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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목탄

고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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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3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66쪽 | 557g | 148*210*30mm
ISBN13 9788982813696
ISBN10 8982813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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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강과 바다로 둘러싸인 땅의 전경이 보이는 곳으로 와서 아키유키는 차를 세웠다. 바람이 계속 불고 있었다. 차창에서 보이는 산에 심은 나무들의 가지가 소리를 내며 흔들리고 있었다. 그곳에서는 늘어선 인가 너머로 산이 보였다. 그 산 너머에 혼구가 있고 나라가 있어서 인가 너머로 산이 보였다. 그 산 너머에 혼구가 있고 나라가 있다. 산은 겹겹이 중첩되어 있었다. 산은 끝이 없었다.

다케하라 일족은 기세이 선이 개통되기 전인 옛날에, 해안선의 와부카에서 산길을 통해 혼구를 지나, 혼구에서 강을 따라 이곳에 도착한 것이었다. 그것은 그 사내의 옛 조상 하마무라 마고이치의 패주로와도 매우 흡사했다. 하마무라 마고이치는 애꾸눈 절름발이가 되어 신경이 마비된 한쪽 다리를 질질 끌며 가레키나다 해안에서 구마노 산 속의 나카헤지를 지나 혼구에 도착, 다시 강을 건너 이 땅이 아닌 아리마로 내려갔다.

아키유키는 문득 생각했다. 그 애꾸눈 절름발이의 덩치 큰 사냐야말로 가공의 인물이다. 어디에서 태어났는지, 골목 안에 있는 후사의 집에 나타날 때까지의 이십여 년 간을 어떻게 지내왔는지 불분명한 사내의 열병이 만들어낸 것이다. 역사에 의하면 오다 노부나가의 군에 의해 마고이치는 그의 일당과 추종자들과 함께 멸망했다고 한다.

죽어 멸망한 자가 구마노 산 속을 기다시피하며 걸어서, 이자나미노미코토를 모신 하나노이와가 있는 황천의 땅에서 되살아나 자손을 낳았다고 그 사내는 말하는 것인가. 아키유키는 생각했다. 그 사내 하마무라 류조의 자식인 아키유키는 죽어서 멸명한 인간의 씨앗으로 인해, 바람이 불고 나뭇가지가 흔들리고 햇빛이 비치는 땅을 지금 보고 있다.
----pp.263~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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