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5년 03월 1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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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20쪽 | 536g | 153*224*20mm |
ISBN13 | 9788997889570 |
ISBN10 | 8997889575 |
발행일 | 2015년 03월 1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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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20쪽 | 536g | 153*224*20mm |
ISBN13 | 9788997889570 |
ISBN10 | 8997889575 |
책머리에 연표 해방과 분단 첫 번째 마당 어느 날 갑자기 온 해방? 우리는 해방을 주체적으로 맞았다 두 번째 마당 자유는 미국이 준 선물? 그들은 점령군이었다 세 번째 마당 한국 ‘최고의 혁명가’ 여운형이 친일파? “극우, 참 비열하다” 네 번째 마당 조선일보도 공감한 민족적 과제 토지 개혁과 친일파 처단 다섯 번째 마당 역사를 바꾼 신탁 통치 논쟁 좌우익은 왜 그토록 싸웠는가 여섯 번째 마당 좌익은 신탁 통치를 찬성했다? 김일성 ‘엉터리 신년사’의 비밀 일곱 번째 마당 12번 테러와 암살도 ‘정의로운 바보’를 꺾지 못했다 여덟 번째 마당 남북 협상, 분단을 막기 위한 최후의 노력 아홉 번째 마당 한반도의 분단, 미국의 책임이 무거울 수밖에 없는 이유 열 번째 마당 북한의 통일 논리, 왜 전면전으로 갈 수밖에 없었나 열한 번째 마당 제주 사람들이 폭도? “극우의 터무니없는 얘기” 열두 번째 마당 1948년 유엔 결의를 멋대로 해석한 극우 반공 정권의 괴뢰 만들기 열세 번째 마당 두 번 쫓겨난 대통령 띄워 ‘건국의 아버지’로 모시자고? 열네 번째 마당 이승만이 자유민주주의를 심었다? 거듭된 부정 선거 안 보이나 열다섯 번째 마당 농지 개혁은 이승만 덕분? “결코 아니다” 열여섯 번째 마당 제헌 헌법의 탄생 평등주의의 열망을 담다 친일파 첫 번째 마당 이승만의 6월 공세 역사를 과거로 퇴행시키다 두 번째 마당 박정희의 친일 행적은 어떻게 비밀이 됐나 세 번째 마당 친일파 세상, 어떻게 이런 나라가 있을 수 있나 네 번째 마당 “박정희 한 사람 덕에 경제 발전? 저열하다” 다섯 번째 마당 뉴라이트, 극우 반공 세력이 이승만, 박정희를 찬양하는 까닭 나가는 글 |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대학교 들어가서 '해방 전후사의 인식'이라는 책을 읽고 건준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됐을 때 충격을 받았던 것이. 고등학교 때까지 이승만, 김구 중심의 독립운동사를 배워서 믿고 있었던 나는 그때까지만 해도 학교에서 배운 현대사는 그 양도 얼마되지 않았지만 그 마저도 해방공간에서의 혼란과 소련과 공산세력의 분단 책략 위주 즉 철저하게 냉전적 사고에 반공주의적 시각으로 서술된 역사였다는 것을 알지 못했었다.
그러다 대학에 들어와서야 알게 된 건준과 여운형의 존재는 그때까지 학교에서 배웠던 현대사 내용에 처음으로 의심을 품게 된 일대 사건이었던 셈이다.
그런데 현대사를 두고 벌어지고 있는 우리 사회의 갈등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현재 진행형이고, 최근에 벌어진 일련의 상황에 속이 답답해져 왔다. 특히 교과서를 어떤 내용을 어떤 시각으로 다룰 것인지를 두고 국정교과서 발행이라는 방법으로 해결하려들고 있다는 점에서는 퇴행적이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서중석의 현대사 이야기1'을 편안한 마음으로 읽지를 못했다. '해방과 분단, 친일파'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랬지만 나 역시 혼란스러운 점이 있어서였다.
그 혼란스러움은 최근 김일성을 두고 20세기 최고의 민족 영웅이라는 평가를 본 뒤 생겼다. 김일성이 그렇게 최고의 찬사를 받을 인물인가? 하는 당혹스러움과 함께, 이 당혹스러움은 혹시나 냉전시대의 영향이 남은 것인지 자문하게 만들기도 했다. 내내 그 물음을 간직한 채 서중석의 현대사를 읽어갔다.
'서중석의 현대사 이야기1'는 어렵지 않고 잘 읽히는 책이었다. 일단 문답 형식이라는 서술 방식에서도 그렇고, 모두 21개 질문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분명하게 전달하고 있다는 점에서 호감이었고.
서중석은 '역사의 힘'을 믿고 있었다. 그가 쓴 현대사에는 역사의 죄인이라 할 수 있는 친일파,분단세력, 독재 협력세력이 여전히 대한민국 여러 분야의 핵심에 자리잡고 있다는 점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항일독립 운동과 민주화 운동이 줄기차게 계속된 것이 바로 역사의 힘이라는 것을 힘주어 말하고 있다.
그렇기에 최근 일각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승만을 국부, 건국의 아버지로 추앙하는 작업에 제동을 거는 한편 그 위험성을 설파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친일파를 옹호하는 한편, 통일을 방해한 분단, 또 집권 후에 보여준 독재까지, 한국 현대사가 일그러진 원인에 이승만 그가 있었던 것이다.
이런 이승만을 옹호하다니..이승만과 박정희를 찬양하는 세력들은 자신들의 과오를 인정하기는 커녕 계속 기득권을 누리며 살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하에 일을 벌인 것이라고 서중석은 지적하고 있다.
그외에도 해방이나 해방정국에서 벌어졌던, 또는 친일파와 관련해서 그동안 가려졌던 사실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외세에 의한 해방이라는 관점에서 벗어나 우리는 해방을 주체적으로 맞이했다고 역설하고 있었고, 1949년 대구에서 일어났던 10월 항쟁이나 1948년 4.3, 여순사건에 대해서도 그동안 제기됐던 소련 지원설을 근거 없다고 주장한다.
80년대 이후 우리 현대사와 관련한 연구실적이 쌓이면서, 그동안 통용됐던 반공적인 관점에서 씌여졌던 역사에서 벗어나 자연발생적인 항쟁이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 서중석이 언급하고 있는 내용에 대해서는 상당부분 공감하고 고개가 끄덕여졌다. 이승만이나 박정희 찬양에 대한 비판은 유효적절했다. 그럼에도 전적으로 다 수긍하게 되지는 않았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이런 내 의심이 냉전체제, 레드 컴플렉스적 사고가 아닌가 조심스러운 가운데에서도 서중적의 의견에 반신반의하는 대목도 없지 않았다.
시기적으로 가까움에도 현대사와 관련해서 논쟁과 이견이 분분하고 그 해석에 있어서 차이가 크다는 것, 그만큼 이해관계에 놓여있는 생존자들이 많기에 간단하게 풀어질 문제가 아닐 것이다.
이 책을 읽고나서도 현대사와 관련해서 나는 여전히 관점에서나 내용에서나 혼란스러움을 느낀다고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니 확실하고 지속적으로 이견을 가진 전공자들이 반박하며 논쟁하는 판이 펼쳐 졌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이견과 반박 또한 접하면서 이 굴곡진 우리 현대사를 다시 들여다보면서 스스로 우리 현대사에 대한 이해를 정립하고 싶다.
왜 친일파 청산이 중요한지, 왜 비판적인 역사의식이 소중한지, 왜 다원주의적 가치관이 교양인의 표식인지, 나는 박근혜와 김무성으로 대변되는 보수 세력의 집요한 '국정화 공정'에서 뼈저리게 깨달았다. 수많은 역사학자들이 시대착오적인 역사교과서 국정화 공정에 반대하고 있지만 정부와 수구 세력들은 뻔뻔하게도 밀어붙이기를 강행하고 있다. 이들이 근현대사의 여러 사실들에 가위질을 하리라는 것은 교학사 교과서의 작태로 충분히 증명되었다. 독립운동을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들의 이야기와 4월 혁명, 광주항쟁, 6월 항쟁 등 자주적인 민중사는 축소하고, 이승만과 박정희 같은 독재자에 대한 교묘한 영웅화 작업의 일환으로, 백색독재와 유신독재가 저지른 부정선거와 여러 의혹사건들, 그리고 군경과 정보기관을 앞세워 민중에게 가한 야만적 폭압은 교묘히 은폐되거나 삭제될 것이 분명하다.
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한다. 국정화는 역사의 흐름과 교육의 기본정신을 역행하는 큰 문제다. 반면에 우익이 성토하는 검정 교과서 시스템에는 그리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보수인사들이 즐겨 도마 위에 놓고 칼질하는 이른바 '좌편향'되었다는 금성출판사의 『고등학교 한국 근·현대사』는 중도적인 입장에서 매우 잘 쓰여진 역사교과서라고 생각한다. 집필진 김한종, 홍순권, 김태웅, 이인석, 남궁원, 남정란을 칭찬하고 싶다. 오히려 뉴라이트계열 학자들이 집필을 주도한 교학사 교과서는 독립운동과 독립운동단체를 폄하하면서 친일파의 친일 행적을 왜곡하고 독재를 미화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아야 마땅하다. 교학사 교과서는 일본 극우들이 2001년에 만든 후쇼샤 교과서와 본질상 가족유사성의 관계에 있다.
우익진영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운동은 일제의 황국신민화 운동을 표절한 것과 다를 바 없다. 일제의 황국신민화운동이 천황에게 복종하고 군국주의 파시즘에 순응하는 인간으로 개조하기 위한 민족말살운동이었다면, 박근혜 정권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공정은 미래의 기둥이라 할 학생들을 독재자를 찬양하고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기득권 세력에 동화하는 인간으로 개조하기 위한 우민정책이다. 역사학자들이 왜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을 거부하며 집단적 반대운동에 나서고 있는지 제발 숙고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