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항해를 시작하거나 비행기가 잘 이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인 온보딩은 신규 입사자가 입사해 조직에 안착할 때까지의 적응 과정을 일컫는 비즈니스 용어다. 넓게 보면 승진하거나 새로운 보직을 수행하는 것도 온보딩의 관점에서 다룰 수 있다. 기업 규모에 따라, 직원의 역할에 따라, 기업의 목표에 따라 온보딩 기간이 적절하게 정해져야 한다. 통상적으로 경력직원은 신입에 비해 온보딩 기간이 짧고 바로 현업에 투입되는 편이다. 모든 운동이 초기에 기본기를 어떻게 다졌는지에 따라 나머지 선수 시절 성공의 갈림길을 결정하는 것처럼, 90일이라는 온보딩 기간 동안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능력 있는 직원으로 인정받고 성공 가도를 달릴 수 있다.
온보딩은 일반적으로 오리엔테이션, 교육 및 현장학습과 같은 일련의 단계를 포함한다. 온보딩 기간 동안 신규 입사자는 조직구성원으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도록 조직 내에서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지식, 스킬 및 태도와 행동을 배우게 된다. 비행기가 이착륙할 때 기름 소모도 많고 가장 사고가 자주 나는 것처럼 조직 내에서도 온보딩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온보딩 시기는 환경변화에 적응하고 학습하고 도약하기 위해 준비하는 기간이다. 많은 기업에서 입사 후 3개월 동안을 수습 기간이라고도 한다. 그래서 인사팀에서는 수습 기간 동안 신규 입사자가 우리 조직에 적합한 인재인지 아닌지를 평가한다. 그러나 요즘은 수습 기간을 평가하기 위한 기간이라기보다는 근로자와 사용자가 한 팀이 되기 위한 시기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인사전문가 대부분은 체계적인 온보딩이 직원 이직률을 감소시키고 만족도에 기여한다는 데 동의한다. 미국에서 발간된 자료를 살펴봐도 잘 시행되는 온보딩 프로그램은 이직률을 낮추고 몰입도를 높여 성과를 올리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온보딩 프로그램을 실시하면 생산성 향상, 이직률 감소, 직원 참여 개선, 지식 유지 강화, 규정 준수, 더 나은 커뮤니케이션, 비용 절감, 이미지와 브랜딩을 촉진하는 역할에 이점이 있다.
실제 직원 만족도를 조사해 보면 근속연수 3년 이하 직원이 장기 근속한 직원보다 만족도 지수가 낮다. 또한 채용 후 3년 이내 직원들의 이직률이 높다. 이 때문에 일부 인사팀에서는 부서장 성과지표에 신규 입사자 채용 성공률을 포함하기도 한다. 그러면 온보딩 프로그램은 어떤 목표로 운영되어야 할까? 첫째는 신규 입사자가 조직문화에 잘 적응하도록 하는 것이다. 둘째는 빠른 시일 안에 신규 인력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속된 말로 밥값을 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셋째는 신규 인력의 유지율Retention을 높이는 것이다. 그래서 회사에 서는 온보딩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공헌 활동이나 행사에 신규인력을 참여시켜 기존 직원들과 친교를 나눌 기회를 제공한다. 아울러 정기적으로 이들이 조직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지원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신규 입사자들은 채용된 시점으로부터 언제쯤 성과를 내게 될까? 왓킨스 교수의 손익분기점에 따르면 채용된 인력이 조직 내에 기여하려면 최소 6.2개월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경력 여부에 대한 구분이 없으므로 신입이라면 실제로는 그 기간이 더 길어질 것이다.
한 HR 전문기업이 2020년에 125명의 경영진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상당수 경영진은 스스로 내린 채용 결정을 후회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만약 숙련되지 않은 면접관이 잘못된 채용을 하면 기업은 상당한 손실을 보게 된다. 신규 인력을 충분히 검증하지 않고 결원을 성급히 채우려는 채용 역시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기업에서는 AI 역량 검사를 도입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손실을 줄이기 위해선 채용 후의 유지도 중요하다. 어느 다국적 기업의 경우 신규 인력을 3년간 80퍼센트 유지하는 것을 성과지표로 삼는다. 5명을 채용했다면 4명이 3년간 퇴사하지 않고 근무하는 것이다. 만일 1년 안에 채용 인력의 30퍼센트가 퇴사한다면 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채용 담당자의 노력은 물론 회사는 막대한 비용을 추가로 소모하게 된다. 인력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중소기업의 경우 손실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입사 3년 이내의 직원들이 장기 근속자보다 근로 만족도가 낮다면 리더는 이에 대해 좀 더 관심을 두고 개선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온보딩 프로그램을 어떻게 구성하는 것이 좋을까? 신입과 경력의 차이, 세대 간의 니즈 차이가 있으므로 인사팀에서는 이러한 점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외투기업의 경우 신규 인력은 대체로 첫 주에 인사팀 주관하에 오리엔테이션 과정을 거친다. 오리엔테이션은 온보딩 과정 중 발생하는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신규 입사자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회사 정보를 소개하고 안내하는 것을 말한다. 오리엔테이션은 조직이 신규 입사자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일방적 성격이 강하지만, 온보딩 자체는 신규 입사자가 조직과 상호작용하는 요소가 강하다는 차이점이 있다. 오리엔테이션 후 현업에 배치돼 해당 부서장 책임하에 직무에 대해 학습하며 일하게 된다. 짧은 시간에 회사 프로세스 전반을 다 파악하기 어렵지만, 핵심적인 사항을 경험하는 것이 조직 내에 안착하는 데 무엇보다 도움이 된다. 신규 인력이 어떻게 비즈니스와 조직문화를 이해하고 소화하게 할 것인지가 온보딩의 주요 역할이다. 신규 인력의 경력 유무와 기업의 규모가 다르더라도 온보딩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완벽한 온보딩을 위해선 3EEmbracing→Emboding→Expanding 프로세스를 반영하는 것이 좋다.
■ 1단계(30일까지) - 수용하기Embracing: 조직 내의 문화를 비롯한 시스템과 업무에 필요한 기본 사항을 이해하고 수용한다.
■ 2단계(60일까지) - 구체화하기Emboding: 내 역할과 업무에 필요한 지식, 스킬과 정보를 구체화한다.
■ 3단계(90일까지) - 확장하기Expanding: 원하는 결과가 가능하도록 사고와 경험을 확장한다.
1단계인 처음 30일 동안은 수많은 정보와 데이터를 이해하는 것이 급선무다. 조직 구조를 이해하고, 소속 부서를 파악하며, 아울러 신규 입사자 핸드북을 숙지하는 시기다. 그야말로 수많은 정보와 데이터가 입력된다. 이 시기에는 자신의 편견과 선입견을 내려놓고 필요한 체크리스트를 채우면서 그 핵심 내용을 이해하자.
2단계인 입사 후 60일까지는 집중적으로 축적된 지식과 스킬을 연마하고 정보를 흡수하는 시기다. 음식물을 잘 흡수하려면 소화를 잘 시켜야 한다. 조직문화에 빠져들고, 직무에 몰입하고, 자신이 속한 성과관리 체계와 프로세스를 활용한다. 정보와 데이터를 정리하고 취해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을 가려낸다. 보석이 되기 위해 원석을 연마하는 단계와 비슷하다.
3단계인 입사 후 90일까지는 원하는 결과가 창출되도록 신속한 도약을 한다. 그러기 위해서 자신의 성공 요소를 정립하고, 차별화한다. 자신의 모든 것을 올인할 때 집중력은 증가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단거리, 중거리, 장거리 종목마다 서로 다른 선수가 금메달을 차지한 것처럼, 각각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해 집중적으로 훈련할 때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다.
2018년 밤부 HR이 18세 이상 미국 정규직 직원 약 1,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효과적인 온보딩을 받은 직원들의 80%는 회사 성과에 대한 인식이 강력했다. 또한, 온보딩이 매우 효과적이라고 느낀 직원들이 직무 만족도가 훨씬 높았다.
온보딩 프로그램의 이점을 잘 이해하지 못한 경영진은 시간과 비용이 수반되는 온보딩 프로그램을 시행할 필요가 있는지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것처럼 온보딩 프로그램을 시행했을 때 신규 인력이 회사에 대해 좀 더 알게 되고 정착하게 된다.
오리엔테이션 기간에 인사팀에서 충분히 회사의 방향과 경영진의 철학을 이해하는 시간을 제공한다면 새로운 구성원들이 조직에 대해 오해하는 위험성이 줄어든다. 신규 인력이 조직에 빠르게 기여하는 기폭제가 되는 것이다. 또한 온보딩을 통해 직무에 대한 기대 수준을 직속 상사와 토의한다면 퇴사율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SHRM 재단의 탈야 바우어(Talya N. Bauer) 교수는 성공적인 온보딩 요소로 다음 4가지를 제시한다. 연결(Connection)은 그 구성원이 구축해야 하는 필수적인 인간관계와 정보 네트워크를 의미하고, 문화(Culture)는 새로운 구성원이 조직의 규범을 받아들이고 행동하는 것에 미치는 영향을 말한다. 명료함(Clarification)은 새로운 직무수행으로 관련된 기대감을 명확히 알려주는 것을 말하며, 규정 준수(Compliance)는 회사의 구성원으로서 당연히 따라야 하는 것을 말한다.
신규 인력 조기 정착화를 위해서는 30-60-90일이 중요하다. 30일은 각종 이해 당사자와의 회의 및 미팅을 통한 어젠다를 도출하는 기간으로, 60일은 성과 달성을 위해 직속 상사와 부하 직원이 조율하는 시기로, 90일은 새로운 전략과 프로세스 수립 및 시행 방안에 대한 피드백을 구하는 기간이다. 인사팀은 채용을 잘했다는 정당성을 느끼고 싶어 하기 때문에 수습 기간 동안 기대 이상의 성과 가능성을 창출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30-60-90일 플랜에는 구체적으로 다음 10가지가 포함된다.
① 비즈니스를 배워라.
② 회사의 문화를 배우기 위해 직원들과 시간을 보내고 피드백에 대
해 열린 자세로 임해라.
③ 본인이 일했던 회사에 대해 강조하지 마라.
④ 본인의 성과를 평가하기 위한 기준들을 직속 상사와 협의해라.
⑤ 멘토를 찾고, 변화를 주기 전에 왜 그렇게 일이 진행되었는지 그
이유를 물어라.
⑥ 이슈들을 해결하기 위한 절차를 직속 상사와 점검해 수립하라.
⑦ 이해 당사자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새로운 역할에 적응해라.
⑧ 장단기 목표를 설정하고 진척 사항을 측정할 지표들을 수립해라.
⑨ 본인이 성취한 기록을 유지 관리해라.
⑩ 입사 후 90일 동안에 성과 창출의 가능성을 보여줘라.
경력직의 경우 ⑩번 내용인 성과 창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다.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목표 설정을 하기란 어렵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성과를 창출할 수는 없지만, 신규 입사자가 성과를 창출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신뢰가 쌓여 상사가 그 직원에게 중요한 직무를 맡기게 된다. 결국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계획을 세우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온보딩을 평가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3년 이내 신규 입사자의 이직률, 신규 입사자 만족도 조사, 관리자 피드백, 저성과자 향상 프로그램에 3년 이내 신규 입사자가 차지하는 비율, 퇴사자 면담 조사 등이 주된 내용이다.
이 책은 새로운 환경에 직면하는 구성원들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나침반이 되어줄 것이다. 온보딩 시기에 노력한 작은 차이가 남은 조직 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온다는 믿음으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자신의 잠재 역량을 확인하는 위대한 여정을 시작하기를 바란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