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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여행처럼 살기로 했다

: 유럽에서 만난 빛나는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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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7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496쪽 | 748g | 140*205*27mm
ISBN13 9791193584545
ISBN10 119358454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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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년생의 열기로 너무 달렸던 탓일까? 내 한계를 잘 몰랐던 나는 모르는 새 마음이 많이 지쳤던 것 같다. 마음 한편에 그때 가지 못한 장기여행에 관한 미련도 한몫했다. 그렇게 나는 퇴사를 결정함과 동시에 첫 유럽 여행을 떠났다. 모든 것이 낯설고 새로웠다. 그리고 나를 설레게 했다. 마중물이었을까. 그 여행을 시작으로 작고 큰 여행을 참 많이 다녔고 매년 유럽 여행을 떠났다.
--- p.5 「들어가며」 중에서

내가 떠난 모든 여행에 목적은 없었다. 극한의 효율을 따지는 내가 유일하게 관대해지는 게 여행이었다. 여행이란 거창한 것도 아니고, 꼭 무언가를 이루고 와야 하는 목표도 아니다. 이미 떠난다는 여정과 동시에 여행은 시작된다. 길 위에서 마주하는 급박한 순간에 대처할 수 있는 유연함, 다양한 사람들과 문화를 포용할 수 있는 관대함과 같은 마음의 힘을 기르는 것. 여행에서 얻는 정말 소중한 경험이자 중요한 훈련이다. 그래서 우리는 여행을 떠나야 한다.
--- p.8 「들어가며」 중에서

모래사장에는 바다색 물감에 담갔다 뺀 듯한 파라솔이 즐비하고, 해변가에는 더위를 식히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이 모습을 다시 보고 싶어 다시금 머나먼 이탈리아의 남부 끄트머리까지 왔다. 청량한 색의 해수욕장 바로 옆 깎아 자른 듯한 절벽 위 파스텔 톤 건물들이 이국적이었다. 저기 사는 사람들은 매일 이런 풍경을 보겠지? 가장 예쁘고 큰 집을 하나 골라 오후에 와인 한 잔을 들고 테라스로 나오는 내 모습을 잠시 상상해 봤다. 짠기가 묻어난 바람에 들려오는 웃음소리를 듣고 있자니 마음까지 파스텔 톤으로 물드는 듯했다.
--- p.40 「포지타노」 중에서

이미 여러 번 방문한 여행지를 다시 즐기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하나가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이다. 유명한 곳의 멋진 풍경도 좋지만, 사람들의 이야기가 주는 에너지가 있다. 이런 경험은 여행에 여유를 가져야만 할 수 있다.
--- p.68 「베네치아 거리」 중에서

좋아하는 마음을 저항 없이 받아들이면, 굴러가는 눈덩이처럼 자연스레 마음이 불어난다. 포르투는 나에게 그런 곳이었다. 다른 곳에 비해 자주 들른 것도 아니었다. 포르투를 세 번 여행하면서 빨리 많은 곳을 가려고 하기보다 같은 장소에서 다양한 시선을 마주하려고 노력했다. 포르투의 골목에 발을 들인다면 당신도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만큼 매력적이다.
--- p.138 「포르투 거리」 중에서

와인에 취해 상기된 얼굴이 노을빛에 더 붉어져, 터져 나오는 박수 소리가 불꽃놀이처럼 느껴졌다. 하루를 열심히 살아 낸 서로에게 보내는 찬사 같기도 해서 최선을 다해 더 열심히 박수 쳤다. 지붕 아래로 내려간 해처럼 손바닥에 발갛게 남은 자국을 보며, “오늘도 참 열심히 잘 살았다!”고 외친 특별한 날이었다.
--- p.152 「모루정원(모후정원)」 중에서

이제는 여행에 익숙해져 돌발상황이 주는 불안함은 흐릿해졌다. 오래전 첫 여행의 실수와 두려움은 어렴풋해졌지만 분명 처음은 무엇이든 서툴렀고 실수투성이였다. 순수한 방황과 약간의 두려움, 내일은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낯선 세계에서 나는 더 솔직해지고 숨김이 없었다.
--- p.268 「알베르티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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