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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로 산다는 것

부부로 산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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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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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5년 10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227쪽 | 420g | 152*207*20mm
ISBN13 9788989313649
ISBN10 8989313643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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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님과 처남댁의 사위 대접이 눈에 띌 정도로 표가 난다. 평상시 그가 갈 때면 있던 밥과 반찬에 숟가락 하나 보탤 정도로 차려주고, 두 동서가 올 때면 갈비찜에 생선회까지 떠오며 요란을 떤다.

괜한 자격지심일지도 모르지만 마음이 상하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아내도 표현은 하지 않지만 그런 친정 올케에게 많이 섭섭한 모양이었다.

자매간인데도 서로 경쟁심이 대단했다. 처형과 처제는 새로 산 러닝머신 성능이 어떠니, 바꾼 가구가 어디 수입품이라느니 하면서 열변을 토하지만 그런 것을 만져보지도 못한 아내는 대화에 끼여들지도 못한다.

'여자 팔자는 남자 만나기 나름이라는데......'

그는 곁에서 잠든 아내를 보며 생각한다. 더 나은 남자를 만났더라면 지금쯤 화려하게 꽃피었을지도 모르는 불쌍한 여자.
--- p.63~64
며칠 후 대형 병원에 가서 정밀검사를 다시 받았다.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일찍 발견해서 천만다행입니다. 좋은 공기 마시고 여행이라도 다녀 오세요. 아직 확실한 건 아닙니다. 검사를 다시 해봐야 합니다만."

날벼락이었다. 의사들이 곧 죽을사람한테 그런 이야기를 한다는 걸 들은 적 있었다. 최소한 간암이 아니더라도 간에 이상이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그녀는 인터넷을 검색해 간에 좋다는 음식들의 리스트를 적었다. 시장에 가서 우엉과 무, 연근, 표고버섯 같은 것을 한아름 샀다. 봉지들을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갑자기 눈물이 흘렀다.
--- p.165~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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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한 번뿐입니다. 한 번뿐인 인생, 아름답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요. 한 번 맺은 인연을 선연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노력이 필요합니다. 저절로 선연이 되는 게 아닙니다. 적어도 부부끼리는 자신을 먼저 낮추는 최소한의 인간적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겁니다.

이 책 『부부로 산다는 것』은 혼자 사는 외로운 자유보다, 둘이 함께 토닥거리는 평화를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수십 년을 함께 살면서 누구나 느낄 수밖에 없는 갈등과 갈증, 그리고 추억과 소망 또는 행복과 희망에 관한 갈구를 고스란히 우리들 가슴에 전해주고 있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작은 행복과 깨달음이 이런 화사한 삶을 만들어주는구나 하는 '희망 바이러스'에 나도 모르게 감염됩니다.

사랑에 관한 정답이 있을까요? 명답은 많겠지만, 정답은 영원한 숙제로 남을지도 모릅니다. 오묘하고 복잡할 뿐 아니라 상대와 상황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는 게 사랑이어서 죽는 날까지 풀고 갈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아니, 단 한 번이라도 열정적으로 사랑을 한다면 그 숙제를 풀었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번밖에 못 사는 인생. 지금 이 순간, 가까이 있는 당신의 사람을, 시처럼 사랑해 버리면 어떨까요?
김홍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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