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전 세계를 여행하길 원한다. 하지만 이를 실천하는 이는 소수다. 가는 곳마다 현지인들을 직접 인터뷰하고 그를 통해 자신의 문제의식을 심화시킨 과정을 생생하게 남긴 이는 직업인을 제외하곤 많지 않다. 그 기록만으로도 이 책은 우리에게 가성비 최고의 상품이다. 저자의 땀과 눈물을 상상하며 감탄했다. 특히 세계에서 초고령화와 초저출생이 가장 빨리 진행 중인 우리나라의 미래를 세계도시 곳곳의 상황을 통해 미리 생생하게 볼 수 있다. 대응책을 마련해야 하는 모든 이들의 필독서다.
보지 못했을지라도, 존재를 의심하지 않는다. 밍크고래도 코뿔소도 본 적은 없지만, 그 존재를 의심하지 않는다. 우리가 당면하게 될 미래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아직 직면해 보지 못했지만, 지구 어딘가에서는 이미 심각한 현실문제로 일어나는 현상들이 있다. 어떤 현상들은 우리가 향후 당면하게 될 미래이기도 하다. 기후재앙, 환경 위기, 도시소멸, 초고령사회 등 우리가 당면할 미래의 문제를 이미 겪고 있는 나라와 도시로부터 먼저 경험할 필요가 있다. 그 변화는 분명 찾아올 것이고, 우리는 ‘준비되어 있을 것인가?’ 아니면 ‘준비되어 있지 않을 것인가?’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책은 우리가 머지않은 미래에 경험하게 될 문제들에 대해서 다른 나라에서의 경험과 대응을 고찰해볼 기회를 제공한다. 우리를 ‘준비되어 있게’ 해줄 것이다.
이 책은 시공간을 넘나드는 입체 거울이다. 세계 곳곳에서 우리가 극복해온 과거, 나아가야 할 미래의 모습을 보여준다. 나 자신도 비추고, 우리나라도 비추고, 인류 전체도 비춰준다. 반성문이자, 자화상이자, 청사진이다.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의 진지하면서도 유쾌한 대화를 담은 여행담이자, 지나치기 쉬운 어느 작은 나라 시골 주민의 애환까지 녹아있는 현장학습 교재이자, 인류 미래에 대한 총체적 고민을 담은 에세이다. 좁은 한반도에 갇혀 서로를 향해 경멸과 분노를 쏟아내고 있는 우리 모습을 부끄럽게 만든다. 시대와 공간의 장벽을 뛰어넘어 세상을 바라보게 해준 저자 이동학의 용기와 혜안에 경의를 표하며, 그의 노력이 결실을 보기를 간절히 바라고 응원한다.
그를 처음 본 것은 내가 우크라이나 대사로 있던 2018년쯤이었다. 배낭 하나 달랑 메고 내 눈앞에 나타나서는 세계 많은 나라들의 도시갈등을 탐구한다고 했다. 초롱초롱한 눈빛을 가진 이 청년과 나는 밤을 지새우며 대한민국의 미래비전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분단된 땅덩어리와 삼면이 바다인 나라에서 한계를 딛고 우리의 시야를 넓게 만드는 일은 꼭 필요한 일이다. 국제사회에서 좋은 이웃 국가들이 많아지는 것, 한류를 통해 한국을 사랑해주고, 또 배우기 위해 노력하는 지구촌의 흐름은 기적적으로 만들어진 선물임이 틀림없다. 이를 연기처럼 사라지게 할 것인지, 매력을 지속적으로 발산할 것인지는 우리의 선택과 노력에 달려 있다. 우크라이나전쟁, 중동전쟁 등 지정학이 요동치고 기후변화가 본격 진행되는 시대에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켜 글로벌 코리아로 비상하기 위해 이제 더욱 글로벌 마인드와 역
량으로 무장해야 할 때다. 이 책이 더 많은 젊은이들의 도전에 씨앗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
‘노인지옥’이 다가오고 있다. 전 세계 순위에서 우리가 놓치지 않는 노인자살률 1위의 오명을 깔고 앉은 채 노인 1천만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저자는 일찌감치 우리가 맞닥트리게 될 불행한 미래를 내다보고 이에 대한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탐구하기 위해 소중한 청춘을 녹여 지구를 누볐다. 이 책은 노인연령 연장, 은퇴와 노인빈곤, 끌어안는 복지의 지속가능성 등 꼬리를 무는 질문을 던지며 그 해결책을 고민해나간다. 지금부터 초고령 국가의 골짜기에서 태어난다는 것, 산다는 것, 죽음이라는 화두에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저자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보라.
- 이호선 (대학교수, 방송인)
러시아의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보고 싶은 한국인들을 많이 봤는데, 실제로 타본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세상을 누비면서 이동학 작가는 러시아를 가로지른 철도를 탔고, 거기서 느낀 점과 들었던 생각, 그가 했던 예리한 지적은 러시아에서 나고 자란 나에게도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여행을 무척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같은 마음을 공유하는 작가의 시선을 지지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여행을 떠나면서 우리와 다른 세상, 다른 사람들, 다른 삶을 볼 기대에 설렌다. 하지만 막상 가보면, 이 지구의 어떤 곳이든, 어떤 사람이든, 어떤 생활 방식이든, 다 비슷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 것 같다. 지역마다 문화, 정치 및 경제 상황 등 각각의 특징이 있을 수 있으나 결과적으로 사람들은 같은 고민을 하고 같은 문제에 부딪히는 현상을 깨닫게 된다. 바로 그 순간에, 여행의 별미가 느껴진다고 생각한다. 여행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여행이란 다름과 새로움을 발견하게 해주지만, 가장 크게 발견하게 해주는 것은 나 자신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이렇게 크디큰 세상을 돌아다니면서 많은 걸 느꼈던 한 사람의 이야기, 독자 여러분도 읽으면서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