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영문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며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겸임교수로도 재직중이다. 옮긴 책으로 『눈먼 자들의 도시』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서재 결혼시키기』 『파라오의 역사』『술탄 살라딘』 『하느님이 여자였던 시절』 『맛』 『불안』 등이 있다.
이베리아 반도 이곳저곳에서 다섯 명의 사람들이 표면적으로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경험한다. 조아나 카르다가 숲에서 주은 느릅나무 가지로 땅바닥에 금을 긋자, 피레네 산맥 동부 세르베르 지방에서 늘 입을 다물고 있던 개들이 짖기 시작하고, 그녀가 그은 금은 어떤 방법을 써도 지워지지 않는다. 해안가를 거닐던 조아킴 사사는 들어올리기에도 버거운 돌을 저 멀리 바다로 내던지고, 한 무리의 찌르레기 떼는 주제 아나이수가 어디를 가든 그를 따라다닌다. 마리아 과바이라가 심심풀이로 풀기 시작한 양말의 실은 끝없이 풀려 산을 이룬다. 스페인에 있던 약사 페드로 오르세는 이베리아 반도의 분리를 초래한 기괴한 진동을 홀로 느낀다.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사건들과 함께 감히 상상도 못하던 일이 벌어진다. 피레네 산맥이 갈라지면서 이베리아 반도가 유럽 대륙으로부터 떨어져 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공황상태에 빠진 관광객들은 서둘러 도망가고, 또 한편으로는 새로이 만들어진 섬이 항해하는 모습을 지켜보려고 수많은 사람들이 스페인의 절벽으로 향한다. 그 와중에 이 다섯 주인공은 자신들이 겪은 기이한 사건 때문에 한데 모이게 되고, 그리고 사랑에 빠진다. 페드로와 조아킴을 기다리고 있던 주제 아나이수와 조아나 카르다가 첫눈에 반하게 되고, 숲에서 만난 개를 좇아간 갈리시아에서는 조아킴 사사와 젊은 과부 마리아 과바이라가 운명처럼 부딪친다. 그러나 곧 북대서양을 향해 표류하던 이베리아 반도가 아조레스 제도와 충돌할 위험이 예측되고, 제도와 맞부딪치게 되는 갈리시아 주민들의 대탈출이 시작된다. 눈앞에 닥친 재앙 앞에서 속수무책인 포르투갈 정부당국과, 임박해 오는 위험 앞에 알 수 없는 목적지를 향한 여행을 하며 삶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진 주인공들. 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미래는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