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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야 청산가자

나비야 청산가자

: 정연희 장편묵상 에세이

정연희 | 문화마당 | 1999년 10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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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1999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7381121
ISBN10 898738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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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정연희
1936년 서울에서 출생. 숙명여자고등학교를 거쳐 이화여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이대 국문과 3년 재학중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문단에 등장하고, 세계일보기자, 경향신문 순회특파원을 역임했으며 조선일보 순회특파원 재직시엔 '우정의 순회대사 세계와의 악수'란 고정 란에 세계 각국 지도자들과의 대담을 시리즈로 연재한 바 있다.
저서로는 '석녀' '내잔이 넘치나이다' '양화진' '난지도' '시베리아 눈물의 낙원' '언니의 방' 외 다수의 저서가 있으며 현재 '주부편지'를 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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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이모할머니 무르팍은 되게 새거다!"

오래간만에 다니러 온 다니엘이 반바지를 입고 있던 내 무릎을 유심히 보다가 그렇게 감탄을 했다. 다니엘은 그 앙증맞은 손으로 할머니의 무릎을 쓰다듬으며 새까만 눈을 반짝였다. "무르팍이 되게 새거다!"

여섯 일곱 살이 되면서 자주 넘어져서 무릎을 어지간히 깨어 딱지가 아물 날이 없던 제 무릎을 보다가 할머니의 무릎을 적잖이 신기해하면서 만지고 드려다 보고 했다. 일곱살 짜리 사내 아이 무릎은 무릎마디가 불거지고 햇볕에 그을러 있었지만 자주 볼일이 없던 할머니의 무릎이 뽀오얗고 둥글어 보이는 것이 새삼스러웠던 모양이다.

백일이 지나면서 이모할머니 등에 자주 업히던 그 아이가 이제는 학교에 갈 나이가 되어 감탄에 감탄을 하는 말을 할 줄 알게 되었다니... 이모할머니의 무릎에 비하여 제 무르팍이 왜 그렇게 험해야 하는지 그것도 싫었던 모양이다. 아이는 내 무릎을 만지작거리면서
"할머니는 한번도 넘어지지 않았어요?"
하고 물었다. 아마도 무릎이 그렇게 둥글고 뽀오얗게 보이는 것이 넘어지지 않은 덕으로 그런 줄 아는 눈치였다.

나는 다니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왜 안 넘어졌겠니, 넘어지고 또 넘어지고 무릎에 데께가 앉도록 넘어졌지. 무릎만 깨졌겠니... 내 몫의 인생을 깨빡을 친 일이 몇번이었게... 한번 넘어지면 다시는 일어날 수 없을 것처럼 땅만 끌어안고 엎드려 있던 일은 또 얼마인지... 다니엘아 넘어져서 무릎을 깨는 것 쯤은 큰 일이 아니란다. 모두들 자라면서 무릎을 깨고는 하지... 무릎을 깨뜨리지 않고 어떻게 자랄 수가 있겠니.

할머니는 어른이 되어서도 자주 넘어져서 무릎을 여러번 깼었다. 자세히 드려다 보면 흠이 보이지. 하지만 다니엘아 이제 어른이 되면 무릎보다 더 심하게 마음을 다칠 일이 많이 생기지... 깨어진 무릎은 잘 아물어 주고 그렇게 아물면 시간이 가면서 흠집도 흐려진단다. 그런데 마음을 다치면 그건 잘 아물지를 않지. 사람들은 살에서 피가 나는 것은 겁을 내면서도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믿는 마음에 깊은 상처가 나는 것은 잘 모르고 지나치지. 손끝은 조금 베어도 소독을 하고 싸매고 하면서 마음을 다친 것은 대체로 예사롭게 흘려 버리지.

상처가 난 마음에 들어가는 무서운 균을 볼 줄 몰라서 그렇단다. 그 균이 얼마나 사람을 상하게 하고 그 사람의 일생을 괴롭게 하는지를 몰라서 그러지... 다니엘아, 너는 마음을 상하는 일을 만나도 그때 그때 기도하면서 스스로 치유하는 슬기를 지니거라... 넘어진 땅에서 바로 그 땅을 짚고 일어나야 하는 게 인생살이의 지혜요 용기란다..."
--- p.91-93
"아아 이모할머니 무르팍은 되게 새거다!"

오래간만에 다니러 온 다니엘이 반바지를 입고 있던 내 무릎을 유심히 보다가 그렇게 감탄을 했다. 다니엘은 그 앙증맞은 손으로 할머니의 무릎을 쓰다듬으며 새까만 눈을 반짝였다. "무르팍이 되게 새거다!"

여섯 일곱 살이 되면서 자주 넘어져서 무릎을 어지간히 깨어 딱지가 아물 날이 없던 제 무릎을 보다가 할머니의 무릎을 적잖이 신기해하면서 만지고 드려다 보고 했다. 일곱살 짜리 사내 아이 무릎은 무릎마디가 불거지고 햇볕에 그을러 있었지만 자주 볼일이 없던 할머니의 무릎이 뽀오얗고 둥글어 보이는 것이 새삼스러웠던 모양이다.

백일이 지나면서 이모할머니 등에 자주 업히던 그 아이가 이제는 학교에 갈 나이가 되어 감탄에 감탄을 하는 말을 할 줄 알게 되었다니... 이모할머니의 무릎에 비하여 제 무르팍이 왜 그렇게 험해야 하는지 그것도 싫었던 모양이다. 아이는 내 무릎을 만지작거리면서
"할머니는 한번도 넘어지지 않았어요?"
하고 물었다. 아마도 무릎이 그렇게 둥글고 뽀오얗게 보이는 것이 넘어지지 않은 덕으로 그런 줄 아는 눈치였다.

나는 다니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왜 안 넘어졌겠니, 넘어지고 또 넘어지고 무릎에 데께가 앉도록 넘어졌지. 무릎만 깨졌겠니... 내 몫의 인생을 깨빡을 친 일이 몇번이었게... 한번 넘어지면 다시는 일어날 수 없을 것처럼 땅만 끌어안고 엎드려 있던 일은 또 얼마인지... 다니엘아 넘어져서 무릎을 깨는 것 쯤은 큰 일이 아니란다. 모두들 자라면서 무릎을 깨고는 하지... 무릎을 깨뜨리지 않고 어떻게 자랄 수가 있겠니.

할머니는 어른이 되어서도 자주 넘어져서 무릎을 여러번 깼었다. 자세히 드려다 보면 흠이 보이지. 하지만 다니엘아 이제 어른이 되면 무릎보다 더 심하게 마음을 다칠 일이 많이 생기지... 깨어진 무릎은 잘 아물어 주고 그렇게 아물면 시간이 가면서 흠집도 흐려진단다. 그런데 마음을 다치면 그건 잘 아물지를 않지. 사람들은 살에서 피가 나는 것은 겁을 내면서도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믿는 마음에 깊은 상처가 나는 것은 잘 모르고 지나치지. 손끝은 조금 베어도 소독을 하고 싸매고 하면서 마음을 다친 것은 대체로 예사롭게 흘려 버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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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9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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