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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로 쓴 작은 글씨

: 희미해져가는 사람, 발저의 마지막 나날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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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2월 08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00쪽 | 426g | 130*214*20mm
ISBN13 9788954698887
ISBN10 8954698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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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세련된 문화 생활에서는 분명 유용하다고 믿을 만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누군가가 따뜻해지면 빛이 나고, 몰취향을 극복하려고 전력을 다하면 대단히 세련된 사람이 되고, 사람들이 주변에서 어떤 경이로운 것도 더는 인지하지 못할 때 대단히 경이로우며, 지적인 척 행동하면 전혀 지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 p.8~11

개는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했는데, 아이들도 그것을 알아차렸고, 어리석은 개의 즐거움이 아이들을 웃게 만들었다. 아이들의 웃음은 또 나를 웃게 만들었고, 접시들과 어리석은 맥주잔 받침도 자기들이 놀이의 목적에 이용된 것을 알고 완전히 즐거움에 도취했다. 접시들은 자기들도 대등한 자격을 가진 것처럼 여기고는 스스로 결정한 듯 바닥으로 굴러가자, 개와 아이들은 그것들을 잡으려고 뒤쫓아갔는데, 바로 그 속에 행복이 있었다.
--- p.38

“무명 시절의 나는 무명이나 다름없는 당신을 찾아갔지요. 당신은 나를, 나는 당신을 유명하게 만들었지요. 당신이 내게 그런 것처럼, 나는 당신에게, 대단했지요. 그런 일은 당신에게나 내게나 더이상 있을 수 없소. 우린 그 사실을 알고 있어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오로지 새롭고 알려지지 않은 시인과 또 그런 종류의 출판인을 원해요.” 두 사람은 많은 의미를 담은 시선으로 서로 바라보며 서로 이해했고, 어떤 출판인과 어떤 작가가 엄청난 제비를, 미래의 행운의 숫자를 뽑게 될지 아무도 알 수 없다고 말하면서 유쾌해졌다.
--- p.61

나이든 자와 젊은 자, 중요한 자와 중요하지 않은 자, 가난한 자와 부유한 자, 배운 자와 배우지 못한 자, 직업을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 영향력이 있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 모두들 예술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고민한다. 초등학생들조차 이 되어가는 자에게 시급히 전제되어야 할 것들을 알지 않은가. 소설 한 편이나 그림 한 점을 구성하기 위해 얼마나 넓고, 두텁게, 얼마나 오래 기본을 쌓아야 하는지 길 가는 하인조차 너무 잘 알고 있다.
--- p.77

우리 시대를 가장 잘 특징짓는 것은 오늘날의 노동자들이 스스로를 과소평가하도록 유혹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행한 것을 최소한으로도 평가하지 않고, 오로지 화려하고 즐거운 삶 속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만 경탄하고 부러워한다. 그는 단순히 무제한적으로 한가함을 구가할 수 있는 사람들만 쳐다본다.
--- p.108

“당신이 썼던 소설들은 그것이 얼마나 아름답든 당신 자신의 인물에 상반되지 않는 것 같군요.” 이 말에 나는 순간 몹시 슬퍼지는 것을 느꼈다. 내 옆에서 걸어가는 그녀가 이런 기분을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나는 그녀의 손을 매만졌다.
--- p.137

나는 나의 시골 머슴 같은 걸음걸이로 괴롭히는 길에다 대고 내가 세련되지 못하다고 여기는지 걱정스럽게 물어보았다. 내가 인간의 형체로 인식했던 존재들이 여기저기 둘러서 있었고, 내 인사를 환영했던 집 한 채가 있었다. 황금빛 커피는 내 사고 능력 속에서 작동하고 나의 걸음은 생각으로 배가 부른데, 그 말은 그것이 이해되지 않는 사람들에게 가장 잘 이해된다.
--- p.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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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로베르트 발저의 책을 수십만, 수백만의 사람이 읽었다면 세상은 보다 나은 곳이 되었을 것이다.
- 헤르만 헤세
발저의 작품에 나타나는 윤리의 핵심은 권력과 지배에 대한 저항이다. 발저의 힘은 고도로 세련된 예술의 힘이다. 그는 진실로 놀라움과 저릿함을 느끼게 하는 작가이다.
- 수전 손태그
로베르트 발저가 살면서 남긴 흔적은 너무나 희미해서 바람이라도 한 자락 불면 흩어져 사라질 것만 같다. 예나 지금이나 발저는 여전히 유일무이한 수수께끼 같은 인물이다. 그는 독자들에게 자기 자신을 가능한 한 숨겼다.
- W. G. 제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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