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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든 멀리 가고 싶은 너에게

어디든 멀리 가고 싶은 너에게

: 시인 엄마와 예술가를 꿈꾸는 딸의 유럽 여행

이미상 글 / 솨니 그림 | 달콤한책 | 2014년 05월 27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8 리뷰 4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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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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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4년 05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508g | 135*210*30mm
ISBN13 9791195008322
ISBN10 1195008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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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미상
경기도 포천에서 출생했다. 영문학을 전공한 뒤 중앙대학교에서 예술대학원 문예창작과 전문가 과정을 마쳤다. 2007년 계간『불교문예』가을호에 〈아마가사키 호텔〉외 5편의 시를 발표하며 신인상을 수상했다. 영어동화전문가 모임 ‘Kiztory mom’ 동인이며, 용인과 성남 분당 지역에서 아이들에게 ‘영어동화 읽기’를 지도하고 있다.
2012년 여름, 예술가의 꿈을 품은 딸과 함께 석 달 동안 서유럽 미술 여행을 다녀왔다. 이 책은 작은딸 솨니와 함께했던 그 여행의 기록이다.
그림 : 솨니(김수완)
서울에서 태어나 안양 평촌초등학교를 졸업했다. 중학교 1학년 때 자퇴한 후 검정고시를 치르고 자신의 꿈을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현재는 미국 예술고등학교(Interlochen Center for the Arts)에 재학 중이며 조기 졸업자로 확정됐다. 스콜라스틱(Scholastic) 출판사가 해마다 수여하는 상인 'Art & Writing Award'를 3년 연속 수상했다. 예술가들을 위한 간행물 Winter Tangering Review 추천으로 2014년 3월, 뉴욕 브로드웨이 'Art House'에서 최연소 작가로 전시회를 가졌다. 2012년 엄마와 함께 유럽 미술관 여행을 하며 쓴 ‘솨니의 일기’가 곧 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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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빌라에 간다. 태양은 나무들에게 제 모양대로 그늘을 주었다. 투명한 초록의 잎들이 은빛으로 빛난다. 버스는 아카시아꽃이 만발한 작은 마을 라 카소나로 들어간다. 닫힌 버스 안에서도 꽃향기가 난다.
“아빌라는 책자에도 없는데 엄마는 뭐 볼 게 있다고 가?”
“나도 몰라. 시인 로르카가 좋아한 곳이라 그냥 가보고 싶어.”
광활한 평원과 완만한 구릉. 도로변에는 노란 꽃. 꾸미지 않아도 아름다운 여인처럼 꽃들은 어울리는 자리에 흩어져 피어 있다.
열일곱에 나는 이런 길을 가지고 있었다. 노래를 부르며 해가 질 때까지 걷던 길, 자전거를 타고 햇살 속을 달리던 길.
코스모스가 피고 미루나무 가로수 사이로 버스가 오가던 길. 나는 허락한 적이 없는데 누가 그 길들을 다 없애버렸나.
로르카는 《인상과 풍경》에서 아빌라를 쓸쓸하게 그렸다. 추운 겨울 저녁이라 그랬을까. 아름다움 앞에 오는 슬픔 때문일까.
우리는 아름다운 것들에서 슬픔을 먼저 느낀다. 내게 머물 수 없기에, 내가 가질 수 없기에, 바람에 흔들리는 꽃잎을 어찌하랴. --- p.28~29

나는 타성에 젖지 않으리라 했다. 고정된 삶을 살지 않으리라, 절대로 《연금술사》에 등장하는 크리스털 장수 같은 삶은 살지 않겠다고 했다. 내 딸들에게 늘 “네가 원하는 길을 가라. 꿈을 포기하지 마라” 했다. 그러나 꿈을 갖고 살기처럼 힘든 일이 있을까. 그 꿈이 나이 들면 절망일 수도 있음을 알게 되면 어쩌나.
영화 〈레볼루셔너리 로드Revolutionary Road〉에서 아이를 낳고도 꿈을 멈추지 않는 ‘에이프릴’을 그녀의 남편도 친구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정신병원에서 나온 이웃의 수학자 ‘존’은 에이프릴을 이해했다. 존이 말했다. “사람들은 언제나 허무와 절망 속에서 살고 있다고 말하지만 진짜 절망을 보려면 용기가 필요해요.” 에이프릴이 말했다. “나보고 다들 미쳤다는데 미친 것이 제대로 사는 거라면 난 미쳐도 상관없어요!” 그러나 그녀는 자신을 구하지 못했다. 용기 내어 일어서려는 자는 절망을 각오해야 한다. 그 절망을 넘어서야 비로소 꿈이 시작된다. --- p.53~54

레비 스트로스는 《슬픈 열대》에서 “인류학자란 필연적으로 자신의 사회 내에서는 비판자가 되며 자신의 사회 밖에서는 동조자가 된다” 했다. 자신의 사회에 결여된 무엇인가를 다른 사회에서 파악하려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류학자만이 그럴까.
예술가도 시인도 여행자도 그렇다.
세상의 모순을 피하려 하지만 더 큰 모순이 기다리고 있다. 내게 결여된 것들을 찾아 여행을 떠나지만 그곳에는 또 다른 결핍이 존재한다. 설령 기대한 것이 있다 해도 내게 올 수 없어 절망에 빠지기도 한다.
여행을 떠나면 세상이 달라지고 사람도 바뀔 줄 알았는데, 시칠리아의 저녁 바다에서 마주친 나는 여전히 모순투성이 인간으로 초라하고 솨니도 쓸쓸해 보인다.
중학교에 들어간 솨니가 불안불안하던 어느 날 “죽을 것 같아, 일분일초도 학교에서 못 견디겠어” 했다.
그즈음 우리 아파트 7층에 사는 고등학생이 투신해 우리 라인 현관 지붕 위로 떨어졌다. 오전 수업이 일찍 끝났다며 솨니가 학교에서 돌아와 현관문을 열고 서서 “엄마, 저기 어떤 사람이 누워 있어” 했다. 4층인 우리 집 계단참에서 엎드려 있는 남학생이 내려다보였다. 내가 늦잠을 자고 있던 토요일 오전이었다.
“일단 기말고사 끝나고 방학 동안 고민해보자.”
나랑 그렇게 약속해놓고 12월 1일 솨니는 방문을 잠갔다. 베란다 쪽 창문도 봉쇄했다. 전문가에 따르면 “이럴 때 부모가 방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면 절대 안 된다” 했다.
나는 아이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 하던 일을 모두 멈추고 방문 앞에서 인기척을 살폈다. 잘 때도 아이 방문 앞에서 잤다. 현관문의 잠금 고리에 작은 종을 달아놓았다.
아이는 식구들이 잠들면 창문을 넘어와 화장실에 가고 냉장고에서 음식들을 꺼내갔다. 나는 냉장고를 비웠고 먹을 것들은 안방에 두고 문을 닫았다. 아이가 볼 수 있도록 화장실 거울에 매일 편지를 붙여놓았다.
보름이 지난 늦은 아침, 아이는 앙상한 다리로 방문을 열고 나왔다. 아이는 국에 밥을 말아 먹으며 눈이 빨개졌다. 나는 식도가 다 헐어 밥이 넘어갈 때마다 쓰라렸다.
욕조에 물을 받아 아이를 씻겨주었다. 거실 해가 드는 곳에 아이를 눕히고 얼굴 마사지를 해주었다. 우리는 레스토랑에 갔고 서점에 들러 책을 사고 영화를 봤다. 솨니는 일단 검정고시를 보겠다고 했다. 다음 날 나는 학교에 가서 아이의 자퇴서를 제출했다. --- p.133~135

아그리젠토에 와서야 알게 되었다. 왜 우리가 이런 곳에 오는지를. 하늘은 짙푸르고 나무들 또한 진녹색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어떤 색깔도 보이지 않는다. 이곳은 오로지 한 가지 폐허만 존재한다. 거대한 폐허 앞에서 다른 피조물은 자멸한다.
승리의 폐허, 우리는 이것을 보러 왔다. 하늘은 땅을, 땅은 하늘을 끌어당겨 폐허만을 숭배한다. 폐허의 신봉자들. 들끓는 태양마저 압도당한다. 모든 역사와 자연과 인간과 예술도 결국 살아남아야 승리자다. 여기서는 폐허가 살아남았다.
솨니가 드로잉을 끝내고 바닥에서 흙을 한 줌 주워 그 위에 문지른다. 숲에선 매미가 혀를 차듯 울고 있다. --- p.155

오래된 것들은 많은 말을 들려준다. 그 목소리를 들으려고 우리는 여행을 한다. 같은 언어로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많은데 낯선 것, 모르는 언어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단 한 번이기에, 스쳐가는 것이기에 이들에게는 마음을 연다. 다시 올 수 없는 것들이기에 집중하고 작은 소리에 귀 기울인다. 발밑에 있는 돌멩이 하나도 가슴 시리다. --- p.221

산타 마리아 델라 그라치에 성당 옆에 작은 서점이 있다.
서점 여자에게 아감벤 책을 찾는다 했더니 “트램 60번을 타고 네 정거장 가서 내리면 큰 서점이 있어요” 한다. 여자는 아트숍과 영어 서점 있는 곳도 자세히 적어준다. 여자는 “찾는 책이 없어 미안합니다” 한다.
우리가 책들을 둘러보자 《스코틀랜드 44번지》라는 책을 소개한다. 줄거리까지 설명해준다. 여자가 너무 진지해 우리는 알아듣지도 못하면서 계속 들었다. 서점 여자는 어딘지 〈아이 엠 러브I Am Love〉의 여배우 틸다 스윈튼을 닮았다. 서점 책들은 책갈피 사이사이 카드가 끼워져 있다. 카드에는 예쁜 손글씨로 책의 리뷰가 꼼꼼히 적혀 있다. 나도 이런 서점 여자가 되고 싶은 꿈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동네서점들은 참고서만 가득해 서점의 운치라는 걸 잃어버렸다. --- p.225

분수 옆 무화과나무 아래서 비를 피한다. 고흐, 로트레크…… 가난한 화가들이 살았던 몽마르트르. 보들레르가 혐오하던 파리에 비가 내리고 있다.
살면서 가장 어려웠던 일은 나 자신과 화해하는 일, 세상에 대한 모든 분노 뒤에는 미워할 수도 사랑할 수도 없는 내가 있다. 편안해진 것 같다가도 여전히 자신을 미워하는 순간을 만날 때가 있다. 아마 살아 있는 한 언제까지나 그럴 것이다. 무화과 열매가 내 어깨를 툭 치며 떨어진다. --- p.308

솨니가 보들레르의 무덤을 스케치하는 동안 바람이 점점 차가워지고 묘지의 문 닫는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가 들린다.
온몸으로 시대의 아픔을 겪은 시인은 “우리가 남을 이해하는 깊이는 그를 사랑하는 정도와 같다”라고 했다. 내가 모순투성이 인간들에 대해 그나마 이만한 아량이라도 갖게 된 것은 보들레르를 사랑한 덕분이라 말할 수 있다. 솨니도 언젠가는 인정하게 되리라. 모든 존재는 모순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모순을 인정하는 그 자리에 예술이 머문다는 것을. 전철이 고가를 지나고 있다.
--- p.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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