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2019년이라는 해를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전 국토의 11.8%에 불과한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인구가 2019년(25,925,799명)을 기점으로 대한민국 전체 인구(51,849,861명)의 절반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국토의 11.8%에 전 인구의 50% 이상이 살고 있다면 그게 정상적인 걸까? 2021년을 기준으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를 조금 더 자세히 분석해보자. 1970년에는 수도권 인구 비중이 28.7%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 비중은 지난 50년 동안 21.6% 포인트 늘어나 2021년 기준 50.3%가 되었다. 인구만 늘어난 것이 아니다. 지역내총생산(GRDP)의 수도권 비중도 52.1%로 늘어났다. 청년 인구, 취업자 수, 1,000대 기업 수, 신용카드 사용액, 주택매매 가격 등 그 어느 것도 비수도권이 수도권을 넘지 못한다.
---「서울과 수도권만 남을 나라」중에서
인구절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종합적인 정책은 가급적 빨리 시행되어야 한다. 정말 시급하다. 하지만 지방소멸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이 시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구의 자연적 감소 방지를 위한 정책만 추진한다면,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더 증폭시킬 뿐이다. 서울로 수도권으로 집중하는 이 추세를 막지 못하면, 부푼 풍선이 언젠가 터져버리듯, 대한민국이 어느 순간 작동을 멈춰버릴지 모른다. 11.8%의 국토에 인구 4천만 명이 모여 사는 현실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 교통, 주택, 문화, 의료 등 사회적 인프라는 그 수용에 한계가 있다. 그래서 지방소멸을 방지하기 위한, 그 추세를 막기 위한 정책을 일관성 있게, 과감하게 시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지방소멸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을 시행하는 것에는 또 다른 장점이 있다. 비수도권이 수도권과 함께 균형 있게 발전할 수 있다면, 그 과정에서 인구의 자연적 감소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중에서
지방에 위치한 잡스러운 대학. 서울에 있지 않다는 그 이유 하나로 한강 이남, 조금 넓게 이야기하면 수도권 이남의 모든 대학을 지잡대라고 한다. 이 용어는, 내 기억이 맞다면, 2010년 이전까지는 사용되지 않았다. 대한민국의 정보, 지식, 자원, 직업, 돈. 모든 것들이 수도권으로 향하기 시작할 때, 더구나 그 속도가 더 빨라질 때, 지방에는 더 이상의 기회가 없다는 사실을 자각할 때, 그러면서 자의 반 타의 반, 농담 반 진담 반, 개그 반 자학 반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지방대, 지잡대 그리고 여기에 흙수저라는 단어 하나를 추가하면 지금 지방의 대학생들이 졸업을 앞두고 느끼는 열패감, 배신감, 막막함을 그대로 알 수 있게 된다. 오죽했으면 드라마에서도 이런 단어(지잡대, 흙수저)를 스스럼없이 사용할까.
---「부산에서의 삶」중에서
0.68을 거쳐 0.6 아래로 향하는 출생률, 눈앞에 다가온 초고령사회, 노동인구 감소와 생산성 감소, 1%를 향해 곤두박질하는 경제성장률, 비대를 넘어 폭발의 임계점을 향해가는 서울과 수도권, 몰락하는 지방. 서울과 수도권은 점점 온도가 올라가는 물 안에서 헤엄치는 개구리와 같다. 당분간 따뜻한 물에서 유쾌하게 생활할지 모르나, 물이 끓으면 개구리가 어떻게 될지 불 보듯 뻔하다. 메가시티 서울을 주장하는 언론, 서울시 그리고 혹 그런 주장에 슬며시 동조하는 듯한 중앙정부에 말하고 싶다. 제발, 제발 정신을 차리시라고. 아무리 생각해도 지방을 살리는 것이 우선이다. 그래야 임계점에 달한 서울과 수도권이 숨을 쉴 수 있고, 서울에서의 삶에 실망하고 좌절한 젊은이들에게 지방의 새로운 삶을 꿈꿀 여유를 줄 수 있고, 아파트값으로 대표되는 서울과 지방의 경제적 양극화를 완화할 수 있는 지름길을열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통일을 대비하는 방책을 마련할 수 있다.
---「에필로그_서울을 중심으로 한 메가시티 논쟁을 보며」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