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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트램펄린

창비시선-497이동
남길순 | 창비 | 2024년 01월 26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1건 | 판매지수 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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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1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178g | 125*200*8mm
ISBN13 9788936424978
ISBN10 8936424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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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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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뱀은 뒷다리부터 냉큼 삼킨다

벌릴 수도
다물 수도 없는 입을
커다란 황소개구리가 틀어막고 있다

죽음을 무릅쓰고
누가 나를 낳고 있는가

고요하다

피 터진다

눈알 네개가 애원하듯 쳐다보지만

돌아가기엔 이미
늦다
---「처서」중에서

무밭이 무밭을 갈아엎는다

돼지가 멀쩡하던 돼지를
소가
젖을 문 송아지와 뿔이 솟은 성난 소를 끌고 가

산 채로
구덩이를 파고 묻어버린다

(…)

연두가 연두를
초록이 초록을
모란이 모란을 짓이겨놓고
가버렸다

사람이 사람을
자동차가 자동차를

죽음은 죽음이 덮쳐오는 줄도 모른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중에서

튀어 오르는 자의 기쁨을 알 것 같다
뛰어내리는 자의 고뇌를
알 것도 같다

트램펄린을 뛰는 사람들
트램펄린을 뛰는 사람들

종아리를 걷은 맨발들이 보이고
총총 사라진 뒤

달빛이 해파리처럼 공중을 떠돈다

아무도 없는 공터에
트램펄린이 놓여 있고

속이 환히 비치는 슈퍼문이 떠 있다
---「한밤의 트램펄린」중에서

수천의 갈매기처럼
군중은 한곳을 바라보고 앉아 있다

한마디 변명도
자비를 바라는 중얼거림도 없는 침묵

한 순간의 정지,

소년은 아버지 가슴에 총알이 파고드는 것을 보고 있다

사진 속 늙은 여자가
시신 무더기를 뒤집으며 아들을 찾고 있다 아직도
---「평화로운 천국」중에서

처음의 아이는
잘 익은 복숭아로 온다
뽀뽀를 하며 달려드는 감미로운 입술로 온다
아이가 빛을 열고 세상으로 내려올 때
지구는
곧바로 여름으로 건너뛴다
(…)
아이의 눈 속에 탐스러운
복숭아가 열린다
세상의 모든 말이
잘 익은 복숭아 속으로 들어가
옹알옹알
꿀물처럼 미끄러진다
---「처음의 아이」중에서

수많은 검을 꽂은 듯

침묵이 팽팽하다

흔들리는 갈대는 베어버리기로 한다

(…)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지 않는 세상은

죽은 세상, 목숨 걸고

움직이는 것이 있다
---「오늘의 갈대」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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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길순의 시 쓰기는 뱀의 식사와 같다. 그래서 그는 “벌릴 수도/다물 수도 없는 입을/커다란 황소개구리가 틀어막고 있다”(「처서」)고 쓴다. 그에게 쓰기는 삼키기이다. 그는 ‘구례에서 오는 당숙’을 삼키고 “스무발이나 서른발쯤/총소리”(「구례」)를 삼키고, “오이 농사를 짓는 동호씨”를 삼키고 그가 몰고 오는 “검은 소나기”(「낮 동안의 일」)를 삼키고, “사람이 사람을/자동차가 자동차를”(「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덮치고 짓이기는 오늘의 삶을 삼킨다. 그의 식탐은 겨울 채비를 하는 뱀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그래서 그의 쓰기는 삭이기이다. 그는 한낮의 풀밭에 무방비로 엎드려 그 삼킨 것들을 삭인다. 어불성설, 그것은, 무모하게도, 그 검고 또 검은 것들을 땅굴처럼 검은 배 속에 품기이다.

소화와 배태가 착종된 그의 쓰기는 “폭포에서 쏟아지는 물을 맞으며/엄마와 나는 발가벗고 기다랗게 누워” “발을 맞대고 한 몸이 되기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그렇게 누워”(「보아뱀과 오후」)에서 보듯 타자와 자기를 감고 한 몸으로 낳으려 한다. 그래서 그의 쓰기는 낳기이다. 그는 “검은 짐승의 눈빛과 마주칠 때”에 대하여 쓰지만, 정작 그가 마주한 눈빛은 그가 삼킨 타자의 것이면서 동시에 그것을 삼킨 자기의 것이다. 그래서 그는 “얼마나 많은 몸들이 내 몸을 다녀갔는지/어디를 쏘다니다 돌아온 것처럼” “잠 속으로/잠 속으로/잠 속으로//어느새 나는 아이를 낳고 누워 있다”(「검은 짐승의 눈빛과 마주칠 때」)고 쓴다. “수많은 검을 꽂은 듯” 팽팽한 고요를 품고, “죽은 세상, 목숨을 걸고”(「오늘의 갈대」) 저를 쓰고 있는 것이다. 우리를!
- 장철문 (시인·순천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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