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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계절

여자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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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59쪽 | 503g | 148*210*20mm
ISBN13 9788970123721
ISBN10 8970123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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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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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고은주
1967년 부산에서 태어나, 1990년 이화여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MBC에서 2년 간 아나운서 생활을 거쳐 1995년 7월 〈떠오르는 섬〉으로 문학사상 신인상에 당선, 문단에 등단했다. 그후 '정확한 문장으로 주인공의 일상과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 내는 솜씨가 뛰어나다'는 찬사를 받으며, 첫 장편 《아름다운 여름》으로 "오늘의 작가상"을 받았다. 이 소설은 방송국 아나운서로 살아가는 여주인공과 그녀에게 옛 애인의 모습을 투영시켜 집요하게 접근하는 스토커와 얽힌 이야기를 중심으로, 일종의 성장소설을 엮어 내어 호평을 받았다. 이 두 번째 장편소설인 《여자의 계절》은 《문학사상》 지에 파격적으로 발탁되어, 1년 간 연재 후, 대폭적인 증보를 하여 출간되는 그녀의 야심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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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둘, 셋 ...... 물결 사이로 잿빛 물새가 솟아오를 때가 되었지만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넷, 다섯, 여섯...... 은해는 숨을 멈춘 채 강물에 시선을 두고 있었다. 일곱, 여덟. 물에 젖어 더 작아진 물새가 강물 사이로 솟아올랐다. 은해는 비로소 고개를 들어 긴 숨을 토해 냈다. 그 순간 강 건너 산자락을 따라 기차가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하나, 둘, 셋, 넷 ...... 모두 아홉 칸이었다. 기차를 따라 은해의 마음이 달리기 시작했다.

기차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진 뒤에도 은해는 강 건너의 도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철길 옆의 강변도로는 시외로 빠지는 외곽도로로 이어지는 길이었다. 지리산, 남해, 섬진강...... 그곳을 향해 자동차들이 바삐 달리고 있었다. 은해는 이윽고 강변에서 몸을 일으켜 세웠다. 이제 정말 떠나야 할 때가 되었다고, 어디로든 떠나 버릴 거라고, 나지막이 중얼거리면서.
--- p.76
섹스를 하기 위한 최소한의 호감, 새하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진형도 자신만큼 애틋한 감정을 가져 주기를 원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진형이 세하를 단순히 아내 이외의 색다른 여자로만 여긴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었다. '긴장을 좀 풀어 봐' 세하의 옆자리로 옮겨와 앉으며 진형이 말했다. 오른쪽 팔꿈치가 세하의 허리에 닿으면서 동시에 그의 체취가 그녀에게로 훅 밀려들었다.
--- p.156~157
선선해진 날씨가 불러온 사람 몇몇이 워밍업을 하듯 천천히 달려가고 있었다. 그들의 뒷모습이 점점 가까이 다가오다가 이내 은해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여름의 무성함이 안겨 준 무게를 감당하느라 어딘가 늘어져 버린 듯한 나뭇가지가 눈앞에서 잠시 확대되었다. 아직까지 푸른 빛을 잃지 않은 나뭇잎 사이로 힘차게 달려오는 한 사람의 얼굴이 보였다. 모두가 저마다의 속도로 달려가고 있었다. 사람도, 나무도, 그리고 세월도 저마다의 속도로 저마다의 궁리를 하고 있을 터였다.
--- p.204
서른 살이 넘은 여자가 친구들을 만나는 것은 숨겨 둔 거울을 꺼내 보는 일과도 같다. 적어도 10년 이상 나이를 먹어 온 친구들이라면 말이다. 그 거울은 너무나 정직하게 자신의 모습을 비쳐주기 때문에 평소에는 단단히 숨겨 두어야 한다. 하지만 주기적으로 거울에 비친 자신의 솔직한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것이 여자들의 어쩔 수 없는 습성이기도 하다.
--- p.7
누구나 평생을 두고 한번쯤은 하고 싶은 자신의 이야기가 있다. 그것이 통절한 고통에 관한 것이든, 백화가 만발한 열락에 관한 것이든, 내가 직접 겪은 것이든 남을 통해 전해 들은 것이든...... 이미 여러 번 다루어진 이야기라 하더라도 내 안에 엉켜 붙어 떨어지지 않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고 바로 나의 이야기인 것이다. 작가라면 누구나 일생에 한번쯤 꼭 쓰고 싶은 너와 나를 둘러싼 젊은 계절의 이야기를 이 소설에서 스고 싶었다.
--- p.작가의 말에서
그러다 보면 언젠가 세상의 물결이 그들 안으로까지 흘러 들어와 그들과 세상이 하나되어 흐를 날이 다가 오리라. 그때서야 비로소 그들은 세상과 세월에 대해서, 그리고 그들 자신에 대해서 뚜렷한 무언가를 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때까지 그들은 내내 함께 흘러갈 것이다. 이 모질고 지독한 젊을 을 훌쩍 뛰어넘어 바라볼 수 있을 때까지. 어쩌면 이 청동조각에 서글픈 푸른 녹이 가득 덮일 때까지.
--- p.242
"이혼하고 나서 가장 좋은 건, 관계가 다양해졌다는 점이야. 은해가 나를 다시 찾게 된 것도, 그걸 계기로 너희들과 다시 만나게 된 것도, 모두 내 처지가 달라졌기 때문이잖아. 예전처럼 남편 수발하고 아이 키우느라 바빴으면 엄두도 못 낼 일이었는데...... 결혼이 여자들의 인간 관계를 제한하는 제도라는 건 모두 다 인정하지? 게다가 그 속에서 혼자 곪아 가는 여자들은 또 얼마나 많은 지...... 내가 남편의 외도 때문에 이혼을 해서 그런지 그런 쪽으로 고민을 털어놓는 친구들이 정말 많아. 게다가 요즘은 여자들도 왜 그렇게 많이들 흔들린다니? 아무튼 겉으로 봐서는 도무지 알 수 없는 게 결혼 생활인 것 같아. 겉으로는 다들 멀쩡해 보이잖아."

멀쩡해 보일 게 틀림없는 그 집을 생각하며 미류는 천천히 밥알을 씹어 삼켰다. 남편과 아이가 멀쩡하게 그녀의 배경이 되어 주는 집, 그 집 덕분에 미류는 견딜 수 있었다. 결국엔 멀쩡히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는 남자들을.

세상에 대한 반항과 훼손이 아닌 남자의 몸 그 자체에 몰두하게 된 미류는 이제 더 이상 그들의 집을 외면할 수가 없었다. 아쿠아지오의 남자와 서둘러 헤어진 이유도 바로 그것 때문이었다. 그 깔끔한 향수 냄새 만큼이나 깔끔하게 가정을 지켜 내는 남자를 미류는 더 이상 참아 낼 수가 없었다. 남자를 그의 집으로 완전히 돌려보낸 뒤 미류는 자신에게도 돌아갈 집이 있다는 사실에 고마워했다. 하지만 남자는 다시 집 밖을 떠돌 것이고 미류 역시 그럴 것이다. 그렇게 가벼운 만남이 넘쳐 나는 세상이었다. 그 가벼움 속에서도 저마다의 집은 멀쩡하게 제자리에 서 있는, 불가사의한 세상이었다.

"언니, 이건 여기다 놓는 게 좋겠죠?"

밥상을 치우느라 분주한 틈을 타서 미류는 청동 조각을 거실 장식장 위에 올려놓았다. 석 달 전에 사 놓고 포장도 뜯지 않은 채 까맣게 잊고 있던 <신의 손>이었다. 그 석 달 동안 미류는 아쿠아지오의 남자에게 정신없이 몰두했다가 느닷없는 불편함에 그를 떠나보내고 곧 다른 남자를 만나게 되었다. 모든 것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만큼 빠른 속도로 그녀는 나이 들어 가고 있었다.
---pp.228~229
"이혼하고 나서 가장 좋은 건, 관계가 다양해졌다는 점이야. 은해가 나를 다시 찾게 된 것도, 그걸 계기로 너희들과 다시 만나게 된 것도, 모두 내 처지가 달라졌기 때문이잖아. 예전처럼 남편 수발하고 아이 키우느라 바빴으면 엄두도 못 낼 일이었는데...... 결혼이 여자들의 인간 관계를 제한하는 제도라는 건 모두 다 인정하지? 게다가 그 속에서 혼자 곪아 가는 여자들은 또 얼마나 많은 지...... 내가 남편의 외도 때문에 이혼을 해서 그런지 그런 쪽으로 고민을 털어놓는 친구들이 정말 많아. 게다가 요즘은 여자들도 왜 그렇게 많이들 흔들린다니? 아무튼 겉으로 봐서는 도무지 알 수 없는 게 결혼 생활인 것 같아. 겉으로는 다들 멀쩡해 보이잖아."

멀쩡해 보일 게 틀림없는 그 집을 생각하며 미류는 천천히 밥알을 씹어 삼켰다. 남편과 아이가 멀쩡하게 그녀의 배경이 되어 주는 집, 그 집 덕분에 미류는 견딜 수 있었다. 결국엔 멀쩡히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는 남자들을.

세상에 대한 반항과 훼손이 아닌 남자의 몸 그 자체에 몰두하게 된 미류는 이제 더 이상 그들의 집을 외면할 수가 없었다. 아쿠아지오의 남자와 서둘러 헤어진 이유도 바로 그것 때문이었다. 그 깔끔한 향수 냄새 만큼이나 깔끔하게 가정을 지켜 내는 남자를 미류는 더 이상 참아 낼 수가 없었다. 남자를 그의 집으로 완전히 돌려보낸 뒤 미류는 자신에게도 돌아갈 집이 있다는 사실에 고마워했다. 하지만 남자는 다시 집 밖을 떠돌 것이고 미류 역시 그럴 것이다. 그렇게 가벼운 만남이 넘쳐 나는 세상이었다. 그 가벼움 속에서도 저마다의 집은 멀쩡하게 제자리에 서 있는, 불가사의한 세상이었다.

"언니, 이건 여기다 놓는 게 좋겠죠?"

밥상을 치우느라 분주한 틈을 타서 미류는 청동 조각을 거실 장식장 위에 올려놓았다. 석 달 전에 사 놓고 포장도 뜯지 않은 채 까맣게 잊고 있던 <신의 손>이었다. 그 석 달 동안 미류는 아쿠아지오의 남자에게 정신없이 몰두했다가 느닷없는 불편함에 그를 떠나보내고 곧 다른 남자를 만나게 되었다. 모든 것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만큼 빠른 속도로 그녀는 나이 들어 가고 있었다.
---pp.228~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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