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02년 08월 31일 |
---|---|
쪽수, 무게, 크기 | 228쪽 | 148*210*20mm |
ISBN13 | 9788970123110 |
ISBN10 | 8970123113 |
발행일 | 2002년 08월 31일 |
---|---|
쪽수, 무게, 크기 | 228쪽 | 148*210*20mm |
ISBN13 | 9788970123110 |
ISBN10 | 8970123113 |
장사가 좀 된다하면 비슷비슷한 변종들이 수도 없이 생겨난다. 스티커 사진이 그렇고, PCS폰이 그렇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다양한 상품의 개발로 소비자들의 만족을 채워준다고도 볼 수 있겠으나, 그건 어디까지나 말 그대로 순진한 긍정적인 생각일 뿐이고, 실제로 이도 저도 아닌 아메바 자기 복제식의 변종들은 맘먹고 그것에 다가서려는 초심자들에게는 혼란을, 그것에 적당히 익숙해진 중급자에게는 짜증만을 안겨줄 뿐이다. 그러니까... 이런 앞뒤없는 소리를 지껄이는 이유는 이러한 변종들이 횡횡하는 상황이, 짐짓 경건할 것 같아 보이는 출판계에도 예외없이 적용된다는 사실이다. 작가가 지정한 이 책의 원제는 <邊境.近境>이다. 결코 만만치 않은 이 제목이 <하루키의 여행법>이라는 상상력이라고는 도무지 기대 볼 필요가 없는 아주 만만한 제목으로 바뀐 것에 대한 황당함(?)을 독자들은 억울해 할 필요가 있다. 서점에 나가 보면 이름도 들어 보지 못한 군소출판사에서까지 하루끼의 단편 모음집을 재편집해 책을 내는 언짢은 광경을 목격하며, '하루키하면 뭐니뭐니해도 나지'하는 식으로 차근차근 입지를 확보해 나갔던 문학사상사에서까지 얄팍한 술수(그렇게밖에 생각되지 않는다)를 써서 한권이라도 책을 더 팔아보겠다는 눈에 뻔히 보이는 제스춰에는 어쩐지 좀 실망스러움을 감출 수 없다. 게다가 '하루키가 말하는 하루키적 여행법! 하루키 읽기의 새로운 감동!'이라는 광고 전단지 같은 멘트는 또 뭐란 말인가! 하루키는 이 책에서 하루키적이라고 불릴만한 여행법을 말한 적이 없고, 까놓고 말해서 '감동'은 아니다. 하루키의 책이 늘 그렇듯이, 일부러 그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했을 때 그의 모습을 더 선명하게 찾아볼 수 있었다는 선험적인 경험이 이 책에도 여지없이 투영됐지만, 그렇다고 하루키가 대놓고 말하는 여행법 그런 것은 아니다. 그리고 감동 운운하는 것은 하루키의 유년시절의 기억과 상처를 더듬어 찾아 가는 고베 도보 여행을 상기시키며 붙인 멘트라고 느껴지는데, 다시 말하건데...그렇다고 감동까지는 아니다. 페이소스와 비장미가 곁들여진 차분한 자기사색 정도이지, 요란스럽게 감동까지는 아니다. 한물간 광고 멘트를 도용하자면 '거짓말이 보여요'이다. 갑자기 내가 왜 이렇게 짜증을 내지? 하는 생각이 확하고 든다. 그래! 내가 왜 짜증을 내는거야? 이렇게 재미있게,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신나는 새 책을 빙긋빙긋 웃으면서 읽고 나서 왜 짜증을 내는거야 하는 다소 도발적인 생각이 든다. 물론 짜증이 꼭 설명 가능한 이유가 있어 나는 것은 아니지만, 다짜고짜 짜증부터 내기에는 너무 재밌는 책이었는데 하는 억울한 생각도 든다. 모르겠다! 뭐 사는게 다 그런거지! 보트는 보트고 섹스는 섹스인거야. 그럴 필요는 없지. 좋은 기억만을 더듬는거야! 그러는거야! 내가 이렇게 짜증을 낸다고 크게 달라질 것도 없잖아. 나만 손해보는 느낌은 덮어 버리고 좋은 기억만을 더듬는 거야. 그렇게 좋은 기억을 더듬어 이 책의 정황을 짤막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하루키는 이 책에 변경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스트햄프턴, 멕시코, 노모한, 아메리카 대륙 이렇게 네곳과, 근경이라고 부를만한 일본의 무인도(까마귀섬), 우동 순례, 고베, 이렇게 또 세곳 총 일곱군데에 대한 여행의 기억을 담아 놓았다. 읽는 재미로 치자면 그의 환상의 콤비 안자이 미즈마루씨와 함께 했던 우동순례기가 당연히 별 다섯개를 받고 수위의 자리를 차지할 것이며, 그 뒤를 정말 고생이 많았겠구나 하고 충분히 공감하는 멕시코 여행기(방탄 조끼를 입은 무장경찰들 뒤에서 몰래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하루키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은 정말 흐뭇한 느낌이다)와 한달간에 걸친 미국 대륙 횡단기가 따라갈 것이다. 다시 생각해 보건데..정말 우동순례기는 걸작이다. 무를 강판에 북북 갈고 있는 그로테스크한 상황과, 그 상황을 정말 희비극적으로 절묘하게 그려낸 미즈마루씨의 삽화는 정말 우스워 죽겠다. 구보 우동집에서 와일드한 아침 손님에게 필립 모로우를 대입시킨 것도 정말 재밌다. 텍스트의 상상력이란 바로 이렇게 적용되는구나를 새삼스레 느꼈던 굉장히 재치있는 상상이었다. 이거 다 쓰고 한번 더 읽어 봐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미즈마루씨처럼 그림을 그리면서 읽어볼까 하는 생각도 불쑥 든다. 여하튼 좋다. 하루키의 글을 읽는 것은 무척이나 흐뭇해서 참 좋다. 다시 드는 생각이지만 나에게 이런 기쁨을 가져다 주는 작가도 흔치 않다는 느낌이다. 이렇게 마냥 좋으니 신간은 물론이거니와 이미 읽었던 하루키의 책들을 재탕하며 시간을 죽치는 것에도 아무 위기의식이 느껴지지 않는다. 좋다. 하루키의 책을 읽으면 나도 노력만 하면 재미있게 살 수 있을 것 같아지는 이 나른? 흐뭇함이 좋다. 그만 쓰고 우동순례기나 다시 읽어 봐야겠다. 후후.. P.S.하루키의 어떤 글에 의하면, '인간은 캥거루 다리다'가 이 책의 부제라도 하는데...건....'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에 대한 패러디라고 하네요. 마라톤 런너다운 발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나요? |
배송 구분 |
예스24 배송
|
---|---|
포장 안내 |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방법 |
|
---|---|
반품/교환 가능기간 |
|
반품/교환 비용 |
|
반품/교환 불가사유 |
|
소비자 피해보상 |
|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