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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의 집

그늘의 집

: 1999년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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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31쪽 | 443g | 148*210*20mm
ISBN13 9788982813382
ISBN10 8982813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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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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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홍순애
1945년 나고야 출생. 성균관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나고야 한국학교 전임교사이자 나고야 대학 언어문화부 강사로 재직중이다. 번역 서클 <蒙2001> 회원이다.
역자 : 신은주
1958년 서울 출생.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과 및 동대학원을 마치고 일본 오차노미즈 여자대학 대학원 인간문화연구과에서 비교문화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나고야 대학 언어문화부 강사이자 일본 학술진흥회 외국인 특별 연구원으로 있다. 노마 히로시의 『어두운 그림』『내 생애에 이 한을』(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장)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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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은 날씨가 약간 흐리고 일주일 전에 비해 기온이 십 도나 내려가 지내기가 한결 수월했다. 점심을 마치고 밖으로 나간 서방은 일부러 먼 길을 택해 야구장 근처의 공원으로 들어가 비에 젖은 낙엽의 감촉을 즐기면서 산책로를 걸었다. 나무 아래 공기는 한층 더 선선하게 느껴져, 가슴 가득 숨을 들이쉬면 한순간 손가락 끝까지 호박색의 수액이 번지는 느낌이 들었다.

한찬 들떠 있는데 등뒤에서 누군가 부르는 소리가 났다. 듣기만 해도 마음이 편해지는 익숙한 억양인데도, 놀랐다기보다 반가운 마음에 황급히 뒤를 돌아보다가 낙엽에 미끄러질 뻔했다.

"허둥대면 위험해요. 잠깐만요. 우리 팔짱 끼고 걸어요, 네?"

사에키 씨는 서방의 왼팔에 오른팔을 끼고, 끌다시피 하며 앞으로 쑥쑥 걸어나갔다.

"왜 이렇게 서둘러?"

서방이 팔짱 낀 팔의 부드러움에 당황했다기보다 재촉을 당하는게 이상해서 묻자, 사에키 씨는 나무 그늘 안쪽으로 얼굴을 돌리며, 싫은 건 아니지만, 하고 중얼거렸다.

"비가 한참 오고 나서 이렇게 나뭇잎이 무성한 나뭇가지로 뒤덮인 곳은, 공기가 너무 진해 숨을 쉴 때마다 곰팡이나 버섯의 포자에 온몸이 파묻히는 느낌이 들어요. 목이나 팔에서 싹이 날 것 같고. 어렸을 때부터 숲을 좋아하긴 했지만, 이런 날은 어쩐지 싫어요."
---pp.5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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