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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황가는 길

돈황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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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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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1년 07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489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34907695
ISBN10 893490769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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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너무 더워 나그네는 양귀비가 목욕을 즐겼다는 해당탕옆의 나무 그늘에 앉아서 잠깐 쉬어본다. 해당탕은 건물 안의 건조 둘레가 해당화 꽃 모양을 하고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양귀비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황제들만의 전용 온천 휴양지였는데, 현종이 양귀비에게 목욕탕을 만들어 선물함으로써 그 전통은 깨어지고 만다. 당시 양귀비는 현종의 아들 수왕이 비빈이었는데, 현종이 그녀를 사랑하게 되자 잠시 여도사로 절에 보내졌다가 화청궁에 들어와 목욕하도록 한다. 황제의 명으로 불려와 목욕을 함은 황제의 은총을 받아 신분이 상승하게 되는 통과 의례였던 것이다.

더위를 식힌다는 게 그만 졸았던 모양이다. 나그네는 '선녀와 나무꾼'의 나무꾼처럼 양귀비가 목욕하고 있는 정경을 꿈속에서 훔쳐본다. 옥으로 만든 다섯 개의 연꽃잎 가운데서 온천수가 솟고 있다. 그 온천수는 해당화 꽃잎 모양의 둥근 석조에 넘치지 않을 만큼 채워지고 시녀들이 온천수에 무언가를 붓고 있다. 자세히 보니 실크로드를 거쳐 들어온 것들인데, 하나는 돈황의 특산물 야광술잔과 거기에 담긴 호주이고, 또 하나도 역시 서역산 향료인 용뇌향이다.

잠시 후에는 석조 주위에 화려한 융단이 깔리고, 그 위에 미소년들이 줄지어 선다. 양귀비가 목욕할 때마다 나타나 서역 특유의 높은 음계로 노래부르는 합창단이다. 온천수에 섞인 술과 향료가 김을 타고 퍼져 미소년들은 차츰 취한다. 이때 양귀비가 나타나 옷을 한 올 한 올 벗는다. 그녀가 서역의 물건들을 좋아하는 것은 그녀에게 서역인의 피가 흐르고 있어서이다.
--- pp.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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