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에 지어 놓은 복이 적은 분들은 기도의 효과에 성급하게 집착하기 쉽습니다. 그러다 보면 ‘기도에 과연 영험이나 가피가 있을까?’ 하는 의심이 들기 마련입니다. 이런 분들은 마음속에 확고한 믿음의 말뚝을 박아야 합니다.
--- p.22
어떤 사람이 죽었을 때 그 동네 사람들이 보이는 반응을 살펴보면 천상에 갔는지, 지옥에 떨어졌는지 알 수 있습니다. 만약 동네 사람들이 슬퍼하고 안타까워하면 그 사람은 분명히 천상세계로 갔을 것입니다. 반대로 기뻐하고 고소해하면 그 사람은 분명 지옥에 떨어졌을 것입니다. 아주 당연한 도리이지요.
--- p.29
불교는 운명이 정해져 있다는 생각을 거부합니다. (…) 부처님께서 전생의 업보에 대해 강조하시고, 또 지금 당장 조금이라도 더 복을 지으라고 말씀하신 건 내 삶은 결국 내가 만들어 가는 것임을 가르쳐 주고자 하셨던 것입니다. 그럼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은 다음 생에 무엇으로 태어나기 위한 준비를 하시겠습니까?
--- p.36
복이 많으면 뭘 해도 일이 잘 풀리지만, 복이 없으면 뭘 해도 일이 잘 풀리지 않습니다. 또한 박복한 자는 어렵사리 생긴 복 지을 기회를 스스로 차 버리는 어리석은 일을 저지르는 경우도 있지요.
--- p.44
우리는 우리 마음을 마음대로 쓰지 못합니다. 그게 바로 중생의 한계이지요. 선종(禪宗)에서는 우리가 본래 부처인데 이 마음을 잘 쓰지 못해서 중생으로 살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 마음을 잘 쓰면 복이 오고, 잘못 쓰면 화가 닥치는데 말이죠.
--- p.49
예전에 아주 용한 역술가 한 분이 계셨습니다. 이분이 가만히 보니까 사주로는 잘살아야 하는데 실제로 어렵게 사는 사람들은 어떤 공통점이 있더랍니다. 바로 말을 나쁘게 하더라는 것이지요. 남의 험담을 많이 하거나 매사에 부정적인 말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사주가 좋더라도 실제로는 그 사주처럼 잘살지를 못하더랍니다.
--- p.63
불교는 깨달음의 종교이기 때문에 지혜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러나 지혜는 그냥 닦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지혜를 닦기 위해서는 좋은 스승이 있어야 하고, 공부할 수 있는 시간적?물질적 여유도 있어야 하며, 몸도 건강해야 합니다. 이러한 스승복, 시간복, 의식주복, 건강복 등이 갖추어져야 지혜를 닦을 수 있지요. 그러므로 불교에서는 사람으로 태어나서 해야 할 일로 지혜를 닦는 것뿐만 아니라 복을 지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겁니다.
--- p.65~66
“(…) 공부를 하다 보니 ‘관상이 좋은 것은 골상(骨相)이 좋은 것만 못하고, 골상이 좋은 것은 심상(心相)이 좋은 것만 못하다’는 말이 있더군요. 저는 이 말을 듣고 크게 깨달았습니다. 심상을 좋게 하면 관상이 나쁜 건 아무 문제가 안 된다는 것을 말입니다.”
--- p.72
전생에 내가 좋은 업을 많이 지었는지, 나쁜 업을 많이 지었는지, 내가 전생에 복을 많이 지었는지, 복을 적게 지었는지를 알고 싶다면 내 주위에 어떤 사람이 있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합니다. 요즘 말로 ‘끼리끼리 만난다’는 거지요.
--- p.83
불교에는 ‘가족이 원수인 줄을 알아라.’란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좋지 못한 업의 인연으로 만나게 된 사이라 하더라도, 즉 복수를 위해 만나게 된 사이라 하더라도 서로 남남이면 안 보고 살면 그만이지만 가족은 그게 잘 안 돼요. 그러니 가족이 정말 무서운 원수라는 겁니다.
--- p.101
나와 누군가 사이에 문제가 있다면 내가 먼저 변해야 합니다. 사실 불자분들 중에서도 내 남편, 내 자식, 내 시어머니, 내 며느리가 변하게 해 달라고 열심히 기도하면서 정작 자기는 변할 생각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고는 내가 그렇게 열심히 기도했는데 왜 아무런 변화가 없냐고 하지요. 그럴 때 큰스님들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나 잘해라.”
--- p.107
가피담을 듣고도 별생각 없이 그저 ‘신기한 이야기로구나.’ 하고 넘겨 버리면 심심풀이 옛날이야기를 듣는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가피담을 들었을 때 믿는 마음을 일으키고, 또 그 마음이 직접 기도를 실천하는 것으로 이어져야만 가피담을 듣는 의미가 있습니다.
--- p.132
여러 가지 기도 수행법은 ‘맛’이 다 다릅니다. 그래서 잘 맞는 기도법, 선호하는 기도법이 있기 마련이죠. 어떤 분은 염불을 해야 마음이 편안해지는 분이 있고, 어떤 분은 책 보는 걸 좋아해서 경전 기도를 하는 걸 더 선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기도는 어떤 음식을 먹든 결국 배가 부르듯, 그 끝엔 업장의 소멸로 말미암은 행복과 자유, 나아가 깨달음이라는 귀결점으로 나아가기 마련입니다. _ 145쪽
--- p.145
저는 법문을 하거나 강의를 할 일이 있으면 꼭 이 말씀을 드립니다. 불교는 귀로 듣고, 머리를 채우는 게 아니라고요. 불교는 기도하고, 업장을 소멸하고, 복을 짓고, 선업을 짓고, 공덕을 쌓아서 자기가 스스로 운명을 바꾸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불교는 학문이 아닙니다. 불교는 곧 내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수행, 그 자체입니다.
--- p.158
“스님, 그럼 병에 걸려도 병원에 가지 말고 그냥 기도만 하면 되지 않습니까?”
제 대답은 ‘아니요’입니다. 저는 그런 생각을 하는 분들에게 항상 이런 말씀을 드립니다.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병에 걸렸으면 의사에게 진료받아야 하고, 약은 약사에게 타야죠.
--- p.163~164
기도는 내 복을 짓고 내 업장을 소멸시킨다는 수행의 마음으로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기도를 수행의 마음이 아니라 신비한 기적을 바라는 욕심으로 하면 오랫동안 꾸준히 하기가 어렵습니다.
--- p.173
살아가면서 답답하거나 풀리지 않은 일이 있으면 ‘기도하면 일이 반드시 풀리리라’라는 생각마저 놓아 버리고, ‘다 내가 지은 업보다’라는 마음으로 기도로써 업보를 녹여 나가시기 바랍니다. 당장은 효과가 없는 것 같아도 꾸준히, 꾸준히 기도한다면 반드시 이와 같은 묘한 불보살님의 기도 가피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 p.181
‘노는 입에 염불한다’는 말처럼 불교에서는 믿든 안 믿든, 혹은 알고 하든 모르고 하든 염불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공덕이 있다고 합니다. (…) 어느 큰스님께서는 염불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최고의 보험이라고 말씀하시기도 했습니다.
--- p.200
흔히 노는 입에 염불한다고 하지만 사실 우리는 노는 입에 무엇을 제일 많이 합니까? 남 욕이요. 생각으로는 어떻습니까? 돈 생각, 여자 생각, 남자 생각, 다들 그런 생각만 하잖아요? 모든 걸 내려놓고 오로지 염불에 집중하면 기적이 일어납니다.
--- p.220~221
불교는 깨달음의 종교, 지혜의 종교라 하였습니다. 하지만 신심 깊은 불자라 하더라도 눈앞에 힘들고 괴로운 일에 부딪히게 되면 열반(涅槃)이나 해탈(解脫)을 구하기보다는 그런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 마련이지요.
저 역시 이런저런 어려움에 처해 있는 불자분들에게 기도를 적극적으로 권하고 있습니다.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는 참선이나 위빠사나 같은 수행이 좋지만, 일상 속의 고난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불보살님의 신비한 가피력에 의지하는 기도 수행이 좋다고 할 수 있습니다.
--- p.227
눈앞의 위기가 해결되냐, 해결되지 않느냐를 떠나서 기도는 불안함과 초조함을 사라지게 해 마음을 평온하게 해 줍니다. 무엇보다 간절한 기도에 불보살님이 감응하여 삶에 은은한 가피가 분명 있을 것입니다. 그런 사실을 굳게 믿으십시오.
--- p.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