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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으로 시작하는 생태 감수성 수업

: 119가지로 질문하는 열두 달 환경 인문학

최원형 글그림 | 블랙피쉬 | 2024년 07월 26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22건 | 판매지수 7,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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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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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4년 07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340쪽 | 542g | 148*210*21mm
ISBN13 9788968334740
ISBN10 8968334749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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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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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는 부리로 나무를 두드리기도 하지만 쪼기도 해요. 어느 날 문득 딱따구리는 어째서 이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나무를 두드리고 쪼는지 궁금했어요. 해마다 추석이면 등장하는 말벌 뉴스를 들으며 말벌은 없애 버려야 할 무시무시한 곤충인지, 파리는 세상 쓸모없이 그저 성가시고 더럽기만 한 존재인지, 도시의 비둘기는 어쩌다 이토록 천덕꾸러기가 되어 버렸는지 궁금했지요. 떠오르는 질문에 답을 찾는 과정에서 수많은 오해가 이해로 바뀌었고 역지사지하는 마음의 길이 생기더군요. (중략)

질문은 새로운 세상으로 길을 안내하는 내비게이션이고 조화로운 세상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제가 던진 어쭙잖은 질문이 여러분을 더 깊은 질문으로 이끄는 징검다리가 되길 바랍니다. 질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져 지구에서 뭇 생명과 조화롭게 살아갈 방법을 모색하는 장이 펼쳐지길 또한 기대합니다.
--- 「여는 글_ 질문이 필요한 시대」 중에서

무당벌레의 앞날개는 산뜻하고 선명한 빨간색이에요. 노란색 날개를 지닌 무당벌레도 있지만 대개는 빨간색이지요. 빨간색은 초록색과 대비를 이루며 눈에 잘 띄는 색이에요. 무당벌레는 활동 무대가 풀이 많은 곳이면서 대체 왜 이토록 강렬한 색으로 진화한 걸까요? 눈에 잘 띄면 당연히 천적에게 들키기도 쉬운데 말이지요. 새똥을 닮은 거미, 몸을 늘려 나뭇가지와 비슷하게 붙어 있는 자나방 애벌레, 풀밭에 오면 초록색으로 땅에서는 흙색으로 몸 색을 바꾸는 개구리처럼 대부분 동물은 자기 몸이 드러나지 않도록 보호색을 띠는데 무당벌레는 왜 그런 걸까요?

무당벌레는 눈에 잘 띄도록 색을 지니는 게 자기를 보호하는 한 방법이랍니다. 강렬한 색깔의 옷을 입은 무당벌레는 누군가가 잡으려고 하면 여섯 개 다리를 옴츠리고는 땅으로 툭 떨어져요. 죽은 척하는 의사(擬死) 행동을 하는 거예요. 무당벌레의 이런 행동을 이미 본 사람도 있을 거예요. 진짜 죽은 건지 확인하려 만지면 냄새도 고약한 노란 액체를 내놓잖아요. 이 노란 액체는 냄새만 고약한 게 아니라 쓴맛까지 있어서 무당벌레를 한 번 맛본 동물은 두 번 다시 거들떠보지도 않을 것 같아요.

곤충을 주로 잡아먹는 새가 무당벌레의 최대 천적일 텐데요. 오래전 새들이 무당벌레를 잡아먹었다가 그야말로 쓴맛을 본 이후로 화려하고 눈에 잘 띄는 곤충을 경계하게 되었답니다. 무당벌레가 이렇듯 눈에 띄는 앞날개를 지닌 이유가 보호색이라니 생물마다 살아가는 방법이 정말 다양한 것 같아요.
--- 「“초록 풀밭에 빨간색은 너무 눈에 잘 띄는데 무당벌레는 천적이 두렵지 않을까?”_ 6월 무당벌레, 살아 있는 농약」 중에서

식물이 자손을 퍼뜨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씨앗을 퍼뜨리듯이 곰팡이도 여러 방법으로 포자를 퍼뜨려요. 어떤 버섯은 사람이나 동물이 밟아야 포자가 퍼져 나와요. 어떤 버섯은 바람을 이용해 포자를 터트립니다. 포자가 방출될 때의 속도는 우주왕복선이 발사된 직후의 속도보다 1만 배 빠르게 가속되어서 순식간에 최고 시속 100km에 이르러요. 곰팡이 포자는 구름 속에서도 발견되는데요. 빗방울의 씨앗이 되고 눈, 진눈깨비, 우박을 만드는 얼음 결정의 핵이 되어 날씨에도 영향을 끼쳐요.

우리 눈에 보이는 버섯은 포자를 퍼뜨리기 위한 도구이고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균사가 진짜 주인공이지요. 균사는 많은 세포가 연결된 네트워크로, 사방으로 뻗어 가며 갈라지고 합해지고 얽히면서 무질서한 듯 섬세한 균사체를 만들어요.
--- 「“버섯이 비를 만든다고?”_ 8월 버섯과 생태계의 분해자」 중에서

파리목에는 파리뿐만 아니라 모기, 각다귀, 깔따구, 등에, 장님거미가 포함됩니다. 파리목이 사람의 피를 빨아 먹고 학질, 황열, 뎅기열, 티푸스, 이질 등 질병을 옮기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꽃등에류의 애벌레는 진딧물을 잡아먹고 꽃등에 성충은 농작물의 결실을 도와주며 기생파리류는 다른 곤충에 기생해 해충 방제 역할을 하기도 하죠.

만약 파리목이 지구에서 사라진다면 그 많은 배설물은 어떻게 될까요? 동애등에라는 파리는 배설물 분해뿐만 아니라 질병이 퍼지는 것도 막아 줘요. 배설물을 분해해서 양을 줄이면 병원체를 옮기는 분식성 파리목 곤충들의 접근이 그만큼 줄어드니까요. 파리가 하는 중요한 일이 바로 생태계에서 분해자 역할이지요. 곤충기로 유명한 파브르는 파리목에 대해 “파리를 ‘불쾌하고 더러운 곤충’으로 사람들이 생각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어요. 이 세상을 우리가 살 수 있을 만큼 열심히 청결하게 만드는 게 파리라고 했지요. 배설물을 분해하는 파리목 종류는 넘치도록 많아요. 만약 파리가 없다면 이 세상은 분해되지 못한 채 쌓인 배설물로 넘쳐 나지 않았을까요?
--- 「“파리가 사라지면 우리는 깨끗한 세상에서 살게 될까?”_ 11월 파리목 곤충, 혐오를 넘어 공존으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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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거대한 생태계 변화의 시기에 이런 책이 나와서 반갑다. 한동안 나는 생명이 뭔지 전혀 모르는 생명체로 살아왔다. 나는 도시의 야경과 스카이라운지와 유리잔이 반짝이는 세련된 식당들을 좋아했다. 그런데 뭔가가 변했다. 이제는 생명이 알고 싶다. 세상의 많은 생명들과 더 많이, 더 넓게, 더 잘 연결되어서 살고 싶다. 이 책은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특급 과외 선생님 같은 책이다. ‘생태 감수성’은 살아 있는 것에 대한 감수성이고, 우리를 살아 있게 만드는 것에 대한 감수성이다. 이 책은 그런 감수성을 열정적으로 확장시켜 준다. 책에는 달마다 몇 개의 질문이 나온다. 질문에 답하려고 끙끙대는 과정 자체가 우리에게 생명을 불어넣을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언젠가 우리 삶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 내가 어떻게 더 늦기 전에 생명을 사랑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로.
- 정혜윤 (CBS 라디오 PD, 작가)
최원형 작가의 시선을 따라 사계절 자연을 바라보다 보면 어느샌가 ‘새로운 눈으로 여행을 즐기는 자’가 되어 있음을 느낀다. 생태 감수성으로 가득 찬, 알쏭달쏭한 질문으로 풀어내는 자연과 생물들에 대한 그만의 따뜻한 관찰 이야기는 질문에 대한 답을 배우는 것이라기보다는, 고정관념으로 가득한 시대에 우리가 자연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질문하는 이야기이다.
- 홍석환 (부산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질문이 세상을 바꾸지는 못한다. 하지만 질문이 세상을 바꾸는 시작인 것은 분명하다. “생태 감수성의 세계는 어떨까?” 궁금증이 든다면 이 책을 펼쳐 보자. 119가지의 질문을 통해 마음속 깊은 곳에 숨어 있는 생태 감수성을 살려 낼 수 있을 것이다. 생태 전환으로 이끄는 지름길이다.
- 김성호 (생태 작가, 딱다구리보전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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