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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의 언어들

: 나의 인생, 나의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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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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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4년 04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365쪽 | 137*214*30mm
ISBN13 9791170831211
ISBN10 117083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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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인간은 시간 속에서 안식을 누리지 못합니다. 불안이라는 숙명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간헐적으로 평화로운 순간을 경험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불안 속에서 지냅니다. 이것을 뭐라고 하면 좋을까요? ‘안식 없음’, ‘고향 상실’ 등의 단어가 떠오릅니다. 에덴 이후 시대의 인간은 늘 두려움 속에 살게 마련입니다. 성경은 가인이 동생을 죽인 뒤 자기가 살던 땅을 떠나서 에덴 동쪽 놋에 정착했다고 말합니다(창 4:16). ‘놋’은 ‘유리하다’, ‘방황하다’라는 뜻입니다. 방황이 상수인 삶, 이게 바로 우리의 실존입니다. 이러한 불안은 언제 그칠까요? 어거스틴은 “우리 마음이 당신 안에서 안식할 때”라고 답합니다. 하나님의 품에 닻을 내릴 때 우리는 비로소 불안이라는 숙명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첫 번째 강의. ‘인간이라는 수수께끼’」중에서

살다 보면 부득이하게 한계상황 속에 직면할 때가 있습니다. 그때는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볼 수가 없습니다. 내 가족이 정신적 혹은 신체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도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무력감에 머리를 쥐어뜯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한계상황에 직면할 때 어떤 사람은 그냥 무너지고 맙니다. 그에 비해 실존적 도약을 시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도약은 그 한계상황을 뛰어넘는 것입니다. 도약을 하는 순간 지평이 넓어집니다. 서울에서 가까운 북한산이나 도봉산만 다니던 사람이 큰맘 먹고 지리산 종주를 하고 나면 능력치가 향상됩니다. 독서 경험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올해 초에 굳게 결심하고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었습니다. 늘 ‘이번엔 읽어야지’ 하면서 용기를 내지 못했던 책입니다. 그 책은 쉽게 읽히는 책이 아닙니다. 분량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열세 권의 책을 대략 3주 만에 다 읽었습니다. 그런 책을 읽고 나면 3-400페이지 분량의 책이 조금 만만해집니다. 가끔은 나를 지독히 괴롭히는 책, 인내력을 시험하는 책을 읽어야 독서 능력이 향상됩니다. 경우는 다르지만 그것도 일종의 도약입니다. 도약을 해야 경험 세계가 확장됩니다. 그런데 아무리 도약을 감행해도 발이 땅에 닿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불가항력적인 일들입니다. 이런 경험을 할 때 사람은 비로소 ‘아, 이 세상에는 인간의 이성이나 경험으로 통합할 수 없는 더 큰 세계가 있구나’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더 큰 세계와의 접속, 거룩한 것과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됩니다. 함석헌 선생의 시 첫마디는 그런 경험을 했기에 비로소 터져 나오는 것입니다.
---「두 번째 강의. ‘하나님 안에서 태어나다’」중에서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노아는 의롭고 흠이 없는 사람으로 순종의 모본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왜 노아를 통해 구원의 역사를 열어가지 않으셨을까요? 왜 그를 복의 근원으로 삼지 않으셨을까요? 왜 모든 민족의 아버지로 삼았을까요? 하나님이 그 일을 위해 택하신 것은 아브라함이었습니다. 아브라함은 흠이 없는 사람이라 할 수는 없지만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명한 사람입니다. 익숙한 세계를 떠나 낯선 세계로 가라 했을 때도 순명했고, 나중 일이기는 합니다만 백 세에 얻은 아들을 바치라는 지시를 받았을 때도 혼돈 속에서 순명하려 했습니다. 아브라함 역시 순종의 챔피언입니다. 그런데 아브라함에게는 있고 노아에게는 없었던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것이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었습니다. 바로 타자에 대한 책임감입니다.
---「세 번째 강의. ‘하나님과 함께 걸어가다’」중에서

편협한 신자들은 하나님에 대한 자기들의 이해의 틀을 만들어 놓고 거기에 맞지 않는 이들은 무조건 틀렸다고 말합니다. 물론 이단들은 우리가 반드시 구별해야 합니다. 그들은 자기들이 만들어 놓은 거미줄 같은 가르침 속에 사람들을 끌어들여 결국 그들의 내면을 황폐하게 만듭니다. 사회적 자아가 파괴되어 외부의 사람들과 소통할 능력을 잃어버리는 이들이 많습니다. 이단 종파들은 사람들에게서 스스로 사유하는 능력을 빼앗아 자기들의 교의나 지도자를 맹종하게 합니다. 미국의 정치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라는 책에서 “사유하지 않음” 곧 무사유가 악의 뿌리라고 말합니다. 이런 경우를 경계해야 하겠지만, 우리는 하나님 체험이 다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주님은 나의 목자”라고 고백하는 사람이 “하나님은 나의 등불”이라고 고백하는 사람과 누가 옳은지 다투면 안 됩니다. 우리가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때 하나님 체험은 더욱 풍성해집니다.
---「네 번째 강의. ‘하나님을 향하여 나아가다’」중에서

오늘 우리는 우리를 세심하게 보살피시는 하나님의 이미지에 집착하면서, 역사를 바라보며 분노하시고 심판하시는 하나님은 잊고 있는 것이 아닌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세상에는 여전히 짙은 어둠이 드리워 있습니다. “하나님이 계시다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까?” 사람들은 대답이 없는 줄 알면서도 이 질문을 던집니다. 정답을 모르면서도 하나님을 믿고 신뢰할 수 있을까요? 신뢰해도 좋은 것일까요? 정답이 없다 하여 인생을 포기할 수도 없습니다. 삶이란 결국 선택입니다. 부조리한 세상에 부딪혀 난파할 수도 있고, 그 세상을 뚫고 나아가 더 나은 세계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세상의 무의미성에 짓눌린 채 숙명론자가 되어 살 수도 있고, 숙명의 당기는 힘에 저항하면서 새로운 삶을 향해 도약할 수도 있습니다.
---「다섯 번째 강의. ‘나의 인생, 나의 하나님’」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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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시대마다 믿는 이들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시대의 향도’를 주신다. 김기석 목사는 우리 시대의 구도적 그리스도인들에게 향도로서 주어진 귀한 선물이다. 그가 없었다면 짙어져만 가는 시대의 어둠 속에서 얼마나 많은 이들이 갈 바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게 되었을까 싶어서 감사하게 된다. 기독교 복음이 한편에서는 특정 이데올로기를 위한 각성제로 왜곡되고 다른 한편에서는 상업주의 기독교의 환각제로 변질되어 버린 오늘의 현실에서, 그는 복음 본래의 깊이와 높이와 색깔과 향기를 말로, 글로 그리고 올곧은 삶으로 전해 왔다. 이 책 『고백의 언어들』은 그가 살아온 신앙 여정과 걸어온 목회 여정을 통해 숙성된 묵상과 사유의 열매다. 김기석 목사는 함석헌 선생이 남긴 「하나님」이라는 시를 말잡이로 삼는다. 함석헌 선생은 이 시를 통해 자신이 닿았던 깊은 영적 차원을 표현하려 했다. 그것은 경험적 언어와 이성적 논리를 무용하게 만드는 차원이다. 그래서 그의 시어들은 알듯 말듯 하고, 그 의미는 잡힐듯 말듯 하다. 이 책은 동서양의 철학자와 문학가와 예술가를 소환하여 깊은 영적 차원을 풀이함으로써 그 매력적인 신 체험으로 독자들을 초청한다. 오래도록 읽히고 사랑받아 고전으로 남을 역작이다.
- 김영봉 (와싱톤사귐의교회 담임목사)
김기석 목사가 쓴 훌륭한 책들이 많지만, 이 책 『고백의 언어들』이 갖는 의미는 특별하다. 목회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그동안 하나님과 동행한 시간을 돌아보며 그 여정을 고백의 형식으로 전달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청년 시절 멀리서 들려오는 종소리를 듣고 어머니를 따라 교회에 첫발을 들여놓았던 기억에서 시작된다. 청년의 그 절망과 갈망이 ‘하나님 안에서, 하나님과 함께, 하나님을 향하여’ 걸어오는 동안 어떻게 넓어지고 깊어졌는지를 저자는 진솔하게 들려준다. 그것은 한 개인의 여정이자, 하나님의 섭리가 역사적이고 우주적 차원에서 전개되어 온 과정이기도 하다.

김기석 목사의 글을 읽으며 늘 감탄하는 것은 성경의 언어에 다양한 시와 소설, 신학과 철학과 미술의 언어를 함께 짜 넣으며 다양한 해석의 지평을 열어 준다는 점이다. 그것은 ‘신학의 인간화’가 아니라, ‘주름 잡힌 텍스트’인 성경을 통해 진리의 모호성과 입체성을 드러내기 위함이다. 덕분에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던 성경 속 인물이나 이야기도 새롭게 보이고 오래 되새김질하게 된다. 성경의 인물들을 거울로 삼아 현대를 살아가는 신앙인으로서 스스로를 돌아보라고 이 책은 격려한다.

본회퍼의 말처럼 “지금 우리는 고백의 상황 속에” 있지만, 누구도 자기 실존의 부끄러움을 정직하게 드러내려고 하지 않는다. 시대의 어둠을 향해 눈을 돌리거나 걸어 들어가는 사람도 많지 않다. 김기석 목사가 늘 강조하는 ‘타자에 대한 존중과 책임’, ‘환대의 윤리’, ‘자비의 정치학’의 실현은 요원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신앙이란 개념적 사변이 아니라 체험적 사건임을, 배타적 확신보다는 흔들리는 실존의 위기와 질문들에 깃든다는 사실을 뜨겁게 경험했다.

“인간이 당신에 대하여 말할 때 무엇을 감히 말할 수 있겠습니까?” 4세기가 끝나갈 무렵 성 어거스틴의 이 고백과 탄식은 오늘 우리의 것이기도 하다. 이 한계에 대한 무릎 꿇음에서 ‘일상의 성화’는 시작되지 않을까. 이제 우리는 성 어거스틴의 『고백록』에 비견할 만한 또 하나의 고백록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 나희덕 (시인,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김기석 목사의 글을 읽을 때마다 그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어떤 진리는 반드시 그 목소리로만 전달되어야 한다”던 미하엘 엔데의 말은 그의 많은 책들, 특히 이 책 『고백의 언어들』에 고스란히 적용된다. 지독한 방황으로 흔들리는 청년들과 대화하며 그들의 거친 질문을 고요한 깨달음으로 안내해 주던 목소리, 교회 주방에서 묵묵히 일하는 이들에게 다가가 그들의 수고를 빛나는 기쁨으로 바꿔 놓던 목소리, 호스피스 병동에 누워 마지막 호흡을 몰아쉬는 이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가만히 속삭이던 목소리, 갓 태어나 처음으로 교회에 나온 어린아이를 가슴에 품고 감사의 기도를 올리던 목소리, 신앙의 이름으로 무지와 편견과 폭력을 정당화하는 세력의 반(反)신앙을 꾸짖던 목소리, 진리에 목마른 청중에게 촉촉한 단비처럼 스며들던 그 목소리……. 이 책에는 그러한 그의 목소리가 들어 있다. 글에서 나온 글이 아니라 길에서 나온 글이라 그렇다. 뚜벅뚜벅 보행의 길, 조근조근 대화의 길, 향기로운 기도의 길. 그 길이 지금 우리를 향하고 있다. 아련하되 간절한 꿈을 꾸며 뒤척이던 젊은 영혼들은 이 책을 통해 마침내 인생의 멘토와 만나게 될 것이다. 그와 함께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야릇한 지혜의 뚫음’, ‘따뜻한 사랑의 뛰놂’, ‘영광 그윽한 빛의 타오름’에 다가서는 기쁨을 누릴 것이다. 이보다 더 큰 기쁨이 또 있을까!
- 손성현 (숨빛청파교회 담임목사)
김기석 목사의 밴쿠버 강연을 기획하고 진행하고 현장에서 지켜보면서 느꼈던 짙은 여운과 감동이 고스란히 활자 속에 담긴 흔치 않은 신비를 마주한다. 하나님 앞에서 진실하고 신실하고자 달음질해 온 한 고독한 구도자의 삶과 신앙이 문학의 언어로 고백되어 우리 앞에 다가왔다. 수많은 설교와 강연, 저술을 해온 그이지만, 이 책은 그것들과는 사뭇 성격을 달리한다. 오롯한 한국의 그리스도교 사상가로서 김기석의 면모가 고스란히 녹아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이 시대의 사상가를 만나게 된 것에 대한 감사의 고백과 더불어, 절대자 앞에 은총을 사모하여 무릎 꿇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 최종원 (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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