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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소비는 없다

착한 소비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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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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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0년 10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274쪽 | 125*188*20mm
ISBN13 9791164500154
ISBN10 116450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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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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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온라인 쇼핑의 손익 계산서를 따져 봐야 합니다. 곰곰 생각해 보면 소비자는 일시적인 편리함을 누리고 이익은 해당 기업이 가져가는데 온라인 쇼핑의 폐해는 공동체 전체가 세대를 이어 가며 받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불현듯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느낄 때 간절한 필요인지 만들어진 필요인지 살펴봐야 할 것 같아요. 이미 소비는 한계를 넘어섰으니까요. 한 가지 더, 왜 꼭 물건이 총알이나 로켓의 속도로 와야 할까요? 새벽 배송 때문에 누군가는 밤잠을 못 자고 물류 창고에서 물건을 포장해야 하고 또 누군가는 밤길을 달려 우리 집 닫힌 현관문 앞을 다녀갑니다. 산타는 일 년에 한 번으로 족하지 않을까요?
--- p.19

빈 병 하나를 깨끗이 갈무리해서 재사용하면 이산화탄소가 300그램 정도 덜 발생합니다. 이것은 컴퓨터 모니터를 10시간 켜 놓거나 청소기를 1시간 30분 돌렸을 때 발생하는 양과 같으며, 소나무 묘목 한 그루를 심는 효과와 맞먹습니다. 약간의 번거로움만 치르면 소나무 묘목 한 그루를 심는다는데 그 번거로움을 마다할 이유가 있을까요?
--- p.73

맨눈으로 핵폐기물을 몇 분만 쳐다봐도 즉사할 만큼 맹독성입니다. 그래서 적어도 10만 년 동안 생물체와 완전히 격리된 상태로 안전하게 보관해야 합니다. 10만 년이란 세월은 대체 어느 정도 시간일까요? 5,000년 전에 단군 할아버지가 고조선을 건국했습니다. 그 세월이 스무 번이나 지나야 가 닿는 그런 시간입니다. 핵폐기물은 핵발전소를 가동하는 동안 쉼 없이 나옵니다. 문제는 이런 핵폐기물을 영원히 안전하게 보관할 쓰레기장이 없습니다. 정확히는 영원히 안전하게 보관할 기술이 없습니다.
--- p.103

우리나라에서는 산에 도로를 내고 리조트 같은 시설물을 짓는 일에는 관대하면서 태양광 같은 재생 에너지 시설을 설치하는 데에는 유독 인색합니다. 전원을 공급하려면 불가피한 일인데도 말이지요. 온실가스도 미세 먼지도 제로, 연료비도 공짜,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비추니 평등하기까지 한 태양 에너지를 못 쓰게 가로막는 진짜 이유는 뭘까요? 언제까지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쾌적한 삶을 누릴 권리를 박탈당하고, 별빛 가득한 하늘을 후손들에게 물려줄 의무를 저버려야 할까요?
--- p.125

해마다 반복되는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와 구제역에 이어 2019년에 발병한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돼지뿐만 아니라 야생에 살던 멧돼지까지 사살됐습니다. 생명을 생명이 살 수 있는 환경이 아닌 조밀한 공간에 대량으로 몰아넣고 오직 경제성만 따지다 병이 돌면 모조리 살처분해 버리는 이 악순환. 그런데도 우리가 호들갑 떠는 지점은 언제나 과정이 아니라 결과입니다. 생명의 존결과일 뿐이라는 거지요. 조류 인플루엔자나 구제역이 반복되고 먹을거리에 빨간불이 꺼지지 않는 이유입니다.
--- pp.137~138

공정 무역이라는 말이 생긴 것만으로도 그동안 무역이 공정하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물건이 넘쳐나는 세상에 살다 보면 우리가 먹고 입고 쓰는 걸 누가 생산하는지에 관심을 갖기 어렵습니다. 생산자 얼굴은 모른 채 기업 로고만 대면하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는 이왕이면 싼 상품을 선호할 수밖에 없어 기업 논리대로 따라가니 생산자의 수고로움과 생산지의 생태나 환경 문제가 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치기도 어렵습니다.
--- p.186

뱃속이 쓰레기로 가득 찬 채 해안가로 떠밀려 온 고래 이야기는 더 이상 새로운 뉴스가 아닙니다. 새로운 뉴스가 아니기에 무시해도 될 뉴스도 아닙니다. 어쩌다 뭍에 사는 우리가 바다에 사는 생명들의 목줄까지 쥐고 흔들게 됐을까요? 어느 생명이든 귀하지 않은 생명은 없습니다. 그러기에 적어도 우리 삶이 어떤 식으로 주변 생명에게 영향을 끼치는지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 p.206

기후 변화를 늦추거나 막으려고 탄소 배출을 줄이자는 말을 많이 합니다. 한겨울에 반팔을 입고서 그런 말을 합니다. 한여름에 한기가 느껴질 정도로 온도가 낮은 건물 안에서, 지하철 안에서 그런 말을 합니다. 탄소 배출은 절대 말로 줄일 수 없습니다. 배출되는 탄소는 우리 삶 아주 깊숙이 그리고 아주 속속들이 연결돼 있기 때문입니다.
--- p.221

황량한 몽골에 숲이 있어야 물이 마르지 않는다는 이치를 간파한 몽골 간단사 주지 스님은 어느 새해 법문으로 “한 그루 나무를 심으면 천 개의 복이 온다”는 속담을 꺼냈습니다. 그러자 유목민들은 베어야 하는 걸로만 여겼던 나무를 심기 시작했고, 나무를 심은 딱 그만큼 생태계가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천 개의 복은 어쩌면 하나의 지혜에서 오는 걸지도 모를 일입니다.
--- p.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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