 살펴본다: 그리고 기꺼이 희생할 수 있는 집중할 주제를 정한다.
2. 정보를 모은다 : 나의 일상이 나의 가치체계에 얼마나 반하는지 습관을 살펴본다.
3. 가치체계에 합당하게 행동한다 : 실행할 수 있는 변화를 하나만 선택한다. 그리고 어떻게 진행되어 가는지를 매일 기록한다.
4. 자신의 가치관에 합당하게 개인투자를 한다.
5. 내가 속한 기관을 나의 가치체계에 맞게 변화시키고자 한다.
우리는 많은 책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해, 지구 생태계의 교란에 대해 듣지만 대부분은 아는 것에 그친다. 그나마도 일부는 반신반의하고 먼 미래의 일 혹은 나하고는 관계가 없는 일이라 치부해 버리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그것이 머릿속으로만 알고 있을 것이 아니라는 것을, 먼 미래의 일로 치부하기에는 시간이 이미 늦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그럼에도 그녀의 글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은 두려움이 아니라 따뜻한 온기이다. 아마 우리 서로를 믿는 그녀의 마음 때문일 것이다. 기후변화에 대해서 관심이 있다면 이 책이 좋은 안내서 역할을 해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랩걸]을 읽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마치 산문을 읽는듯한 착각 속에서 책을 읽었다. 담백하고 때로는 유머러스한 그녀의 글쓰기도 한 몫을 하지 않았나 싶다.
지구 환경보호 차원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이 무엇이 있을까? 세계 각국에서는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를 목표로 하는 탄소중립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과연 탄소제로는 가능할 것인가?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명분과 실질간 상당한 괴리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이야기이다. 저자는 과학적 측면에서 데이터에 근거하여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과분한 혜택을 돌아보고 유한한 지구에서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살아갈 길을 제시하고 있다.
1969년생인 저자는 자신이 태어난 이후 우리별 지구가 감내해 온 변화의 양상을 다양한 측면에서 조망하고 있다. 지구가 키워온 인구의 규모, 우리가 잡은 물고기들, 우리가 태워버린 나무들, 우리가 먹다 버린 음식들, 이동을 위해 사용한 화석에너지, 변해버린 대기, 녹아내리는 빙하 등 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의미있는 변화들을 돌아본다. 한 마디로 우리가 풍요한 삶을 이루기 위해 지구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활동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문제의 해결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저자가 제시하는 문제해결의 핵심방안은 자원의 낭비를 줄이고 나누는 것이다. 우리는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코로나19나 이상기후, 대형산불을 보면서 우리는 지구생태계도 한계점을 향해 가고 있다는 걱정을 하면서 나도 동참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한다. 원제인 ‘The Story of More’를 보면 저자의 근원적 문제의식은 더 많이, 그리고 더 빨리 소비하는 자본주의적 생활방식에 있다고 생각된다. 과연 더 안전하고 편리해진 삶을 영위하는 동시에 지구 환경의 지속성을 망치지 않는 방법은 있는가?
저자는 자신의 어린시절의 기억을 돌아보면서 현재와의 비교를 통해 그 동안 지구가 어떤 경험을 했는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미국 중부의 평원 지대에서 자란 저자는 그곳의 농축산업을 통해 인간이 더 많은 곡물과 고기를 얻기 위해 무엇을 해왔고 그 결과 지구별에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돌아본다. 어린시절 추위와 현재의 기온을 비교하면서 지구 온난화 현상이 오오랜 시간을 거쳐 서서히 진행되고 있음을 증명한다. 또한 그 동안 우리 삶의 양식이 어떻게 자연과의 괴리를 키워왔는지도 돌아본다.
결국 문제해결의 출발점은 우리의 가치관을 바꾸는데서 출발해야 할 것 같다. 경제는 성장해야 하고, 소비는 늘어나야 한다는 가치관을 유지하는 하에서 탄소제로를 달성하겠다는 것은 하나의 그럴듯한 제스처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다. 저자는 풍부한 자구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부록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이 독자들에게 작은 행동 하나라도 바꿀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수 있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