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03년 08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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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53쪽 | 128*182mm |
ISBN13 | 9784104013036 |
ISBN10 | 410401303X |
발행일 | 2003년 08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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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53쪽 | 128*182mm |
ISBN13 | 9784104013036 |
ISBN10 | 410401303X |
오가와 요코라는 이름의 인지도를 올려주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소설 <박사가 사랑한 수식>을 읽었다. 이 소설은 전에 읽었던 소설들과 같은 느낌은 없었다. 오히려 감동적이고 아름다웠다. 아~ 이러한 느낌을 주는 소설도 있는거구나 싶었다.
정말로 읽어 보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숫자의 세계가 그렇게 아름답고 오묘한 것이라는 것을 미처 몰랐다. 그렇게나 아름다운 숫자의 세계를 문학으로 표현해낸 작가의 솜씨가 더 절묘했다.
<박사가 사랑한 수식>은 80분이라는 한정된 기억력 속에서 살아야하는 박사와 그를 돌봐주는 가정부 그리고 그녀의 아들 '루트'의 이야기다.
80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박사는 모든 것을 숫자로 기억하고 증명한다. 나는 소수를 사랑한다. 어떤 이유냐고 묻는다면 딴이 준비해둔 대답은 없다. 하여간 나는 1과 자신만을 약수로 지닌 소수의 고고함을 사랑한다.
지금까지 인류가 발견한 신의 비밀 숫자인 소수 중 가장 큰 소수는 9,808,358자리 숫자이다. 80분이나마 지속할 수 있던 박사의 기억은 형편없이 쪼그라들어, 박사는 기억이 멈춘 이 십 여전 전으로 돌아가 버린 것이다.
나와 루트, 그리고 박사 사이의 사랑 어린 우정을 질투한 박사의 형수는 박사와 함께 양로원으로 들어갔다. 그렇지만 나는 루트와 함께 한 달에 한 두 번은 박사를 찾는다.
루트의 생일날, 박사에게 우리가 정성껏 준비해준 야구 카드를 마치 ID 카드처럼 목에 걸고 있는 박사는 어느 덧, 대학 졸업을 코앞에 둔 루트와 함께 캐치볼을 하고 이야기를 나눈다. 박사는 언제나 4B연필을 지니고 있었다.
숫자의 세계에서 이들의 추억과 기억은 영원한 것이다. 수학을 주 소재로 삼고있지만 읽기에 부담스럽거나 딱딱하지 않다. 오히려 그동안 몰랐던 수학의 오묘한 아름다움에 감격할 정도였다.
읽는 내내 '참 아름다운 소설'이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여기에 야구라는 소재까지 넣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야구를 유난히 좋아하는 일본인들이 이 소설에 더욱 열광한 까닭도 이와 무관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야구까지 넣어 재미 높여 이 소설을 읽으면서 줄곧 내 가슴 속에는 아름답다는 표면적인 감상 외에 또하나의 어떤 묵직한 느낌이 꽉 차 있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느낌의 정체를 두루뭉술하게나마 감지하려던 찰나, 책속에서 박사의 입을 통해 나온 한마디를 읽고는 '아, 바로 이거다!'하고 무릎을 쳤다.
언제였을려나? 이 책이 나의 눈에 들어 어게 되었을 시점이 말이다. 어떤분의 서평을 읽었더니 기대되리만치 재미있어 보였고 읽어 봐야지만 생각에 기울고 말았던 책이었었다.
하지만 10살 짜리 소년과 80분짜리 기억 밖에 하지를 못하는 박사의 수식 이야기와 야구이야기가 따뜻하게 다가와서 읽어 오는 내내 그들의 우정이 즐겁게 읽혀졌었다.
솔직히 수학을 사랑하는 사람의 이미지는 딱딱해 보인다. 그러나 박사가 말하는 수학의 이미지들은 아름답다. 아~ 이분에게 배워보고 싶어라. 아마도 머리 나쁜 내가 다시 가르쳐 달라고 졸라도 투덜이지는 않으실 듯하다.
내가 보기에는 박사가 사랑한 것은 수식만은 아닌 것 같아 보였다. 아마도 루트도 이지 않을까란 생각도 잠시 해봤었다.
루트가 다쳤을 때의 박사의 표정, 루트가 즐거워 할 때의 박사의 표정등을 보면은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