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편 전쟁의 본질
제1편은 8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전쟁론? 제1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전쟁을 ‘나의 의지를 실현하기 위해 적에게 굴복을 강요하는 폭력행위’라고 정의하여 전쟁이 인간의 ‘의지의 행위’임을 분명히 밝혔다. 이 정의에 따라 전쟁의 목적, 목표, 수단도 체계적으로 규정된다. 의지를 실현하는 전쟁의 목적은 정치적 성격을 띠게 되며, 이 목적을 실현하는 폭력행위는 군사적 성격을 띠게 된다. 추상세계에서 일어나는 절대전쟁(극단적인 전쟁)과 현실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실전쟁을 개념상으로 구분하여 현실전쟁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개연성과 우연성을 고찰한다. 이로부터 현실전쟁에는 폭력성, 우연성, 정치성이라는 삼중적(三重的) 성격이 존재한다는 전쟁의 본질을 이끌어낼 수 있다.
여기에서는 또한 전쟁의 목표에 이르는 방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전쟁의 수단을 무기뿐만 아니라 무기를 사용하는 인간(병사)으로 확대하여 설명하였다.
전쟁은 본질적으로 위험하고 불확실하며 우연이 개입되는 영역이고 전쟁에는 육체적 긴장과 고통이 수반된다. 전쟁에 ‘마찰’을 일으키는 이러한 요소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용기, 날카로운 지성, 풍부한 경험, 체력과 정신력이 요구된다. 한마디로 말해 용기(결단력)와 지성(통찰력)이 요구된다. 이러한 특성은 지휘관의 단호함이나 완강함 등으로 드러난다. 치밀하고 폭넓은 안목을 갖춘 냉철한 인간이 훌륭한 (최고)지휘관의 자질이라고 할 수 있다.
제2편 전쟁이론
이 책은 관례상 ?전쟁론?이라고 번역되지만 ?전쟁론?은 ‘전쟁론’에 관한 책이 아니라 ‘전쟁’에 관한 책이며, 클라우제비츠는 자신의 ‘전쟁론’, 즉 전쟁이론을 제2편에서 상세하게 밝히고 있다. 책이름으로서의 전쟁론과 전쟁이론으로서의 전쟁론을 구분해야 한다.
6개의 장으로 이루어진 제2편에서 클라우제비츠는 전쟁의 본질을 싸움이라고 보고, 병사들을 징병하여 훈련시키고 무기와 장비를 갖추는 모든 활동(싸움을 하기 위한 준비활동)을 싸움 자체와 구분하고 있다. 싸움은 좁은 의미의 전쟁술(戰爭術)이며 준비활동은 넓은 의미의 전쟁술이다. 칼 잘 만드는 사람이 칼싸움도 잘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전쟁에서 ‘준비’와 ‘싸움’은 분명히 구분되어야 한다.
준비와 관련된 물질적 대상으로 전쟁이론을 제한하는 당시의 실증적 전쟁이론은 계산하고 예측할 수 있는 결과에 이를 수는 있겠지만, 전쟁을 수행하는 지휘관과 병사들의 정신을 전혀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폐기되어야 한다. 진정한 전쟁이론은 인간의 정신적 요소를 파악하여 적대감정, 위험이 불러일으키는 감정, 적의 반응, 정보의 불확실성을 간파할 재능 등을 고려하는 이론이 되어야 한다. 즉 전쟁이론은 전쟁의 구성요소를 구별해주고 수단의 특징과 효과를 설명하며 목적을 규정하고 비판적 관찰을 하여 지휘관의 정신을 길러주어야 한다. 전쟁이론은 행동지침이 아니며, 전쟁활동은 지식으로 알게 되지만 지식은 지위(계급)에 맞는 지식이라야 하며 능력으로 발전되어야 한다. 지식과 관련된 것이 학문이고 능력과 관련된 것이 기술이라면 전쟁학보다는 전쟁술(戰爭術)이라는 말이 더 적절한 용어가 될 것이다.
나아가 전쟁이론은 과거의 전쟁을 비판적으로 연구함으로써 미래의 교훈으로 삼을 수 있다. 전쟁에 사용된 여러 가지 수단을 검토하는 것은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전쟁이론가는 전쟁사(戰爭史)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전쟁사를 통해 이론가는 자신의 이론을 설명하고 응용하며 증명할 수 있고 전쟁사로부터 교훈을 얻을 수도 있다. 물론 어려운 언어, 전문용어, 사례를 남용하여 박식을 과시하는 것은 전쟁이론에서 피해야 한다.
제3편 전략 일반
18개의 장으로 이루어진 제3편에서는 전략과 전략의 다섯 가지 요소를 상세히 다루고 있다. 전투에서 모든 수단을 100퍼센트 투입하는 전투는 아마 없을 것이다. 즉 전투에는 언제나 제한이 따른다. 전략은 전투를 사용하는 것이니, 전략에서는 전투의 사용을 제한하는 다섯 가지 요소를 살펴보아야 한다. 정신력, 무덕(武德), 대담성, 끈기는 정신적 요소이고, 병사들의 수(數)의 우세, 기습, 책략, 전투력의 공간적 집중과 시간적 집중, 예비병력, 병력의 절약 등의 문제는 물리적 요소이다. 이 두 가지 요소가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그런데 물리적 요소가 ‘나무로 만든 칼자루’라면 정신적 요소는 ‘번쩍번쩍하게 갈아놓은 칼날’이라고 할 수 있다. 두 요소 이외에도 전략에서는 축성(築城)이나 진지 구축과 관련된 수학적(기하학적) 요소뿐만 아니라 별로 중요하지는 않지만 지리적 요소와 통계적 요소도 고려해야 한다.
제4편 전투
제1권의 마지막 부분인 전투는 1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투는 본래의 전쟁활동이며 적을 파괴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다. 물리적 전투력이나 정신적 전투력에서 적에게 큰 손실을 입히고 적이 그들의 계획을 포기하도록 만들면 전투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게 된다. 공격적 전투에서는 적의 전투력을 파괴하고 적의 지역을 점령하며 목표로 한 대상을 획득해야 할 것이고, 방어적 전투에서는 적의 전투력을 파괴하고 아군의 지역과 대상을 방어해야 할 것이다. 전투에서 전투기간은 전투의 본질과 관련된 매우 중요한 전략적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전투의 승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전투병력 이외에 예비병력의 유무와 규모를 들 수 있다.
전투 중에서 가장 중요한 전투를 주력전투라고 한다. 주력전투의 승패는 최고지휘관과 군대는 물론 전쟁을 치른 당사국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 또한 승패 이후에 일어나는 전쟁과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주력전투의 승리를 더욱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는 패배한 적을 계속 추격해야 하며, 주력전투에서 패배했다면 후퇴를 효과적으로 수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