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째 같은 삶을 살고 있었다. 5년 동안 조금의 발전도, 조금의 다른 점도 없었고 더 이상 이렇게 살 수는 없다고 결심했다. 뭐라도 해야만 했다.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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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인비테이션을 받고, 필요한 몇 가지 서류를 준비하는 동안 다시 또 고민이 되었다. 내가 지구 반대편으로 가서 집을 찾고 일을 구하고 친구도 사귀며 살 수 있을까? 캐나다 워홀을 다녀오면 난 뭘 해야 하지? 그냥 한국에서 다른 걸 도전해 볼까? 등등… 나의 고민과 걱정은 오히려 캐나다 워홀 승인 레터를 받은 이후에 더 심해졌다. 하루에도 몇 번씩 갈 것인가 말 것인가를 고민했다.
--- 「인생을 바꿀 결정을 하다」 중에서
우선 캐나다에 처음 올 때 한국 돈으로 300만 원을 들고 왔다. 세 달치 생활비였다. 막연하게 캐나다 와서 두 달 정도 지나면 일을 하게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내 예상대로 쉽게 흘러가지 않았다. 지금이라면 세 달치 생활비로 두 배는 들고 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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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정확히 세 달이라는 시간을 보내고 나자 다음 달 방 값을 낼 돈이 없었다. 결국 집주인에게 이사를 나갈 테니 보증금에서 방 값을 해결해 달라고 하고 급하게 다른 방을 구했다. 요즘엔 별로 없는 ‘거실 쉐어’를 하게 되었다.
--- 「세 달 만에 빈털터리가 되다」 중에서
친한 일본인 친구가 본인이 하는 일을 소개해 주었다. 소개가 아니고서는 찾기 힘든 일이었는데 그 친구도 어학원 같이 다니던 러시안 친구의 소개로 처음 이 일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회사는 지하철 마지막 역에서 버스를 타고 더 들어가야 하는, 토론토에서 서쪽 지역인 미시사가에 위치해 있어 좀 멀었지만 일이 매우 흥미로워 보였다. 이후에 영주권을 신청하기 위해 캐나다에서 했던 모든 일을 적는 서류란에는 Model/Presenter라고 적었지만, 사실 이 일은 정확히 말하면 ‘온라인 카지노 딜러’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회사에서는 정해진 이미지의 여자들만 뽑았다. 절반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백인 미녀들이었고 나머지 반은 화장 진한 동남아계 캐네디언들이었다. 그밖에는 일본인인 내 친구와 한국인인 나뿐이었는데 ‘그런 일은 대체 어떻게 구한 거야’라고 물을 때마다 ‘예뻐서….’라고 농담을 했지만 사실 아주 틀린 말도 아니었다. 그 당시에 나는 검은색의 꽤 긴 머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처음 워홀 비자로 캐나다에 올 때 ‘다들 노란 머리니까 오히려 새까만 머리가 매력 있을 거야’라고 생각하며 집에서 검은색으로 염색했던 게 실제로 반응이 좋았다. 외모에 대한 규칙은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회사에서 주는 검은색 원피스를 입어야 했고 머리는 꼭 한쪽으로 모두 넘겨야 했으며 아주 큰 은색 귀걸이와 목걸이를 착용해야 했다. 액세서리와 구두는 영수증을 제출하면 회사에서 비용의 절반을 지원해 주었다.
--- 「카지노? 모델? 세컨드 잡의 정체는?」 중에서
캐나다에서 컬리지를 가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아이엘츠나 토플
아이엘츠나 토플 시험을 본 후에 그 점수를 가지고 지원하는 방법이다.(코로나로 인한 팬데믹 때문에 듀오링고 라는 어플 시험 점수도 인정하고 있지만 언제 없어질지 모른다.) 장점은 한국에서 준비가 가능하기 때문에 굳이 캐나다에 오지 않고 한국에서 시험 준비를 하고, 시험을 본 후 커트라인이 넘는 점수를 받으면 지원할 수 있다. 단점은 Speaking, Writing, Reading, Listening 4가지를 고루 잘해야 한다는 점과 점수가 있어야지만 원하는 학교에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둘째, 자체 시험
컬리지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시험을 본 후에 입학 여부를 결정받는 방법이다. 장점은 Reading과 Writing 만 준비하면 된다는 점과 상대적으로 준비하는 데 있어 돈이 덜 든다는 점 등이 있다. 단점은 자체 시험이라는 제도를 가지고 있는 컬리지가 별로 없으며 그만큼 시험 준비 자료도 구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셋째, 어학원
특정 컬리지와 연계되어 있는 어학원들이 있다. 이곳에서 수업을 받고 Pathway라고 불리는 프로그램을 마치면 별도의 영어시험 없이 바로 컬리지로 진학할 수 있다. 패스웨이 프로그램은 어학원에 따라 두 가지 타입으로 나뉘는데, 일반 ESL 과정을 끝낼 때마다 반이 올라가고 일정 수준의 레벨을 마치면 컬리지로 진학하는 형태와 일반 ESL 수업을 듣다가 일정 레벨이 되면 패스웨이 프로그램이라 불리는 2-3개월짜리 과정을 수료하고 컬리지로 진학할 수 있는 형태이다. 패스웨이의 장점은 기존에 영어 공부를 한 적이 없어도 어학원을 다니며 컬리지에 갈 수 있는 실력을 쌓을 수 있고 그 기간동안의 비자 문제가 해결된다는 점과 컬리지 진학 전에 학업 기간을 대강 파악하여 앞으로의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점, Pathway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동안 미리 원하는 과에 원서를 쓸 수 있다는 점 등이 있다. 단점은 한 달에 백만 원이 넘는 학비.
--- 「컬리지에 가는 3가지 방법」 중에서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마지막 학기가 왔다. 첫 학기는 아무것도 몰랐기에 어리바리했고, 두 번째 학기는 적응이 되어 점점 익숙해지는 게 느껴졌고, 세 번째 학기엔 확실히 편했다. 네 번째인 마지막 학기 역시 그럴 것이라 만만하게 생각했던 것이 내 실수였다. 우선 졸업을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모든 과목들이 할 게 많았다. 과제도 많고, 전부 그룹을 짜서 하는 발표 과제가 있었으며 심지어 시험 양도 많았다. 게다가 온라인 코스를 제외한 모든 수업이 백인 캐네디언 교수님들이어서 빠른 영어를 알아들어야 했다. 사실 캐나다식 영어에 익숙해진 터라 어떤 부분에서는 이런 교수님들이 오히려 더 알아듣기 편하기도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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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마쳤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았고 막상 떠나려고 하니 시원섭섭했다. 컬리지 생활은 워홀 생활과는 확실히 달랐고 내가 느끼는 캐나다라는 나라 또한 완전히 달랐으니 졸업 후 다시 돌아가는 ‘외국인 노동자’로서의 삶도 또 다를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 「지옥 같았던 마지막 학기」 중에서
마지막 학기가 되자 학교에서 주는 스트레스와 나 스스로 졸업 후가 걱정돼 받는 스트레스가 쌓여 어떻게 주체가 안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당시 아르바이트를 하던 라멘집 사장님께 마지막 학기라 그만두겠다 말씀드렸더니 학교 마칠 때까지는 일 해달라고 하셔서 그냥 남기로 했다. 어차피 시간표도 잘 짠 덕에 학교는 일주일에 두 번만 가면 되었고 일은 주말에만 했으니 평일 3일을 아무것도 안 하고 쉴 수 있었다.
내가 전공한 마케팅이나 비즈니스 전반적으로도 매니저(관리자) 직책 이상은 일을 해야 영주권 신청이 가능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전공 분야로의 취업도 포기한 상태였다. 컬리지 졸업 후 받는 3년 비자 동안 신입사원에서 매니저 직책까지 승진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막연히 ‘한국 회사에서 일하면 영주권은 신청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마저도 쉽지는 않은 일이며 ‘운’이 따라줘야 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이 시기에 받았던 스트레스는 이루 말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 「졸업하기 전에 취업이 되다 중에서
워홀이든 어학연수든 유학이든 무슨 목적이든 간에 캐나다행을 결정한 사람이 바로 그다음으로 하는 고민은 바로 도시 결정이다. 나 또한 캐나다에 오기 전 밴쿠버와 토론토의 큰 특징을 잘 알지 못해 어떻게 다른지 잘 몰랐는데 막상 캐나다에 와 보니 토론토에 사는 사람들은 밴쿠버를 싫어하고 밴쿠버에 사는 사람들은 토론토를 싫어한다. 물론 모두가 그런 건 아니겠지만….
- 크기
- 언어
- 날씨
- 성향(도시 분위기)
- 생활비
--- 「밴쿠버 vs 토론토」 중에서
내가 뭐라고 어학연수나 유학을 ‘와라, 오지 마라’ 하겠냐마는 캐나다에 살면서, 상황상 많은 어학연수생과 유학생들을 보면서 ‘이럴 거면 여기 왜 왔을까’ 싶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유형의 사람들을 가끔 보았다. 내 동생이라면 절대 이러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몇 자 적어본다.
(...중략...)
첫째. 영어를 단 한마디도 못하는 사람
둘째. 유흥을 지나치게 좋아하는 사람
셋째. 포용력이 부족한 사람
넷째. 혼자서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 / 극도로 내성적인 사람
다섯째. 엄청난 환상이 있는 사람
(...중략...)
어학연수의 경우 캐나다에서 몇 달 지내면 영어를 엄청 잘하게 될 것 같은 환상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 이 경우에는 외국인이 한국에 와서 몇 달 산다고 한국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는지, 모든 사람들이 영어권 국가에서 몇 달 살고 원어민 수준의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일인지 생각해 보자.
--- 「캐나다 유학 오지 마세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