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인 윌리엄 블레이크William Blake는 “예지력을 갖지 못한 민족은 멸망한다”고 썼다. 특출한 예지력을 지닌 사람이었던 로드 노스본(1896~1982)은 현대 사회의 질병이 삶의 전체성과 유기적 연결이 단절된 데에서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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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농사를 지음으로써 신과 자연을 매개한다는 관점을 가지고, 환경 훼손이 가져오는 영향에 대하여 폭넓은 사회적, 경제적 측면에서 그 당시에 누구도 필적할 수 없는 독창적인 방식으로 저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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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사유는 항상 흙에 뿌리를 둔 인간의 감수성을 드러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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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삶은 타인들의 삶에 연결되어 있을 뿐 아니라 무수히 많은 비인간 생물의 삶에 결속되어 있다. 그들은 인간의 음식이 되고, 의복, 안식처, 도구의 재료, 쾌락을 제공한다. 인간 쪽에서도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그들의 삶에 기여한다.
--- p.15
토양은 농사의 토대이면서 또한 인간의 육체적 삶의 토대이다. 흙은 인간 삶의 근간이다.
--- p.18
한 종류의 작물만을 재배하는 대규모의 단일재배는 토양 속의 균형인자들을 여러 방식으로 교란한다. 단일재배되는 작물들끼리는 서로 주고받는 것이 없다. 질병은 쉽게 확산된다. 자연은 언제나 식물 간, 동물 간 혼합을 만들어낸다. 그렇게 함으로써만 살아 있는 물질은 낭비 없이 항상적으로 순환될 수 있다.
--- p.39
생명의 조화로운 리듬은 화폐라는 수학적 허구가 지배하는 삶의 방식이 필연적으로 수반하는 속도에 의해, 그리고 유례없이 빠른 속도 충동에 의해 교란된다.
--- p.48
오늘날 흔히 그러한 것처럼 우리 잘못의 대가는 미래 세대가 치르게 되겠지만, 그들은 대가를 치를 수단을 갖지 못할 수도 있다. 잘 알려진 대로 돈은 사막에서 아무런 쓸모가 없다.
--- p.52
예전에 농장 생활의 특징이었던 오래된 우정과 협동 작업은 사라진 지 오래이며, 작업의 질은 낮아졌다. 농업은 괄시받는 직업이 되고 있다.
--- p.59
땅은, 그리고 땅이 상징하는 모든 것은, 점점 더 보통 사람들의 삶에서 분리되었고, 인간은 점점 더 불행해졌다. 현대의 금융이라는 기계가 제아무리 전능해 보여도 결국에는 자연이 승리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 승리가 오래도록 지연되고 과도한 비용을 요구한다면, 현세대와 다가올 미래의 차세대들에게는 빈약한 위안일 뿐이다.
--- p.61
인간의 몸은 끊임없는 물질의 흐름이고, 농업은 그 흐름을 잇는 결정적인 연결고리이다.
--- p.65
우리는 병 치료를 통해 사람들의 수명을 연장하는 방법을 광범위하게 배웠다. 그러나 수명은 그 삶을 사는 사람에게나 그의 주변 사람들에게나 결코 삶의 가치를 가늠하는 유일한 기준이 아니다. 이미 능숙해진 고통의 연장일 뿐이다.
--- p.69
재계에서 적어도 하나의 집단은 우리가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바로 광고업자들이다. 광고는 사람들의 관심을 반영할 때 이득이 된다. 그러므로 건강, 맛, 자극 (정신 자극과 안정을 포함하여) 진정을 근거로 추천되는 가공식품과 특허 의약품과 온갖 종류의 치료법에 할당되는 지면의 비율이 얼마나 큰지 생각해보라.
--- p.71~72
가금류의 산란 시험 사망률은, 최고의 관리와 기술을 투여했음에도, 1929년에 6~10퍼센트였다가 1934년에 10~12퍼센트로 증가했다. 유용우의 유선염, 결핵, 사육의 난점으로 인해 낙농업은 전에 없이 힘든 사업이 되고 있다. 그런데 가축이 지금처럼 “과학적으로”관리된 적은 없었다. 우리는 매년 결핵과 구제역으로 수천 마리의 가축을 도살하는데, 우리 조상들은 가축의 결핵으로 괴롭힘을 당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생존하는 이들의 기억에 따르면 과거에 구제역은 대부분의 농장 가축들에게 작은 사건일 뿐이었고, 시장 조건을 유리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종종 농부들에게 환영받기까지 했다.
--- p.75~76
건강은 질병의 부재 이상의 것이다. 병 없는 상태는 단지 건강의 징후일 뿐이며, 심지어 가장 중요한 징후라 할 수도 없다. 건강은 내적, 외적 균형, 통일성, 전체성의 상태이며 힘의 상태이다.
--- p.77
인간의 건강과 인간이 경작하는 땅의 건강은 서로 철저히 분리해서 따로 고려할 수 있는 두 개의 구분된 문제가 아니다. 농업은 인간 생물학의 외적 메커니즘이며, 인간의 육체적 삶의 조건이자 건강의 조건인 영양과정의 본질적 부분이다. 그러므로, 농업이 건전하지 못한데 인간의 육체적 삶이 완전무결하게 조정된다면 이상한 일일 것이다.
--- p.78
인간이 빵만으로 살 수 없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가 빵 없이는 살 수 없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그의 빵에 결함이 있다면 그가 잘 살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다. 그의 삶은 다른 많은 생명체의 삶에 연동되어 있으므로, 그가 잘 살지 못하면 그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생명체들도 잘 살 수 없다. 인간의 영양 과정이 잘못되면 다른 생물들의 영양과정도 잘못될 것이고, 그 역도 사실이다.
--- p.78
음식의 역사는 농업의 역사이며, 농업의 역사는 문명의 역사이다.
--- p.91
음식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다. 다른 것들에서와 마찬가지로 음식에서도 질은 싼값에 의해 축출되었다. 우리는 싼값의 이름으로, 우리 조상들이 우리에게 전해준 모든 건전한 본능을, 우리를 올바른 선택으로 이끌도록 고안된 그 본능을 속이려 한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최고의 화학적, 기계적 창의력을 사용해 본능을 속이는 데 성공한다.
--- p.96
농업은 인간의 한 부분이고 인간은 오늘날 거의 이해되지 못하는 의미에서 농업의 한 부분이다.
--- p.117
우리는 마치 농업이 산업의 부속물―물론 필수적인―인 것처럼 행동한다. 농업은 인간 삶의 부속물이 아니라 삶 자체의 일부분인데, 산업은 농업을 지배하고 인간의 삶마저 지배한다. 산업은 인간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인간은 지금 산업에 유용한 존재로 간주되고 있다. 기계 경호원, 상품 판매원, 또는 오늘날 가장 중요한, 공장 제품의 구매자로서 말이다.
--- p.120
농업은 가장 위대한 수공품이며, 공예품의 우수성은 장인이 그 작품에 얼마나 헌신했는가에 달려 있다.
--- p.129
농업은 흥미롭고 만족스러운 작업이다. 농업에서 모든 일은 숙련이 필요한 일이다. 그 대부분은 생명체와 소통하며 진정한 공감과 이해를 통한 최고의 장인정신을 발휘할 것을 요구하는 일이다.
--- p.131
치료로 제거되지 않는 큰 불편과 통증을 겪고 있는 환자는 의사가 그의 불만의 실제 본질을 잘못 이해할 때 가장 비참한 상태에 처한다.
--- p.149
우리는 분석을 통해 자연을 이해하기 위해 여러 세대를 거쳐 노력해왔지만, 그 결과는 혼란스럽고 복잡해서 우리의 지식이 얼마나 보잘것없으며 배워야 할 것이 얼마나 많은지를 보여줄 뿐이다.
--- p.201
대도시는 사막이며, 개인과 계급은 거기서 그 자신의 사회적 삶을 누리지 못하고 고립된다.
--- p.233
생명역동농학은 당시에 “인류학”이라고 불렸던 철학적 관점하에, 농장은 살아 있는 유기체이며 농부는 동물, 식물, 토양 간 상호작용의 균형을 지키는 수호자가 되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 p.252
토양 비옥성의 중요성, 세계의 토양 황폐화 현황과 사막화 경향, 화학비료의 위험성, 농장구내비료의 중요성, 퇴비 제조법과 폐기물 활용 시스템 구축 방법, 국제 무역과 금융을 매개로 하는 소모적 농업 체계의 메커니즘, 소규모 독립 농장을 중심으로 하는 유기농법, 유기농업에 기초한 농촌 활성화 정책 등 포괄적인 전망이 펼쳐진다.
--- p.2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