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밤에도 새벽이 오도록 잠들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시간이 돈이 되는 세상에서는 밤새워 일해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자본의 사회에서 아깝게 쓰러져간 청춘이 어디 한둘일까. 비록 고통이 삶의 원형이라 할지라도 명랑하게 살아내야 한다. 세속의 길을 걷되 자본의 체계에 온전히 먹히지 않으려는 노력, 그것은 쉬이 지쳐 쓰러지지 않는 길일 것이다. 나는 섣부른 냉소에 함몰되지 않고 그 누군가의 말처럼 '봄처럼, 봄 속에, 봄과 함께', 더디게 오지만 결코 없지 않은 희망을 충실히 일구는 사람들과 함께 이 미로와 같은 세속을 걷고 싶다. ---「작가의 글」 중
누구인들 젊은 날 비상을 꿈꾸어보지 않을까. 그러나 언젠가부터 대다수의 사람들은 돈이 되지 않는 꿈은 꾸지 않는다. 그런 꿈은 그저 한낱 이상일 뿐이라고 밀어두고 뒤돌아서야 마음이 편안해진다. 하지만 현실과 꿈 사이에서 타협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끝까지 부딪치고 넘어본다」 중
"가끔 밤에 누워 있다가 '꼭 이 길이어야 했을까', '이 선택만이 옳았을까' 하는 의문을 가질 때가 있어요. 어릴 때는 한눈 팔지 않고 바쁘게, 열심히 사는 것만이 최선이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제 내가 옳다고 믿었던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돌아보게 되는 거죠. 우리 삶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있는데 전 한 계절만 산 게 아닐까……." ---「삶은 바다로 가는 여행이다」 중
스무 살 언저리의 그는 세상에 대한 '순정'이 있었다. 이리저리 돌멩이처럼 차이더라도 삶에 대한 어떤 애틋함 하나만은 잃지 않고 살고 싶었다. 그런 마음마저 없다면 삶은 고통일 뿐이라고 그는 중얼거렸다. 하지만 순진함을 잃은 세상은 그의 순정 또한 허락하지 않는다. 너의 순정도 별거 없고 나의 순정도 별거 없다는 깃털처럼 가벼운 냉소가 사는 데는 한결 편리한 법이다. ---「슬픔도 고이면 단단해진다」 중
그들이 말한 '희생'이란 단어가 생소하면서도 여운을 남긴다. 타인을 위해 희생한다는 것은 그럼으로 해서 자신도 행복해지겠다는 욕망이다. 이런 욕망은 다른 욕망에 비해 얼마쯤 아름답다. ---「도시라는 정글을 유쾌하게 건너다」 중
소년에서 성인이 된다는 건 이런 과정을 거치는 일일 거다. 처음 긴 여행을 하는 일, 처음 쓴 소주를 마셔보는 일, 처음 여관에 들어가보는 일 그리고 그것이 별거 아니라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이 스무 살 즈음에 찾아오는 통과의례 같은 것이다. ---「지루한 삶에 불.을.지.펴.라」 중
의지대로 살아보고 싶다는 말, 한동안 그 말이 입안에 맴돌았다. 정작 삶은 자신의 의지를 비껴가는 일이 다반사다. 내 의지와 어긋나는 일들을 겪으며 때로 아파하고 좌절하면서 조금씩 성장하는 것이 아닐까. 갈림길에 섰을 때 그는 생각했다. 어느 한쪽도 제대로 선택할 수 없다면 전혀 다른 길로 들어서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