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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엠마 1

: 아나키스트 엠마 골드만 자서전

[ 무삭제 완역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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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6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840쪽 | 142*220*40mm
ISBN13 9791192628318
ISBN10 1192628314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자서전을 써 보면 어떻겠냐는 주변의 제안은 내가 이제 막 나의 삶을 시작했다고 생각했을 때부터 그 후로 오랜 시간 지속되었다. 하지만 그런 말에 귀를 기울이지는 않았다. 나는 그저 나의 삶을 강렬하게 살고 있었을 뿐인데 그것에 대해 글까지 쓸 필요가 무엇이란 말인가? 내가 글쓰기를 주저했던 또 다른 이유는, 자신의 삶에 대해 글을 쓰는 건 인생의 급류에서 멈춰 설 때야만 비로소 가능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인생의 비극과 희극을 조금은 떨어져서 객관적이고 초연하게 볼 수 있는 철학적인 나이가 되면, 그때는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자서전을 쓸 수 있겠지.” 나는 친구들에게 이렇게 말하곤 했는데, 나이가 들어 가면서도 언제까지고 계속 젊다는 느낌에, 내 삶에 대해 쓰는 일 같은 것을 하기엔 아직 멀었다고 생각했었다.
--- 「감사의 말」 중에서

이제 나는 미국, 뉴욕주의 꽃의 도시에 위치한 공장에 있었다. 아주 모범적인 공장이라고 들었다. 분명, 가슨 의류공장은 러시아에서 일하던 장갑 공장에 비하면 대단한 발전이었다. 작업실은 컸고 밝았으며 공기도 잘 통했다. 저마다 팔꿈치만큼의 개인공간도 있었다. 아버지 사촌 공장에서 구역질나게 나던 지독한 냄새도 없었다. 하지만 이곳에서의 일은 더 고됐다. 점심시간은 30분밖에 주어지지 않았고 하루의 일이 도무지 끝나지 않을 것처럼 느껴졌다. 엄격한 규율 때문에 자유로운 이동이 금지되었는데 심지어 화장실을 갈 때조차도 허락을 받아야 했다. 또 십장의 끝도 없는 감시는 내 가슴을 돌처럼 무겁게 짓눌렀다. 하루하루 일이 끝날 때마다 나는 기진맥진했고, 겨우 내 몸을 끌고 언니네 집에 돌아가 침대에 누울 힘만 남은 상태가 되었다. 이런 끔찍하게 단조로운 일상이 한주, 또 한주 계속되었다.
--- p.35

그와 함께하면서 알게 된 것은 우리는 너무 다른 사람들이라는 사실이었다. 처음, 제이컵에게 끌렸던 것은 그가 책을 좋아하던 모습 때문이었는데, 이제 그는 더 이상 책에 관심이 없었다. 이제 직장 동료들과 어울려 카드게임을 하고 춤이나 추러 다녔다. 그에 반해 내 안은 분투와 열망으로 가득 차고 있었다. 정신의 세계에서 나는 여전히 러시아에,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살았고 그곳에서 내가 읽은 책들, 보았던 오페라들, 내가 알고 지내던 학생모임 속에 머물렀다. 점점 로체스터가 싫어졌다. 하지만 이곳에 도착해서 유일하게 알고 지낸 사람이 커쉬너였다. 그는 내 삶의 공허함을 채워 주었고 그런 그에게 강하게 끌린 것 또한 사실이었다. 1887년 2월 우리는 로체스터에서 유대식 결혼식을 올렸다.
--- p.42

“그렇지만 아름다운 것들이 꼭 사치스러운 건 아니라고 봐요.” 나는 내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외려 그것들은 필수품이죠. 그런 아름다움 없이 삶은 견딜 만한 것이 못 돼요.” 이렇게 말은 했지만 속으로는 버크만 말이 맞다는 것을 알았다. 혁명가들은 자기네 목숨마저 바치는데 아름다움을 포기 못한다는 게 말이 된단 말인가? 젊은 예술가는 내 안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나 역시 아름다움을 사랑한다. 쾨니히스베르크에서 가난하게 살 때 그 삶을 견디게 해준 건 이따금 선생님들과 함께한 소풍이었다. 숲, 달빛이 은은히 비추는 들판, 머리에는 풀잎으로 왕관을 만들어 올리고 꽃도 꺾고… 이런 일들이 괴로운 집안 환경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었더랬다. 어머니에게 혼날 때나 학교에서 어려움이 있을 때, 이웃집 정원에 핀 라일락이나 가게에 진열된 형형색색 실크 천을 보면 모든 게 아름답고 환해지면서 나의 슬픔을 잊을 수 있었다. 정말 가끔이지만 들었던 음악도. 좋은 혁명가가 되기 위해 이 모든 것을 포기해야만 하는 걸까 나는 궁금해졌다. 내게 그럴 힘이 과연 있을까?
--- p.62

이야기를 마쳤을 때 모스트를 보니 그의 생각은 다른 곳에 가 있는 듯 보였다. 마치 꿈이라도 꾸는 듯이 시선을 허공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어린 시절 이야기를 이토록 흥미롭게 이야기하는 걸 들어 본 적이 없다며, 내게 크나큰 재능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내가 대중 앞에 나서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했다. 자신이 나를 위대한 연설가로 만들어 주겠다며 “내가 없을 때 내 자리를 대신해 주시오”라고 덧붙였다. 당연히 나는 그가 나를 놀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나 같은 사람이 그의 자리를 대신할 수 있을 거라고 믿을 이유가 없었던 까닭이다. 그의 불꽃, 그의 마법 같은 말솜씨를 내가 어떻게 대신하겠는가? 나는 그가 나를 진솔한 동지로 대해 주기를 바랐다. 우스꽝스러운 독일식 칭찬은 불필요했다. 모스트는 씨익하고 웃으며 단숨에 잔을 비웠다. “자 그럼 처음으로 할 대중 연설은….”
--- p.75

앞줄에 있던 백발에 깡마르고 초췌한 얼굴을 한 남자가 눈에 띄었는데 강연 후 일어나 발언을 했다. 그는 하루에 노동시간을 몇 시간 줄이는 거나, 주급 몇 달러를 올리는 것 같은 사소한 요구를 참지 못하겠다 말하는 나의 입장도 이해는 하며, 젊은이들에게 시간은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도 이해한다고 했다. 하지만 자신처럼 나이 든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는 물었다. 살아생전 자본주의가 전복되는 걸 볼 가능성도 거의 없는데, 하루에 그 끔찍한 노동에서 두 시간 정도나마 해방되는 것을 포기해야 옳겠느냐고. 어쩌면 8시간 노동이라는 것이 나이 든 노동자들이 살면서 바랄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아닐까 하고 이야기하며 그런 작은 성취마저 다 거부해야 하느냐고 질문했다. 우리 노동자들에게는 책을 읽거나 야외활동을 할 시간이 좀 더 생기면 안 되는 거냐고, 공장에 발이 묶인 노동자들에게 공정하지 않은 것 같다고. 8시간 노동에 대한 그 남자의 진심 어리고 명료한 분석은 모스트의 현재 입장이 가진 허위를 깨닫게 했다. 나는 지금 모스트의 생각을 앵무새처럼 따라 말하면서 나 자신과 노동자들에게 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자각이 들었다. 어째서 내가 관중에게 가닿는 데 실패했는지 이제야 알 수 있었다. 나 자신조차 믿지 않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느라 노동자들에 대한 싸구려 농담과 공격으로 도피를 했던 것이다.
--- p.97~98

다시 한번 살아나는 것만 같았다. 춤을 출 때면, 나는 그곳에서 가장 지칠 줄 모르고 가장 신이 난 사람이 되었다. 어느 날 저녁 사샤의 어린 사촌이 나를 옆으로 끌고 가더니 마치 동지의 죽음이라도 알리는 듯한 심각한 표정으로 내게 선동자로서 춤을 추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속삭였다. 뭐, 출 수 있다고는 해도 그렇게 정신줄을 놓고 춰서야 되겠냐고 했다. 아나키스트 운동에 힘이 되어야 하는 사람으로서 품위가 없는 일이고, 나의 천박함이 대의를 해치고 있다고도 했다. 어린 소년의 뻔뻔스럽기 이를 데 없는 간섭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러고선 그에게 너의 일이나 신경 쓰라고 말하며 내 얼굴에 던져 대는 그놈의 대의가 지겨워 죽겠다고 대꾸했다. 나는 아름다운 이상과 아나키즘, 관습으로부터의 해방과 자유를 위한 대의가 삶의 기쁨을 내던져야 하는 일이라고는 믿지 않았다. 나는 우리의 대의가 내가 수녀가 되는 것을 원한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또 우리 운동이 수도원이 되어서도 안 되지 않냐고 주장했다. 만약 대의가 그런 거라면 내게 대의 따위는 필요없었다. “내가 원하는 건 자유와 나를 표현할 권리, 모든 사람이 아름답고 찬란한 것들을 누릴 수 있는 권리야.” 아니키즘이란 나에게 그런 의미였고, 비록 거기에 감옥과 박해가 있더라도 나는 그 세상을 살 것이었다. 그렇다. 나의 가장 가까운 동지들이 나를 비난하더라도 나는 나만의 아름다운 이상을 살 것이다.
--- p.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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