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성한 강가의 상류, 히말라야 산자락에 위치한 리시케시는 그 온화한 기후와 평화로운 분위기로 인해 수많은 아쉬람과 힌두 사원들이 자리 잡고 있으며, 예로부터 힌두 신화와 전설의 무대가 되어왔다. 그리하여 신심 깊은 순례객들과 영적인 탐험과 휴식을 추구하는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리시케시를 관통하여 흐르는 강가(Ganga 갠지즈)를 중심으로 평화롭게 자리잡은 많은 아쉬람과 요가센터에서는 인도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부터 몰려온 요가 수행자들을 위한 다양한 코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세계 요가의 고향이라는 별칭답게 리시케시의 강변에는 요가와 명상에 열중하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람줄라 다리 부근의 풍광이 좋은 명당에 위치한 시바난다 아쉬람을 비롯, 고즈넉한 요가니케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아엥가요가를 가르치는 옴카라난다 아쉬람, 해질녁의 아뜨리 의식과 찬양, 찬미로 유명한 파르마뜨 아쉬람, 하류의 베드니케탄 아쉬람 등 여러 아쉬람이 있다. 뿐만 아니라 리시케시 주변의 힌두 사원과 크고 작은 요가센터들은 리시케시를 찾는 순례객과 여행자들을 매료시키기에 그만이다. 거기다가 히말라야 산맥에서 풍기는 신령한 기운이며, 고운 모래사장을 지닌 푸른빛의 강가는 휴식과 평안을 찾는 이들의 잠자는 영성과 감성을 일깨우기에 최상의 조건이다. 또한 신화 속의 힌두 성지를 지키고 있는 리시케시의 주민들이나 사두들, 심지어 거리의 소들과 개들까지도 리시케시의 신성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배가하니 그야말로 “샨티”를 느낄 수 있는 천혜의 장소가 아닐까 한다. 》
― 본문 45P -
《 첸나이를 출발한 로컬버스가 티루반나말라이 버스 터미널에 도착하자 눈앞에는 아루나찰라산이 한 눈에 보인다. 마치 광야를 호령하는 맹수처럼 평원 가운데 우뚝 솟아 있는 돌산 아루나찰라. 하늘은 여전히 맑고 푸르다. 사람들 붐비는 터미널을 빠져나와 릭샤를 탄다. 버스 터미널에서 라마나스라맘까지는 10여 분이면 충분한 거리, 도로에는 예전보다 많은 차들이 왕래하고 거리도 훨씬 새롭게 보인다.
이윽고 라마나스라맘의 오래된 대문이 보이고 아쉬람의 건물들이 나타난다. 대문 안을 성큼성큼 들어가 바가반의 사마디 쉬린에 잠시 들러 인사하고 사무실로 간다. 반갑게 맞아주는 아쉬람 관계자들, 안내를 받아 머물 방으로 간다. 라마나스라맘의 게스트하우스는 명상실 뒤편의 쪽문을 지나 야자수 울창한 좁은 길 끝에 있다.
배정된 방은 스리 카말라님의 방이다. 계단을 올라 방문을 여니 방안에는 소박한 침대와 시멘트 벽장이 간소하게 놓여져 있다. 벽장 안에는 바가반의 흑백사진이 작은 액자 속에 들어있고, 벽장 위에는 스리 카말라 부부의 빛바랜 사진이 걸려있다. 참으로 소박하고 정갈한 방이다. 짐을 내려놓고 창문을 여니 나뭇잎 사이로 바람이 불고 저 멀리엔 아쉬람 바깥의 도로도 보인다. 살랑살랑 아루나찰라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더위를 식혀주고 마음에 평안함이 잦아들게 한다. 그 옛날 시골 할머니댁에 도착한 것 같은 느낌이다. 》
― 본문 121P -
《 그 미국인과 약속 시간과 장소를 정하고 돌아오는 길, 여러 생각이 흘러간다. ‘힘겹던 아루나찰라 야간산행이 효험이 있어서 그럴까? 그의 선생님은 진짜 싯다가 맞을까? 도대체 싯다스들은 어떤 모습으로 있을까? 그 미국인이 말한 것의 반에 반 정도만 되어도 아주 좋은 만남일 텐데......’
그러나 소탈한 성품에 맑은 눈동자를 한 그 미국인을 믿어보기로 한다.
사실 세상에는 우리가 알 수 없는 신비가 많고, 더군다나 여기는 불가능도 없고, 불가능이 없음도 없다는 신들의 나라 인도잖아! 》
― 본문 142P -
《 인도의 여러 아쉬람과 사원들을 방문하면서 나는 인도인들의 지극한 그 믿음이 아무런 근거 없이 생겨난 것은 아니라는 확신을 하게 되었고 그리하여 나는 그 보이지 않지만 실재하는 믿음의 근거를, 믿음의 이유를 알고 싶었다. 그래서 인도인들만의 내밀한 성소를 방문했었고 그들만의 성지를 조사했었다. 그 결과 그들의 믿음은 이유 없는 맹목적인 믿음이 아닌 실재(實在)하는 믿음이었고, 단순한 미신이 아닌 경험적인 과학이었다. 물론 많은 경우에 있어서 그 믿음은 아직도 인도인들에게서 조차도 미신으로 여겨지는 것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유서 깊은 사원이나 성지에서는 거의 대부분 신성함이 존재함을 확인했었다.
내 눈에, 내 마음에 인도는 확실히 신성한 곳이었고 신성한 어떤 존재가 있었다. 그 신성한 곳 중 한 곳인 쉬르디에서 다시 내 추측이 옳다는 것을 확인하다니 한편 기쁘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다. 》
― 본문 273P -
《 저는 여러 차례의 인도 여행을 통해서 인도인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무엇인지, 인도 문화의 동력은 어떤 것인지에 많은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중에 특히 힌두교에 대해 관심을 두었으며 그리하여 여러 힌두 사원과 아쉬람들을 방문하였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힌두 사원과 아쉬람들에는 인도인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어떤 ‘비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싶었습니다. 그리고는 마침내 그 ‘비밀’의 실체를 아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에는 그런 경험을 조금 언급 했습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문장을 사용하여 표현하더라도 결국은 말일 뿐이고, 가장 소중한 것은 스스로 경험하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아무리 맛있게 보이는 산해진미도 직접 먹어 보지 못한다면 그 진정한 맛을 알 수 없지 않을까요 ? 》
― 후기 중에서 ―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