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소득공제

행간을 걷다

[ 친필 사인본 , 양장 ] 현대문학 핀 시리즈-소설 051이동
리뷰 총점9.6 리뷰 10건 | 판매지수 456
정가
15,000
판매가
13,50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4월 2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20쪽 | 302g | 104*182*22mm
ISBN13 9791167902535
ISBN10 116790253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부터 나는 둘로 나뉘었다. 오른쪽 절반은 더 이상 내가 아니고 왼쪽 절반에만 겨우 내가 남았다. 둘로 나뉘기 전까지 나는 오른손잡이였다. 그래서 나의 인생은 늘 오른쪽에서 시작됐다가 왼쪽으로 빠져나갔다. 오른손은 모험을, 왼손은 균형을 담당했다. 그러니 왼쪽 절반에 유폐된 나는 권태와 허무 사이를 오가다가 여생을 소진하게 될 것이다. 나에게서 사라진 오른쪽 절반의 인간이 나는 몹시 그립다. 그는 나를 통째로 지배하고 있다가 갑자기 사라져버렸다.
--- pp.9-10

오른쪽 절반이 나의 무덤이라면 그동안 나를 괴롭혔던 회한과 무력감을 모두 그곳에 파묻을 것이다. 왼쪽 절반뿐인 나는 지금부터 어린아이나 성자의 삶을 살아가겠다.
--- p.27

그 하천에 사는 물고기 중에는 도나우강에서 길을 잘못 든 개체도 있을 것이다. 그것들은 탈출구를 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물살을 거슬러 올랐으나 그 하천이 시멘트 바닥에 뚫린 취수공 하나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크게 절망했을 것이다. 몸속에 알이나 이리를 가득 품은 채 물 위로 떠오른 것들은 비닐봉지에 담겨 쓰레기 소각장에서 불태워졌을 것이다. 어쩌면 아내도 이와 똑같은 상황인지 모르겠다. 모험심을 억누르지 못하고 어머니의 처절한 만류를 뿌리쳐가면서까지 너와 내게로 헤엄쳐 왔다가 뒤늦게나마 길을 잘못 들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제자리로 돌아가려 했지만 자신을 도와줄 어머니는 이미 살해당했고 탈출구가 숨겨져 있을지도 모를 금고마저 일 년째 열리지 않고 있으니, 그녀는 밤마다 정부의 품에 안겨서 자신을 산 채로 화장시켜 달라고 읍소하고 있진 않을까.
--- pp.82-83

뱀으로 태어났다는 사실이 그토록 잔혹한 폭력을 당해야 할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있을까. 누구든지 허기를 느끼면 뭔가를 삼켜야 한다. 배가 부르면 동물들은 상대의 목숨을 탐하지 않는다. 반면 인간들은 허기와 상관없이 누군가를 매일 죽이고 없앤다. 인간으로 태어났다는 사실이 그들의 행동을 모두 이성적이고 이타적인 것으로 윤색한다.
--- pp.97-98

그러니 우리의 죽음은 오른쪽 절반뿐인 너의 뇌 속에 숨어 있는 죄악으로 인해 왼쪽 절반뿐인 내가 살해당하는 사건으로 정의할 수 있다. 내가 우리의 죽음에 수긍하려면 너의 죄악부터 명확히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이따금 나의 알리바이를 증명해야 할 수도 있겠지. 막대자석을 아무리 작게 잘라내더라도 양극이 남는 것처럼 우리를 아무리 작게 나누더라도 모든 조각에는 너와 내가 똑같은 부피로 편재해 있을 것이므로 매 순간 너와의 투쟁과 협상은 불가피할 것 같다. 우리 안의 순수함과 사악함을 확실하게 구별하기 위해 지금부터 나는 너를 쉥거라고 부르겠다. 네가 나를 무엇이라고 불러도 상관없다.
--- pp.127-128

나는 쉥거를 죽이고 내 영혼과 육체의 유일한 주인으로서 오래 살 것이다. 아내의 임종까지 지켜본 뒤 법적 상속자가 내게 들려주는 주기도문 속에서 마지막 숨을 내쉬며, 나보다 먼저 죽은 자들을 향해 상스러운 저주를 쏟아부을 것이다. 기괴한 세계와 기구한 운명을 물려준 그들에게 감사하거나 미안해할 이유는 전혀 없다.
--- p.236

하긴 아내도 한때 우리를 매혹했던 소녀였다. 그녀의 매력을 먼저 알아보고 열광했던 쪽은 내가 아니라 쉥거였고, 아내 역시 나보다는 쉥거에게 더 호감을 느꼈다. 어쩌면 우리와 아내의 결혼 생활을 파국으로 내몬 장본인은 아내와 쉥거 사이에 물혹처럼 박혀 있는 나 자신일 수도 있다. 아무리 애써도 그걸 터트리거나 잘라낼 수 없자 아내와 쉥거는 상대의 진심을 의심하기 시작했고,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고 판단됐을 때 쉥거는 슬그머니 내 뒤로 숨으며 자신은 애당초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행동했다.
--- pp.140-141

그리고 어느 화창한 날에 하천변을 마지막으로 산책하고 집으로 돌아온 우리는 금고 안에 우리의 남은 인생을 모조리 쑤셔 넣은 다음 치사량의 두 배가 넘는 수면제를 한꺼번에 삼키기로 동의했다. 현실과 꿈, 삶과 죽음 사이의 영토는 너무 푹신해서 누구도 걸어서는 건널 수 없고 망둥이처럼 배를 깔고 미끄러지며 나아가야 한다.
--- p.167

불필요한 진실을 영원히 봉인하기 위해 죽음이 인간을 찾아온다. 조물주에게도 비밀을 영원히 숨겨둘 금고가 필요한 것이다.
--- p.175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9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1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8.0점 8.0 / 10.0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3,5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