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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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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0년 12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69쪽 | 376g | 148*210*20mm
ISBN13 9788930705769
ISBN10 893070576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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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이 세상의 삶을 받았다면, 그것은 누군가의 의지에 의해서 무엇인가를 위해서 이 세상으로 보내진 것에 틀림이 없다. 그런데도 우리가 사는 것은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주인의 요망을 실행하지 않았던 포도밭 일꾼들이 나쁜 응보應報를 받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나쁜 응보를 받을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우리들 주인의 의사는 다섯 가지의 계율 속에 이야기되어 있는 것이다. 사람은 다만 그 계율을 실행하기만 하면 된다. 그렇게 하면 이 지상엔 신의 나라가 생겨나서 사람들은 최대의 행복을 누리게 된다라고 네흘류도프는 생각했다.

성서에는 '너희들은 먼 신의 나라와 그 정의를 구하라. 그렇게 하면 다른 것은 모두 너희들에게 주어질 것이다.'라고 씌어 있는데 우리들은 다른 것만을 구하고 있다. 그렇게 하면 이 세상의 악이 없어질 수가 없다.
(그렇다, 이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내 생애 최대의 과업이다. 한가지 일이 끝났는가 싶더니 또 새로운 일이 생겼다.)
하고 네흘류도프는 생각하였다.

이날 밤부터 네흘류도프에게 있어서는 아주 새로운 생활이 시작되었다. 이날부터 생활 조건이 네흘류도프에게 있어서는 달라졌을 뿐만 아니라 모든 일들이 그에게 있어 전과는 다른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그 새로운 의미의 생활이 어떻게 매듭지어질 지는 그때에 가서 보아야 할 것이다!
--- p.256
그 당시의 자기와 현재의 자기와의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었다. 그것은 시골 교회에 함께 갔을 때의 캬츄사와 오늘 여러 사람들이 재판을 한 상인을 상대로 술을 마시는 매춘부 캬추샤와의 사이에 생긴 차이에 못지 않을 만큼 큰 것이었다. 그 무렵 그는 발랄하고 자유로운 청년이어서 그 앞날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 있었으나, 지금의 그는 어리석고 공허한, 목적도 없는 하찮은 인생의 굴레를 덮어쓴 채 벗어날 출구를 찾지 못하는, 아니 오히려 찾으려는 생각조차도 하지 않는 것이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그도 전에는 자기의 정직함을 자랑으로 알고 진실을 말하는 것을 신조(信條)로 삼아 왔다. 그리고 또한 실지로 정직한 인간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온몸이 허위투성이였다. 그것은 가장 무서워해야 할 허위, 주위의 사람들에게 진실이라고 인정되고 있는 허위인 것이다. 이 허위로부터 빠져 나갈 길은 전연 없었다. 적어도 그의 눈에는 그것이 보이지 않았다. 더욱이 그는 그 속에 빠져 버려서, 그것과 친숙해졌으며, 그 속에서 만족을 느끼고 있었다.
---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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