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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로 태어나서

고기로 태어나서

: 닭, 돼지, 개와 인간의 경계에서 기록하다

리뷰 총점9.4 리뷰 33건 | 판매지수 4,437
베스트
사회 정치 top100 2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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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59회 한국출판문화상 저술(교양) 부문 수상 도서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4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464쪽 | 606g | 148*210*30mm
ISBN13 9788959406685
ISBN10 8959406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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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시작하기 전에
- 통계와 클로즈업

닭고기의 경우
- 산란계 농장(충청남도 금산)
- 부화장(대한민국 어딘가)
- 육계 농장(전라북도 정읍)

돼지고기의 경우
- 종돈장(경기도 이천)
- 자돈 농장(충청남도 강경)
- 비육 농장(강원도 횡성)

개고기의 경우
- 첫 번째 개 농장(경기도 포천)
- 두 번째 개 농장(충청남도 금산)

마무리하며
- 붉은 돌담 앞에서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이 책은 멸종 위기로부터 3억 광년 정도 떨어진 곳에 서식하는 동물들을 찾아 떠난 여행을 기록한 글이다. 내가 처음 양계장에 발을 디딘 것이 4년 전이다. 당시에는 동물의 삶을(당연히 인간도 동물이지만 여기선 편의상 인간이 아닌 동물만을 동물이라고 부르겠다) 확인하겠다거나 책을 써봐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나는 서울을 떠날 핑곗거리를 찾고 있었다. 소개소장이 100원짜리 밀크 커피 한 잔을 뽑아주며 강원도의 옥수수 농장과 금산의 양계장을 추천해줬다. 내가 후자를 선택한 이유는 옥수수보다는 닭을 키우는 쪽이 조금이나마 덜 지루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내가 맞았다. 양계장은 지루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 예상이 맞은 건 그것 하나뿐이었다. 그곳에서 나는 한 달을 채우지 못하고 도망쳐 나왔다. 돈을 달라는 말은 꺼내지도 않았다. 내가 원한 것은 악몽에나 나올 법한 그 닭들에게서 멀어지는 것뿐이었다. 내가 축사 안에서 본 것들 가운데 모르던 것은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축사 속에 내가 예상한 대로의 모습을 한 건 아무것도 없었다. 서울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나는 고기를 위해 길러지는 동물들이 어떻게 먹고 살고 있는지 보고 싶어졌다. 이들 주위에는 상아를 노리는 밀렵꾼도 밭을 만들려고 숲에 불을 지르는 주민도 없었지만 디스커버리 채널의 주연 배우를 괴롭히는 것과는 다른 종류의, 하지만 비슷하게 강력한 위기가 이들의 삶을 위협하는 듯 보였기 때문이다.
--- p.5

동정심도 그저 호감을 표현하는 방식 중 하나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닭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대신 이것들을 형체도 알아볼 수 없게 짓밟은 다음 저 산 너머로 차버리고 싶다는 마음뿐이었다. 만약 내가 이 닭들에 대해서 책으로 읽었다면, 누군가에게서 전해 들었다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들은 바로 내 눈앞에 있었고 너무나도 역겨워 보였기 때문에 혐오하고 두려워하는 것 말고는 다른 태도를 취할 수가 없었다. 케이지란 도구는 갇힌 쪽이나 가둔 쪽 모두에게서 최악의 자질을 이끌어 내는 힘을 지니고 있었다.
--- p.19

계급이란 것은 옷차림이나 대학 졸업장으로 드러나지 않을 때 이빨로 드러나는 모양이었다. 어느 날 점심을 먹고 있는 데 복 부장이 대뜸 내게 물었다. “야, 너 그거 니 이빨이야?” 적당하게 대꾸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마치 누군가 지금 그게 내 피부냐고 물은 것처럼. 그는 내 이빨을 임플란트나 틀니 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다. 사람들의 눈길이 모두 내 이빨로 향했다. “히야, 승태 이빨 잘생겼네. 가지런하니. 얼굴보다 이빨이 낫다.” 이빨이 잘생긴 남자가 이상형인 여성이 몇이나 될까 추측하는 동안 아저씨들은 자신들의 치아 상태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씹을 때 크든 작든 고통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대부분 어금니에 문제가 있어서 아주 약하게 씹거나 앞니로 씹었다. 나와 비교적 같은 세대라고 할 수 있는 마흔의 장 대리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치과에서 일하는 친척을 둔 덕분에 어릴 때부터 싼 가격으로 꾸준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그때까지 나는 내가 매번 제일 먼저 식사를 마치는 이유가 단순히 먹성 때문이라고 생각했었다. 아저씨들은 이빨에 생긴 문제는 참을 수 있을 만한 불치병처럼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어서 좀처럼 병원에 가려고 하질 않았다. 그날 이후부터 밥을 먹을 때면 조금 조심스러워졌다. 아저씨들이 음식을 씹을 때마다 얼굴을 찡그리는 것이며, 들릴 듯 말 듯 신음 소리를 내는 것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평소처럼 먹는 데 정신이 팔려 우적우적 씹어대다가 주위를 둘러보면 머쓱해졌다.
--- p.58

무감각한 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10동에서부터 차례대로 작업했는데 얼마나 많은 닭을 죽였는지 모르겠다. 수백 마리는 될 것 같다. 어느 순간부터 정말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았다. 손에 ‘투두둑’ 하고 닭의 명줄이 끊어지는 느낌이 전해져도 정말 아무 느낌도 들지 않았다. 나무젓가락을 부러뜨릴 때만큼의 감정도 소모하지 않고 닭의 목을 비틀었다. 내 발 주위는 무도병에 걸린 것처럼 사지를 흔들어대는 닭으로 가득했다. 잠깐, 정말 찰나의 100분의 1 정도의 순간 동안 예전의 일기에 적어놓은 그런 감정들, 미안함, 불편함, 찝찝함 같은 것들이 느껴질 것 같았지만 금세 짜증과 피로에 묻혔다. 이런 식이면 사람도 죽일 수 있을 것 같았다.
--- p.154

겉으로 표현하진 못했지만 걱정이 됐다. 물론 상처는 크지 않았다. 주사 바늘이 이미 수십 마리의 돼지들 몸속을 드나들었기 때문에 나는 더욱 초조했다. 결국 한 시간이 지나서야 처치를 했다. 사장은 돈사에 소독약이 없어서 사무실까지 내려가야 하는 걸 무척이나 귀찮아했다. “안 죽어, 안 죽어. 피 살짝 나는 것 가지고…… 이제 보니까 아주 귀여운 구석이 있어.” 주사 바늘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건 뉴욕이나 암스테르담으로 이민을 간 후라고 생각했는데……. 문득 의료 폐기물 더미 속에서 주운 주사기로 이 국제관계학과 졸업생의 팔을 살짝 찔러보고 싶어졌다. 아, 그렇게만 할 수 있었다면 이 야심만만한 사업가가 깨물어주고 싶을 만큼 귀여워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을 텐데.
--- p.171

다시 한 번 눈물이 핑 돌았다. 돈도 돈이었고 분하고 억울한 것도 그렇지만 가장 나를 비참하게 만든 것은 그의 말투가 한두 시간 전에 멱살을 붙들고 호로새끼를 외치던 사람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정중했다는 거다. 조금이나마 화를 가라앉히고 진정해서일까? 그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다른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는 일대에서 소송으로 유명한 사람이었다. 농장장은 그가 “문제 생기면 변호사 시동부터 걸고 보는 인간”이라고 표현했는데 이 일도 소송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었을 것이다. 그러니 여차하면 법정에서 증거물로 쓰일 수 있는 휴대폰 문자에 조금 전 일어났던 폭행의 흔적을 남기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이 사람은 이렇게 철저하구나, 나는 생각했다. 나나 쌍남 같은 사람은 절대 이런 사람을 이길 수 없겠구나. 이 개새끼! 이 씨발 놈! 가만 놔두면 안 되겠어. 신고해야겠어. 나는 결심했다.
--- p.233

사장처럼 온화한 사람이 전기 충격기로 돼지를 찌르는 모습이 잘 그려지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이 씨 아저씨나 강 부장이 조금이라도 폭력적이거나 거친 사람인 것은 아니었다. 그들에게 전기 충격기는 돼지라는 상품을 다루는 방식의 하나일 뿐이었다. 여기에 이곳 돼지 삶의 아이러니가 숨어 있었다. 강경의 사장은 (이런 식으로 야비하게밖에 표현할 도리가 없는데) 돈밖에 모르는 인간이었다. 그에게는 사람보다 상품이 더 중요했다. 그는 우리가 절대 돼지를 때리지 못하게 했다. 상품에 흠집이 생기면 안 되니까. 그가 감시하는 동안뿐이긴 했지만 어쨌거나 농장의 원칙은 그랬다. 하지만 횡성의 사장은 사람을 물건처럼 대하지 않았다. 그가 물건처럼 다루는 것은 돼지뿐이었다. 그는 진심에서 우리가 너무 힘들게 일하는 걸 원치 않았기 때문에 돼지를 때리는 것도 전기 충격기를 쓰는 것도 막지 않았다. 전자는 법적 책임을 피할 수만 있다면 누구든지 두들겨 팰 수 있는 사람이었지만 돼지에게 생채기 하나 생기지 않게 했다. 후자는 뺨을 얻어맞으면 자기가 뭘 잘못했나부터 고민할 사람이었지만 돼지에게 전기 충격 주는 걸 마다하지 않았다. 고대 로마의 귀족들은 이성의 노예들이 보는 자리에서 옷을 갈아입는 걸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한다. 성적으로 문란해서가 아니라 그들에게 노예는 인간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는 횡성의 양돈장에서 보았던 일들도 같은 논리로 이해한다. 그건 그들이 폭력적이어서가 아니라 동물은 물건이라고 믿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어느 과학자의 말을 바꿔서 표현해보자면 생명관에 상관없이 좋은 사람은 동물을 아끼고 악한 사람은 동물을 학대한다. 그런데 좋은 사람이 동물을 학대하는 경우, 그것은 대부분 동물은 물건이라는 믿음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 p.263

그런 일들이 괜찮은지 물어보자 상대는 내가 왜 그런 걸 물어보는지 즉시 이해했다. “개 키우는 게 다 그런 거지 뭐.” 그 대답은 아무런 노력도 들이지 않고 흘러나왔기 때문에 더욱더 확신에 차 있는 듯이 들렸다. 내 자신이 쓸데없는 참견쟁이처럼 느껴졌다. 이곳의 물을 마시고 이곳의 쌀을 먹는 사람들이 괜찮다고 하지 않는가? 그런데 내가 뭐라고 그게 더럽고 끔찍하다고 난리란 말인가? 나는 주어진 조건 안에서 최선을 다해 생계를 꾸려가는 사람들을 이론서 한 귀퉁이에서나 찾을 수 있을 법한 기준을 가지고 폄하하고 있는 걸까? ‘다 그런 거지’라는 말속엔 내 비난보다 훨씬 더 거대한 존재에게 호소하는 울림이 있었다. 나는 대꾸할 말을 찾을 수가 없었다.
--- p.355

갑이 을의 처지를 상상하는 것이 힘든 일이라면 인간이 동물의 고통을 상상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일지도 모르겠다. 동물은 특히나 식용 가축은 인간 앞에선 영원불변의 을일 테니 말이다. 이곳은 케이지 하나에 여러 마리의 개를 넣고 기르다 보니 서로 싸우고 상처를 입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치료 같은 건 없었다. 어떤 개는 뒷다리에 30cm 정도 길이로 찢어진 상처가 있었다. 벌건 속살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지만 방치됐다. 또 이곳엔 눈에 이상이 생긴 개가 많았다. 가장 심했던 개는 한쪽 눈알이 부어서 눈 대신 8번 당구공을 끼워 넣은 것처럼 보였다. 내가 어쩌다 저렇게 된 거냐고, 뭐라도 해야 하지 않냐고 물으면 그는 한결같이 시큰둥했다. “별 거 아냐. 조금 따끔하다 말아.” 유달리 상상력이 부족한 남자가 대답했다.
--- p.414

칠면조를 기르는 미국의 어느 동물 복지 농장은 일반적인 사육 기간보다 수개월을 더 기르는데 이 고기 역시 질기다. 그래서 이들은 자신들의 고기를 구매하는 식당과 개인 소비자들을 위한 새로운 요리법을 개발했다. 맛은 어찌 보면 생산비나 시설 문제보다 더 큰 어려움일 수도 있다. 동물 복지가 미각과 연결된다면 요식업계의 변화까지 동반해야 결실을 맺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동물에게 충분한 시간을 보장해주는 것은 요원한 일처럼 보인다. 그렇다 해도, 지금부터 조금씩이라도 동물들이 갇혀 있는 시간의 감옥에 대해 고민해볼 가치는 있을 듯싶다.
--- p.433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멸종 위기로부터 3억 광년 떨어진 곳에 서식하는 동물들을 찾아 떠난 노동 여행
동물의 생명에 대해 생각할 때 흔히 밀렵꾼이나 마구잡이 포획으로 인해 멸종 위기에 처한 종을 떠올리기 쉽지만, 찬찬히 생각해보면 현대 사회에서 가장 생명을 위협받는 동물은 단연코 우리가 매일 쉽게 볼 수 있는 식용 동물들이다. 이 책은 멸종 위기로부터 아득히 멀리 떨어진 곳에 존재하는 전 세계인의 식용 동물 닭, 돼지와 한국인들의 식용 동물 개가 ‘고기’가 되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 통계가 아닌 클로즈업의 방식으로, 노동하고 체험하면서 관찰한 결과물이다. 노동 여행이라고 이름 붙일 만한 4년의 시간 동안 한국 식용 동물 농장 열 곳에서 일하고 생활하면서 단순하게 머리로 숫자를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실체를 확인하고 냄새를 맡아보려고 했다. 그곳에서 경험한 사람과 동물의 이야기를 틈틈이 일기로 적어뒀고, 에세이 형식으로 정리해 책으로 펴냈다.

고기「명사」
1. 식용하는 온갖 동물의 살.
2. 사람의 살을 속되게 이르는 말.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맛있는 고기들: 시간과 공간의 감옥에 갇힌, 생명 아닌 상품
고기라는 말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맛있는’ 고기와 ‘힘쓰는’ 고기. “고기로 태어나서” 스스로의 생명을 온전히 누리지 못한 서글픈 운명에 처한 ‘두 고기 이야기’를 이 책은 두루 다루고 있다.
‘맛있는’ 고기들의 생명은 현대 사회 자본주의 체제의 이윤과 속도와 식감에 철저히 종속되어 있다. 농장에서 가장 자주 쓰는 말은 ‘도태’다. 고기라는 상품으로 태어난 닭, 돼지, 개는 상품 가치가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즉시, 즉 사룟값 대비 판매가격이 낮다고 판단되면 ‘도태’된다. 죽인다, 잡는다가 아닌 ‘도태’다. 하자가 생긴 물건을 처리하는 것일 뿐 생명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비록 식용 동물일지라도 생애 주기만큼은 보장받는다던지, 조금 더 윤리적인 방식으로 사육된다던지 하는 것들은 고려 대상에서 제외된다. 저자가 경험한 거의 모든 농장의 상황이 비슷했다.
닭은 비좁은 케이지에 한 가득 갇힌 채 고기가 될 부위들만 기형적으로 성장을 당한다. 수평아리들은 모조리 쓰레기통에 코 푼 휴지를 버리듯 폐기된다. 돼지 농장에서는 육질을 위한 거세가 제대로 된 마취도 없이 진행되는가 하면 (법적으로도 문제의 소지가 있는) 전기 충격기가 종종 쓰였다. 모돈의 경우 1년에 단지 40분을 걷고, 그 외의 시간은 먹고 잠을 자면서 스톨이라는 기구 안에서 “동사(動詞)가 필요 없는” 삶을 살고 있었다. 적게 먹고 빨리 찌는 규칙이 농장 전체를 지배하고, 이 규칙을 따르지 못하는 돼지는 도태된다. 아프다고 치료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낫거나, 도태되거나, 판매될 때 그 부위를 잘라내면 될 뿐이다. ‘관리’와 ‘위생’이라는 말을 꺼낼 수 없을 정도의 환경에서 개 사육과 도살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동물 농장의 동물들은 모두들 서로를 쪼아대고 물어뜯는다. 신체 여러 부위에 이상 현상이 나타난다. 자연 상태의 닭, 돼지, 개가 절대 그렇지 않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인간이 고기를 얻기 위해 강제하는 시간과 공간의 감옥으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 과연 이런 식으로 자연과 관계를 맺는 게 온당한 일일까, 생명을 이런 식으로 낭비해도 되는 것일까 저자는 고민한다.
하지만 이는 조금 더 복잡한 맥락을 지닌다. 돈이라면 그 무엇도 할 수 있는 농장주가 바로 그 때문에 ‘돼지 킥 노노’를 외치는 것과 그 어떤 농장주(또는 기업 사장들)보다도 노동자 인권을 이해하던 이가 ‘사람들 너무 고생하는 것이 안타까워’ 전기 충격기를 허용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개 농장에 대해 비판하기는 쉽지만, 개 농장이 한국 사회에서 ‘실패한’ 사람들이 마지막 재기를 위해 손대는 사업인 경우가 상당히 많다는 현실은 또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상품성이 있는 일부 동물들은 더 나은 대우를 받기도 한다. 그럼 그렇지 않은 고기들에 대해 상품성을 배제한 채 윤리적으로만 접근하자고 말하는 것이 현실적인가. 맛있는 고기의 문제는 보면 볼수록 단순하지 않다.

힘쓰는 고기들: 저 아래 낮은 곳에서 노동하는 사람들
“승태 이빨 잘생겼네.” 부화장 아저씨들이 저자를 보고 이야기한다. 누구 하나 살면서 치아 한번 제대로 관리 받을 여유가 없었기에 밥을 먹을 때마다 얼굴을 찡그렸다는 걸 저자는 그제서야 알았다. 대학을 졸업하고 자신과 비슷한 다른 이들처럼 살았다면 아마도 그곳에서 일을 하지는 않았을 저자는 ‘저 아래에 있는 사람들’과 다양한 일들을 경험한다. 부화장에서 함께 한 가족처럼 모여 술을 마시고, ‘앙골와트’를 남긴 민족의 예술혼에 감탄하며, 한국 남성 노동자와 캄보디아 여성 노동자의 결혼을 축하하고, 이집트 청년들에게 둘러싸여 왜 아직까지 결혼을 하지 않았는지 질문 받고, 조선족 아저씨와 함께 기숙사 생활을 하며 집에서도 먹어보지 못한 맛있는 요리들을 맛보고, 한 달에 하루 또는 이틀 쉬며 일하던 중 돌발적으로 주어진 ‘저녁이 있는 삶’에 감동하고, 개 농장 주변 농민들의 “사는 게 다 그런 거지”라는 말에 자신이 이론서 한 귀퉁이를 붙잡고 성실한 사람들을 평가하며 교만하게 구는 건 아닌지 고민한다.
근로기준법도 합법적으로 적용되지 않는 노동 환경(최근의 개정 논의에서도 이 업종은 완전히 배제됐다)에서 노동을 하며 최선을 다해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오늘날 이곳의 ‘저 아래 낮은 곳에서 노동하는 사람들’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이 책은 특별한 가치를 지닌다. 《인간의 조건》부터 이어져온 작가의 치열하지만 가난한, 세상에서 가장 과소평가된 사람들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인 것이다.

종의 돌담 앞에서 살펴본 인간과 동물의 경계
이 책은 채식을 주장하지 않는다. 야만적인 고기는 없다. 인간과 인간 아닌 동물이 똑같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식용 고기 산업의 단면을 살펴보면서, 저자는 동물보다도 “더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본다. 과연 ‘두 고기’를 저런 식으로 대하는 것을 인간다운 행동이라고 할 수 있을까. 작은 것 하나부터 더 윤리적으로 만들어나가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식용 고기에 대한 태도에 있어서도 스스로를 의심하고 변화해나가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자연과 생명에 야기하는 고통의 총량을 줄이기 위한 고민과 시도가 가능하지 않을까. 이를 통해 ‘윤리적인 고기’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할 때가 아닐까.
물론 쉬운 문제는 아니다. ‘윤리적인 방식으로 사육한 고기’의 값이 비싸진다면, 맛이 없어진다면 이는 적절한 해결책이라고 할 수 있을까? 당장,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을까? 중요한 것은 이러한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나가기 때문에 우리를 인간이라고 부를 수 있다는 점이다. 수십 톤의 음식 쓰레기가 불균형하게 쏟아지는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고민이 없다면, 우리는 종(種, species)을 가르는 돌담 앞에서 미심쩍은 눈으로 인간과 동물의 경계를 계속 바라보며 ‘이것이 인간인가’ 질문할 수밖에 없다. 극단적인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어쩌면 극단적인 불의를 행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세상에는 위를 보는 사람이 있고, 아래를 보는 사람이 있다. 나보다 더 가진 사람들을 선망하여 무엇이든 밟고 올라가려는 이가 있고, 내 삶을 지탱하는 것이 어쩌면 많은 이들의 노동과 희생 위에 이뤄진 것이 아닐까 끝없이 고민하는 이가 있다. 5년 전, MBC 노조 집행부로서 170일간 파업을 했을 때 나를 징계하고 괴롭힌 것은 권력에 기생하는 기자나 검사 따위의 엘리트들이었다. 저것이 세속의 성공이라면, 과연 인간답게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하던 때, 한승태 작가의 《인간의 조건》을 만났다. ‘대한민국 워킹 푸어 잔혹사’ 라는 책을 통해 겸손을 배웠고 어떤 상황에서도 징징거리지 않고 버티는 법을 배웠다.
오랜 시간 한승태 작가의 다음 책을 기다려왔다. 척박한 노동 환경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희망을 이야기하는 그의 시선은 이제 더 낮은 곳으로 향한다. 고기로 태어나 인간을 먹여 살리는 동물의 곁으로. 자신을 낮추어 더욱 성장하는 작가에게 또 한 번 배운다.
- 김민식 (MBC PD,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저자)

회원리뷰 (33건) 리뷰 총점9.4

혜택 및 유의사항?
포토리뷰 어떤 동물은 어쩌다, 『고기로 태어나서』 독서후담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m******6 | 2020.05.22 | 추천6 | 댓글0 리뷰제목
https://blog.naver.com/mate3416/221974532728   지방직 공무원은 여러 이유로 여러 때에 비상근무에 동원된다.    무턱대고 피어나는 봄꽃과 대책 없는 벚꽃이 눈물겹게 아름다운 봄의 시절은 산불예방 집중기간. 눈물 찔끔.    한 줌도 흘리지 않겠다는 듯 모든 볕을 빨아들여 황홀한 빛을 뿜어내는 가을산이 지독하게 고혹적일 때는 축제기간. 열흘;
리뷰제목

https://blog.naver.com/mate3416/221974532728

 

  지방직 공무원은 여러 이유로 여러 때에 비상근무에 동원된다.

   무턱대고 피어나는 봄꽃과 대책 없는 벚꽃이 눈물겹게 아름다운 봄의 시절은 산불예방 집중기간. 눈물 찔끔.

   한 줌도 흘리지 않겠다는 듯 모든 볕을 빨아들여 황홀한 빛을 뿜어내는 가을산이 지독하게 고혹적일 때는 축제기간. 열흘 밤낮 꼼짝없다. 곤혹.

   선거기간 주말이면 공보물 우편작업을 하고, 담벼락에 벽보를 붙인다. 선거일엔 당연히 선거사무 종사자니 부재자 투표를 한다. 다음날은 공들여 붙인 현수막 떼기. 투표 안 하는 사람 밉다.

   구제역이나 조류독감, 아프리카돼지열병 등이 돌면 3교대 근무다. 도로변에 작은 초소를 만들고 오가는 차량을 소독하거나 보초를 선다. 언젠가 조류독감 근무에 지쳐갈 무렵 한 직원이 말했다.

   “그냥 직원 한 명당 닭 한 마리씩 사!”

   우리 지역에서 사육하는 닭은 500마리, 직원도 딱 그만큼.

 

   닭들을 모조리 사버리고 싶을 즈음 네 살배기 작은아이가 물었다.

   “그런데 어떤 소랑 어떤 돼지는 어쩌다 고기가 됐어?”

   언제쯤이면 아이의 질문에 궁색하지 않을 수 있을까.

   ‘, 사람들이 먹으려고 고기로 기른 거야.’

   차마 내지 못할 대답만 머리에 가득했다. 정작 나온 대답은 역시나 그러게.”

 

 

   『고기로 태어나서를 아이가 읽지 않았으면 좋겠고,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충격을 이겨낼 수 있을 만큼 자라야겠다.

   저자 한승태를 노동작가, 그가 쓴 책들을 노동에세이라 설명하고 싶다. 꽃게잡이 배부터 농업, 축산업, 제조업, 서비스업에 뛰어들어 일을 하고 글을 썼다. 산전수전 오랜 나이일 것 같으나 그는 젊다. 어쩌면 영원히 젊을지도 모르겠다. 불편해 할 줄 알고, 진실을 구하고, 더 많은 이들이 불편해 하게끔 발언하는 사람은 나이 들지 않는다.

   그가 영원히 멸종되지 않을 동물들의 사육지를 찾아 간다. 노동자로서다. 멸종열외 동물은 닭, 돼지, 개다. 생물학적 우성, 환경학적 적응력 따위는 고려치 않았다. 인간이 그들을 먹는다는 것, 그 하나로 불멸할 저들이 고기로 길러지는곳으로 독자는 들어가야만 한다. 피하지 말자, 숨을 깊게 들이 마셔라.

 

   “뱃속에 알이 몇 개나 더 남았을까? 이게 마지막이었으면…….”

   《마당을 나온 암탉으로 닭고기의 경우편을 시작한다. 배우 문소리가 연기했던 잎싹이의 말이다. 답을 아는 것도, 모르는 것도 같던 배우의 목소리와 잎싹이의 큰 눈망울이 떠오른다. 저 문장 하나로도 이미 마음이 편치 않다.

 

   우선 사실로부터 시작해보자.

   가로 세로 50cm, 높이 30cm의 전자레인지만한 케이지에 농구공만한 닭 네 마리가 산다. ‘구기고 찌그려뜨려도 터지지 않기때문에 동거를 한다. 깃털은 머리와 몇 군데 듬성한 것이 전부, 맨살이다. 고기로서의 가치가 없는 닭들은 목을 비틀어 숨을 끊는다. 빠르고 간단하게 비튼다. 다음, 다음.

   갓 태어난 병아리는 밝은 레몬색으로 레몬만하다. 삐약삐약 쫑알거리면서 동전만한 날개를 파닥거린다. (이건 좀 잔혹한데) 엉덩이에 알껍데기가 붙은 녀석들도 있단다. 기저귀를 찬 레몬색 삐약이. 좋은 고기로 자라지 못할 병아리들은 살려두지 않는다. 컨베이어 벨트에서 뒤뚱삐약거리는 그것들을 양손 가득 잡아채 포대에 담는다. 산 채 눌러담긴 병아리들을 먼저 쏟아 붓고 그 위로 쓰지 못할 달걀들을 쏟는다. 공포에 질린 삐약 소리는 점점 묻히고 아직 남아 있는 소리도 그냥 죽어야 하는 수밖에 없다. 컨베이어벨트에서 살아남은 레몬들은 씩씩하게 자라 세,네 마리씩의 동거닭들과 케이지에 들어가면 된다.

 

   돼지라고 다를 것 없다. 새끼를 낳는 용도로만 삶이 허락된 (누가 누구에게 생을 허락할 수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모돈은 고개를 돌릴 수도 없는 케이지에서 일생을 산다. 분만하러 갈 때와 돌아올 때만 땅을 밟을 수 있는데 저자가 일한 농장의 경우 그 왕복 거리는 20분이 걸리지 않는다. 임신과 출산 주기를 1년에 2회로 보았을 때 모돈은 1년에 40분을 걸을 수 있다.

 

   개는 짬을 먹는다. 식당과 급식소들에 나온 음식쓰레기다. 플라스틱과 유리, 일반쓰레기들과 뒤섞인 짬을 먹고 고기로서 가장 적정한 무게를 가져야 한다. 적게 나가면 죽어야 하고 많이 나가면 쓰레기를 먹지 못한다. 케이지 철망에 서 있어야하기 때문에 발이 파괴되어도 땅에 내려주면 움직이지 않으려 온몸으로 저항한다. 땅을 걷는 것은 죽으러 가야할 때뿐이기 때문이다. 전기충격기로 한 번에 죽기도 하고 목매달려 버둥거리다 죽기도 한다.

 

 

   책을 읽은 지 오래인 지금도 어렵기만 하다. 읽는 것조차 용기가 필요했다. 인간의 잔혹함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 생각했는데 지금껏 지니고 살았던 비겁함에 대한 직시를 외면하고파서였기 때문이라 인정한다.

   ‘개의 경우차례에서는 그만 읽을까 망설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충분하지 않으냐는 자문이 고개를 들었다. 불편한 것에 대한 회피와 외면은 이제 그만 두어야하지 않겠느냐고 묻고 있었다. 다행이었다.

 

   이 책 한 권을 읽었다 해서 동물보호운동에 참여한다거나 채식주의자가 될 계획은 없다. 식용동물 사육을 업으로 하는 이들 모두를 비난하지도 않는다. 치킨을 먹고 버거를 주문한다. 갈비찜이 나오면 밥을 더 많이 먹고 치즈돈까스가 맛있다.

   하지만 나는 알아버렸다. 스무 해를 살 수 있었으나 알맞은 고기가 되기 위해 단 한 달만을 살아야 하는 동물들이 있다는 것, 숨을 삼키고 뱉지만 고기 제조과정에 맞추어 생이 깎이고 목이 비틀리는 동물들이 있다는 것, 딛고 설 다리가 있으나 죽음으로 끌려갈 때만 땅을 밟을 수 있는 동물이 있다는 것을. 그리하여 이제 나는, 불편하다.

   맥주는 과자와 먹어도 충분하고 버거도 좋지만 샌드위치가 마음 편하다. 갈비찜과 돈까스에 입맛이 동하긴 하지만 꼭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잖은가 하는 생각을 한다.

   저자는 소망했다. 인간과 사회에 대한 발언이 도깨비풀처럼 아무에게나 달라붙어 사람들을 불편하고 불안하게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고. 성공이다. 편치 않아졌고, 달리 생각하게 되었다. 점잖은 척 다 떼고 그냥 나와 내 가족만 생각한다 해도 굳이 고기를 찾아 먹고 싶지가 않아졌다. ‘그렇게고기로 자란 뭔가를 씹어 삼켜 몸 안에 담고 싶지 않다.

   어쩌다 고기가 되었느냐는 아이의 질문에 여전히 궁색하지만 조심스레 들려줄 이야기들이 생겼다. 이제 어떻게 해보려는지도 들려주고 싶다.

 

   덧붙여 고백하자면, 배운 대로 하지 않으면 불편해 하는 큰 아이가 동물복지 달걀을 고집했을 때 배가 넘는 가격에 갈등한 적 있었다. 앞으로는 달걀을 살 때 아이를 데려오지 않겠다고, 아이 앞이니 이번만 이 비싼 달걀을 사겠다고 생각했었다.

   2019년 동물복지농장은 산란계 15%, 육계 5.9%, 양돈 0.3%, 젖소 0.2%였다. 축산업을 전공해 동물복지농장을 운영 중이라는 한 농장주가 너무 힘이 들어 권하질 못하겠다는 기사를 읽었다. 내가 당신의 달걀을 사겠다. 엄마와 동생에게도 애원하겠다. 그러니 포기하지 말아 달라. 그렇게 닭에게 땅을 밟고 모이를 쪼아 고개 들어 삼킬 수 있게 해 달라. 내가 동물복지 달걀만을 사겠다. 미안하지만, 포기하지 말아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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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로 태어나서 - 왜 하필 고기를 먹기 시작해서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작**람 | 2019.02.19 | 추천6 | 댓글0 리뷰제목
『육식의 종말』이라는 책을 읽고 나서였습니다. 채식을 결심하고 실행했던 건. 가축이 먹어치우는 곡물량으로 인류의 빈곤을 종결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가 결정적이었어요. 질병에 노출된 소를 먹으면 광우병에 걸릴 수 있다는 말도 영향을 줬던 것 같고요. 게다가 소를 포함한 일부 가축(되새김질을 하는)이 트림하고 방귀 뀔 때 내뿜는 메탄가스가 지구온난화의 원인이라는 사실 아세;
리뷰제목

『육식의 종말』이라는 책을 읽고 나서였습니다. 채식을 결심하고 실행했던 건. 가축이 먹어치우는 곡물량으로 인류의 빈곤을 종결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가 결정적이었어요. 질병에 노출된 소를 먹으면 광우병에 걸릴 수 있다는 말도 영향을 줬던 것 같고요. 게다가 소를 포함한 일부 가축(되새김질을 하는)이 트림하고 방귀 뀔 때 내뿜는 메탄가스가 지구온난화의 원인이라는 사실 아세요? 그게 무슨 소리냐며 웃으실지 모르는데 승용차 한 대가 배출하는 양보다 소 한 마리가 배출하는 가스가 더 많대요. 가축 방귀에 세금 부과하는 나라도 있다고 해요.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육식 소비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환경론자들도 있고요.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인도에서는 소를 함부로 잡아먹지 못한대요. 힌두교에서 소를 신성시하기 때문에 그렇다는데, 소 도살과 소고기 운송에 종신형을 내리는 법안을 마련 중인 지방 정부도 있다는 걸 보면, 가축의 운명도 어떤 문화권에 있느냐에 따라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게 아닐까 싶어요. 인간이 고기를 먹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였을까요? 생각해 보신 적 있으세요? 육식의 기원을 고민하다 보면 인간의 기원까지 고민하게 되는데, 작가님이 마지막 페이지에 인용하신 성경 구절이 많은 힌트를 주는 것 같아요. 


그리고 하나님은 그들을 축복하여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많은 자녀를 낳고 번성하여 땅을 가득 채워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모든 새와 땅의 모든 생물을 지배하여라.” (창세기 1장 28절)


대학에서 지구환경과 관련된 수업을 들었을 때도 교수님이 이 구절을 인용하셨던 게 떠오르네요. ‘정복’과 ‘지배’라는 단어 때문에 자연을 향한 인간의 착취가 시작됐다는 말씀이셨는데, 제가 꼼꼼하게 창세기를 살펴보니까 조금 오해가 있는 것 같더라고요. 바로 다음에 ‘하나님이 이르시되 내가 온 지면의 씨 맺는 모든 채소와 씨 가진 열매 맺는 모든 나무를 너희에게 주노니 너희의 먹을거리가 되리라’는 구절이 이어지거든요. 최초의 인간들은 육식을 하지 않았을 거라는 걸 유추할 수 있는 이야기죠. 


사실 고기를 먹지 말고 채식만 하자는 주장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여요. 타락한 결과인지, 타고난 본능인지 확실하게 알 수는 없지만 어쨌든 모든 사람이 고기를 먹지 않고 살 수는 없잖아요. 고기는 안 되고 식물은 왜 되냐고 문제 제기하는 분들도 있고요. 개고기를 반대하고, 동물권을 주장하는 분들도 고기를 먹지 말자고 주장 하는 건 아니더라고요. 그런데 이런 논쟁에서 한 발짝 떨어져 찬찬히 톺아보니 문제의 핵심에는 ‘고기’가 존재하는 게 아니라, ‘인간’이 자리 잡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 이 세상 속에서 인간의 위치와 자격의 범위가 어디까지인가 하는 인간론 내지는 세계관의 갈등이라는 사실을요. 특별히 인간과 다른 생명체 간의 ‘관계’가 중요한 것 같더라고요. 


학교 앞에서 병아리 파시는 할머니에게 병아리를 사본 경험이 있으신지 모르겠어요. 저도 딱 한 번 병아리를 샀던 기억이 있는데, 할머니께 건네받은 병아리를 두 손으로 살포시 포개고 집으로 향하던 그 두근거림을 아직도 기억해요. 작고 귀여운 생명체 자체가 참 신비스러웠던 것 같기도 하고 그 존재 자체가 기쁨을 주었던 건 분명했어요. 병아리가 환경에 예민하고 약해서 금방 죽는다는 사실을 며칠 만에 실제로 경험한 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슬픔이 밀려왔어요. 故 신해철 씨의 <날아라 병아리>라는 노래를 들으며 참 많이 울었어요.


할머니가 파는 병아리가 모두 수평아리고 양계 농장에서 무료로 받아온 병아리들이라는 사실은 전혀 몰랐었어요. 양계 농장에서 알을 낳는 닭의 경우, 수평아리는 전혀 가치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할머니들이 가져간 상자에 담기지 못한 병아리들은 부화와 동시에 마대 자루에 담겨집니다. ‘청소부가 자루에 낙엽을 담듯’ 발로 꾹꾹 눌러가며 채워지죠. 양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잔인하다기보다는 상품 가치가 없기 때문에 산채로 쓰레기가 되는 거예요. ‘산채로’라는 말은 의미가 없을지도 몰라요. 생산성을 기준으로 생명이 아닌 물건으로 치부 당하는 현실이니까요. 이런 과정은 닭에게만 해당하는 게 아니에요. 돼지도 개도, 또 다른 가축도 마찬가지겠죠. 


동물에게 잔인한 과정을 겪게 해야만 인간이 손쉽게, 질 좋은 고기를 먹을 수 있다는 현실은 분명히 무언가 잘못됐다고 판단됩니다. 생명의 질서가 무너졌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돼요. 그리고 그 현실 속에는 농장 주인에게 착취당하는 동시에 동물에게는 무서운 포식자로 자리한 또 다른 인간이 존재합니다. 이 어정쩡하고 아이러니한 인간의 존재를 바라보며, 인간의 구원이 없이는 동물의 구원도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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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공장형 가축 사육에 대한 르포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J**e | 2021.01.14 | 추천3 | 댓글0 리뷰제목
 이 책에는 여러가지 주제가 있다. 외국인 노동자, 혹은 저임 노동자의 문제도 있다. 혹은 육가공 산업의 중간부분의 해당되는 농장주의 문제점을 논할 수도 있다. 다 포함되어 있는 내용이다. 그 중에 공장식 축산 제도의 문제점을 고발하는 책이다.     이 책에서는 닭,돼지,개 순으로 나오지만 맨 뒤에 나오지만 제일 끔찍한 것은 개이다. 개는 식용으로 인정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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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에는 여러가지 주제가 있다. 외국인 노동자, 혹은 저임 노동자의 문제도 있다. 혹은 육가공 산업의 중간부분의 해당되는 농장주의 문제점을 논할 수도 있다. 다 포함되어 있는 내용이다. 그 중에 공장식 축산 제도의 문제점을 고발하는 책이다. 

 

 이 책에서는 닭,돼지,개 순으로 나오지만 맨 뒤에 나오지만 제일 끔찍한 것은 개이다. 개는 식용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불법 식용이다. 하지만 식용이라는 시장이 작지만 존재하고 있어, 불법이지만 식용으로서 사육된다. 합법의 바깥쪽에 있다 보니 가장 환경이 좋지 않다. 사육과 유통 소비까지 안전하지 않고 위험의 요소가 많다. 짬밥이라는 쓰레기를 먹고, 뜰창이라는 공중에 뜬 우리에 살고, 불법 도축을 통해 유통되는 고기를 허용하는 사회가 이해가 안된다. 동물 단체에서 정부에 고발과 압력을 행사하면 충분히 개선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닭으로 태어나는 것도 슬프다. 홀로세 혹은 인류세는 닭의 시대라고 한다. 세월이 지난 후에 지금의 지층을 파면 닭 뼈만 발견될 것이란 것이다. 닭을 30일 키워 시장에 내다 파는 것은 알았지만, 한 농장에서 연간 십오만 마리를 사육하는지 몰랐다. 이 정도면 공산품의 제품이 아니고 부품 수준으로 관리되는 것이다. 이것을 몇명이 관리하는데, 자동화된 공장과 거의 같은 수준일 것이다. 숫자를 보니 공장형 축산이구나 바로 느낌이 온다. 

 이 책에서 시설이 열악한 산란계와 보통의 육계 농장 깨끗한 부화장, 좋은 동물복지농장이 나온다. 태어나서 3마리씩 한 우리에 있는 닭부터, 땅을 밝고 흙 목욕을 할 수 있는 닭까지 환경에서는 많은 차이가 있다. 환경이 열악하면 많이 죽고, 저항력도 약하다. 항생제를 얼마나 더 많이 사용할 것이라고 추정해본다.  

 

 돼지는 개보다 지능이 더 뛰어나다고 한다. 하지만 인간이 가축화는 했지만 야생성을 없애지 못했다. 아마 야생성마저 없앴다면 또 하나의 반려 동물이 되었을 것이다. 위의 2 동물에 비해서는 대우를 받는다. 합법의 영역이고 기준을 맞추면 보조금도 받는다. 그리고 십만 이상의 부품화 된 닭과는 다르게 소수이다. 그렇지만 산란용 돼지의 경우에는 움직이지 못한 상태에서 임신과 출산을 반복한다. 식용인 돼지의 경우에도 3달이 지나면 도축된다.  

 

 육가공 산업을 잘 모르는데, 어디에서 부가가치가 많이 발생하는지 모르겠다. 이 책을 보면 축산에서 크게 이익을 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축사 건축 비용을 걱정하는 부분도 없고, 저임금 노동자여서 그런지 인건비 걱정을 하는 부분도 없다. 오로지 사료값 걱정 뿐이다. 궁금한 것은 사육 공간을 늘릴 때, 비용이 얼마나 증가되는가이다. 잘 모르는 생각일 수 있으나, 소비자가 동물 복지로 가격이 인상된다면 충분히 수용할 수 있을 것이다. 

 책에서 케이지에 대한 규제 부분이 나온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시행되지 않았고, 선진국부터 하나씩 시행 중에 있는 것 같다. 우리도 국제적인 압력, 혹은 시민 단체의 압력 등에 의해서 시기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지만 추세에 따를 것이다. 소비자와 시민으로서 관심을 가지고 이런 문제 제기에 나도 힘을 실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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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22건) 한줄평 총점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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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 한줄이 피부에 새겨지듯 아프다
2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2
YES마니아 : 로얄 a********1 | 2019.10.09
평점4점
진실을 마주하고도 감당할 수 있을까.. 하지만 무겁지만은 않게 풀어가는 저자의 유머.
2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2
p****y | 2018.05.04
구매 평점5점
출출한데 치킨이나 시킬까, 입버릇처럼 말하던 내가, 인간이라는게 부끄럽게 느껴진다.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양**님 | 2020.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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