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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나 - 전쟁의 여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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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나 - 전쟁의 여신 2

: 전쟁의 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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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6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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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0.67MB ?
ISBN13 9791159250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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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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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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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이었다. 더 이상 나아갈 갱도가 없다. 머릿속에서 빠르게 돌아가던 시뮬레이션이 올 스톱했다. 정우는 퓨즈가 나간 것처럼 머릿속이 까매지는 것을 느꼈다. 상황 판단이고 뭐고, 일체의 생각이 작동을 멈추었다. 그의 눈에는 오직 수영의 커다란 눈망울만 들어왔다. 그녀의 창백한 얼굴에 체념이 너울대고 있었다.
모든 전투교범이 먼지로 화해 버렸다. 이제 취할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성공할 수 있을지 장담은 못 하지만, 이것 아니면 그녀를 구할 방법이 없다. 아주 짧은 순간일지라도 놈의 총이 그녀의 머리에서 떨어지게 하자. 그 찰나에 재희나 다른 누군가가 놈을 쏘면 된다. 정우는 자신이 표적이 되기로 작심했다. 가슴이 쿵쿵거렸다.--- '수요일의 아이' 중에서

혜인은 새삼스런 눈길로 욕실 한쪽을 쳐다보았다. 욕실은 자신이 살던 집의 안방만큼이나 넓다. 널찍한 타일의 중간 중간에 그림책에서나 보았음직한 근사한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욕조를 가리는 천도 고급스럽다. 모슬린 같은 부드러운 느낌의 천에 아라베스크 문양이 새겨져 있다.
머리 모양이 다 갖추어지자, 부인은 혜인의 어깨를 잡고 한 걸음 떨어져서 그녀를 유심히 살폈다. 그러더니 다시 어깨를 끌어당기며, 귓가에 대고 속삭이듯 말했다.
“너, 참 예쁘구나.”
부인의 표정은 진지했다. 혜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혜인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시선을 던졌다. 양 갈래로 딴 머리가 어깨 위로 앙증맞게 늘어져 있다. 가늘게 쌍꺼풀진 눈, 물기에 어린 함초롬한 볼, 작지만 도톰한 입술. 거울 속의 얼굴은 애니이기도 했다. 그런데 애니는 어떻게 되었을까?
혜인은 까만 재로 변해 있을 애니의 모습을 상상했다. 지옥 같은 마트 안의 풍경이 선명하게 되살아났다. 그러자 몸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시뻘건 불길에 터져나가는 애니의 볼, 짙은 갈색 머리카락, 가느다란 팔과 다리가 쪼그라든다. 그리고 애니와 똑같은 모습으로 변해 가고 있는 엄마. 불에 삼켜지고 있는 아빠. 애니와 달리 엄마 아빠는 몸을 뒤틀고 있다.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불길 속에서 그녀가 잃어버린 것들' 중에서

나는 두 가지 꿈을 꾼 것이야.
용찬은 그렇게 생각했다.
하나는 일본인이 되고자 했던 헛된 꿈, 그리고 수증기처럼 증발해버린 두 일본 야쿠자의 꿈을.
그러나 옆구리에서 쏟아지고 있는 피는 두 번째 꿈이 결코 꿈이 아니었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용찬은 자신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절감했다. 목구멍에서도 피가 울컥 솟아나왔다. 사막거북처럼 아주 느리게 손을 뻗어 입술을 문질렀다.
시뻘게진 손이 흐릿하게 보였다. 용찬은 마지막 힘을 다해 운전석 창문에 손을 댔다.
그리고 죽어가는 사막거북처럼 더더욱 느리게 글자를 썼다.
억겁의 시간만큼이나 아주 긴 시간 동안 썼다.
K O M O.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았다. 지금 그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단어는 오직 그것 하나뿐이었으니까.
이용찬은 고개를 푹 꺾었다.--- '질투의 행로' 중에서

지금은 비상회의가 소집된 상태였다. 모두 퇴근을 미루거나 포기하고 회의실에 모여 있었다.
이윽고 권 국장 이하 간부들이 들어왔다. 미리 착석해 있던 요원들은 일제히 일어났다가, 간부들이 앉자 그들도 앉았다. 혜인은 정면으로부터 오른쪽 일곱 번째 자리에 앉았다. 왼쪽 세 번째 자리에 앉은 정우가 그녀를 힐끔 쳐다보았다. 그의 눈에는 할 말이 많이 담겨 있었다.
권용관은 좌중을 한 번 돌아보고서 비장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비상회의를 소집한 이유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겠다.”
모두(冒頭) 설명을 국장이 직접 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었다. 더구나 그가 평소와 달리 회의석상에서 존대어를 생략하는 모습도 아주 드문 일이다. 요원들은 오늘 회의가 매우 심각한 내용이 될 것임을 예감하고 긴장된 얼굴로 국장을 주시했다.
“SNC가 개발되고 열두 시간도 지나지 않아 우리는 그것을 탈취 당했다. 누가 탈취해 갔는지도 아직 모른다. 이게 현재 대한민국의 보안 능력과 정보력의 실상이다. 이번 일로 여러분은 뼈저리게 느꼈을 줄 안다. 우리가 얼마나 허약한가를. 신형원자로가 우리의 미래라는 것은 구구절절 말하지 않겠다. 우리는 어떤 적들이 우리를 노리고 있는지 감도 못 잡고 있다. 그러나 왜 모르겠는가. 단언하건대, 사방이 적이다. 모두가 적이라고 보면 된다. 갈 길은 먼데 수많은 방해꾼들이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 그 모든 것을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야 우리가 산다.”--- '남을 속이려거든 나부터 속여라' 중에서

혜인은 펜을 집어넣고,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괴물 같은 손.
죽음의 손.
그것은 남의 손처럼 이질적으로 보였다.
차가운 손.
냉혈동물의 손.
내 피부 아래로는 차가운 피가 흘러. 내 피는 36.5도가 아냐. 그보다 훨씬 아래지. 혜인은 그렇게 생각했다. 내 심장은 유리로 되어 있으니까. 유리심장으로는 뜨거운 피가 흐르지 못하니까.
누군가 자신의 심장을 쏘는 모습을 상상했다. 그러자 붉은 유리 파편들이 산산이 부서져 공중으로 흩어졌다.
유리심장의 여자.
혜인은 텅 빈 눈으로, 바닥에 쓰러져 있는 요원을 보았다.
머리는 멍하고, 가슴은 콩닥거렸다.
3분쯤 그렇게 서 있었나 보다.
퍼뜩 정신이 들었다.
이미 물체가 되어버린 이것을 치워야 한다. 그리고 저것들도 정리해야 한다.
혜인은 서버실 한구석에서 이쪽을 내려다보고 있는 CCTV를 보며 머릿속으로 상황정리를 시작했다.
그녀는 다시 해킹장비를 대고 기록실 CCTV 녹화파일을 지워나갔다.--- '잠자는 세포, 움직이는 세포' 중에서

김명국이 실종되었다.
초비상상태에 돌입한 NTS는 항공기가 뜰 수 있게 되자마자 지원부서를 제외하고 작전요원과 SRT 팀을 대거 오사카에 급파했다. 김 소장이 오사카에서 실종된 이상, 코모의 공연장 스피커에서 빼낸 SNC도 오사카 어딘가로 향할 것이 분명했다. 범인들의 속셈은 명백했다. 김 소장으로 하여금 SNC를 중성자제어기에 결합시키는 것이다.
NTS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실종사건 당일 고택 ‘아오키’ 주변도로의 CCTV를 체크하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본 내각조사실의 협조가 필요했다. 산업스파이를 추적하기 위한 협조공문을 보내자, 일본 측은 한국 수사단의 규모를 보고 짙은 의구심을 표명했다. 하지만 산업스파이에 관한 한 오히려 자신들이 더 많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입장이라 어쩔 수 없이 한국 측의 요구에 따랐다.
김 소장이 실종되던 날, 태풍으로 인해 차량의 통행량은 극히 적었다. 많지 않은 차량을 일일이 조사한 결과, 용의차량이 돗토리현으로 향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 용의차량이 발견되었다. 폐허로 변한 창고 앞에 세워진 승합차였다. 하지만 그것은 덫이었다. 차량에 접근하던 SRT 요원들은 부비트랩의 폭발로 1명 사망, 3명 부상이라는 참담한 결과만 얻었을 뿐이었다. --- '치르치르와 미치르의 전설' 중에서

김명국이 자폭한 이후로 손혁은 걷잡을 수 없는 분노에 불쑥불쑥 사로잡히곤 했다. 부하들은 그런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는 눈치였다. 어떤 일에도 지나칠 만큼 차가운 손혁이 아닌가. 하지만 요즘 들어 그는 뜨거워져 있었다. 아니, 벌겋게 달구어져 있었다. 알카이드의 말은 그런 그에게 기름을 끼얹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문에서 작은 노크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손혁은 들어오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지금 그는 하나의 시나리오를 완성시켜 가고 있는 중이었다. 알카이드 그놈을 몰아내고 자신이 우르사 마요르의 총지휘자가 되는 시나리오를.
문이 스르르 열렸다.
손혁은 의자에 머리를 기댄 채 여전히 생각에 빠져 있었다.
알카이드의 소재는 자신도 잘 모른다. 하지만 분명히 버지니아 아테나본부 인근의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그곳은 말하자면 아테나의 두뇌 격인 곳이다. 세계 구석구석에서 날아오는 정보를 취합하고 분석하여 다시 세계 구석구석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두뇌가 있는 곳이다.
일단은 알카이드를 만나야 한다. 약속을 정하든 아니면 소수문해서 찾아가든 그를 만나야 한다. 그리고 계산을 해야 한다.
문득 손혁은 낯선 느낌에 고개를 들었다.
--- '아테나, 전쟁의 여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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