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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오늘은 어디서 자요?

아빠, 오늘은 어디서 자요?

: 아빠 손잡고 떠난 산티아고 여행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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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산티아고
[도서] 아빠랑 산티아고
서정균 저 문예춘추사
10% 13,500
아빠랑 산티아고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8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84쪽 | 332g | 148*210*12mm
ISBN13 9788994757131
ISBN10 8994757139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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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글 : 서성민
호기심이 많다. 그래서 말이 많다. 호기심 때문에 낯선 사람에게도 말을 쉽게 거는데, 이번 여행에서 만난 외국 친구들과 말은 거의 통하지 않았지만 특유의 친화력으로 한두 시간 만에 친해져 나중에는 산티아고 가는 길, 까미노에서 최고 유명인사가 됐다.
야구를 좋아해서 야구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다. 승부욕이 많지만 시험 성적에 대한 욕심은 별로 없는 평범한 초등학생이다. 대신 책을 많이 읽는 편이라 학교에서 독서 관련 상을 몇 번 수상한 적이 있다.
아빠와 함께 산티아고 가는 길을 걸으며 매일 일기를 썼고 그게 책으로 나오게 되어 벌써 작가가 된 꼬마이기도 하다. 현재, 남양주 구룡 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이다.

글 : 서정균
딸 하나, 아들 하나를 둔 대한민국의 평범한 아빠. 아홉 살짜리 아들 성민이와 함께 산티아고를 걷기 위해 오랫동안 조금씩 준비했을 만큼 세심한 아빠이기도 하다.
그렇지 않아도 호기심 많고 사람 좋아하는 성민이가 산티아고 여행을 통해 더 큰 세상을 경험하고, 자연을 맛보며, 사람 사이의 정을 느끼는 아이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아이들을 좋아해서 주일학교 교사로 봉사하고 있으며 나중에 대안학교를 꾸려 아이들에게 행복한 삶을 일깨워 주고 싶은 소박한 꿈이 있다.
성민이와 함께 걸으며 만든 36일간의 800킬로미터. 평생을 추억할 이야깃거리가 생긴 것에 감사하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으며 앞으로 성민이와 또 어디를 같이 걸을까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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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조금 긴장하며 침대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내 여행의 들뜬 기분으로 형, 누나와 이야기를 나누고 침대에 누웠다. 처음 보는 사람들끼리 한 방에 모여 잠을 자는 게 처음이라 너무 신기했다. 게다가 옆 침대에는 외국에서 온 아줌마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옷은 어떻게 갈아입어야 하지? 뭔가 말을 건네야 하면 어떻게 말하지? 영어로? 난 영어 잘 못하는데……. 괜히 설레면서도 재미있었다.
어쨌든 드디어 내일부터 산티아고 가는 길, 스페인어로는 ‘까미노 데 산티아고’ 또는 ‘까미노’라고 줄여 말하는 길을 걷는다.
‘기다려, 산티아고. 내가 꼭 걸어서 갈 테니.’
--- p.17

8시 방향으로 돌아 10분쯤 걸어가니 수도원이 나왔고 벌써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며칠 전에 만난 11살 난 스페인 누나 에스테드도 있었다.
와인이 안 나올 때도 있다고 들었는데, 사람들이 모여 있는 걸 보니 지금은 와인이 나오는 모양이었다. 물병을 비우고 왼쪽 꼭지를 누르니 보랏빛의 와인이 나왔다. 한 병 가득 채우려는데 아빠가 말씀하셨다.
“성민아, 그만 받아. 다 못 마셔. 괜히 많이 받았다가 버리면 아까우니 조금만 받으면 돼.”
“아빠, 마셔 봐도 돼요?”
“그래.”
입에 살짝 대고 조금 마셨는데 역시나 맛이 없었다. 어른들은 시고 쓴 와인을 대체 무슨 맛으로 먹는 걸까?
--- p. 43~44

중국에서 온 단단이라는 누나가 있었다. 이제 서른 살이라고 했는데 키가 나보다 조금 더 큰 정도였다. 무릎까지 오는 반바지를 입고 있어 추울 것 같은데, 자기가 살고 있는 곳이 워낙 추워서 이 정도 추위는 문제없단다. 어제 잠깐 같이 걸었는데, 키가 작은데도 엄청 빨리 걸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내 뒤에서 따라오더니만 어느새 “올라!” 하면서 나를 앞질러 갔다.
내가 다시 따라 잡으려고 빨리 걸었더니 단단도 눈치를 챘는지 같이 속력을 냈다. 예정에 없던 맹렬한 경주가 시작되었다.
‘이야, 빠르다~!’
도저히 못 따라가겠다. 한참을 따라 가다가 나는 멈춰서 혀를 쑥 내밀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고, 단단은 나에게 씩 웃어보였다. 그렇게 나는 지고 말았다.
--- p.81~83

포장마차 주인아저씨는, 기부하고 가는 사람도 있지만 어쨌든 기본적으로 무료니까 부담 없이 마시라고 했다. 주인아저씨는 원래 바르셀로나에서 살았는데 여기에서 순례자들을 만나고 그들에게 무언가를 해 줄 수 있는 일이 기쁘고 행복해서 하던 일을 관두고 이곳에서 먹고 자고 하면서 4년째 이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순례길을 걷다 보면 순례자들을 위해 좋은 일을 하는 분들을 가끔 만나게 된다. 하던 일을 관두고 일정한 수입도 없이 이런 일을 하겠다고 결심하기는 쉽지 않았을 거다. 이 아저씨야말로 많은 것을 포기하고 정말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엔 까미노!”
--- p.105~106

여기 오기 전에 아빠랑 약속한 게 있었다. 귀한 시간과 돈을 들여 떠나는 여행이니 걷다가 힘들 때 쉬었다 가더라도 “더 이상 못가겠다. 집에 돌아가고 싶다.” 이런 말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이었다. 아직까지는 별로 힘들지 않아서 이런 생각을 한 적도 없었는데 오늘은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빙글빙글 맴돌았다.
하지만 참고 걸어야 한다. 그래서 두 발로 산티아고 성당까지 걸어 갈 것이다.
--- p.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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