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젠가 돌아갈 것이다, 후찬과 함께, 그녀가 감옥에서 나오는 날. 그때 나는 그녀가 게들의 공격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녀를 허공에 있는 커다란 방에 모셔놓을 것이다. 나는 이미 보았다, 그녀의 고귀하고 아름다운 맨발들 위에 모래와 조개껍질 부스러기들이 얇은 빵껍질처럼 뒤덮여 있는 것을. 나는 이미 들었다, 날카로운 즐거움의 비명소리가 물결 속에 울려퍼지는 것을. 그녀가 다시 자유를 만끽하고, 거품 부글거리는 썰물 속에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타이어의 검은 테두리를 움켜쥐는 모습을 보는 것은 즐거운 일일 것이다! 그녀는 사진기를 가져와서 어부들의 사진을 찍을 것이다. 그들의 힘든 노동과 중국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로서의 비참한 일상을. 그러면 나는 그들의 꿈을, 어른과 아이들의 꿈을 받아 적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에게 프로이드의 이론을, 특히 그 이론의 핵심인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이야기해주고 나서, 그들이 검게 그을린 얼굴을 가로저으며 놀라서 울부짖는 모습을 보는 것은 즐거우리라.’
--- pp.73~74
그는 별을 한참 바라보다가, 그것을 그가 계획하고 있는 정신분석 여행의 길조로 받아들였다. 그 별이 사라지기 전에, 그는 아버지의 삐걱거리는 낡은 자전거를 타고 떠났다. 그 시간에 아직 창백한 잿빛인 거리는 마치 제 색을 잃어버린 것 같았다. 그는 그 도시의 경계선까지 자전거로 달려가서 어느 고층 빌딩 앞에 섰다. 건물의 유리창들은 거대한 하나의 거울처럼 양쯔강 위에 떠 있는 해의 찬란한 후광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그는 자신의 깃발을 꺼내서 자전거 짐칸에 단단히 묶어놓은 낚싯대에 게양했다. 그러고 나서 그는 다시 자전거에 올라타자마자, 마치 십자군처럼 깃발을 바람에 펄럭이며 길을 떠났다.
--- p.125
뮈오의 복잡한 설명을 약 삼 분쯤 듣던 그녀는 손짓으로 그를 가로막았다.
“우리 공산주의자들은 무신론자들이에요, 당신도 알다시피.”
“정신분석과 그게 무슨 상관입니까?” 그는 당황한 나머지 말을 더듬었다.
“정신분석을 한다는 것은 바로 점을 치는 것 아닙니까?”
그는 그녀를 똑바로 쳐다보며(그는 그녀가 자기를 정면으로 바라보지 못하는 사람을 싫어한다는 말을 들었다) 말했다.
“프로이드가 당신의 말을 들었다면…….”
그는 한 문장을 끝내기도 전에, 용기가 꺾이고 말았다.
--- p.147
그 순간, 판사가 느린 동작으로 침대에서 내려온다.
“내가 어디에 있는 거야?” 그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면서 묻는다. “빌어먹을! 영안실 아냐?”
타일 위에 누운 뮈오는 그가 서둘러 문 쪽으로 가서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소리를 듣는다. 그는 그런 자세로 얼마나 있었는지 모른다. 그가 정신을 차렸을 때, 그는 한바탕 소동이 있었음을 확인한다. 그의 얼굴은 미국 서부영화의 주인공처럼 피범벅이고, 크렘린 영사실에서 러시아 감독이 그랬던 것처럼, 언제 쌌는지 그의 바지는 오줌으로 젖어 있었다.
“만세 뮈오, 너는 혼자서 세계적인 두 초강대국을 구현해 보인 거야.”라고 그는 중얼거린다.
--- pp.203~204
그는 딜레마에 빠졌다. 뉘우치고 회개하는 죄수로 경찰에 출두할 것인가, 아니면 나쁜 놈으로 도망칠 것인가?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상식을 총동원해서 구원을 청한 결과, 일단 전자를 택했다. 그러나 냉정하게 생각해볼 때, 긴 수감생활이 예상되므로, 몇 가지 물건들을 사야겠다고 결심했다. 몽유병자 같은 목소리로, 그는 택시기사에게 도심에 있는 ‘라 시테’ 서점으로 가자고 했다. 중국어로 번역된 프로이드의 저서 일곱 권(프랑스에 머무는 동안 그는 많이 변했고, 현실에서 멀어졌다. 그가 중국 감옥에서 프로이드든 누구의 저서든 간에 책을 읽는 것이 가능하기나 한지를 알아볼 생각도 못했다), 거금을 투자해서 푸른색의 두 권짜리 『정신분석학 사전』 불어 원서 한 세트, 그리고 그가 제일 좋아하는 중국 작가, 주앙지의 작품 해설모음집 한 권을 샀다. 그는 점원이 준 커다란 비닐봉투 두 개에 미래의 수감자의 정신적 양식을 담아 가지고 다시 길을 떠났다. 결국, 그는 집으로 돌아가서 부모에게 작별인사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속옷과 타월, 칫솔, 그리고 제일 튼튼한 검정색 운동화―아마도 노동할 때 신게 될―를 샀다. 그는 중국 감옥에서는 노동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 정도는 하도 많이 들어서 알고 있었다.
--- pp.205~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