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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터와 무늬

흉터와 무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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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5년 05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349쪽 | 527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59243457
ISBN10 8959243450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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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뒤, 몇 달 뒤였나. 거울을 보았다. 세수하고 로션을 바르다 흘깃 던진 시선에 그게 잡혔다. 자신의 얼굴을 처음 본 사람처럼 나는 놀란다. 언제 어디서 다쳤는지 흉터인지 검버섯인지 알 수 없는 자국들......점인가? 내 빰에 파인 흠집들의 정체를 알려고 경대에 얼굴을 바싹 갖다대었다.
손-톱-자국이다! 예리한 칼날이 등줄기를 휘익. 긋고 지나간다. 씁쓸한 곤혹이 유리 위를 떠다니다 점점이 흩어진 갈색의 무늬들이 어느 순간 모여 유령이 되고, 잊혀진 얼굴이 비친다. 도망치듯 나는 거울 앞을 물러났다.
세수하며 이 닦으며 거울을 수천번은 봤을 텐데...... 나는 언니를 외면했지만, 언니는 내게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

언니는 세살. 나는 걷지도 못하는 아가였다. 건강한 나는 네발로 기어다녔고, 두발로 걷는 언니보다 행동이 빨랐다. 먹을 게 보이면 먼저 기어가 잽싸게 나꿔채는 동생이 얄미워도 기운이 없어 쫓아가지 못하는 언니는 손톱으로 나를 할퀴었다.
" 얘, 윤경아. 너 그러다가 나중에 하경이 신랑한테 혼날라."
얼굴에 흉터가 있으면 당신의 손녀가 시집을 못 갈까봐 걱정했던 큰할머니는 내 볼에 생채기가 생길 때마다 언니를 야단쳤다고 한다.
--- p.12~13
문득 다람쥐가 뛰고 독을 품은 산딸기가 요염한 자태로 우리를 유혹하는 길. 여름이면 골짜기에 아카시아가 울창했다. 우리들 머리 위로 억척스레 뻗어내려온 아카시아 잔가지를 툭툭 건드려 꺾은 보들보들한 잎을 손가락으로 훑으며 산길을 내려왔다. 누구 게 잎이 많이 달렸나? 친구와 내기를 하며 매일 반복되는 등하교의 지루함을 잊엇따. 아카시아에 포위된 채 숨을 깊이 들이쉬면 향기인지 독인지 꽃내음이 온몸의 표피로 스며들었다. 어지러웠다.

향기로운 오후를 지우는 아침이 있다.
지각하지 않으려 헐레벌떡 뛰다 산마루의 중간에 가방을 내려놓고 쉬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꽁지를 보이는 애들을 불러 함께 가는 게 뒷길의 관례였다. 중간에 멈추어 아래를 내려다보던 친구가 내게 물었다.
"저거 너희 언니 아니니?"
저 아래에서 누군가, 내 언니임이 분명한 검정 교복이 무리들과 떨어져 혼자 가방을 들고 천천히 올라오고 있었다. 기다시피 힘겹게 몸을 끄는 모습을 보았는데도 얼떨결에
"아니"

나는 언니를 모른 척했다.
나는 친구 앞에서 핏줄을 부정했다.
--- p.175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흉터가 무늬가 되도록 나는 사랑하고 싸웠다!

이혼을 앞둔 ‘나’는 (소설 속의 정하경) 폭식과 배설을 반복하던 어느날 불현듯, 잊혀진 이름을 떠올리며 시간의 강을 건너간다. 1960년대 서울의 변두리에서 태어나 방송작가가 된 하경의 삶에 가장 큰 흔적을 남긴 사람은 언니와 아버지다. 불치병을 앓다 미국으로 입양되어 죽은 언니 윤경과, 한국전쟁에 참전해 실수로 부하를 죽였던 아버지 정일도는 그녀가 숨겨야 했던 과거이다.

일정한 직장도 없이 사회의 변방을 떠도는 아버지와 순진한 어머니에게서 성장한 네 딸들이 서울의 초라한 지붕 밑에서 힘겨운 생존을 이어나가던 60년대와 70년대, 눈부시며 비참했던 유년의 추억들을 불러모으는 소설의 초반부에 언니는 자주 등장하지 않는다. 제몫의 생을 탕진하느라 바빴던 동생 하경은 늘 기침을 하던 병약한 언니를 방구석에 처박힌 고장난 라디오인양 외면했다. 훗날 언니에 대한 기억을 자신이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말살했다는 죄의식에 사로잡힌 하경은 언니를 글로 복원하기로 한다.

소설의 후반부는 80년대와 90년대를 거치며 살아남은 정씨 일가의 현재를 보여준다. 박정희 정권에 반대한 미완의 쿠데타 ‘5-16반혁명사건’에 가담하며 투옥되는 등, 마흔이 되도록 정치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던 아버지는, 언니를 땅에 묻으며 생활인이 되었다. 세 딸들을 출가시키며 집은 없어졌지만 가족은 해체되지 않았다. 결혼한 동생들에게서 아이들이 태어나고, 새 생명을 돌보며 하경의 방황이 끝난다. 그녀에게 새겨진 흉터와 무늬를 세상 속에 묻으며, 하경은 가벼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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