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시대마다 믿는 이들의 길잡이 역할을 하는 ‘시대의 향도’를 주신다. 김기석 목사는 우리 시대의 구도적 그리스도인들에게 향도로서 주어진 귀한 선물이다. 그가 없었다면 짙어져만 가는 시대의 어둠 속에서 얼마나 많은 이들이 갈 바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게 되었을까 싶어서 감사하게 된다. 기독교 복음이 한편에서는 특정 이데올로기를 위한 각성제로 왜곡되고 다른 한편에서는 상업주의 기독교의 환각제로 변질되어 버린 오늘의 현실에서, 그는 복음 본래의 깊이와 높이와 색깔과 향기를 말로, 글로 그리고 올곧은 삶으로 전해 왔다. 이 책 『고백의 언어들』은 그가 살아온 신앙 여정과 걸어온 목회 여정을 통해 숙성된 묵상과 사유의 열매다. 김기석 목사는 함석헌 선생이 남긴 「하나님」이라는 시를 말잡이로 삼는다. 함석헌 선생은 이 시를 통해 자신이 닿았던 깊은 영적 차원을 표현하려 했다. 그것은 경험적 언어와 이성적 논리를 무용하게 만드는 차원이다. 그래서 그의 시어들은 알듯 말듯 하고, 그 의미는 잡힐듯 말듯 하다. 이 책은 동서양의 철학자와 문학가와 예술가를 소환하여 깊은 영적 차원을 풀이함으로써 그 매력적인 신 체험으로 독자들을 초청한다. 오래도록 읽히고 사랑받아 고전으로 남을 역작이다.
- 김영봉 (와싱톤사귐의교회 담임목사)
김기석 목사가 쓴 훌륭한 책들이 많지만, 이 책 『고백의 언어들』이 갖는 의미는 특별하다. 목회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그동안 하나님과 동행한 시간을 돌아보며 그 여정을 고백의 형식으로 전달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청년 시절 멀리서 들려오는 종소리를 듣고 어머니를 따라 교회에 첫발을 들여놓았던 기억에서 시작된다. 청년의 그 절망과 갈망이 ‘하나님 안에서, 하나님과 함께, 하나님을 향하여’ 걸어오는 동안 어떻게 넓어지고 깊어졌는지를 저자는 진솔하게 들려준다. 그것은 한 개인의 여정이자, 하나님의 섭리가 역사적이고 우주적 차원에서 전개되어 온 과정이기도 하다.
김기석 목사의 글을 읽으며 늘 감탄하는 것은 성경의 언어에 다양한 시와 소설, 신학과 철학과 미술의 언어를 함께 짜 넣으며 다양한 해석의 지평을 열어 준다는 점이다. 그것은 ‘신학의 인간화’가 아니라, ‘주름 잡힌 텍스트’인 성경을 통해 진리의 모호성과 입체성을 드러내기 위함이다. 덕분에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던 성경 속 인물이나 이야기도 새롭게 보이고 오래 되새김질하게 된다. 성경의 인물들을 거울로 삼아 현대를 살아가는 신앙인으로서 스스로를 돌아보라고 이 책은 격려한다.
본회퍼의 말처럼 “지금 우리는 고백의 상황 속에” 있지만, 누구도 자기 실존의 부끄러움을 정직하게 드러내려고 하지 않는다. 시대의 어둠을 향해 눈을 돌리거나 걸어 들어가는 사람도 많지 않다. 김기석 목사가 늘 강조하는 ‘타자에 대한 존중과 책임’, ‘환대의 윤리’, ‘자비의 정치학’의 실현은 요원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신앙이란 개념적 사변이 아니라 체험적 사건임을, 배타적 확신보다는 흔들리는 실존의 위기와 질문들에 깃든다는 사실을 뜨겁게 경험했다.
“인간이 당신에 대하여 말할 때 무엇을 감히 말할 수 있겠습니까?” 4세기가 끝나갈 무렵 성 어거스틴의 이 고백과 탄식은 오늘 우리의 것이기도 하다. 이 한계에 대한 무릎 꿇음에서 ‘일상의 성화’는 시작되지 않을까. 이제 우리는 성 어거스틴의 『고백록』에 비견할 만한 또 하나의 고백록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 나희덕 (시인,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김기석 목사의 글을 읽을 때마다 그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어떤 진리는 반드시 그 목소리로만 전달되어야 한다”던 미하엘 엔데의 말은 그의 많은 책들, 특히 이 책 『고백의 언어들』에 고스란히 적용된다. 지독한 방황으로 흔들리는 청년들과 대화하며 그들의 거친 질문을 고요한 깨달음으로 안내해 주던 목소리, 교회 주방에서 묵묵히 일하는 이들에게 다가가 그들의 수고를 빛나는 기쁨으로 바꿔 놓던 목소리, 호스피스 병동에 누워 마지막 호흡을 몰아쉬는 이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가만히 속삭이던 목소리, 갓 태어나 처음으로 교회에 나온 어린아이를 가슴에 품고 감사의 기도를 올리던 목소리, 신앙의 이름으로 무지와 편견과 폭력을 정당화하는 세력의 반(反)신앙을 꾸짖던 목소리, 진리에 목마른 청중에게 촉촉한 단비처럼 스며들던 그 목소리……. 이 책에는 그러한 그의 목소리가 들어 있다. 글에서 나온 글이 아니라 길에서 나온 글이라 그렇다. 뚜벅뚜벅 보행의 길, 조근조근 대화의 길, 향기로운 기도의 길. 그 길이 지금 우리를 향하고 있다. 아련하되 간절한 꿈을 꾸며 뒤척이던 젊은 영혼들은 이 책을 통해 마침내 인생의 멘토와 만나게 될 것이다. 그와 함께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야릇한 지혜의 뚫음’, ‘따뜻한 사랑의 뛰놂’, ‘영광 그윽한 빛의 타오름’에 다가서는 기쁨을 누릴 것이다. 이보다 더 큰 기쁨이 또 있을까!
- 손성현 (숨빛청파교회 담임목사)
김기석 목사의 밴쿠버 강연을 기획하고 진행하고 현장에서 지켜보면서 느꼈던 짙은 여운과 감동이 고스란히 활자 속에 담긴 흔치 않은 신비를 마주한다. 하나님 앞에서 진실하고 신실하고자 달음질해 온 한 고독한 구도자의 삶과 신앙이 문학의 언어로 고백되어 우리 앞에 다가왔다. 수많은 설교와 강연, 저술을 해온 그이지만, 이 책은 그것들과는 사뭇 성격을 달리한다. 오롯한 한국의 그리스도교 사상가로서 김기석의 면모가 고스란히 녹아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이 시대의 사상가를 만나게 된 것에 대한 감사의 고백과 더불어, 절대자 앞에 은총을 사모하여 무릎 꿇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 최종원 (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