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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 산책

: 사유하는 방랑자 헤르만 헤세의 여행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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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10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44쪽 | 130*190*20mm
ISBN13 9791191059571
ISBN10 119105957X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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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진정한 여행에 대한 진정한 열망은 두려움 없이 생각하고, 세상을 뒤집어 보며, 모든 것들과 사람, 사건에 대한 답을 얻고자 하는 여느 위험한 욕망과 다르지 않다. 더 나을 것도 없다. 이는 계획이나 책으로는 채워지지 않으며,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더 많은 대가를 치르게 하며, 심장과 피를 바쳐야 한다.
--- 「여행에 대한 열망」 중에서

많은 도시를 돌아다니며 유명한 궁전들을 보았지만, 그 광경이 특별히 인상적이거나 신선하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도시에서 도시로 서둘러 이동하며 불안하게 여행 안내서인 『베데커』를 손에 쥔 채 분주히 따라다니는 사람들을 보며, 그들과 다른 여정을 택한 나를 떠올렸다. 그들은 무해한 산책이나 알려지지 않은 예배당을 방문하거나, 거리에서 즐거운 대화나 심지어 금붕어 연못을 보기 위한 15분의 여유도 없었다.
--- 「몇 번의 게으른 오후」 중에서

산책자의 마음은 편안했다. 꽃 피는 모든 나무가 산책자를 기쁘게 했고, 언덕 능선에 나타나는 모든 사이프러스는 그 강렬한 불타오름으로 산책자를 황홀하게 했다. 하지만 가장 아름다운 것은 마지막에 보였다. 그것은 아네모네였다. 물론 아네모네는 토스카나의 토종 꽃은 아니라 어디서나 볼 수 있지만, 이곳에서 특히 풍성하게 자라나 모든 봄날을 합친 것보다 더 아름답다.
--- 「오직 방랑을 위한 날」 중에서

그날 아침, 나는 바다와 석호의 엄청난 차이를 느꼈다. 바다의 출렁임은 신선하고 환희에 찬 색채를 띠고 있다. 그 색채는 베네치아의 가장 고유한 장식을 빼앗아 갈 것이다. 색채의 베일에 싸인 듯한 꿈결 같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은은히 빛나는 특성을 말이다. 많은 베네치아 화가, 특히 뛰어난 크리벨리와 보르도네가 그들의 그림에서 보석, 공단, 벨벳, 비단의 정제된 다채로운 매력을 특별한 애정과 완벽한 정교함으로 추구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들은 석호에서 매 순간 그처럼 독특한 소재의 매력을 바로 눈앞에 두고 있었던 것이다.
--- 「부드러운 물빛의 춤」 중에서

낯선 풍경과 도시에서 단순히 유명하고 눈에 띄는 것만을 좇지 않고, 본질적이고 깊은 것을 이해하고 사랑으로 받아들이고자 하는 사람의 기억 속에는 대부분 우연한 일들, 사소한 것들이 특별한 빛을 발하게 된다.
--- 「피렌체에서의 오후」 중에서

나는 이제 베네치아를 사랑하게 되었다. 환상적이고 회화적인 궁전 건축부터 곤돌리에레와 어부들의 삶, 그리고 섬의 부드러운 방언까지 알게 되었다. 물론 나는 외국인처럼 지내지 않고, 현지의 관습에 따라 먹고 마시고 움직였으며, 밤에는 작은 광장인 피아제타의 계단에 앉아 있었다.
--- 「신비롭고 고요한 물」 중에서

나는 아름다운 산을 볼 때, 우연한 현실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확인한다. 내가 보는 능력과 선을 느끼는 능력을 즐긴다. 아름답고 낯선 풍경 속에서 나는 결코 문화로부터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풍경을 통해 내 감각과 생각을 시험하며 문화를 연습하고 사랑하며 즐긴다. 그래서 나는 항상 감사하며 기꺼이 예술로 돌아간다.
--- 「흐르는 빗속에서 마주한 충동」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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