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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와 정원사

: 어느 괴짜 예술가의 치유하는 정원 그리고 인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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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에세이 top20 6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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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2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130*200*30mm
ISBN13 9791198084651
ISBN10 1198084650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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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흔히 아이들이 유리병처럼 깨지기 쉬운 연약한 그릇이거나, 그들이 짊어지고 가야 할 뭔가를 정해서 그 속을 채워줘야 하는 너덜너덜한 빈 가방 같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아이들이 마치 그릇이라도 되는 양 우리의 생각을 그 안에 담으려고 그들을 세뇌하지만, 아이들은 우리들의 생각과 달리 어른들이 거의 필요하지 않다.
--- p.16

흰 점과 각진 끝으로 멋을 낸, 폭이 좁은 파란색 나비넥타이를 하나 샀다. 매고 있던 긴 줄무늬 넥타이를 풀어 봉제 부분이 조금 밖으로 나올 만큼 돌돌 말아 재킷 주머니에 넣었다. 뿌연 거울 앞에서 몇 번을 시도한 끝에, 한쪽으로 조금 기울어지기는 했어도 그럭저럭 예쁜 모양으로 나비넥타이를 매는 것에 성공했다. 나비넥타이의 세계에서는 어딘가 살짝 흠결이 있는 것이 중요하다.
--- p.22

열여섯 살 때 소년은 시골 도처를 떠돌아다녔다. 들판 한 구석에서는 고슴도치처럼, 강가에서는 물의 요정처럼, 숲에서는 여우처럼 잠을 잤다. 살 집이 없었기 때문에 정처 없는 모험을 떠나기로 결심했고, 불을 피우고 둘러앉아 있는 히피들을 우연히 만났다.
--- p.49

얼마 후 눈을 뜨면서 내가 세상에 작은 평화를 더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극도로 고요한 명상을 하면 일상의 수많은 사소함에도 초연해져서, 무無와 유有의 차이를 거의 못 느끼기 시작하는 경지에 이를 수 있다. 이 정도라면 나는 굶어 죽는 것마저 지극히 행복할 것 같다.
--- p.61

어느 바닷가에 갔을 때, 우윳빛 알과 정자와 뒤섞인 수백만 개체의 해파리 떼로 가득 찬 바다가 파스텔 톤의 노란색, 분홍색, 파란색으로 빛나던 기억도 떠오른다. 해파리는 떼를 지어 폴립polyp 모양을 이루고 바닥으로 내려간다. 그러고 나서 성장하고 발달하여 또 다른 해파리 떼가 새로 생겨나고, 적당한 날씨가 되어 안이 들여다 보일 만큼 바다에 빛이 들어오면 새로운 해파리들이 무리별로 떼지어 다닌다. 어떤 해파리들은 다시 폴립 모양으로 뭉쳐 불사의 존재로 여겨지기도 한다.
--- p.78

추억에는 항상 멜랑콜리가 동반된다. 심지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릴 때도, 모든 것이 내 손등처럼 누렇게 변해서는 먼지가 되어 사라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수전 손택은 모든 사진은 죽음에 대한 상기라고 했다. 30분의 1초 정도 되는 짧은 시간이 영원히 사라지고, 피사체의 영혼은 검은색으로 변한 은빛 할로겐 화합물의 결정체에 붙들려 광택이 나는 종이 한 조각 위 젤라틴 층에 갇힌다. 그림보다 사진에 멜랑콜리가 더 많이 이입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림은 한 사람의 인생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담고 있고, 그리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려서 그림을 그리는 동안에도 대상이 움직이거나 성장하기 때문이다.
--- p.102~103

무질서하다는 이유로 지상의 지옥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며 조경과 관상에만 집착하는 정원사들은 자연의 거친 어수선함을 길들이려고 했고, 잘 조직된 정확한 설계로 그 어수선함을 완전히 근절하려고 했다. 그에 더해 강렬한 인상을 남기려는 목적으로 이국풍의 초목 전시관들을 정원에 건설해왔다. 마녀 또는 드루이드이자 땅에 무릎 꿇고 지구를 숭배하는 사람인 동시에, 손톱과 지저분한 무릎 아래에 흙을 묻혀가면서 마음 깊은 곳에 평화를 간직한 채 소박하게 땅을 일구며 노동하는 대다수의 나 같은 정원사들은, 자신들이 흙의 자식이라는 것과 지구의 소산이라는 것과 하나의 떨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 p.129~130

그녀는 관계, 아이들, 사랑에 관한 신비로운 이야기들을 쓴다. 나는 언어, 이미지, 지구 안에 정원을 짓는다. 우리는 서로의 작업을 돕는다. 우리는 둘 다 여리고 연약한 존재들이라서 창작열이 억눌린다는 것은 우리의 일부가 죽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서로를 보듬고 돌본다. 우리는 함께 기대고 있는 꽃송이들이다.
--- p.148

사실 나는 내가 심은 것들보다 그 자리에 스스로 무정부적으로 존재하는 야생의 식물들을 더 사랑한다. 별봄맞이꽃, 물망초, 냉이 같은 야생 식물들이, 개미가 모래를 뚫고 밖으로 나오는 벽 아래 보도에서 먼지를 뒤집어쓴 채 자라고 있다. 나는 도로 끝 배수로에서 돋아난 이끼, 자갈로 된 오솔길을 덮은 지의류, 그리고 성직자와 신도들, 장 보러 가는 이들과 학생들, 지팡이와 휠체어에 의지해 외출한 어르신들이 매일 밟는 자갈 사이의 틈에 피어난 민들레를 사랑한다.
--- p.161

할머니가 집에 오셨다. 덩치가 크고 양털로 짠 옷을 입은 할머니는 안락의자에 앉으려고 몸을 숙일 때마다 큰 한숨을 내쉰다. 그녀가 의자에 걸터앉는 마지막 순간에는 항상 용수철에서 쿵 하는 소리와 끽 하는 소리가 난다. 할머니는 당신의 커다란 털실로 짠 가방을 뒤적이더니 그에게 줄 재킷을 하나 꺼낸다.
--- p.179

왼쪽으로는 고사리처럼 생긴 나도고수 옆에 잎이 무성한 안젤리카가 모여 사는 그늘진 숲이 있다. 안젤리카 꽃이 피면, 그 납작한 꽃부리에 여름에는 꽃등에가 몰려들고 겨울에 는 작은 새들이 모일 것이다. 가지 아래쪽 고사리 덤불에 산비둘기, 까치, 울새, 굴뚝새가 날아든다. 찌르레기, 참새, 푸른박새는 멀리에서부터 물을 마시러 배가 불룩한 물통 근처로 날아온다. 녀석들은 쥐며느리와 민달팽이를 쪼아 먹고, 둥지를 트는 데 사용할 잔가지들을 모으기 위해 낡은 통나무 조각들 위를 뛰어다닌다.
--- p.229

요 며칠 내내 그는 엄마를 만나지 못했다. 엄마가 잠에 빠져 있거나 병원에 입원 중이기 때문이다. 처음에 엄마는 울기만 했다―그녀는 펍이나 어두운 광산 마을이, 모든 것에 붙어 있는 석탄 가루가, 그녀에게 이해가 안 가는 가게들과 억양이 못마땅했다. 그러더니 침대로 기어들었다.
--- p.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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