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ve your comfort zone(너의 안전지대를 떠나라).”
나는 놀라 옆을 보았다. 하지만 옆자리에 앉은 청년은 앞만 보면서 다른 이들의 간증을 듣고 있었다. 나에게 무슨 말을 한 것 같지 않았다. 다시 간증을 듣고 있는데, 똑같은 음성이 또 들려왔다. 다시 옆을 쳐다보았지만 역시 청년은 앞만 보고 있었다. 나는 순간 당황했다. 그 음성은 너무나 분명하고 선명했기 때문이다. 분명히 누군가 내 옆에서, 내 귀에 대고, 그것도 두 번이나 똑같은 말을 했다.
‘주님의 음성인 건가. 그렇다면 이게 무슨 뜻이지? 나에게 인도로 다시 오라는 뜻인가?’
인도를 떠나기 전날 시내에 잠시 나갔는데, 또다시 하나님의 사인이 왔다. 이번에는 음성이 아니었다.
“Commit your life to me(너의 삶을 내게 드려라).”
이런 글씨가 쓰인 하얀색 현수막이 내 앞을 지나가는 환상이었다. 두 번의 사인을 받고 나자 주님이 특별히 나에게 말씀하셨다는 기쁨보다는, 그 말씀에 순종해야 한다는 두려움이 더 컸다.
-〈프롤로그. 너의 안전지대를 떠나라〉 중에서
우리는 추장의 허락을 받고 며칠을 이 마을에서 머물 수 있게 되었다. 여전히 거리를 두는 부녀자, 아이들과 달리 남자들은 금세 마음을 열고 나에게 마을 구경을 시켜주겠다고 나섰다. 그렇게 나는 갑작스레 정글 탐험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나에게 마을 뒤에 있는 암벽을 타고 내리는 폭포를 구경시켜 주겠다며 그곳으로 데려갔다. 그러고는 내 앞에서 엄청난 경사의 절벽을 타고 올라가며 나보고 따라오라고 했다. 높이 50미터의 큰 폭포가 위에서 아래로 떨어져 강물처럼 흘러가는 것을 보니 소름이 끼칠 정도로 경이로웠다.
강에서 민물 새우를 잡는다며 부족 사람들이 수경을 쓰고 대나무 총을 들고 물속에 들어갔다. 그리고 대나무 끝에 묶인 못을 고무줄로 당겨 쏘아 맞췄다. 그렇게 잡은 새우는 입에 물고 들어간 기다란 풀에 끼워서 다녔다. 각본이 없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촬영하는 듯했다.
-〈Part 3. 새다리의 이방인, 부족 마을로 들어가다〉 중에서
물을 해결해 달라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순간 내 눈앞에 반투명의 영상과 사진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땅을 사각형으로 파고, 나무로 기둥을 세우고, 대나무로 벽을 만들고, 바나나 잎사귀를 바닥에 깐 다음에 비닐을 덮고 빗물을 모아서 완성된 물탱크의 모습이 10여 초짜리 동영상처럼 빠르게 지나갔다.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 말고, 갑자기 누군가의 손에 이끌리듯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그들에게 방금 본 것을 설명하고, 물탱크를 만들자고 말했다.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나의 제안이 신기한 듯 듣고 있었다. 나는 속으로 ‘지금 내가 어떻게 일어나서 대체 뭐라고 말한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을 사람들은 나의 뜻밖의 제안에 조금 놀라했지만, 내가 도와준다고 하니 한번 해 보자고 말했다.
-〈Part 4. 문명은 안 통해, 부족식으로 하기〉 중에서
“하나님, 저분의 고통을 어떻게 제가 침 하나로 고치겠습니까? 몇 년 동안 아파 온 것을 어떻게 기도 한 번으로 치유합니까? 그들은 저를 볼 때 그렇게 간절한데, 제 마음에는 그가 치유되어야 한다는 간절함이 부족합니다.”
나는 답답한 마음에서 이러한 기도를 반복했다.
다음 날 오전 강의를 마치고, 나는 주머니에 침 서른 개를 넣고는 혼자 그 집으로 향했다. 그 남편은 나를 보고 반가워서 맨발로 나왔지만, 난 마음의 부담으로 인해 가볍게 인사만 했다. 남편은 내 손을 잡고 안으로 들어가서 아내를 보여 주었다. 어제 침 놓은 자리를 보았는데, 손과 발 몇 군데가 시퍼렇게 피멍이 들었다. 어제 침을 맞은 것이 무리가 되었던 듯하다. 내가 아픈 사람 몸을 망쳐 놓은 것 같아서 무척 미안했다. 그녀는 나를 보면서 괜찮다고 하면서 보여 줄 것이 있다고 했다.
남편이 조그만 유리병을 하나 가져와서 그녀의 손에 쥐어 주자, 그 병을 손에 잡고는 큰 눈동자에 흰 이를 드러내며 밝게 웃었다. 나는 순간 무엇인가 중요한 것을 놓친 것 같은데, 뭔지 몰라 멋쩍게 웃으면서 그녀와 남편을 번갈아 보면서 쳐다보았다.
“왜 병을 들고 나에게 보여 주는 거죠?”
“어제까지 병을 들 수 없을 정도로 힘도 없고 손에 통증이 많았는데, 침을 맞고 난 후에 오늘 아침에 병을 들게 되었어요.”
‘아, 하나님, 정말 이분에게는 병 하나 잡는 것도 기적입니까?’
오늘 내 앞에서 병을 한 손에 잡은 이 여인은 이 시간 치유의 능력을 체험하고 있었다.
-〈Part 6. 성령님이 일하는 치유의 현장〉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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