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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환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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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5월 1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424쪽 | 513g | 134*189*30mm
ISBN13 9791185014517
ISBN10 1185014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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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즈코는 도무지 영문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다음 순간, 공포가 전신을 훑어 내렸다.
남자가 손에 들고 있는 것은 일본도였다. 게다가 피로 물들어 있다. 셔츠가 붉은 것도 그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공포에 질린 나머지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발도 움직일 수 없다.
남자가 돌진해왔다. 그 눈은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 벌겋게 물든 채 제정신이 아니었다. 신이치가 가즈코와 아이를 지키려는 듯 둘 앞을 막아섰지만 남자는 기세를 멈추지 않았다. 그 속도 그대로 신이치에게 돌진했다.
남편의 등에서 일본도의 칼날 끝이 튀어나오는 게 보였다.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그의 등이 점점 붉게 물들어갔다.
---본문
그런데 갑자기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옆 골목에서 낯선 남자가 나타났다. 붉은색 러닝셔츠 차림에 손에는 긴 막대기를 들고 있었다.
신이치와 가즈코는 걸음을 멈춰 그를 바라봤지만 누군지는 알 수 없었다. 그 순간 남자가 그들을 봤다. 몇 초 후 신이치가 “도망쳐!” 하고 소리를 질렀다.
가즈코는 도무지 영문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다음 순간, 공포가 전신을 훑어내렸다.
남자의 손에는 일본도가 들려 있었다. 게다가 피로 물들어 있었다. 셔츠가 붉은 것도 그 때문이었다.
공포에 질린 나머지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발도 움직일 수 없었다.
남자가 돌진해왔다. 그 눈은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 벌겋게 물든 채 제정신이 아니었다.
신이치가 아내와 아이를 지키려는 듯 둘 앞을 막아섰지만 남자는 기세를 멈추지 않았다. 그 속도 그대로 신이치에게 돌진해왔다.
남편의 등에서 일본도의 칼날 끝이 튀어나오는 게 보였다.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그의 등이 점점 붉게 물들어갔다.
신이치가 쓰러진 순간, 저도 모르게 뛰기 시작했다. 남자가 남편의 몸에서 일본도를 빼내는 것을 보고 마침내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깨달았다. 가즈코는 딸을 꼭 껴안고 몸을 돌려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엄청난 속도의 발소리가 쫓아왔다. 도망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즈코는 몸을 웅크리고 딸을 안았다.
그 직후, 등에 충격이 느껴졌다. 벌겋게 달군 거대한 젓가락이 꽂히는 것 같더니 이내 의식이 아득해졌다. (pp. 8-9)

“어떤 꽃이 신에게 허락받은 겁니까?”
그렇게 물은 이는 리노였다. 다하라는 따뜻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그건 모르네. 생존을 계속하면 허락받은 것일까. 있는 것은 있는 대로 둔다는 게 내 생각이야. 거꾸로 말하면 사라지는 것은 사라지도록 둔다는 거지. 어떤 씨앗이 사라졌다는 것은 사라질 만한 이유가 있다는 거야. 노란 나팔꽃이 사라진 것도 그 나름의 이유가 있을 거야.”
“그 이유에 대해 다하라 씨는 지론을 갖고 계시나요?” 소타가 물었다.
“없네. 그러나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지.”
“무슨 얘기입니까?”
“노란 나팔꽃은 금단의 꽃이라는 이야기야.”
“금단…….”
소타는 리노와 얼굴을 마주했다.
“내가 나팔꽃에 흥미를 가진 것은 아버지의 동생 즉 삼촌의 영향이야. 삼촌이 다양한 변화 나팔꽃을 피우는 것을 곁에서 보다가 나도 흥미가 생겼지. 하지만 삼촌은 어느 날 내게 말했어. 어떤 꽃을 피워도 좋지만 노란 나팔꽃만은 쫓지 마라. 이유를 물었더니 그것은 몽환화이기 때문이라고 했어.”
“몽환화?”
“몽환夢幻의 꽃이라는 의미일세. 그뒤를 쫓으면 자기가 멸하고 만다고, 그렇게 얘기했어.”
담담한 말투의 다하라의 말에 소타는 등골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꼈다.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다하라는 훌쩍 표정을 풀었다.
“아마 그건 미신일 거야. 일단 멸종한 종이 아무 이유 없이 갑자기 부활하는 일은 있을 수 없어. 나는 그간 여러 나팔꽃 애호가와 수많은 정보를 주고받았지만 그런 얘기는 듣지 못했네.”
“그럼 그 신을 거스르는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됩니까?”
소타가 묻자 다하라는 미간에 깊은 주름을 잡았다. (pp. 219-220)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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